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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주인공들-260화 (260/456)

# 나만 아는 주인공들 260화

무신 위무혁이 백화 매니지먼트에 방문한 이후, 그렇게 몇 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계는 2차 판타즘 쇼크 이후에 잠시간의 소요가 있었을 뿐 여전히 평화로웠고,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별다른 문제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다.

일상에 찾아온 변화랄 것은 없었다.

그나마 중간에 축하할 일이 하나 있었다면, 서수민이 아카데미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특혜를 얻었다는 점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랐지.’

최소 1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분기도 걸리지 않았을 줄이야.

본래 특혜를 얻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았는데, 서수민은 그런 모든 과정을 단번에 종식시킨 것은 전부 다 그녀의 능력이었다.

‘그 때문에 아카데미에서 역대급 천재가 나왔다고 한동안 시끄러웠지.’

미성년자에게 임시라고는 해도 컬렉터 자격증이 나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1차 시험에 이어 2차 시험, 그리고 실전 테스트까지 전부 다 수석의 자리를 석권한 서수민을 과연 누가 평범한 생도로 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그녀가 현직 컬렉터와 마찬가지로 특혜를 받겠다고 하는데,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더불어 그 생도가 백화 매니지먼트에 소속돼 있다는 소문까지 쫙 퍼졌다.

‘물론, 그래도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서수민이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는 말에 조작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다른 A랭크 생도들을 후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밀던 생도가 1등을 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더욱 광분해서 달려들었다.

진짜로 서수민의 능력을 의심했다기보다는, 어떻게든 그녀의 흠을 잡아서 깎아내리려는 추한 속셈이었다.

그때를 떠올리니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바보같이 자기들 무덤을 팠지.’

생도가 특혜를 얻기 위한 테스트는 더욱 엄정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서수민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대련 상대로 자신 쪽 인사를 보냈다.

그들은 어떻게든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서수민의 민낯을 선보이며 그녀가 부당한 방법으로 이 자리에 올랐다고 알릴 속셈이었다.

더 나아가 그녀를 지원하는 백화 매니지먼트와 컬렉터 아카데미의 유착 관계 모함에 힘을 실어 백화의 입지를 깎아내릴 예정이었다.

본인들 입장에서는 나름 합당한 의견을 냈다고 생각했고, 자신들이 이길 거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문제는 그 결과였다.

‘수민 씨의 압승이었지. 그것도 저쪽에서 무슨 착오가 있었다면서 재대결을 신청했고, 그것마저 흔쾌히 받아들이며 재차 박살을 내버렸고.’

입이 열 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누가 예상이라도 했겠는가.

부정 청탁으로 이 자리에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 봤자 서수민은 남들 눈에는 미성년자 생도에 지나지 않은 소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 서수민이 레벨 50이 넘는 컬렉터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시원하게 박살을 내버리다니.

칠마흑천신공을 펼칠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지니고 있는 아주 극히 일부의 능력만으로도 이 결과는 정해져 있던 셈이었으니까.

심지어 상대측에서 추하게 내건 재대결도 시원하게 받아들이고,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결과를 냈다.

그 행동 덕분에 오히려 서수민의 이미지와 주가는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다.

게다가 이후에 DH그룹 후계자인 구서윤까지 서수민을 두둔하고 나서자 서수민의 능력과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종적을 감췄다.

‘거슬리는 놈들도 모두 쳐 냈고.’

역으로 서수민을 몰아가려던 사람들은 자신이 크게 벌인 짓 때문에 역풍을 맞았다.

이평원의 집안인 대정기업과 일부 A랭크 생도들을 후원해 주던 클랜들이 그러했다. 그 클랜들의 명단에는 한울도 섞여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은 그저 ‘합당한’ 이의 제기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익명의 제보로 올라온 기사가 전국에 퍼지면서 그마저도 무산됐다.

일부 클랜과 아카데미 특정 교사 간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는 것. 그리고 특정 생도에게 남들 몰래 혜택이 주어지고, 교사들이 그들을 밀어 주고 있었다는 것.

녹화와 서류 증거 자료까지 완벽하게 남아 있어서 사건 당사자들은 결국 옷을 벗어야만 했고, 정부는 이 일에 대해서 칼을 빼 들었다.

‘대숙청이 벌어졌지.’

이 일에 블랙맘바라는 특정 해커가 웃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소수였다. 그 뒤에서 백화 매니지먼트가 웃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고.

이렇게 사건은 종식되고, 서수민은 유례없는 천재라는 위명을 떨치며 최연소 정식 컬렉터로 임명됐다.

그리고, 그녀가 보여 준 무위로 인해 시작부터 중견급에 안착. 레벨 60이 넘는 불세출의 신인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백화 매니지먼트에는 그야말로 홍복이 따로 없었다.

이번 일로 백화 매니지먼트의 주가도 엄청나게 상승했으니까.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많이 성장했고.’

유현은 지난 몇 주 동안 칠마흑천신공의 기운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집중력을 조금이라도 흩트리는 순간 기운은 제어를 벗어나려고 했지만,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다.

서수민에게 이제 본격적인 초식을 배울 차례가 왔음을 확답받은 것이 바로 얼마 전.

강혜림과 권지아에 대한 것은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그녀들은 꾸준히 포인트를 벌고 사상세계 보상을 챙기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사방에서 러브 콜이 쏟아졌고, 강혜림의 경우에는 유명 브랜드 제품의 광고까지 몇 개나 찍었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벌써 상급 컬렉터가 되어 본인들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막내 유영민 또한 꾸준히 성장을 보여 줬다.

타고난 눈치와 처세, 그리고 쉽고 확실한 길을 골라잡는 요령까지.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스킬과 원거리에 특화된 특성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서포터로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춘 유영민은 사상세계를 열심히 누비며 자신만의 명성을 쌓아 나갔다. 단순히 서포팅에서 그치지 않고 본인이 맹활약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였다.

강하고 멋들어진 저격총을 들고 멀리 떨어진 적들을 일격필중으로 쓰러뜨리는 저격수.

유영민은 벌써부터 자기 특유의 콘셉트를 잡았다.

‘그렇다 해도, 대체 왜 롱코트를 챙겨 입는지는 모르겠다니까.’

여름도 완전히 지나고 가을이 됐지만, 유영민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롱코트를 고집했다.

코트 자락을 펄럭이면서 자세 잡는 것이 중요하다나?

그것도 유현이 겨우 설득하고 말려서 다행이지, 본래 유영민은 머리 위에 후드도 뒤집어쓰고 입가에는 무슨 이빨 달린 마스크까지 착용하려고 했을 정도였다.

유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감성이었다.

유영민은 게다가 특성에 [착각계]라는 것이 있는 만큼, 이 남자도 이상할 정도로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몰고 다녔다.

‘최근 사상세계에서 여자 컬렉터 하나 구해 줘서 그쪽이 달라붙는다고 힘들다 했었지.’

본인은 뭘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주위의 시선이 기대감이 넘친다고 유영민이 한탄 아닌 한탄을 했던 기억이 났다.

유영민이 컨셉질을 너무 완벽하게 했기 때문인지 세간에서는 간혹 이런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백화 매니지먼트의 진짜 실세는 강유현이 아니라 유영민이다!

아마 유영민이 싸우는 모습을 본 사람이 꺼낸 말 같은데, 유영민의 모습에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낀 것이 틀림없었다.

‘사실, 그거 다 착각인데.’

정작 그때 유영민의 속마음은 아, 나 멋있게 보였겠지? 정도였을 것이다.

본인들이 실세라고 주장하는 그 남자가, 정작 매니지먼트 사옥 안쪽에서는 막내라고 서수민에게 구박만 받는다는 걸 알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진실이야 뭐가 어찌 됐든 백화 매니지먼트의 셋째와 넷째도 자리를 잡았으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 영향이라고 해야 할까, 유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이전보다도 더 경외심이 가득해졌다.

강유현 텔러는 대단한 재목을 알아본다!

이런 소문이 쫙 퍼져서 그런지, 가끔 백화 매니지먼트 사옥의 문을 두드리며 유현에게 자신의 자질을 봐 달라고 막무가내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중에는 제발 자신을 거두어 달라고 유현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 컬렉터도 있었다.

‘아니, 내가 뭐 재능을 보는 거야 맞기는 한데.’

꼭 이쪽을 용한 점쟁이 보듯이 하는 건 솔직히 그만뒀으면 좋겠다.

사실 점쟁이보다 용한 것도 맞고, 그냥 사람도 아니고 텔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더 신비한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것도 알겠는데.

그래도 하루가 멀다고 그런 사람들이 찾아오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컬렉터들은 다 골랐고, 굳이 다섯 번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어지간한 재능이 아니면 유현은 영입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집중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 대신 백화 매니지먼트에 직원들을 상당수 뽑았다.

최근 백서련이 너무 바빠 보여서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강혜림만 있을 때는 그래도 한 명이니까 상관없었고, 권지아까지 영입했을 때도 견딜 만했지만.

서수민과 유영민까지 추가되면서 백서련 혼자서 커버할 수 없는 수준까지 판이 커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를 보조할 겸 몇몇 직원들을 뽑았고, 운전수도 추가했다.

백화 매니지먼트는 이제 어엿이 하나의 회사로 우뚝 서게 됐다.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다 못해 이제는 무너뜨리려고 해도 기울지도 않을 정도가 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 앞으로의 일에 집중해야겠지.’

지난 몇 주 동안 언리쉬드는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최중모는 그들이 테러를 실패하자 경각심을 느끼고 이 나라를 떴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지만, 유현은 그들이 포기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놈들은 아직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행동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머리가 좋은 녀석들은 그 나름대로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을 내리니 전체적인 행동의 윤곽은 잡을 수 있지. 하지만 역시 세세한 부분에서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는 이쪽도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단 말이야.’

진청운도 황금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지 라플라스의 힘으로도 도저히 뭘 하려는지 살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유현이 내린 선택은 바로 무신 위무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것이었다.

그가 언리쉬드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분명 움직이는 순간이 있을 테니까.

그때가 놈들이 활동하는 순간일 터.

-강유현 텔러님.

그때 성유찬에게 연락이 왔다.

유현이 성유찬에게 언리쉬드에 관한 일이 아니면 어지간할 경우에는 보고도 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도 직접 연락을 취했다는 것은.

드디어 그때가 왔다는 소리리라.

“네, 유찬 씨. 말씀하세요.”

-지금 막 입수한 정보가 있어요. 서울 외곽 지역에 수상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싶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 사상세계가 생겼다고 해요.

“놈들이군요.”

성유찬은 아직 확신에 차지 않아서 일단 보고를 올린 거겠지만, 유현은 언리쉬드가 드디어 움직였음을 확신했다.

-저, 그런데 조금 이상해요.

“뭐죠?”

-일단, 영상에 찍힌 남자는 단 1명뿐이었어요.

“1명이라.”

유현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 남자, 정확히 CCTV를 보면서 입 모양으로 말하더군요. 알고 있으니 어서 이쪽으로 오라고.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

역시, 그런 건가.

유현은 상대방의 행동을 굳이 분석하려 들지 않았다.

어렴풋이 이럴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그쪽이 이쪽을 주시하고 경계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쪽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

유현이 진청운의 움직임을 읽으려는 것처럼.

진청운 또한 유현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예상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군.’

[야, 너 설마…….]

잠자코 있던 백련이 성유찬과 유현의 대화를 엿듣고는 기가 막히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때 말했던 그 미끼라는 것이, 자기 자신이었던 거였어?]

‘맞아.’

유현이 백련에게 말했던, 낚일 수밖에 없는 탐스럽고 커다란 미끼.

그것은 진청운 자체를 뜻하는 것이었다.

진청운도 유현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기 자신이 미끼가 되어 유현을 꾀어내려고 했다.

아마 CCTV를 인식하고 이쪽을 도발하듯 말하는 걸 보면, 이쪽이 사용하는 방식을 진청운도 알고 있다는 것이리라.

도저히 방심할 수 없는 남자였다.

‘그렇기에 확실하게 처리를 해야 해.’

진청운은 위험하다.

황금빛을 얻어 사리사욕에만 활용한 박문철과는 다른 의미의 위험이었다.

상대가 힘에 취한 멍청이었다면 위험하다고 생각은 했을지언정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놈들이야 할 일이 불 보듯 뻔했으니까.

하지만, 진청운은 달랐다.

그런 녀석은 목적을 위해 뭐든지 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놈들은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예상이 안 되거든.’

[그 정도로 또라이야? 아니, 하긴. 자기 자신을 미끼로 쓸 정도면 그럴 법도 하네.]

‘녀석은 분명 함정을 파 놓았을 거야. 그리고 머리로도 생각하고 있겠지. 자칫 잘못하면 본인이 그 함정에 휘말려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그런데도 놈은 본인이 직접 나섰어.’

[가짜일 확률은?]

‘없어.’

[그걸 어떻게 아는데?]

‘놈은 나와 닮았으니까.’

유현은 진청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겹쳐봤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위험에 내던져서라도 무언가를 하려는 집념.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내지 않을 예측불허의 도박 수를 과감하게 던지는 판단까지.

‘만약에 내가 녀석의 입장이었더라도 절대 내 흉내를 내는 대역은 쓰지 않을 거야. 어차피 금방 들통나게 돼 있으니까. 그래서 녀석은 내게 승부를 건 거야. 판도 자신이 깔았고 판돈도 전부 올렸으니, 이제 이쪽도 패를 놓고 판돈을 걸라는 거지.’

상대방이 그렇게까지 나오면서 이쪽을 도발한다.

만약에 상대방이 진청운이 아니었다면, 유현은 굳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생각을 꼬아서 역으로 상대방을 엿 먹이면 엿 먹였지.

그런데, 진청운은 자신과 같은 황금빛의 소유자다.

어쩌면 자신이 모르고 있을, 태초의 서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자였다.

‘그러니, 어떻게 내가 이 도박을 거절할 수 있겠어?’

[야, 유현 너……!]

백련은 유현을 말리려다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말문을 잃었다.

최근에야 부쩍 유현이 얌전해졌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남자는 이상하리만치 뒤틀린 성미를 지녔다.

그가 만면에 짓고 있는 미소만 봐도 그랬다.

[하아……. 난 몰라.]

겨우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표정을 지었을 때의 유현은 절대 말릴 수 없다는 걸, 백련은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 * *

“진청운님. 괜찮겠습니까?”

사상세계의 입구에 걸터앉은 진청운의 곁에서 부하가 조심스레 물었다.

“뭐가?”

“아무리 그래도 진청운님이 직접 미끼가 되신다니. 비록 상대가 예언에 나온 위험인물이라 하더라도 너무 나가신 것이 아닌지…….”

“내가 아니면 안 된다.”

“하, 하지만…… 그자가 올 거라는 확신도 없고…….”

“아니. 올 거다.”

“네?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시는 겁니까?”

진청운은 로브를 뒤집어쓴 채 웃었다.

“왜냐면, 나라도 왔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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