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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주인공들-350화 (350/456)

# 나만 아는 주인공들 350화

유현은 권지아의 말을 무시하며 청기사에게 맞섰다.

죽여 달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여기까지 와서,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 이 말인가?

콰르릉. 내질러진 백련이 격류를 내뿜었다. 청기사가 거기에 맞섰다. 서로의 무기가 충돌하며 유현의 오른팔의 근육이 찢어지고 핏줄이 터졌다. 코에서 코피가 주륵 흘러내렸다.

고통. 공격을 가해도 그 충격만으로도 궁극이라 일컬을 수 있는 육신이 타격을 입는다. 힘의 차이가 아닌, 죽음이라는 권능 때문에 육신이 망가지는 것이다.

상처는 순식간에 수복된다. 찢어진 근육이 수복되고, 부러진 뼈가 자리를 되찾는다. 유현은 거기에 강렬한 의념을 끌어냈다.

머리가 쥐어짜듯 아프다. 눈앞에 빛이 번쩍였다. 인식하고 무기를 휘두르며 공격을 피하는 게 아닌, 거의 본능에 가까운 반사적인 행동이다.

미래시. 확률조정. 환상세계. 절대육체.

이 모든 것들을 한데 뒤섞어 가며 청기사에게 맞섰다.

“제발 그만……. 녀석을 쓰러뜨려도, 나는……내 삶은…….”

권지아가 눈물을 흘렸다. 여기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예정된 파멸이었다. 지구가 종말을 겪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 뒤에 벌어질 일을 안다.

기억났다. 떠올리기 싫은 그때의 일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모든 시련을 넘어선 이후.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꼬리를 남기며 아래로 떨어지는, ‘진짜 종말’을.

그건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닥치고 있으라 했죠.”

유현은 권지아의 말을 잘라 냈다. 물론 유현도 안다. 권지아가 얼마나 괴로운지. 그녀의 반응을 보건대 봉인했던 모든 기억이 되살아 난 것은 틀림없었다.

잊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으리라. 게다가 지금, 그녀가 기억을 봉인해 가면서 막고자 한 사태가 이렇게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휘말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나. 그리고 지금 저 바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는가.

권지아의 잘못은 없다. 전부 진청운과 프라이티온의 짓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권지아는 죄책감을 버리지 못한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다.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해 빠진, 그런 사람.

그래서 화가 났다.

뭐가 회귀자야. 뭐가 냉철해.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타인의 괴로움에 누구보다도 공감을 잘 하면서.

뭘 멋대로 죽으려 하고 있는데.

그러니 보여 주자.

이 지긋지긋한 반복을 끊어 내기 위한 필사의 저항을. 이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유현의 선포에 가까운 의지에 청기사가 반응했다.

녀석은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것을 멈추고 자세를 잡았다. 죽음의 청기사도 유현이 조금 전과 달라졌음을 깨달은 것이다.

유현은 청기사를 노려봤다. 전생에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 그 이상으로,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벽.

녀석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권지아를 구할 수 없다.

“노틸러스 소환.”

허공에서 거대한 잠수함이 생성됐다. 잠수함은 공중을 부양하며 청기사를 향해 미사일을 쐈다.

청기사가 창을 내질렀다. 미사일은 청기사에게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폭발하고, 그 너머 노틸러스가 창의 기운에 꿰뚫려 반 토막이 나 사라졌다.

‘시간 벌기도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뛰어넘는다.

지금 이 힘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은 의지다. 반드시 하겠다는 것을 넘어서, 죽음을 불사르겠다는 신념을 품는다.

잡생각을 버린다. 생각을 오직 하나로 압축시켜,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겠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복수심. 벽을 넘어서겠다는 호승심. 권지아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 욱여넣는다.

부족한가? 모르겠다. 하지만 충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청기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녀석이 창을 내지른다. 죽음이 충만한 저주의 창. 찔리는 순간 온갖 고통을 다 느끼며 죽음에 이르는 일격.

유현은 눈을 부릅뜨며 그것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봤다.

언제까지고 회피와 방어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 어중간한 공격은 청기사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청기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녀석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한계를 넘어선 힘을 가해야 한다. 전생에서 녀석을 쓰러뜨릴 때 최도윤이 그랬던 것처럼.

그때는 자신이 몸을 날려서 빈틈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바랄 수 없다. 전생에서는 최도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신 혼자였다.

‘몸으로 버틴다.’

그가 믿을 수 있는 거라고는 궁극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다윈의 힘.

기댈 곳은 거기밖에 없었다. 물론 확신은 없다. 이 세상에서 미래는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저 공격을 제대로 맞으면 궁극의 생명력이고 나발이고 죽을지도 모른다.

죽지 않는 생명력과 모든 것을 죽여 버리는 죽음.

창이 꿰뚫느냐 방패가 버티느냐.

유현은 이를 악물고 곧 다가올 고통에 대비했다.

타앙!

그 순간 귓가에 울리는 소리와 함께 한줄기 섬광이 청기사를 때렸다. 청기사는 곧바로 몸을 회전시키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총알을 튕겨 냈다.

유현의 시선이 총알이 날아온 곳으로 향했다.

“영민이?”

“형! 지금이에요!”

상처투성이인 유영민이 숨을 헐떡이면서 청기사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유현이 다급하게 외쳤다.

“안 돼! 물러서!”

청기사의 시선이 유영민을 향했다. 어지간한 공격에 반응도 하지 않는 녀석이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방해를 받는 것만큼은 싫었는지 녀석의 기세가 더욱 강해졌다.

위험하다. 유영민이 다른 묵시록의 기사를 상대로 이겼다고는 하지만, 죽음의 청기사는 그런 녀석들과 급이 다른 존재다.

죽음 그 자체는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을 피하고 막을 수 있는 개념이 아니었다. 유영민이라 해도 스치면 죽는다.

“괜찮아요. 형.”

유영민은 자신을 노려보는 청기사를 보며 씨익 웃었다.

청기사가 유영민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머리 위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쿠르르릉. 마치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푸른 섬광이 번쩍였다.

청기사가 고개를 들어 올리는 순간, 눈부신 섬광이 청기사의 미간을 향해 떨어졌다.

채앵! 청기사가 휘두른 낫이 번개를 반으로 갈랐다. 청기사의 시선이 이윽고 뻥 뚫린 유적의 천장을 향했다. 그곳에 은청색으로 물든 머리를 휘날리는 강혜림이 보였다.

“혜림 씨?”

유현은 어째서냐고 묻지 않았다. 기회는 지금이었다. 청기사가 방심하는 이 순간, 자신의 모든 힘을 모아야 했다.

청기사는 강혜림과 유영민을 번갈아 살폈다. 녀석은 지금 상황을 판단하고 있었다. 유영민과 강혜림의 공격을 받아치면서 느꼈다. 이 정도면 무시해도 된다고. 게다가 두 사람의 상태도 그렇게 멀쩡하지 않았다.

다른 기수들과 싸우면서 지치고 다친 상황에서 겨우 쥐어 짜낸 공격이 닿을 리가 없다.

청기사의 시선이 다시 유현을 향했다. 중요한 건 태세를 바꾼 이 남자였다.

하지만.

“저런. 그러면 안 되지.”

검은 강기가 휘몰아치며 청기사를 포위했다. 어느덧 다윈을 타고 도착한 서수민이 자신의 남은 힘을 쥐어 짜내서 청기사에게 공격을 가했다.

칠마흑천신공 네 번째 마.

취악굉뢰(聚惡轟雷).

꽈르릉! 검은 강기가 번개로 변해 청기사의 몸을 후려쳤다. 청기사는 죽음의 기운을 흩뿌리며 번개에 ‘죽음’을 부여했다. 순식간에 번개가 와해되자 서수민은 이를 악물며 다음 공격으로 들어갔다.

칠마흑천신공 네 번째 마의 변초식, 문산멸뢰(紊散滅雷)가 펼쳐졌다.

그녀의 공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일부 강기를 회수해 코앞에서 한계까지 압축을 했다. 최대한 크기를 줄였음에도 거의 2m 남짓한 구체 안쪽에는 거대한 폭풍 같은 힘이 몰아쳤다. 이윽고 그것이 탄환이 되어 청기사를 향해 쏘아졌다.

변초식 팔척연옥광(八尺煉玉光).

연옥구가 날아가며 청기사를 때렸다. 강혜림과 유영민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 서수민은 지금 모든 힘을 때려 박으며 청기사를 공격하고 있다. 그것이 유현을 위한 시간 벌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강혜림이 무수한 번개를 뿌렸고 유영민은 청기사의 관절을 노리고 총을 쏘았다.

3명의 합공에 청기사가 처음으로 움츠러들었다.

“지금이다! 어서!”

서수민이 양팔을 뻗었다. 그녀는 기근의 흑기사를 상대로 힘을 크게 소모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았으면 여기서 저 죽음 덩어리를 제대로 막지 못했을 테니까.

남은 힘을 모조리 쥐어 짜낸 서수민의 주위로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칠마흑천신공 다섯 번째 마.

유하멸겁(幽霞滅劫).

검은 안개가 주변 공간을 집어삼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안쪽에 있는 모든 것을 분해했다. 청기사는 자신을 삼키려는 힘에 저항했다. 공포와 절망, 죽음과 저주가 공간을 잠식한다.

찌이이익! 청기사를 향해 가해지는 모든 억압이 찢어진다.

의념이 깃든 천뢰검과 칠마흑천신공도. 남은 힘을 모두 쥐어 짜낸 마탄도.

청기사에게는 닿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세 사람이 시간을 벌어 준 덕분에 유현은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유현이 앞길을 가로막는 청기사를 향해 내달렸다. 손에 쥔 것은 작살의 형태로 바꾼 백련.

모든 힘과 의지를 한 곳에 담아, 그대로 꿰뚫는다.

청기사가 양손의 무기를 교차하며 방어에 돌입했다. 상관없다. 그걸 감안한 일격이다.

새하얀 작살의 끝이 청기사의 창과 낫을 찌른다.

파칭!

백련에 닿는 순간 창이 부러지고, 낫이 부서진다. 작살은 그대로 계속 밀고 나가며 청기사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다.

주위로 몰아치던 청기사의 죽음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청기사의 몸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그의 푸른 안광이 힘을 잃고 꺼졌다.

죽음을 넘어선 일격. 청기사의 몸이 쓰러졌지만, 유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기세를 몰고 제단의 까마득한 계단 위를 달렸다. 저 멀리, 권지아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것이 보인다.

촤르르륵!

유적지 내부가 꿈틀거리더니 무수한 촉수를 뻗으며 유현을 노렸다. 이 유적지를 차지하는 모체가, 더 나아가 악몽세계 그 자체가 전부 유현을 방해하려 들었다.

제단이 흔들리며 거대한 손이 튀어나와 유현을 붙잡으려 들었다. 허공에는 무수한 촉수가 그를 노렸다. 숨을 쉬는 공기에 독성이 깃들고, 주변 공기가 몇십 배나 무거워졌다.

유현은 멈추지 않았다.

“비켜어어어어!!!”

죽음마저 꿰뚫은 의념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유현은 악몽세계의 억압을 모조리 무시하며 권지아의 코앞까지 당도했다.

“유현……!”

“구하러 왔습니다. 지아 씨.”

유현은 씨익 웃으며 작살을 휘둘렀다. 권지아가 앉아있던 왕좌가 파괴됐다.

끼아아아아악!!! 세상이 비명을 질렀다. 권지아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 온 악몽이, 단 한 명에게 무릎을 꿇었다.

“뭐, 뭐야! 이게 무슨 일이야!”

“환상체들이 사라지고 있어!”

환상체들과 싸우던 컬렉터들은 갑자기 세상이 내지르는 비명에 놀라고, 피 튀기며 달려드는 환상체들이 사라지는 것이 재차 놀랐다.

환상체뿐만이 아니었다. 악몽세계를 구현하는 기괴한 구조물들이 무너지고, 점점 침식을 넓혀 가던 돔이 확장을 멈췄다.

악몽세계가 끝을 맞이했다.

“대체 누가?”

모두의 시선이 멀리 떨어진 악몽세계의 중심을 향했다.

“하아.”

왕좌를 깨부순 유현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씨익 웃었다. 그는 권지아를 보며 어떠냐고 물으려고 했지만.

비틀.

과도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몸이 정면을 향해 고꾸라졌다.

“아.”

뭐라도 말해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 순간 권지아가 쓰러지려는 유현을 받아 줬다. 졸지에 권지아가 유현의 머리를 껴안는 모양새가 됐다.

“하하. 마지막에 멋있는 말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네요.”

“……바보 같은 녀석.”

“지아 씨, 설마 지금 울어요?”

“우, 울긴 누가 운다는 거냐! 그냥, 그냥 기뻐서 그런다.”

권지아는 유현을 껴안은 두 팔에 힘을 더욱 강하게 줬다. 이대로 이 남자에게 자신의 꼴사나운 얼굴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습니까? 지아 씨. 정말로 제가 해냈죠?”

“……그래. 인정한다. 정말 멋지게도 보여 줬구나.”

“덕분에 저도 진짜 지쳤습니다. 엄청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지칠 정도라니. 아직 한참 부족하구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유현은 매우 후련한 표정이었다.

도움을 받았다고 하지만, 죽음의 청기사를 넘어선 것이다. 과거에는 닿지도 못했던 녀석을 상대로 이겼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했다.

조금씩이지만, 몸에 다시 힘이 돌아오자 유현은 몸을 일으켰다.

“괜찮나?”

“예. 회복이 빠르니까요. 그보다 지아 씨.”

“왜, 왜 그러지?”

“눈이 빨개요. 코도 그렇고요.”

“……!”

권지아는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눈가를 소매로 훔치더니 이내 유현을 노려봤다. 유현은 그녀의 색다른 반응에 장난스럽게 웃었다.

사태가 끝난 걸 확인했는지 강혜림과 서수민, 유영민이 다가왔다. 그들의 곁을 각 악마가 부축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권지아는 마음속에서 격한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고마웠다. 이런 자신을 구하러 와 줘서, 포기하지 않아 줘서. 하지만 그 이상으로 권지아는 유현에게 전해야 할 것이 있었다.

자신이 아는 진실을.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를.

“유현 잘 들어라. 이 세상은 네 덕분에 종말을 피해 갔다. 하지만 그것은 ‘이후’에 벌어질 진짜에 비할 바가 아니야.”

“이후에 벌어지는 진짜요? 그다음이 있다는 겁니까?”

“그래. 이 세상의 멸망은 정해져 있다. 정말로 막아야 한다면,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해. 제네시스 재단.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대성군들. 그들을 막지 못하면 이 세상은 또 끝나고 만다.”

쿠구구궁! 그 순간 그들이 서 있는 악몽세계가 크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권지아로부터 이야기를 주입받던 세계가 결국 자신의 덩치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당연히 멈춰야 할 이야기가 아직도 움직이고 있었다.

오히려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거대해지며 크기를 부풀린다. 무수한 냇물의 줄기가 모여서 거대한 강을 이루고, 그것이 이윽고 바다를 만들듯 이야기의 격류가 제단을 중심으로 휘몰아쳤다.

“뭐, 뭐야! 형!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건가?”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전까지 권지아가 앉아 있던 왕좌에 몰렸다.

유현은 그제야 볼 수 있었다.

부서진 왕좌의 잔해 안쪽에 숨겨져 있던 코덱스의 파편을.

‘코덱스의 파편이 여기에 왜?’

유현의 뇌리로 프라이티온의 이름이 스쳐 지나갔다.

‘……함정!’

기이이이잉.

그리고, 파편이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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