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180화
처음 빛에 반응을 보인 것은 피난을 가던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저 멀리서 확 하고 뻗어져 나오는 빛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애초에 그것은 본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빛이 자신의 몸을 스치고 지나갈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참 기이한 일이 벌어졌구나 생각했다.
“으, 으억!”
“아아아악!”
그러나 빛이 몸에 스며들어 마음까지 파고드는 순간, 피난을 가던 행렬이 제자리에 멈췄다.
모든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 주저앉아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머리를 쥐어뜯고, 또 누군가는 침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정신력이 약한 자는 게거품을 물며 기절했다.
그런 일이 사상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 * *
강혜림과 권지아는 유현이 부른 곳을 향했다.
이쪽에 보낸 유현의 마지막 목소리로 짐작건대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이 틀림없었다. 둘은 더 이상의 염탐은 필요 없다는 듯 전속력으로 달렸다.
목적지는 천마의 암살 사건이 벌어지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
거리가 멀지 않으니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둘 다 그렇게 생각했다.
쏴아아아!
“음?”
“어?”
계속 달리던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 멈춰 섰다.
둘은 멈춰 놓고 의아해했다. 왜 갑자기 멈췄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것은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곧 아주 위험한 일이 그들을 덮쳐 올 거라는, 머리로는 납득할 수 없는 위기감을 몸이 느꼈기 때문이었다.
쏴아아아아!!
거친 바람과 함께 숲이 울었다.
동시에 숲 너머에서 해일처럼 밀려온 새하얀 빛무리가 권지아와 강혜림을 삼키려 들었다.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떴다. 그녀들은 혹시나 싶어서 몸에 기운을 둘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진신사리에 담긴 신묘한 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엇?”
“큭!”
새하얀 빛무리가 몸을 훑고 지나갔다. 강혜림과 권지아는 자신들이 그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이게 무엇인지 잘 몰랐다. 위험한 공격이라고 보기엔 몸을 이 빛은 육체 자체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 현상은 그 직후에 벌어졌다.
“…….”
“…….”
강혜림과 권지아는 자리에서 덜컥 멈췄다. 시간을 강제로 정지한 사람처럼 두 사람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들의 눈동자는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각기 다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여기는 어디지?”
강혜림은 어둠 속을 걸었다. 그녀는 갑자기 세상이 바뀐 것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기이한 빛이 자신을 지나간 것만 기억하고, 그 뒤의 기억이 애매했다.
강혜림은 결국, 계속 어두운 공간을 걸었다. 이대로 걷다 보면 무슨 답이 나올지도 몰랐다.
그 행동이 정답이었을까? 정면에 빛이 보였다. 강혜림은 저곳이 출구라는 생각에 빛을 향해 달렸다.
파아아앗!
그렇게 빛을 통과하자, 풍경이 바뀌었다.
“어?”
그것은 익숙한 모습이었다.
노을이 진 현관.
강혜림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곳은 그녀의 기억에도 있는 공간이었다.
“여기는…… 내가 예전에 살던 집?”
직후 강혜림은 떨리는 시선으로 복도 너머를 바라봤다.
끼이이익.
닫혀 있던 문이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저절로 열렸다. 방 안에 담겨 있던 붉은 빛이 문틈으로 흘러나왔다.
안쪽의 풍경이 보였다.
그곳에는, 목을 매단 시체가 노을을 등지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강혜림은 본능적으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미친 듯이 달렸다.
목을 매단 어머니의 모습이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이제는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전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다시 그 광경을 목도하는 순간 그녀의 머리가 하얗게 물들었다.
‘멍청이. 아무것도 못 하는 답답한 년.’
‘어휴. 저래서 컬렉터는 할 수 있을까?’
‘강혜림. 이번에도 꽝이구나. 이대로면 낙제를 면할 수 없겠어.’
‘부모 없는 고아 새끼. 여긴 왜 왔데?’
“아니야! 아니야!!”
길을 달릴 때마다 과거에 들었던 말들이 메아리치듯 들려왔다. 아무리 도망쳐도 목소리는 계속 쫓아와 그녀를 괴롭혔다. 강혜림은 눈을 질끈 감고 소리 질렀다.
아니야. 나는 이제 그때의 내가 아니라고. 나는 이제 훌륭한 컬렉터가 됐어.
강혜림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나는, 나는 검후 강혜림이야. 유현 씨의 자랑스러운…… 컬렉터라고.”
“정말?”
이번에 들려온 목소리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녀를 헐뜯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훨씬 더 익숙하고 친숙했다. 강혜림의 발걸음이 멈췄다.
정면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익숙하고도, 친숙한 목소리를 내는
또 하나의 자신이.
“정말로 네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해?”
또 하나의 강혜림이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녀와 똑같이 생겼지만, 입이 찢어지듯 걸린 미소는 어딘가 인간이 아닌 섬뜩함이 느껴졌다.
강혜림이 가짜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모르겠으면 저걸 봐.”
가짜가 한쪽을 가리켰다. 그 시선을 따라 옮기니, 그곳에 한 여인이 보였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또 너무나도 강한 여인.
자신은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백화 매니지먼트의 동료.
권지아였다.
그리고, 그 곁에는 유현이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붙어 있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서로 교환하는 시선에는 보이지 않는 유대감으로 묶였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강혜림의 눈동자가 크게 떨렸다.
“…….”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강혜림에게 그림자가 다가갔다.
“너도 알잖아. 너는 아직도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저걸 봐. 너는 지금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권지아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네가 정말로 그 남자의 곁에 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나, 나는…….”
“너는 여전히 패배자야. 예전에도 그랬고 컬렉터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지. 검후? 웃기지 말라고 해. 그것은 네 진짜 모습이 아니야. 애써 따라 하고 싶은 껍데기에 불과하지.”
가짜의 얼굴이 녹아내린다. 눈동자가 사라지고, 그곳에는 새까만 어둠만이 가득해졌다.
검은 먹물처럼 변해 가는 가짜가 강혜림의 몸을 서서히 삼켰다.
“이제는 받아들여. 네 어둠을.”
네 번뇌를.
강혜림의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 * *
“여긴 어디지?”
권지아는 어둠 속을 거닐었다. 그녀 또한 갑자기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겠다고 계속 거니는 순간, 빛이 보였다.
권지아는 묵묵히 빛을 향해 다가갔다. 동시에 빛이 어둠을 씻어내고, 하나의 광경을 보여 줬다.
아니. 하나가 아니었다.
“…….”
그것은 그녀가 겪어 온 수백 번의 회차의 기억들.
그녀가 정말로 떠올리기 싫은 끔찍한 트라우마들이 악몽처럼 뒤섞이며 펼쳐졌다.
-내가 왜? 내가 대체 왜 이런 꼴을 겪어야 해?
-죽자. 그냥 죽어 버리자. 이 지옥이 끝날 때까지 계속 죽자.
-전부 죽어! 다 죽어 버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두 다!
괴로움에 미쳐 버려 살인을 저지르는 자신이 있었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죽어 버린 자신도 있었다. 모든 것을 놓고 자살을 선택한 자신도 있었고, 최선을 다한 노력이 실패해 망연자실한 자신도 있었다.
전부 끝없는 실패를 거듭했던 멍청이의 말로였다.
“어때? 네 과거가.”
권지아와 똑같이 생긴 그림자가 나타나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권지아에게 천천히 접근하며 실실 웃었다.
평범한 인간은 자신이 지닌 번뇌를 마주하는 순간, 정신이 무너지고 만다. 하물며 권지아는 어떤가?
그녀는 다른 인간들보다도 고된 삶을 수백 번이나 겪어 왔다.
괴로운 기억도 트라우마도, 그리고 번뇌마저도.
무려, 수백 배나 된다.
“너는 결국, 그런 사람이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실패만 거듭하는 실패자.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생각했지만, 과연 그럴까? 너는 항상 똑같을 거야. 이번에도 너는 실패할 거고, 또다시 무의미한 회차를 반복하겠지. 이 끝없는 삶의 지옥은 대체 언제 끝날까?”
가짜 권지아의 목소리는 점차 가까워졌다. 그녀는 권지아의 바로 곁에 섰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모습이었다.
“그러니, 이제…… 커헉!”
그러나, 그녀의 말은 끝맺지 못했다.
어느새 검을 뽑은 권지아가 그 입에 칼을 박아 넣었기 때문이었다.
“쫑알쫑알 시끄럽군.”
“대, 대체 어떻게……?”
“내 삶에서 이딴 정신 공격이 한두 번 있는 줄 알았나? 내 회차를 살짝 엿봤으면…….”
권지아의 싸늘한 목소리가 가짜의 몸을 꿰뚫었다.
“그런 것까지 다 알고 있었어야지.”
촤악!
그녀의 검이 번뇌의 목을 벴다.
번뇌가 검은 안개처럼 사라졌다. 어느덧 풍경이 다시 바뀌었다. 처음 빛을 보고 기절했을 때의 숲속 길이었다. 권지아는 자신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어서 빨리 강유현에게……!’
그 순간.
“큭!”
그녀의 뺨에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권지아는 그 공격을 피한 것을 순전히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시야의 구석에서 무언가가 번뜩이는 순간, 본능적으로 몸을 틀었을 뿐이었으니까.
그것이 그녀의 목숨을 살렸다.
새하얀 섬광이 권지아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뒤로 살짝 물러난 권지아는 그 공격이 강혜림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혜림.”
“…….”
권지아가 그녀의 이름을 조심히 불렀다.
강혜림은 대답하지 않았다. 초점이 맞지 않는 그녀의 눈동자가 그녀가 지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권지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녀석에게 먹혔구나.
강혜림이 권지아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그 의지는 읽을 수 없지만, 적의는 확실히 느껴졌다.
권지아는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깨달았다. 내면의 폭주. 조금 전 알 수 없는 빛이 강혜림의 정신을 뒤흔들고 말았다.
상태를 보건대, 정신 차리라는 외침 몇 마디에 끝날 정도로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권지아도 검을 들었다. 그녀를 무시할 수 없었다. 등을 돌리는 순간, 칼이 날아와 그녀의 등을 찌를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강혜림과 싸울 수밖에.
‘큰일이군. 설마, 이런 상황에서 발목을 붙잡히다니.’
한 시라도 빠르게 유현을 구하러 가야 하거늘.
마음은 급해도 이성은 냉철했다. 권지아는 강혜림의 강함을 알았다. 그녀는 강하다. 지금의 권지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눈앞의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방심하는 순간, 목이 달아나는 것은 자신이 될 테니까.
‘부디 무사하길.’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유현의 무사를 바라는 것이 전부였다.
직후 두 사람의 검이 충돌했다.
* * *
진신사리의 번뇌가 휩쓴 것은 유현 쪽도 마찬가지였다.
천마의 환상체와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 나가려던 유현은, 난데없이 새하얀 빛이 세상을 뒤덮는 것을 발견했다.
‘이건.’
아파 오는 머릿속에서 유현은 환각을 봤다. 아주 흐릿하지만, 그것은 분명 떠올리기 싫은 옛 광경이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처럼 번뇌가 유현을 집어삼키려는 순간이었다.
[사용자의 위험을 감지합니다.]
유현이 지니고 있는 힘인 라플라스의 악마 파편이 거기에 반응했다.
[환각 분석. 이 모든 것은 과거의 기억으로 이루어진 거짓된 모습. 「TYPE: 데카르트」의 데이터를 회수 및 배제합니다.]
막 구현되려던 세상이 거울처럼 깨졌다.
가라앉은 의식이 부상하자, 백련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현! 야! 정신 차려!]
‘후우. 걱정하지 마. 정신 차렸으니까.’
유현은 몸을 세웠다. 겨우 균형을 잡으며, 쓰러지려던 것을 면한 유현은 조금 전 일을 떠올렸다.
‘타입 데카르트? 라플라스의 파편이 반응했다고? 그보다 조금 전 그 빛은, 정신계 공격인가?’
유현의 생각은 그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빛은 그 자체만으로 대상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빛은 유현은 물론이거니와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을 휩쓸었다.
서수민도, 강유라도, 그리고 천마도.
“수민 씨!”
유현이 서수민을 불렀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악몽을 보고 있었다. 그것을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천마였다.
[끄으으으!!]
놀랍게도 천마는 진신사리에 저항하려 하고 있었다. 만전의 상태였더라면, 비록 환상체라 하더라도 이겨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 천마는 배신당한 충격과 전쟁 때문에 정신이 피폐해진 상황이었다는 점.
마음이 나약해진 순간에 진신사리의 번뇌가 비집고 들어온 것이었다.
초월자를 앞둔 자라 본능적으로 거기에 저항을 하고 있었지만, 밀리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어쩌지? 지금 여기서 천마를 죽여야 하나?’
겨우 정신을 차린 천마가 다시 폭주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진다.
유현은 고민했다. 이대로 천마를 죽여야 하는가?
‘죽인다고, 모든 게 잘 해결될까?’
유현의 유일한 망설임은 바로 그것이었다.
이곳은 서수민의 과거였지만, 또 다른 세계기도 했다.
사상세계란 그런 곳이었다. 만들어졌지만 진짜나 다름없는 또 다른 현실. 유현은 그 속에서 다양한 환상체들의 또 다른 미래를 봐 왔다.
이곳에서만큼은 이루지 못했던 것을 이룰 수 있었다.
후회로 점철된 과오를 돌이킬 수 있었다.
죽고 죽이는 것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것이 유현의 망설임을 부추겼다.
-선배님! 큰일입니다!
‘셀린?’
셀린의 다급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무슨 일이지?’
-지금 강혜림 컬렉터와 권지아 컬렉터가 갑자기 서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성령님들도 이게 어찌 된 반응인지 모르겠다고…….
‘뭐?’
둘이 갑자기 싸우기 시작했다고?
그 빛이다. 조금 전 세상을 집어삼킨 그 빛이 원인이 분명했다.
사람의 정신을 좀먹는 빛이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리가 없다. 이건 누군가가 일부러 저지른 짓이다.
그 누군가는…….
쐐액!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쏜살같이 날아왔다. 유현은 백련으로 그것을 가까스로 쳐 냈다. 카앙! 허공에 불꽃이 튀며, 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화살?’
쳐 낸 것은 통짜 쇠로 이루어진 화살이었다. 손목이 짜르르 울렸다. 백련의 검신을 타고 흐르는 위력이 심상치 않았다.
‘어디서 날아온 거지?’
유현의 시야에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책조차 말이다. 그렇다는 것은 조금 전 화살은 그의 시야가 닿지 않는 아주 먼 곳에서 날아왔다는 소리다.
강화된 그의 시야로도 확인되지 않는 초장거리 저격.
유현은 적이 보통내기가 아님을 깨닫고, 표정이 굳어졌다.
동시에 우거진 숲 안쪽에서 3개의 책이 나타났다. 그 책의 주인들과 함께.
바스락.
상대는 애초에 정체를 숨길 생각이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유현은 그들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모습. 성유찬이 보여 준 자료와 똑같은 자들이었다.
“백야회.”
“우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놈이군.”
리더인 라오 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될지도 알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