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272화
다음날 속보 하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도쿄 번화가의 중심에서 사상세계가 나타났다.
당연히 보통 사상세계가 나타났다면 적당히 능력 있는 컬렉터들이 나서서 클리어를 하면 그만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경우가 상당히 달랐다.
도쿄에 나타난 사상세계는 1개가 아니었다.
무려 5개나 되는 사상세계가 겹쳐서 나타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기이한 형태.
보통 사상세계보다 몇 배는 더 크고, 몇 배는 더 강력한 환상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식간에 전 국가 단위 대피령이 내려졌고, 도쿄의 중심은 폭주하는 환상체들에 의해서 쑥대밭이 됐다.
투타타타타!
방송국의 헬기 한 대가 허공을 날아다니며 폭주 현장을 촬영했다.
평범한 사상세계의 입구와 다르게 5개의 타원형이 기이하게 겹쳐 있는 입구는 거대한 괴물의 심장처럼 박동하며 환상체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타 세계 곳곳에 퍼졌다.
사람들은 당황했다. 하나의 사상세계에서 여러 이야기가 모여서 만들어진 경우는 아주 적지만,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서로 별개의 사상세계가 하나로 합쳐지는 경우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이걸 위한 거였나?”
유현은 TV 화면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 사상세계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생에서도 저런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저 사상세계는 누군가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
그리고, 유현은 인공 사상세계를 만드는 놈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언리쉬드. 대체 무슨 짓을 꾸미나 싶었는데, 한꺼번에 여러 개의 사상세계를 합치듯 만들어 놓다니.’
사상세계 안쪽에 사상세계를 만들었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다.
도쿄에 있는 저것은 융합형 사상세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융합형 사상세계는 여러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면, 언리쉬드가 만든 저것은 그야말로 누더기를 억지로 꿰어서 만든 것.
그 때문인지 사상세계에서 튀어나오는 환상체들도 2, 3개의 사상세계 환상체들이 서로 합쳐진 것 같은 기괴한 모습이었다.
흔히들 합성수라고 말하는 것들이 본래보다 더 위험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만들어진 끔찍한 피조물.
그 결과물이 바로 도쿄에 나타난 5중 사상세계였다.
‘곧바로 소집 명령이 떨어지겠군.’
아니나 다를까 유현의 핸드폰이 곧바로 울렸다. 옆 나라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한국도 저 상황을 좌시할 수는 없었다.
저것과 비슷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터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니까.
‘모이는 장소는 협회의 회의장. 이번에 꽤나 많은 사람이 모이겠어.’
소집문자는 유현을 비롯한 온갖 컬렉터들에게 다 날아갔을 것이다. 그중에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은 거대 클랜과 등급이 높은 컬렉터들 위주일 터.
그리고 유현과 강혜림, 권지아 또한 그 대상 중 하나였다.
* * *
협회의 입구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주로 방송국의 취재진이나 기자들이 대부분이었고, 혹시 모를 상황을 구경하기 위한 시민들이 그 뒤를 이었다.
그들은 입구에서 협회로 들어가는 컬렉터들을 보며 사진을 촬영하거나 혹은 큰 소리로 지금 사태에 대한 질문을 날렸다.
협회 직원들 대부분이 밖으로 나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가드 라인을 세우고 철저히 근처를 지켰다.
“난리 났네.”
주경서 또한 이런 큰 이벤트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협회까지 찾아왔지만, 문전성시를 이루는 광경을 보고 곧바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지금 협회의 입구가 잘 보이는 근방의 카페에 앉아 그 광경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어, 편집장님. 그러면 저희는 어쩌죠?”
그녀를 따라온 어리버리한 부하직원이 그렇게 물었다.
“뭐 어쩌긴 어쩌겠어. 그냥 우리는 구경만 하는 거지.”
“취재 같은 건 안 해도 되나요?”
“우리는 매거진 사람이지 기사를 올리는 기자가 아니에요. 게다가 하고 싶다고 해서 지금 할 수는 있겠니? 저기 봐. 컬렉터들이 지금 도착하는 족족 안으로 들어가고 있잖아.”
“안에서 뭘 하려는 걸까요?”
“뭐긴. 회의겠지. 촬영도 허가되지 않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알려지면 안 되는 엄중한 일인 것 같고. 그러니까 기자들이나 방송국 관계자들이 다 저기서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겠어?”
“일본에서 벌어진 그 사상세계 말이죠? 들었어요. 전례가 없는 역대 최악의 사상세계라고.”
“그렇지.”
5중 사상세계.
무려, 5개나 되는 사상세계가 하나로 합쳐진 전대미문의 상황.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초동 대처가 너무 늦어진 바람에 사상세계의 침식이 상당히 진행되어 점점 더 강력한 환상체들이 나타나는 실정이었다.
이후 대응을 하고는 있지만, 이미 분위기가 많이 기울어서 힘들어 보였다.
이대로 놔둔다면 일본은 도쿄를 버리고 수도를 이전해야 할 판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쌤통이네요.”
“얘. 지금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그런 말이 나오니?”
주경서가 찌릿 하고 노려보자 부하 직원은 어깨를 움츠렸지만, 그래도 입은 다물지 않았다.
“그래도 평소 일본 걔네들이 저희들한테 한 짓을 생각해 보세요. 맨날 뭐만 하면 한국이 어쩌네 발목 잡고, 건드리기나 하고. 우리나라 유명한 컬렉터들 뒷공작으로 빼돌리려고 하고. 시비도 엄청 걸잖아요. 이번에 도쿄에서 터진 것도 사실상 걔네 책임인 것도 맞고요. 초동 조치만 제대로 했어도 사건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죠.”
“네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아는데, 그래도 사람의 생명에 달린 일이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그런 말 하지 마.”
“에이. 저도 남한테는 이런 말 안 하죠.”
“그리고 이렇게 천벌이니 뭐니 해 봤자, 죽는 것은 죄 없는 선량한 시민들뿐이야.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소수의 사람은 이미 남들보다 먼저 눈치채고 도망쳤지. 진짜 죗값을 치러야 하는 건 그 사람들인데.”
“……그러네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주경서도 부하를 더 이상 탓하지 않았다.
그녀가 뭐라고 하기에는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이다.
본래 일본은 예전부터 뭐만 하면 한국에 시비를 자주 걸어온 나라였다. 사상통합이 벌어지기 전에도, 그 이후에도 그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나라가 더욱 강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지 더욱 꼴사납게 날뛰었을 정도였다.
‘그래도 심각한 외교 문제까지 번진 건 하나도 없었지만.’
한국 국민에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악감정이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에 벌어진 일본의 사상세계 사태도 마찬가지.
천벌이 내렸다, 꼴좋다, 절대로 도와주면 안 된다.
인터넷에는 벌써부터 그런 여론도 나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일본 당국의 늦장 대응 때문에 사건이 더 커졌다는 사실까지 밝혀지자 전부 자업자득이라며 등을 돌리자는 의견이 컸다.
결국 일을 벌이는 것은 언제나 소수의 권력자였고, 그 피해는 무고한 다수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협회에서 이번에 다 호출하면서 회의를 하려는 걸 보면 그래도 지원은 하려는 것 같은데.’
협회는 단순히 하나의 국가에만 속한 것이 아니다. 모든 국가에는 각자 컬렉터 협회가 있으며, 각 국가의 협회 뒤에는 세계 협회가 존재했다.
세계 협회라면 분명 일본에서 벌어진 사태를 수습하고자 나설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의의니까.
“어, 편집장님. 저기 봐요. 상급 컬렉터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있어요.”
협회 건물의 입구에서 무수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이 여기서도 보일 정도였다.
어디에서도 이름 한번 들어 본 적이 있는 유명한 컬렉터들이 하나둘 도착해서 협회 건물로 들어가고 있었다.
상급 컬렉터들은 거의 유명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인기를 지녔기 때문에, 기자들 말고도 구경하러 온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곳곳에서 소리 지르는 소리가 카페의 안쪽까지 울릴 정도였다.
“어우. 진짜 여기가 무슨 콘서트장이라도 되나.”
부하 직원은 그것에 짜증을 내는 순간, 갑자기 바깥의 소란이 뚝 끊겼다.
뭐지? 갑자기 조용해졌네.
혹시 무신이라도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어 다시 바깥을 확인한 그는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주경서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막 입구에 도착한 3명의 사람이 있었다.
깔끔한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1명과 그 양옆에 서 있는 2명의 미인.
주경서가 그 셋을 몰라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를 놀라게 만든 것은 저 3명이 흘리는 분위기에 있었다.
‘지금까지 떠들던 사람들이 전부 다 압도됐어.’
협회의 근방에 모여 있는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작 3명이 내뿜는 분위기에 밀려 입을 다물었다.
어느 상황에서도 뻔뻔하기까지 한 기자들조차 유현에게 어떠한 질문도 던지지 못했다.
원래부터 유현은 독특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그 전과 비교도 못 할 정도였다.
돈키호테 사상세계를 클리어 하며 최후의 기사라는 칭호를 얻었고.
스스로 악몽을 극복하며 4대 악마의 힘과 아포리아 악마의 힘까지 얻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이었다.
존재의 격이 지나치게 상승했고, 의도치 않게 흘리는 기운이 주변 사람들에게 본능적으로 경외심을 품게 만들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가드를 설치한 협회의 직원들조차 이 기묘한 상황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던 이 시끄러운 장소를 고작 3명이서, 심지어 어떠한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서 부드럽게 제압하다니.
유현의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강혜림과 권지아도 만만치 않았다.
강혜림은 이전보다 어딘가 눈빛이 더 올곧고 총명해졌고, 권지아의 경우에는 훨씬 더 포악한 짐승의 그것처럼 바뀌어 다가가면 물릴 것만 같은 분위기를 흘렸다.
그렇게 세 사람이 협회의 안쪽으로 모습을 감출 때까지.
입구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했다.
“와, 방금 뭐야?”
“나 순간 숨 쉬는 것도 잊었어.”
뒤늦게 사람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여전이 얼떨떨했다.
마치, 꿈을 꾸기라도 했던 것처럼.
* * *
“이야. 오랜만이야.”
“임건우 컬렉터님도 오랜만입니다.”
협회 건물에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유현을 반겨 준 것은 임건우와 그의 비서 최예리였다.
임건우는 이런 자리에서조차 통이 큰 반바지에 알로하셔츠의 패션을 버리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참 지조 있는 남자였다.
“안쪽에서 잘 구경했어. 등장과 함께 분위기 휘어잡는 것이 대단하던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유현은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줬다는 사실에 쓴웃음 지었다.
“그런데, 임건우 컬렉터님은 왜 여기서 기다리십니까?”
“나? 음. 그냥 안에는 분위기가 좀 무거워서. 그래서 아는 사람이랑 같이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지.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초면이지? 그쪽이 검후 강혜림이고, 그쪽이 광랑 권지아로군. 만나서 반가워. 임건우라고 해.”
“강혜림이에요.”
“권지아다.”
“오오.”
강혜림과 권지아를 본 임건우가 눈을 빛냈다.
그 또한 상급 컬렉터로서 상대가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 곧바로 알아본 것이다.
‘이거, 제대로 싸우면 내가 무조건 지겠군.’
상급 컬렉터는 최근 기준으로 레벨 80이 넘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였다.
임건우 또한 이미 레벨이 80이 넘었지만, 그는 특성의 힘 때문에 실질적인 무력의 변동 폭이 아주 컸다.
상대방이 그를 무시하고 얕볼수록 그의 힘은 더 강해지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힘의 증가 폭이 사실상 없었다.
이쪽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임건우는 자신이 싸우자마자 패배하는 미래를 봤다.
‘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 같은 인재들만 긁어모았는지.’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유현의 안목이었다.
저 두 사람이 첫 번째와 두 번째인 건 알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도 아카데미 입학식 때 봐서 알고 있었다.
하나같이 말도 안 되는 재능을 지닌 자들.
더 대단한 것은, 유현 본인도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더 강해져 있었다.
‘그때도 전력은 다 숨긴 거로 아는데, 이제는 비비지도 못할 정도가 됐군.’
임건우는 겉으로는 한껏 양아치처럼 굴어도 실제로는 안목이 뛰어나고 심계가 깊었다.
그는 유현을 마주하는 순간, 절대로 저 남자와 적대하면 안 된다는 주지의 사실을 뼛속 깊이 각인했다.
“자자.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어서 회의장에 들어가자고. 이미 와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러죠.”
그렇게 5명이 회의장에 들어가자 무수한 시선이 그들에게 날아와 꽂혔다.
‘저 사람이…… 아니, 텔러인가?’
‘소문으로는 들었는데, 직접 본 것은 처음이군.’
‘강하다. 이 자리에 있는 어지간한 놈들보다 더 강해.’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은 전부 협회의 엄격한 인선에 의해서 고르고 골라진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그들 또한 사람을 보는 안목은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 자리에 어째서 텔러가 오냐고 초창기에 유현의 기를 조금 밟아 줄 생각도 미리 품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생각은 쏙 들어가고 말았다.
저자는 건드리면 안 된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품은 감상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자리에 앉아 주시죠.”
그리고, 이번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은 바로 최중모.
최근 여러 사건을 해결하면서 최중모의 입지는 협회 내에서도 엄청나게 올랐다.
거의 바지 사장이나 다름없는 지금 협회장을 밀어내고, 차후 협회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컸을 정도.
최중모는 유현 이후로 올 사람은 다 왔다고 판단했는지 곧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여기를 봐 주십시오. 이게 지난밤에 벌어진 도쿄의 사상세계입니다.”
브리핑과 함께 지난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일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말이 나왔다.
결과만 놓고 말한다면 일본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
5중 사상세계는 계속 환상체를 토해 내고 있었고, 침식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는 추세였다.
일본 정부는 어떻게든 곳곳에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섣불리 도와주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전례가 없는 사상세계에 최소 60레벨 이상의 인재를 보내는 것도 꺼리는 일이겠지.”
“그렇다고 이대로 놔두기엔 상황이 더 커질 게 분명하고.”
“난제로군.”
곳곳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그런 말들이 나왔다. 유현의 뛰어난 청력은 그 말을 전부 담아 냈다.
모두의 시선이 최중모를 향했다.
그래서 한국 컬렉터 협회는 어쩔 거냐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그들로서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은 마음은 없기에, 원하는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최중모는 그런 시선이 익숙한지 걱정 말라며 고개를 저어 보였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는 나서지 않을 거니까요.”
마치, 다른 방법이 있다는 듯한 반응에 컬렉터들의 시선에 의문이 서렸다.
“안 그래도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에게 하나 소개시켜 줄 것이 있습니다. 보시죠.”
회의장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스크린의 화면이 확 하고 바뀌었다.
화면이 비추는 것은 은색으로 빛나는 금속제 원통이었다.
이 자리에서 오직 유현만이 그것을 알아봤다.
“세계 협회의 비밀 병기. [텍스트 슈뢰더(Text Shredder)]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