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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주인공들-240화 (240/456)

# 나만 아는 주인공들 240화

“…….”

유현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저 양반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한 거지?

과정이 만족스럽다고 해서 그 끝이 허무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족하지 못하고 넘기는 사람이 태반인 세상이다.

돈키호테가 한 말은 터무니없는 이상론이다.

절대 누군가를 납득시킬 수 없는 허울뿐인 껍데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꿈과 이상에 빠져든 이 늙은 기사의 말을 들으면.

“정말 멋지네요.”

이런 대답밖에 나오지 않았다.

“역시! 산초. 너라면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다른 사람은 안 이러고요?”

“모자란 사람들은 언제나 눈앞의 현실과 앞으로 닥칠 불안함만 보지. 지금의 고통만 느끼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행복과 즐거움을 놓쳤는지를 몰라. 그런 사람들은 항상 괴로움만 본다네. 하지만 산초, 내가 본 자네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야.”

돈키호테는 양철에 담긴 스프를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그대의 시선은 언제나 앞을 향하지. 발은 땅에 붙어 있지만 고개를 하늘을, 눈동자는 그보다 훨씬 더 멀고 높은 것을 보고 있어. 무궁한 향상심. 응당 편력기사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덕목이지.”

무궁한 향상심.

유현은 이보다 자신의 마음에 어울리는 단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멋진 말인지도.

“산초. 내가 지난밤 너에게 로만세를 읊었지. 그 마지막 구절이 무엇인지 기억하나?”

“물론이죠. 기사 나리.”

믿음을 갖고 별에 닿는 것.

저 하늘에 총총하게 박힌 빛이 의지를 지니고 있는 세상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한 구절이었다.

그것을 고스란히 입에 담아 꺼내니, 돈키호테는 뿌듯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끝없이 정진하는 것은 곧 기사의 덕목이다. 이 세상에 기사도가 땅에 떨어지고, 훌륭한 갑옷과 검, 방패가 사라져 총과 화약이 그 빈자리를 차지했어도, 그 의지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지.”

의지를 이어받는다.

돈키호테는 그렇게 모든 위대한 기사들의 뜻을 품었다.

남들이 착각이고 망상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돈키호테는 그 뜻을 품었다는 것을 절대 굽히지도 타협하지도 않고 숨기지도 않았다.

이 시대에 유일하게 남은 최후의 기사.

그는 언제나 당당하게 드러냈다.

“별에 닿는다. 아주 멋진 말이야. 저 하늘의 별은 언제나 빛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 있으니까. 그것은 영원하다. 모든 위대했던 기사들이 품었던 뜨거운 마음처럼. 사라지지 않고 불변하지.”

“기사님은 사람의 의지와 마음이 영원하다 생각하십니까?”

“물론 영원하다 생각하면, 그것은 과장이겠지. 언젠가 누군가 품었던 의지는 사라지고 만다. 시간의 모래 속에서 풍화되고 퇴색되어,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겠지.”

이 무수한 우주의 역사 속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도 작다.

그들이 품은 의지조차도, 순간의 불꽃놀이처럼 덧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산초, 사람의 마음은 서로에게 이어진다. 내가 지금 품고 있는 편력기사의 의지도, 내 이전 세대의 모든 위대한 기사로부터 다 이어받은 것들이지. 인간의 마음이 사라진다고? 그렇다면 전해 주면 되는 거다. 그들의 뜻을, 나의 의지를. 나의 세대에서 안 된다면 그다음에. 그다음으로 부족하면 또 그다음에.”

그 말을 듣는 순간, 유현은 이 마르고 우스꽝스러운 기사가 어째서 그렇게나 강한 힘을 지녔는지 알 것 같았다.

“사람의 의지는, 언제까지고 이어진다.”

돈키호테는 이 시대의 마지막 기사다.

그의 원작 이야기부터가 모든 과거의 기사 소설을 끝내고, 근대의 새로운 막을 열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말 돈키호테가 기사들을 비난하고, 까 내리기 위한 글이었는가?

정말 이상을 품은 자들을 비웃고, 손가락질하기 위한 이야기였나?

“산초. 기억해라. 나는 모든 기사의 염원을 담은 자.”

이 남자야말로, 모두가 무시하고 광대처럼 구경하던 이 기사야말로.

“그리고 나의 종자인 너는, 언젠가 내 뒤를 이을 위대한 기사가 될 거다.”

마지막 기사.

돈키호테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그리고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기사였다.

* * *

유현이 사상세계에 들어 온 지 3일째가 됐다.

그날은 유독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마치 이 세계 자체가 종말을 고하기라도 하듯, 머나먼 하늘의 구름 너머에서 번개 치는 소리가 메아리치듯 들려왔다.

유현과 돈키호테는 험준한 산맥의 입구에 섰다.

풀뿌리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삭막한 바위산이었다.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들은 한껏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같았고, 몰아치는 바람은 메마르고, 건조했다.

“산초. 드디어 도착했구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이번 모험의 종착지이자 사상세계 이야기의 끝.

평소라면 잔뜩 흥이 올랐을 돈키호테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긴장감을 머금으며 차분히 산꼭대기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닿는 바위산의 꼭대기에 첨탑이 솟아 있었고, 그 위에 하나의 그림자가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음습한 기운을 풀풀 풍기는 그것은 돈키호테가 입에 닳도록 말했던 그 사악한 마법사였다.

“프리스톤! 나 돈키호테가 너를 심판하러 직접 찾아왔다! 어서 내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나의 귀부인 둘시네아 델 토보소를 풀어 줘라!”

프리스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로브 안쪽에서 앙상한 손을 꺼내더니, 이쪽을 향해 가리켰다.

동시에 바위산 곳곳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불쑥 솟아올랐다.

흉터가 가득하고, 징그러우며 썩은 악취를 풍기는 무수한 거인들.

그중에서도 거인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팔이 무려 4개나 되는 특히 거대한 녀석도 있었다.

거인 ‘카라쿨리암브로’였다.

[성령들이 적들의 군세를 보며 이거 괜찮냐고 묻습니다.]

[성령들이 생각 이상으로 적들의 숫자가 많다고 말합니다.]

말해 주지 않아도, 유현도 느끼고 있었다. 지금 저기 모여 있는 적들의 숫자는 이전에 싸웠던 녀석들을 다 합쳐도 그보다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강한 몇 놈도 섞여 있었다.

사악한 대마법사 프리스톤.

거인들의 왕, 네 개의 팔 카라쿨리암브로.

그 휘하 거인 군단과 타락한 병사들.

“기사 나리. 괜찮겠습니까? 아무리 봐도 이번 적들은 아주 많아 보입니다만.”

“나 또한 느끼고 있다네. 하지만 산초, 저길 보게. 저 첨탑 위에 나의 사랑스러운 그녀, 둘시네아가 갇혀 있다네. 지금 이 자리에 서서 목적지를 보고 있는데, 여기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나?”

“그러시겠죠.”

이런 대답이 돌아올 거라고 막연히 예상하고 있었다. 오히려 유현은 돈키호테가 적들에게 겁을 집어먹었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이게 마지막 싸움이다.

그러니, 이쪽도 가진 것을 모두 뽐내며 최선을 다해 싸워야만 했다.

“뒤에서 호응하겠습니다. 기사 나리.”

“믿고 맡기마. 산초.”

이랴, 돈키호테가 로시난테의 허리를 가볍게 툭 쳤다. 로시난테는 거친 콧김을 내뱉으며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적들을 눈에 담았다.

위대한 기사가 타고 다니는 이 명마 또한 무수한 거인들과 마법사, 병사들을 앞에 두고도 겁에 질린 기색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프리스톤이 이쪽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쳐라.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런 의미였으리라.

동시에 등장한 이후로 미동도 하지 않던 거인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수백이 넘는 거인들이 동시에 소리 지르자, 바위 산맥 자체가 크게 울렸다.

그리고, 마지막 기사가 움직였다.

“가자! 로시난테!”

히히히힝!

돈키호테와 로시난테의 몸을 거친 바람이 휘감았다. 동기의 저항을 줄여 주고,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 주는 그것은 자연의 정령이 기사에게 내려 주는 축복, 바람의 길이었다.

마상 랜스를 전면에 세우고 말의 추진력으로 꿰뚫는다.

인마일체(人馬一體).

신속을 넘어선 초속의 돌진을 본 순간, 선두의 타락한 병사들이 방패를 들었다.

파충류의 비늘이 꿈틀거리며 맞물리는 것처럼, 검고 네모난 방패들이 순식간에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방벽을 이루었다. 그 방패의 틈새를 뚫고 창들이 가시처럼 솟았다.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무수한 창에 꿰뚫릴 위험이 있는 끔찍한 방진.

저기에 함부로 다가갔다가는 전신이 꼬챙이에 뚫리고 마리라.

“어림도 없다!”

하지만, 최후의 기사에겐 강철보다 튼튼한 방패마저 종잇장에 지나지 않았다.

나의 강렬한 의지는 곧 튼튼한 갑옷이요, 흔들림 없는 신념은 꿰뚫는 창이라.

내가 지나가는 곳이 전부 길이 될 것이고, 그것은 절대 멈추지 않으리라.

돈키호테의 몸을 휘감은 바람이 거칠게 폭발했다. 돌풍에 가장 먼저 맞닿은 창을 분쇄시키고, 그가 내지른 랜스가 방패를 꿰뚫었다.

전열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병사들이 당황했다.

고작, 1명에게 방진이 뚫린 것이다.

로시난테의 거친 발굽이 혼비백산한 병사들을 짓밟고, 헤집었다. 병사들이 창을 쥐고, 돈키호테를 포위해 찌르고자 했다.

휘이이잉!!

기사와 명마를 지키는 바람이 칼날처럼 몰아치며 갑옷을 입은 병사들을 종이 인형처럼 날려 버렸다. 그럼에도 병사들의 숫자는 쉽게 줄지 않았다.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유현이 벌어진 틈으로 몸을 날렸다.

“흡!”

콰아아앙!

돈키호테를 포위해서 둘러싸려던 병사들은 후방에 난입한 유현에게 기습을 당했다. 검은 기운을 몸에 풀풀 두르고 움직이는 유현은, 빛이 차단된 먹구름의 아래에서 너무 흐릿해 그 흔적조차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검은 짐승이 휘두르는 길이 5m가 넘는 대검은 더더욱 보기 힘들었다.

새하얀 검신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뿜으며 번뜩이는 순간, 유현을 중심으로 직경 10m의 공터가 생겨났다.

유현은 다른 병사들이 뭉쳐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폭발하는 대지와 허공을 떠오르는 병사들. 그런 병사들이 파편처럼 날아가며 주위의 다른 병사들과 충돌해 전열을 흩트렸다.

단 두 명이서 보이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무위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던 성령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성령들이 당신의 무위에 즐겁다는 듯 호응을 보냅니다.]

[6,300TP를 획득했습니다.]

무수한 병사들이 추풍낙엽처럼 쓸려 나갔다.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거인들이 아니었다.

산봉우리의 위에서 거인들이 자신의 덩치만 한 바위를 밀어 아래로 굴렸다.

쿠르르릉.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깔아뭉개는 바위들은 산사태를 방불케 했다.

아래에서 싸우는 병사들의 안위는 애초에 없었다는 듯, 거인들이 굴린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는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았다.

콰직! 콰드득!

병사들이 혼비백산하며 흩어졌고, 미처 피하지 못한 병사들은 바위에 깔렸다. 바위는 그래도 멈추지 않고 돈키호테를 노렸다.

“어림없다!”

하나의 섬광이 된 돈키호테는 굴러오는 바위를 엄청난 기동력으로 피하며 산길을 올랐다.

그러자, 바위를 굴리던 거인들이 당황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적에게 이롭게 굴러간 꼴이었으니까.

동시에 유현도 움직였다. 그는 인벤토리 창에서 백경골작을 꺼내 거인들에게 투척했다.

괴수사냥을 쓸 필요도 없었다. 타고난 힘만으로도 거인들을 쓰러뜨리기 충분했다. 한 번의 투창에 거인 2, 3마리의 머리가 동시에 꿰뚫리며 절명했다.

작살을 던진 뒤, 줄을 당겨 회수하고 다시 작살을 던진다.

막는 것도, 피하는 것도 불가능. 바위를 굴리던 거인들은 몸을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4개의 팔을 지닌 거인, 카라쿨리암브로가 나섰다.

“거기까지다!”

거의 10m에 달하는 다른 거인들보다 몇 배는 더 거대한 거인들의 왕.

체고 50m에 4개에 달하는 팔을 최대한 펼칠 경우에는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

“인간!”

카라쿨리의 입에서 지옥의 저 아래에 끓어 넘치는 유황 냄새가 풍겼다. 카라쿨리암브로는 돈키호테와 로시난테를 4개의 팔로 짓뭉개기 위해 팔을 휘둘렀다.

“이런!”

아무리 돈키호테라 하더라도, 태산이 짓누르는 것 같은 이 거인을 힘으로 돌파할 수 없었다. 급히 고삐를 잡아당겨 로시난테의 움직임이 멈췄지만, 카라쿨리암브로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저리 썩 꺼져라 멍청한 거인아! 둘시네아 공주님을 향한 내 발걸음을 막지 마라!”

“인간! 넌 절대 여기를 지나갈 수 없다!”

돈키호테가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었다. 이대로라면 우선, 이 거인부터 쓰러뜨려야 했다. 하지만 과연 그동안 저 첨탑 위의 사악한 마법사가 가만히 있을까? 이 중에서 가장 위험한 적을 꼽자면, 당연히 프리스톤이 1순위였다.

이를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 돈키호테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씨익 웃었다.

동시에 백색 섬광이 돈키호테의 위를 스쳐 지나가며 카라쿨리암브로를 향했다.

“고작, 이따위 이쑤시개로……!”

카라쿨리암브로는 유현이 던진 백경골작을 보며 코웃음을 쳤지만, 그다음에 펼쳐진 모습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카라쿨리암브로의 손가락보다 작은 작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이내 한 마리의 거대한 짐승으로 변했던 것이다.

세상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고래.

크기가 200m가 넘는 모비딕이 카라쿨리암브로를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감히, 짐승 따위가!”

하지만, 카라쿨리암브로도 만만치 않았다.

노성을 터뜨린 그는 4개의 팔로 모비딕의 양 입을 부여잡고 힘으로 버텼다.

거인과 괴수가 서로 충돌하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런 미친.”

[괴수사냥(Kill The Whale)]을 날린 유현은 그 광경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고 말았다.

괴수사냥은 적이 크면 클수록 더 강력한 위력을 낸다. 크기가 10m 정도 되면 50m짜리 모비딕이, 크기가 30m 정도 되면 150m짜리 모비딕이 나온다.

이번 카라쿨리암브로를 물어뜯기 위해 나타난 모비딕은, 유현이 사상세계에서 쓰러뜨렸던 것과 똑같은 크기의 230m짜리였다. 사실상 최대치라는 소리였다.

그것을 저 거인의 왕은 힘으로 맞선 것이었다.

콰가가가각!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지, 카라쿨리암브로의 두 다리가 지면에 거대한 고랑을 파며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상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윽고 능력이 다한 모비딕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거친 숨을 토해 낸 카라쿨리암브로의 시선이 유현을 향했다.

“인간. 위험한 힘을 지니고 있구나.”

유현은 입술을 깨물며 돈키호테에게 외쳤다.

“이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알겠네. 부디 무운을 비네, 산초!”

돈키호테는 유현을 뒤로하고 첨탑을 향해 돌진했다. 그 앞을 가로막는 거인들이 더러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돈키호테의 창 아래에 몸에 거대한 터널이 뚫린 채 절명해야만 했다.

이윽고 첨탑의 바로 아래에 도착한 돈키호테의 앞에 로브를 뒤집어쓴 대마법사 프리스톤이 섰다.

얼굴에 짙은 음영이 드리워져 있어서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시선은 확실히 느껴졌다.

“피차 서로 말은 필요 없겠지. 덤벼라. 프리스톤.”

돈키호테의 호령과 함께 프리스톤이 내뻗은 양손 위로 마법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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