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259화
“이 잡것들이 감히 나를 앞에 두고도 한눈을 팔아?!”
구미호가 털을 잔뜩 곤두세우며 싸늘한 요기를 농밀하게 흘렸다.
정작 눈앞의 두 사람은 조금 전부터 구미호가 본모습을 드러냈음에도 전혀 긴장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인간 따위는 한낱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 포식자에겐 그야말로 자존심에 먹칠을 당하는 일이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환상체 잡아야 했지.”
“생각 이상으로 너무 별거 아니라서 깜빡하고 있었군.”
강혜림과 권지아가 그런 구미호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전부 죽여 주마!”
구미호가 지붕에서 뛰어내려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2층의 방에서 유현은 바윗덩어리 같은 남자와 마주 보며 앉았다.
깔끔하게 자란 구레나룻과 턱수염. 올백으로 이마를 드러내며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 사이즈가 큰 옷을 입고 있음에도 터질 것처럼 도드라진 근육.
무신 위무혁.
그가 바로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컬렉터였다.
한국 랭킹 부동의 1위이며 그와 견줄 자는 전 세계에서도 한 손으로 꼽을 정도.
이번 2차 판타즘 쇼크로 인해 바뀐 상태 창을 그가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제삼자에 의해서 언급되는 그의 추정 레벨을 최소 90이상.
‘80 이후부터는 1레벨당 힘의 차이가 극심하고, 어지간히 강해지지 않는 이상 올리기도 힘들 텐데.’
그럼에도 90이 넘는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은, 그만큼 세간이 바라보고 있는 위무혁이 대단하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그의 머리 위에 펼쳐진 눈부신 황금빛의 책.
표지의 색깔과 책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괜히 무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마냥 부풀어진 헛소문이라고 보기에는, 정말로 레벨이 90을 넘긴 것 같군.’
외부 활동이 거의 없다시피 한 위무혁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위무혁에 대한 첫인상은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강철을 보는 것 같았다.
정갈한 자세로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는 이 남자는 조금 전부터 어떠한 미동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이라 착각할 정도.
유현의 옆에서 백서련이 어쩌면 좋을지 안절부절못했다.
“대표님.”
“네, 네! 유현 씨!”
“아무래도 저를 찾아온 손님께 제가 대신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 잠시나마 손이 비는 대표님께 잠시 부탁 좀 하겠습니다. 마실 것 좀 내와 주세요.”
“무, 물론이죠!”
대표에게 차를 내오라고 시키는 텔러라니.
평소의 백서련이었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따졌겠지만, 지금은 유현의 저 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백서련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를 떠났고, 이로써 방에는 유현과 위무혁 단둘만 남게 됐다.
유현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말문을 열었다.
“이제 듣는 귀도, 보는 눈도 없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저를 보자고 찾아오셨죠? 그것도 일면식조차 없는 텔러를 말이죠.”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섭니다.”
위무혁이 입을 열었다.
생긴 것에 걸맞은 중후한 목소리.
랭킹 1위라는 칭호를 지니고 있음에도, 그의 말투는 거만한 기색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이 정중했다.
“제가 굳이 강유현 텔러님을 찾아온 것은, 강유현 텔러님은 여타 텔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텔러들은 인간을 우습게 보고, 알고 있는 정보나 사실도 별로 알려 주고 싶어 하지 않죠. 아, 혹시 동료들을 그렇게 말한 것이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하겠습니다.”
“아뇨. 굳이 틀린 말이 아니라서 부정은 못 하겠네요.”
“하지만, 강유현 텔러님은 달랐습니다. 다른 컬렉터들과 함께 사상세계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죠. 그 행동과 신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신께서 그렇게 평해 주시다니. 영광이로군요.”
유현의 자연스러운 칭찬에 위무혁은 고개를 저었다.
“무신은 제게는 과분한 칭호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게 무엇이죠?”
“혼성계에서는, 완전한 죽음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죽음의 개념은 어째서?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보기에는 어딘가 원하는 답을 듣고 싶다는 갈망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유현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뭐, 그렇죠.”
위무혁의 말대로다.
지구에서는 육신의 죽음이 곧 존재의 죽음을 뜻했지만.
혼성계에서는 육신이 사라진다고 해서 존재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억, 생각,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소문 등.
이러한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이상 사람의 잔재는 세상에 여전히 남아 있게 되니까.
혼성계에서의 진정한 죽음은 단 하나.
그 누구도 기억하는 이 하나 없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거다.
“누군가 추억하고 있다면, 그 사람들이 다시 살아올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분명,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위무혁의 기대를 배신하는 말이었지만, 유현은 이 부분을 정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억만 하고 있다면 죽지 않다니. 그렇다면 일부러 관심을 받으려는 관심종자는 불사의 존재겠죠. 아무리 존재 자체가 말소되지 않더라도, 육신이 없거나 사라지면 거의 죽음에 가까운 상태나 마찬가집니다. 부활……의 경우에는 없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있기는 하군요.”
“그러기 위한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죠.”
애초에 그런 것이 있었다면 전생의 유현은 최선을 다해 살아남아 소중한 사람들을 살렸을 것이다.
그러지 않았던 것은 누군가를 살린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존재를 구성하기 위한 온갖 다양하고 세세한 기억들.
새로운 육신의 원료가 되기 위한 막대한 포인트와 재료들.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짜 올리기 위한 능력을 갖춘 사람도 있어야만 했다.
막상 운이 닿아서 거기까지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렇게 부활한 사람이 과거와 완전히 동일한 존재인가에 대해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하지만 위무혁은 유현의 말에 무슨 희망이라도 느낀 것인지, 그의 목소리에는 전에 볼 수 없는 흥분이 담겨 있었다.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거군요.”
“저도 확신은 못 합니다. 세상에 완전하다는 건 없으니까요.”
유현은 이 남자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자신을 찾아온 건지 그 심중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본인 말로는 궁금한 게 있어서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정작 하는 질문은 죽은 사람의 부활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유현은 아는 선에서 대답을 해 주면서도 묘한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제겐 그걸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습니다.”
위무혁은 그렇게 말하더니 유현에게 불쑥 하나의 물건을 내밀었다.
‘아니, 물건이 아니라…… 이건, 포인트잖아?’
새하얀 텍스트들이 뭉쳐 있는 이것은 혼성계를 구성하는 근원이자 화폐라 할 수 있는 TP 뭉치였다.
위무혁의 솥뚜껑만 한 손바닥을 다 채우고도 넘칠 것 같은 저 덩어리는 아무리 봐도 최소 50만 TP는 넘어 보였다.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신 것에 대한 성의입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많이는…….”
“어차피 제게는 남아도는 것입니다. 받아 주십시오.”
“…….”
말 몇 마디로 50만 TP를 받는 거면 엄청나게 남는 장사다. 하지만 유현은 오히려 과분할 정도의 보상을 억지로 떠넘기는 이 남자의 태도에서 더욱 의심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주제넘은 생각인 건 알겠지만, 위무혁 씨는 대체 뭘 하시려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대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강유현 텔러님이 걱정하는 그런 일은 절대 아닙니다. 제 명예를 걸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죠.”
“……알겠습니다. 저도 이 이상 캐묻지는 않겠습니다.”
“이쪽에서 기별도 없이 막무가내로 찾아왔는데, 좋은 대접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그래도 국내 최강의 컬렉터께서 직접 찾아오셨는데. 오히려 더 환대하지 못해서 이쪽이 죄송할 따름이죠.”
“아닙니다. 조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제겐 그 칭호가 과분합니다. 저는, 그렇게 대단한 남자가 아니니까요.”
무신이라는 칭호를 지니고 있음에도 대단한 남자가 아니라고 하다니.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말을 들었으면 무신도 농담을 할 줄 안다고 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무혁이 방금 한 말은 한 치의 거짓이 없는 진심이었다.
자신은 대단하지 않다고 자신를 깎아내리듯 말하는 무신의 얼굴에는 짙은 수심이 가득했다.
표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간절한 그리움이었다.
위무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머물다 가라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위무혁이 바빠 보여서 그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오늘 만나서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저 또한, 위무혁 씨를 만나서 영광이었습니다.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또 뵀으면 좋겠네요.”
“그건…… 네. 그렇군요. 다만, 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
의례상 한 말인데, 위무혁이 진지하게 사과를 하니 오히려 유현이 당황했다.
하지만, 위무혁은 꼭 이 말을 해야 하겠다는 듯 대답에 거침이 없었다.
“아마 저는 앞으로,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될 겁니다.”
“따로 바쁜 일이 있으신 건가요? 혹은 새로운 경지에 대한 깨달음 때문에 수련이라도?”
“그것과…… 비슷합니다.”
무신은 둘러대듯 말했지만, 유현은 이 남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쪽에 죽은 사람을 살리거나 혼성계에서 기억이 갖는 의미를 묻지를 않나, 그리고 무언가를 각오하기라도 한 듯 답하질 않나.
‘분명히 무언가가 있어.’
다만,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살펴 가세요.”
유현은 웃는 얼굴로 위무혁의 배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책을 가져왔다.
책은 가져올 수만 있다면 책의 주인이 눈앞에 사라지거나 멀리 떨어지더라도 유현이 소유권을 쥐고만 있으면 최소 3일은 그가 가지고 있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책을 가져올 수는 없지만, 이미 가져온 책에 대한 권한은 의외로 여유로웠다.
‘어쩌면 내 격이 오르면서 이게 가능해진 걸지도 모르지.’
유현은 가라앉은 시선으로 손에 쥐어진 황금빛 책을 내려다봤다.
* * *
“어라? 무신님 왔다고 해서 일찍 돌아왔는데, 벌써 돌아갔어요?”
“흠. 그 남자는 별로 사석에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거로 알고 있는데, 의외로군.”
위무혁이 떠나고 10분 뒤.
강혜림과 권지아가 사상세계에서 복귀했다.
두 사람은 위무혁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잔뜩 기대한 눈치였지만, 이미 그가 떠나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그 흰 목도리는 뭐예요?”
유현은 강혜림이 가져온 물건을 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아 이거요? 오늘 들어간 사상세계 클리어 하면서 받은 보상이에요. 여우 털목도리.”
“상당히 고급품 같군요. 평범한 짐승의 가죽은 아닌 것 같은데…….”
게다가 저런 목도리가 무려 9개나 있다.
무슨 꼬리 아홉 달린 여우라도 잡은 건가?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유현은 권지아에게 넌지시 물었다.
“지아 씨는 혹시 무신에 대해서 아는 게 있나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 속뜻은 ‘전생에서 무신과 무슨 접촉이 있었냐’는 것이었다.
권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무신은 언제나 신비에 휩싸인 자였지. 어지간한 일이 터져도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설사 사상세계에 들어갈 때가 있다 하더라도, 볼일만 보고 바람처럼 사라졌었지.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렇군요.”
생각해 보면 유현의 전생에서도 무신은 이름이 높았지만, 실제로 활동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은 없었던 거로 기억했다.
종말 이후에도 무신은 계속 한 장소에만 칩거하듯 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 남자에 대한 소문이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잊히기도 했고.
“그건 왜 묻지?”
“아뇨. 단지 궁금했을 뿐입니다.”
유현은 그렇게 둘러대면서 10분 전의 일을 떠올렸다.
무신이 사라지고, 유현은 곧바로 그가 지니고 있던 책을 펼쳤다. 그리고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위무혁의 책을 꼼꼼히 읽었다.
‘사상통합의 날, 가족을 잃었다고 했었지.’
그에게 아내와 딸이 있었다. 하지만 사상통합의 날이 벌어지고, 사상세계에서 쏟아져 나온 환상체 때문에 위무혁은 그날 아내와 딸을 잃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그는 자신의 힘을 각성했다.
소중한 것을 잃은 남자가 무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위무혁은 환상체에 대한 복수를 하기라도 하듯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며 싸웠다.
세상을 구한다거나 사람을 살린다거나 그런 거창한 명분 따윈 없었다.
그저 이렇게라도 싸우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불태우지 않으면 죽은 가족의 얼굴이 계속 떠올라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복수심……인가?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위무혁은 어느덧 무신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세계는 안정화됐고, 사상세계가 폭주할 위협은 사라졌다. 컬렉터 클랜과 매니지먼트가 범람했고, 사람들은 컬렉터를 영웅이라 불렀다.
정부는 사상세계를 자원의 보고라 생각하며 일부러 클리어 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
미친 듯이 싸우던 위무혁은 처음에 그걸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일종의 허무감을 느꼈기 때문인지 곧바로 자신의 집에 칩거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순간, 국가적 위험이 벌어지는 순간을 제외하고 일절 바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그런 남자가 최근에 갑자기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기에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유현이 그 이유가 담긴 내용을 책으로 읽으려는 순간.
글자가 황금빛을 내뿜더니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아니.
‘사라진 게 아니야. 눈 부신 빛에 글자 자체가 가려진 거지.’
이와 비슷한 일이 바로 조금 전에도 한 번 있었다.
라플라스의 힘으로 내다보려는 미래, 그것을 안개처럼 가린 미지의 힘.
무신이라 불린 위무혁은, 황금빛을 가진 존재와 엮인 것이다.
그의 책이 보이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게 있지.’
위무혁과 엮인 황금빛의 소유자는 대체 누구일까? 유현은 자연스럽게 최근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 조직을 떠올렸다.
‘언리쉬드. 놈들이 무신에게 접촉해서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어.’
무신은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냐고 물었다.
유현에게 그런 질문을 하러 찾아온 것은 반신반의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함이었으리라.
평소에 자신의 행적을 잘 드러내지 않던 남자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찾아왔을 정도면 위무혁도 겉보기와 다르게 매우 간절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컸다.
‘설마, 죽은 딸과 아내를 살릴 생각인가? 지금 세상에서?’
지구가 완전히 혼성계에 물들어도 힘든데, 아직 3~4할밖에 되지 않는 수준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위무혁도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저러는 걸 보면…….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는 걸지도 모르지. 언리쉬드 녀석들이 무슨 꿍꿍이를 부리는 걸지도 모르고.’
당장에는 아는 것이 적어서 확신할 수 없었지만.
유현은 조만간 위무혁과 모종의 사건으로 엮이게 될 거라는 직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