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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주인공들-318화 (318/456)

# 나만 아는 주인공들 318화

라히얀이 죽었다.

배신자였던 그는, 마지막에 웃으면서 죽었다.

그 광경을, 프리첸과 그의 기사단들, 그리고 탐색꾼들이 모두 지켜봤다.

숙였던 몸을 일으킨 레안은 뒷모습만 보이고 있어서 표정이 어떤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레안은 그렇게 가만히, 자신의 감정을 삭이기라도 하듯 가만히 자리에 서 있었다.

누구도 레안에게 말을 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순간, 분위기를 깨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 배신자 하나한테 아주 관대한 처사구만?”

탐색꾼들이 모두 눈을 부릅뜨며 프리첸을 돌아봤다.

정작 프리첸은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뭐 못할 말을 했냐며 오히려 따지고 들었다.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거냐? 상대는 배신자다. 무려 32년 동안이나, 우리가 이 끔찍한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진실을 숨긴 배신자라는 거야. 그런 녀석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진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군.”

“말조심해라! 네가 뭘 안다고 멋대로……!”

“뭘 아냐고? 그래. 내가 다 알지는 않겠지. 저 미친 또라이가 싸움에만 목숨을 걸고 그것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몰랐어. 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나? 이거 하나는 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 개고생을 하면서 얼어붙은 허허벌판을 누빈 것도, 서리 거인들의 눈을 피해서 이렇게 숨어 지내는 것도.”

프리첸은 라히얀의 시체를 가리켰다.

“다 저 배신자 때문에 이렇게 된 거라고.”

“…….”

프리첸에게 무어라 외치려던 탐색꾼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들도 프리첸의 말을 마냥 부정할 수 없었다.

사실, 그들도 레안에게 묻고 싶었다. 대체 왜 저 배신자가 편하게 눈을 감게 도와준 거냐고.

그가 한 짓을 생각하면 영원히 고통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텐데.

생존자들의 불만은 레안도 보지 않아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레안은 뒤를 돌아봤다. 무수한 시선이 전부 그를 향했다. 모두가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해 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시체를 수습해라.”

레안이 가장 먼저 한 말은 그것이었다.

“위령제를, 해야 하니까.”

“지금 그게…….”

무슨 소리냐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위령제를 할 수 있냐고.

그렇게 따지는 것보다도, 프리첸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빨랐다.

“크하하하하! 이거 완전 웃긴 놈이로군!”

“화, 황제시여.”

설마하니 그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는지, 충직한 기사들조차 어쩔 줄 몰라 했다.

“좋다. 배신자는 배신자고, 누가 죽은 건 죽은 거고. 위령제는 위령제지. 이런 일로,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를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탁하지.”

레안은 그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가 프리첸과 스쳐 지나가려 할 때, 프리첸이 조용히 레안에게 물었다.

“뭘 하려는 거지?”

“진실을.”

레안의 눈동자는 슬픔에 잠겼을지언정.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한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알려야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이 세상의 진실을 풀 때가 왔다.

“기대하지.”

프리첸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부하들을 이끌고 자리를 떴다.

현장에 남은 탐색대원들은 아직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자리에 서 있었다.

레안은 그들에게 굳이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 유현은 그 모습에 주먹을 쥐었다.

“다들 뭣 하고 있어요. 어서 우리도 움직여요. 위령제 안 할 거예요?”

“마, 맞아요! 일단 움직입시다! 슬픈 건 슬픈 거고, 그건 나중에 풀 수 있잖아요?”

링우그까지 유현의 말에 호응하며 말하자 대부분 탐색대원이 마지못해 움직였다.

모두가 떠나가고, 유현도 링우그를 데리고 싸움의 현장에서 벗어났다.

“누, 누나? 레안 형님은 어쩌고요?”

“혼자 있게 내버려 둬.”

남들은 몰라도 유현은 안다.

레안은 지금 울고 있었다.

케이라의 의체가, 레안의 슬픔을 느끼고 함께 슬퍼했다.

“그 사람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니까.”

모두가 자리를 비우고 혼자 남았다는 걸 깨닫게 됐을 때.

그 남자는 지금까지 꾹 참아 왔던 자신의 감정을 눈물과 함께 흘릴 것이다.

그 모습을, 굳이 남아서 지켜보는 취미는 없었다.

이쪽이 할 일은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으니까.

* * *

위령제는 성대하게 열렸다.

유현은 이전의 위령제를 본 적이 없기에 얼마나 성대하게 열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위령제가 딱 봐도 큰마음을 먹고 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가르디안 도시 중앙 광장에서 거대한 모닥불이 피어올랐다.

불꽃은 위로 향했다.

원래라면 하늘로 향해야 할 불꽃은 얼어붙은 천장이 내뿜는 냉기를 맞이하여 소멸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다.

이것도 지난 32년 동안 익숙해진 일이었으니까.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고.’

주위를 둘러보면 탐색대원들의 분위기는 하나같이 암울하고 무거웠다. 최근에 죽은 사람이 줄어들어서 기뻐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그들은 조금 전의 일에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 기세는 전염병처럼 순수하게 위령제를 즐기려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옮겨붙었다.

그때 누군가 유현의 곁에 서며 말했다.

“쯧. 이렇게 축 늘어져 있어서야, 위령제를 모처럼 크게 열어도 답이 없구만.”

“……황제님은 생각보다 여유로우시네요.”

“그렇게 보이나? 제대로 봤네.”

프리첸은 평소에 대동하던 호위대도 없이 혼자 있었다.

“호위대들은요?”

“내 기사단원들? 걔들도 그래도 축젯날에는 쉬어야지.”

“이 분위기 속에서요?”

“못 즐기면 그거야 자기 잘못인 거고.”

이 남자. 지나칠 정도로 독선적이고 제멋대로다.

이전부터 느끼고는 있었지만, 왜 황제라는 칭호라고 꾸준히 불리는지는 알 것 같다.

그는 진짜 황제처럼 오만했다. 그리고 그럴만한 자격, 즉 힘이 있었다.

“황제님은…….”

“아아. 됐어. 황제님은 무슨. 그냥 편하게 프리첸이라고 불러. 부담스럽게.”

“갑자기요? 지금까지는 잘만 불렸으면서.”

“그거야 내 추종자들이 있으니까 그런 거고. 따로 있을 때는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돼. 불경죄니 뭐니, 그런 거 묻기도 귀찮다. 애초에 나는 옛날부터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어.”

유현은 문득 라히얀이 프리첸과 싸우면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 서열이 낮은 황태자였다고…….”

“옛날 일이지. 숨길 것도 없어. 알 놈들은 다 알고 있는 일이고.”

프리첸은 지나가는 사람 하나를 붙잡고, 그가 들고 있는 맥주잔을 빼앗았다.

그는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켜고는 손등으로 입술에 묻은 거품을 닦았다.

“크으. 역시 맥주가 가장 맛있다니까.”

“그래서, 뭘 바라는 거죠?”

“응?”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접근했으면, 원하는 게 있는 거 아닌가요?”

“뭐, 그런 게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냥 뭐,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

“뭐가 궁금한데요?”

“얼음의 장벽 너머, 넘어갔었지?”

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보가 아닌 이상 라히얀이 그 길을 숨겼고, 유현과 레안이 그 너머를 밟고 왔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프리첸이라면 특이나 더.

“나는 예전부터 생각했다. 분명 이 동토의 저주는 저 장벽의 너머에서 왔을 거라고.”

“……그걸 아는데 왜 말 안 했죠?”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한다고 해도, 뭐 방도가 있었을까? 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막혀 있고 얼음의 장벽 너머로 가기 위해서는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데, 가다가 서리 거인이라도 마주치면 타격이 보통이 아닐 거다. 그러니까 그냥 입 다물고 있었지. 어떻게든 얼음 장벽 너머로 향하는 길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설마하니 라히얀이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며 프리첸은 허탈하게 웃었다.

“라히얀이 당신들을 감시하고 미행한 것을, 알고 있었어요?”

“모를 리가 있나. 녀석이 우리를 미행한 것처럼, 우리도 녀석에게 꼬리를 붙였지.”

“그건…….”

유현은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입구를 알아서 온 게 아니라, 라히얀의 흔적을 찾아 움직이던 거였군요.”

“그래. 중간에 갑자기 녀석의 발자취가 끊겨서 어쩌면 좋지 하고 쭈욱 나아가다가 너희들을 만난 거고. 솔직히 깜짝 놀랐어. 흔적이 끊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주쳤으니까. 무기를 맞댄 순간 바로 느꼈지. 눈앞의 녀석이 레안이라고.”

“왜 도망쳤어요?”

“그러면 거기서 뻔뻔하게 얼굴 마주하고 있으리?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누가 봐도 수상한데. 퍽이나 아니라고 해도 믿어 주겠다.”

“…….”

“그리고, 나도 너희들을 의심했어. 애초에 라히얀을 나한테 붙인 것도 레안이었잖아. 그리고 케이라의 모습을 한 너 또한 레안과 뭔가 있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피차일반이었던 거지. 레안에게서 벗어난 이후 부하들과 합류한 뒤에 너랑 레안이 황급히 가르디안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뭔가 급해 보인다 하더군. 그 순간 나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 뭔 일이 벌어지겠구나.”

프리첸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레안은 아무런 관련도 없었고, 라히얀 녀석이 독단으로 벌인 짓이었지. 그리고 심지어 라히얀은 너를 막 죽이려 하고 있었고.”

“구해 준 점은 감사하게 생각해요.”

“뭐야. 그게 전부야?”

“뭐, 더 필요해요?”

“음. 볼에 뽀뽀는?”

“또 처맞고 싶으면 더 말해 보시던가요.”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프리첸은 웃으며 말했지만, 유현은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폭군 황제답게 그는 더럽게도 호색한이었다. 남자라는 걸 알아도 겉모습이 예쁘면 상관없다는 저 태도만 봐도 그랬다.

아마 제국이 남아 있던 시절에 망나니가 아니었을까.

“범인이 라히얀인 걸 어떻게 알았어요?”

“솔직히 나도 몰랐어. 정확히는 반신반의했지. 녀석이 우릴 쫓고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레안이 시킨 것도 알고 있었거든. 그 녀석은 레안의 말에 껌뻑 죽었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나는 레안을 의심했다.”

“그건…….”

“말했잖아? 현장에서 녀석을 마주쳤을 때, 거의 확신했다고.”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렇겠지. 너희 입장에서는, 그 근방을 돌아다니는 우리가 보통 수상할 게 아니었고.”

“그렇다면 설마 지금까지 레안과 적대시하면서 함께 움직이지 않은 것은…….”

“내가 뭘 믿고 같이 움직여? 레안을 못 믿는데.”

“…….”

불신.

결국,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해서 여기까지 온 셈이었다.

라히얀은 그런 두 집단의 관계를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못했으리라.

무려, 32년이다. 32년 동안 레안과 함께 탐색대로서 일을 해오며 서리 거인과 싸워 왔다.

심지어 탐색을 할 때, 라히얀은 진심을 다해 전우들을 지키려고 싸웠다고 한다.

과연, 누가 그를 의심할 수 있을까.

“뭐, 내 이런 태도가 오히려 녀석들의 의심을 불러 샀다면 나도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배신자를 찾았잖아?”

말은 여유롭게 하지만, 유현은 프리첸을 향한 의심은 아직 완전히 떨쳐 내지 못했다.

배신자가 라히얀이었다는 걸 감안해도, 프리첸이 얼음의 절벽 근처에서 오랫동안 돌아다닌 것은 여전히 의심스러웠으니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저 절벽 너머에 있는 제국의 수도였다.

그는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던 걸까?

“이런. 아무래도 오늘의 주인공이 오는 것 같군.”

프리첸이 말하는 것과 동시에 유현도 레안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레안을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거나 그가 쉽게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옆으로 길을 비켜 줬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르디안의 지도자이자 주인공은 레안이었으니까.

의외인 것은 레안의 곁에는 곤둘보르도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레안님?”

“기분이 안 좋으신가?”

모두가 의아해할 때, 광장의 중심에 선 레안은 곤둘보르에게 작게 말했다.

“부탁합니다.”

“끄응. 어쩔 수 없지.”

곤둘보르는 한숨을 내쉬며 허공에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의 손끝에서 마력과 함께 허공에 룬이 새겨졌다.

“아아.”

동시에 레안이 목소리를 내자, 그의 음성이 증폭되며 가르디안 전역으로 퍼졌다.

모두의 시선이 레안을 향했다.

누군가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에 대한 호기심을.

또 누군가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 연설을 하려 한다는 착각을.

그 속에서 레안은 자신이 지금까지 마음속에 담아 뒀던 말을 꺼냈다.

“모두 위령제를 즐기는 와중에 갑자기 이런 말을 해서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어어?”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시작부터 불안한 말에 시민들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나는 언제까지고 진실을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 지금이야말로 그것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부디, 내 말을 경청해 줬으면 한다.”

침묵에 휩싸인 광장을 둘러보고는 레안은 잠시 숨을 골랐다.

“지금으로부터 며칠 전. 나는 다른 지역으로 탐사를 위해 움직였다. 그러던 와중에 동행자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수상한 구역을 발견하게 됐고, 그 너머까지 다녀오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제는 이미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의 신. 게오른이었다.”

그 말에 곳곳에서 경악 어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안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게오른. 그는 얼음으로 뒤덮여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서리 거인 그 자체가 됐다. 그가 내뱉는 날숨은 차가운 냉기를 머금으며 주변을 얼렸지. 그래. 게오른이다. 동토의 저주가 발생하게 된 이유, 서리 거인들이 나타나게 된 이유. 우리들의 신 게오른이, 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

신이 우리를 죽이려고 한다.

이보다도 끔찍한 말이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리 사이에 배신자가 하나 있었다. 누구보다도 게오른의 존재를 먼저 눈치채고 그곳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으면서도, 그것을 오랫동안 숨겨 온 사람이 있었지. 바로 라히얀이다.”

“뭐, 뭐?”

“라히얀이 배신을 했다고?”

“그게 대체 무슨 소립니까!”

“라히얀! 그는 지금 어디에 있죠?!”

“라히얀은 죽었다. 그는 자신의 범행이 들통나자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내 손에 죽었지. 그는 더 이상 이곳에 없다.”

배신자의 등장과 신의 징벌.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머리로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미 진실을 일부 알고서 받아들이는 다른 탐색꾼의 모습에, 그들은 이것이 단순한 거짓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 가르디안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가만히 있을지. 아니면, 맞서 싸울 것인지.”

레안은 무덤덤한 목소리로 사람들의 기대에 쐐기를 박았다.

“선택은 그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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