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280화
유현은 자신의 앞에 고개를 숙인 남자를 묵묵히 내려다봤다.
그의 행동과 말투에서는 다시는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와 그의 슬픔이 동시에 전해졌다.
흔들리지 않는 철옹성 같던 남자가 이렇게나 처절하게 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의심조차 하지 않을 절대명제가 부정당한 것이다.
유현은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다.
‘그랬구나.’
모두에게 강한 모습만 보여 줬던 이 남자는 지금껏 자신의 슬픔을 숨기며 지내 왔다.
아니, 어쩌면 이전부터 자신이 괴롭다고 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기는커녕, 그에게 더욱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대중의 박수가 남자의 눈물을 지웠고.
대중의 환성이 남자의 울음소리를 잠재웠다.
찬란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깔린 그림자 안쪽에, 얼마나 무겁고 끈적거리는 괴로움이 마그마처럼 끓고 있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모두가 그토록 칭송하던 무신이라는 남자는.
그저 평범한 아버지였을 뿐인데.
‘진청운은 이걸 알면서, 일부러 이런 짓을 벌인 거였군.’
진청운의 행동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짓이었다. 가족을 잃어 슬퍼하는 사람의 감정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죽이려고 한 거니까.
하지만 이런 방법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유현과 닮았었다.
만약, 유현이 그와 같은 위치에 있었다면 똑같은 방법을 썼을 테니까.
유현은 보이지 않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말로는 위무혁에게 가족이 모두 환상이고 가짜라고 했지만, 사실 유현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을 진심으로 부정하는 순간, 유현은 지금까지 사상세계에서 만나 온 모든 환상체의 의지와 삶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사상세계란 결국 또 다른 현실, 만약일지도 모를 세계였다.
위무혁은 그저 지금의 현실이 아닌 그곳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래도.’
이대로 사상세계가 폭주하도록 놔둘 수는 없었다.
이 남자의 일은 안 됐지만, 분명 그건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었다.
“무신님의 가족을, 다시 한번 더 만나보고 싶습니다.”
“……네?”
무신이 고개를 들었다. 붉어진 눈시울이 당황의 감정을 담은 채 유현을 주시했다.
“왜 갑자기…….”
“그냥, 제 고집이라고 봐주시면 됩니다. 싫으십니까?”
“저는…….”
고민하던 위무혁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따라오십시오.”
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현을 다시 사상세계로 데려왔다.
“아! 아빠 왔다!”
위예은이 현관으로 들어오는 무신을 보는 순간, 다다다 달려와 그의 품 안에 안겼다. 유현은 정말로 딸아이가 아빠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품었다.
위예은은 위무혁의 품 안에 안겨 뺨을 비비더니 이윽고 아버지의 이상한 모습을 발견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빠 울었어?”
“응? 아니야. 아빠 안 울었어.”
“아빠 눈이 빨개.”
위예은이 찌릿하고 유현을 노려봤다.
“아저씨 나뻐! 우리 아빠 울렸지!”
“예은아. 아빠 친구는 그러지 않았어. 그냥, 아빠가 혼자 힘든 일이 있어서 그래.”
“아빠 힘들어? 예은이가 호 해 줄까?”
“응. 그래.”
위예은은 자신의 키에 맞춰 쪼그리고 앉은 위무혁의 눈에 호 하고 숨을 불었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그때 위무혁의 아내까지 등장했다. 그녀는 딸과 남편을 보더니 이내 유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어머. 손님이 오셨으면 말을 하시지.”
“아니, 그게…….”
“잠시만 있어 봐요. 제가 음료수라도 한 잔 내 올 테니까. 어서 들어와요. 현관에 서 계시지 마시고.”
“……실례하겠습니다.”
유현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갔다.
위무혁의 품 안에 안긴 위예은은 아직도 유현을 향한 의심을 지우지 못했는지 여전히 유현을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차린 건 별로 없어서, 죄송하네요.”
“아뇨. 이 정도도 충분합니다. 사모님.”
유현은 위무혁의 부인이 내준 감귤 음료수를 마셨다.
딱 시중에서 팔던 것과 같은 맛이 느껴졌다. 유현은 힐끔 곁눈질로 자신의 아빠를 열심히 간호하는 위예은의 모습을 살폈다.
“아빠. 아직도 아퍼? 예은이가 계속 호~ 해 줄까?”
“아니야. 예은아. 아빠 괜찮아.”
위무혁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평소의 그였다면 절대로 보일 수 없는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그 미소는, 위무혁의 집에 처음 들어갔을 때 보았던 사진의 모습과 똑 닮았다.
유현은 한동안 말없이 컵에 담긴 음료수를 홀짝였고, 위무혁은 그런 유현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제 충분하지 않냐고 묻고 싶었지만, 가족이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고.
유현은 생각의 정리가 충분히 끝났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무혁도 그런 유현을 따라 일어났다.
“저기, 이제 앞으로 어쩌시려고……?”
“잠시 더 확인할 게 있습니다. 부인분과 대화를 나누게 해 줄 수 있습니까?”
“……그러죠.”
위무혁은 아내를 불렀다.
“응? 무슨 일이야? 당신 나한테 뭐 숨긴 거 있어?”
“아냐. 그런 거 없어.”
“부인분을 부른 건 접니다.”
“손님이요? 제게 혹시 뭐 궁금하신 거라도?”
유현은 여전히 불안에 떠는 위무혁을 보며, 걱정 말라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남편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머.”
갑작스러운 질문에 위무혁의 아내는 손으로 입가를 가리더니 이내 호호 웃었다.
“좀 당황스럽네요.”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해서 죄송합니다. 다만, 꼭 확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위무혁 씨는 뭐랄까, 저한테 아주 존경하시는 분이라 서요. 곤란하시다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뇨, 그렇진 않아요. 음. 우리 남편이 어떤 사람이냐면…….”
그녀는 이윽고 장난기가 돌았는지 위무혁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맨날 잔소리해도 말도 잘 안 듣고, 나갔다 오면 빨래 바구니에 옷가지를 넣지도 않고, 청소도 제대로 안 하는 사람이죠.”
“윽.”
아내의 잔소리를 견딜 수 없었는지 위무혁의 표정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딸인 위예은만이 걱정하지 말라며 앙증맞은 손으로 아빠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그래도, 우리 예은이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저를 사랑해 주는…… 제 든든한 남편이죠.”
은은하게 웃는 아내를 보며 위무혁이 감동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
“그러니까, 앞으로 좀 잔소리하기 전에 알아서 해요. 언제까지 제가 그래야 해요?”
“미, 미안해.”
“그렇군요.”
유현은 충분한 대답이 됐다고 생각하며 다음 질문 상대를 바꿨다.
“예은이, 라고 했지?”
“네. 위예은이에요.”
“우리 예은이는,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니?”
“아빠요?”
위예은은 아빠를 올려다봤다. 위무혁은 이 대답만큼은 본인도 듣고 싶은지 살짝 기대 어린 표정이었다.
“우웅.”
위예은은 잠시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더니 좋은 말이 떠올랐다는 듯 퍼뜩 대답했다.
“아빠는, 저한테 슈퍼맨이에요!”
“슈퍼맨?”
“네! 영화에서 나오는 막 히어로 같은 거요! 우리 아빠 엄청 세고 강해요. 아빠는 항상 절 지켜 주거든요. 그래서 저한테 영웅이에요.”
“그렇구나.”
유현은 이로써 충분한 대답이 됐는지 현관으로 향했다.
“가시게요?”
“예. 원래 이럴 예정이 아니었는데, 의도치 않게 오래 머물고 말았네요. 제 무례한 질문에 답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남편의 손님인데, 좀만 더 있다가 가시지.”
“여보. 손님도 바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거야. 내가 배웅해 주고 올게.”
현관으로 나가려는 유현을 위무혁이 곧바로 따라왔다.
두 사람은 그대로 사상세계 바깥으로 나왔다. 온기가 가득했던 안쪽과 다르게 바깥은 너무나도 황량하고, 또 차가웠다.
분명, 물리적으로 다른 것은 없을 텐데도.
위무혁은 피부에 닿는 공기가 싸늘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뭘 어쩌실 겁니까?”
위무혁은 유현에게 그걸 물었다. 이 남자가 갑자기 아내와 딸에게 질문을 한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었고 그 의중을 읽기 힘들었지만, 어쩐지 조금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신님은…… 아내와 딸을 사랑하시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어느 정도로요?”
“제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군요.”
유현은 몇 번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위무혁에게는 이 짧은 시간마저 영겁처럼 길게 느껴졌고, 입술이 바짝 탔다.
“이번 일은…… 일단 비밀에 부치겠습니다.”
“……!”
설마, 유현이 그렇게 말할 줄 몰랐는지 위무혁이 몸을 움찔 떨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이런 거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갑자기 왜……. 협회의 일로 오신 거 아니었습니까?”
“아뇨. 제가 찾아온 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 때문이었습니다.”
그래. 유현에게 이 모든 일은 개인적인 일이다.
세상의 평화를 지키려는 것도, 흩어진 태초의 서 파편을 모으는 것도,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적들과 싸우는 것도.
그는 지금까지 항상 대의를 위해 움직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 가족이 가짜라고 했던 부분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뇨, 그건…….”
“대화를 나누면서 깨달았습니다. 아니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 전부 살아 있는 사람이고, 또 누구보다도 무신님을 아끼는 가족이라는 걸.”
“…….”
위무혁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이 남자는 지금 자신의 과오를 덮어 주겠다고 돌려서 선언한 것이다.
“위무혁 씨의 각오는 잘 봤습니다. 광화문 사상세계에 관련된 것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죠. 분쇄기가 없어도 컬렉터끼리 가능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만약에 해야 한다면, 4대 악마를 모두 꺼내서라도 사상세계를 클리어 할 의향이 있었다.
위무혁은 유현의 말에 심장이 옥죄는 느낌을 받았다.
이 남자가 보여 주는 이해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 위무혁은 깨닫고 말았다.
눈앞의 이 남자 또한,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었었다는 걸. 그는 그것도 모르고 유현에게 심한 말을 하고 말았다.
‘나는.’
유현의 말에 안도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 결국 자신이었고, 거기에 매달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려고 하는 것도 자신이었다.
그런데 유현은 그런 자신을 이해해 주고, 도와주겠다고 한 것이다.
“저는…….”
위무혁은 그 이상 말하지 못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없다.
이 남자는 분명 강하다. 그가 이끄는 컬렉터들 또한 강하다. 아마 다른 상급 컬렉터들까지 합세한다면, 분명 10중 사상세계는 클리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까.
얼마나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까.
고작 자신 하나의 욕심 때문에.
그럼에도 섣불리 자신이 나서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을 향해 웃어 보이는 아내와 딸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차라리 자신이 정말 이기적이고 나쁜 인간이었다면.
그러면 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 텐데.
아니,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결국 개인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 자신이야말로 진정 이기적이고 나쁜 인간이 아닌가.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는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희생했다.
만약 위무혁이 아니었다면 사상통합 이후 한국 사회는 더 빨리 재건되지 못했을 거고, 컬렉터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바뀌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위무혁의 존재, 그가 과거에 걸어온 행적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그것을 모르는 컬렉터들은 없었다.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건, 이건 정당한 대가가 아닐까?
‘나는…….’
유현에게 감사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 말을 입에 담는 순간, 자신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것은 그였다.
유현이 아니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위무혁은 유현이 환상처럼 흩어져 사라질 때까지도,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 * *
유현이 떠나가고 홀로 남은 위무혁은 거실로 나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손이 자그마한 액자 하나를 들어 올렸다.
위무혁은 액자에 담긴 사진을 조심히 손으로 쓸었다.
이대로 사상세계로 들어가면, 그리운 이 얼굴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그 따스한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무신은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2층의 방으로 향했다.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여보.”
“아빠. 괜찮아?”
그리운 그 장소로 돌아온 순간, 아내와 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위무혁은 자신이 세상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위무혁은 괜히 가족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입에 힘을 줘 웃어 보였다.
“어. 괜찮아.”
가족을 보면 힘이 날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그런 위무혁의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딸아이가 다가와 그의 뺨에 자그마한 손을 가져다 댔다.
가짜라고는 할 수 없는 따스한 온기가 손을 타고 뺨에 느껴졌다.
“아빠. 힘들어? 울지 마.”
“예은아. 아빠는…….”
“아빠. 우리는 괜찮아.”
“예은아?”
딸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위무혁은 몸을 떨었다. 그의 떨리는 눈빛이 딸을 벗어나 아내를 향했다.
“여보. 우린 괜찮아요.”
“당신. 그게, 무슨 소리야? 괜찮다니.”
“저희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잖아요.”
위무혁은 결국 들켰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세계는 아주 작고, 그렇기에 너무나도 불완전하니까.
아내와 딸이 집안에만 지내야 하는 사실에 의문을 품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지금까지 불만 없이 지내와 준 것이었다.
위무혁은 목구멍을 타고 무언가가 울컥 넘어오는 걸 필사적으로 삼켜야 했다.
“그게, 무슨 소린지 난…… 잘 모르겠어. 여보.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아내는 그런 위무혁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그를 와락 껴안아 줬다.
“괜찮아요. 나랑 예은이. 괜찮으니까.”
“나는, 나는…….”
위무혁은 결국 넘치는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진심을 토해 냈다.
“내가, 괜찮지 않아.”
그는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당신과 예은이. 둘을 만나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렸어. 나는, 또 헤어지고 싶지 않아. 그냥 여기서 평생 같이 살아 줘. 제발. 제발 부탁이야. 끝까지 모른 척해 줘. 그냥 예전처럼 지내 줘.”
그는 무릎을 꿇었다. 넘치는 슬픔은 끝없는 눈물이 되어 하염없이 흘렀다.
누구보다도 커다랗게 보였던 남자가 그 누구보다도 작고 초라해졌다.
아내와 딸은 그런 위무혁을 보면서도 그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아빠.”
위예은은 위무혁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 주며, 배시시 웃었다.
“아빠는 영웅이야. 예은이의 영웅.”
“예은아.”
“예은이는, 아빠가 계속 영웅이었으면 좋겠어.”
“……!”
그 말을 듣는 순간.
위무혁은 딸과 아내를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계속.
계속.
하염없이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