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94화
지형지물을 이용해 진형을 무너뜨리자 이제는 정면 돌파를 결심했는지, 옥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아마 저쪽도 이런 방식으로 싸움을 길게 끌고 나갔다가는 불리해질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을 거다.
힘으로 밀고 나오겠다는 판단은 옳았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테니까.
“그건 내가 아직 진심을 보이지 않았을 때지만 말이야.”
정면에서 싸우겠다고? 그건 내가 가장 바라던 바다.
[무훈기사 칭호를 발동합니다.]
나는 즉시 칭호의 힘을 발동했다. 고대 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직접 하사한 [무훈기사]의 칭호가 내게 막대한 힘을 건네줬다.
스스스스.
신체를 타고 흘러나오는 반투명한 활자들이 내 몸을 휘감아 갑옷의 형태로 변했다. 오른손에는 검으로 변한 백련을. 왼손에는 칭호의 힘으로 구현된 방패를 쥐었다. 나는 곧바로 방패에 추가로 포인트를 소모해 각인을 부여했다.
즉석에서 부여할 수 있는 각인은 단 두 개. 충격 완화와 방어도 증가.
그것만으로도 놈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했다.
“와라.”
캉캉!
검과 방패를 부딪치며 도발하자 놈들이 창을 찔러 들어왔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분명할 텐데, 어쩐지 분노한 것처럼 보이는 건 내 착각일까?
“흡!”
카가가강!
나는 숨을 내뱉으며 방패를 휘둘렀다. 내 급소를 노리는 창대가 모조리 튕겨 나갔다. 창을 찔러 온 놈들은 공격이 튕기자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나는 곧바로 놈들의 빈틈에 검을 찔러 넣었다.
갑옷과 통째로 꿰뚫린 한 옥졸의 붉은 안광이 꺼지며 몸이 허물어졌다.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불도저처럼 중심으로 밀고 나갔다.
티티팅!
가까운 곳에서 날아온 화살이 갑옷에 맞아 튕겨 나갔다. 나는 자잘한 공격은 모조리 무시한 채 놈들을 거침없이 유린했다. 이런 어중간한 거리에서 쏜 화살은 이야기로 구현된 갑옷을 뚫지 못한다.
위급한 공격은 가장 튼튼한 방패로 막아 내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검으로 끝을 낸다.
검과 방패를 든 이 상태야말로 가장 공방 일체에 가까운 형태.
지금이 싸움에서 승리의 여신은 나의 편에 서서 미소 짓고 있었다.
‘녀석들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거리를 벌리면서 나를 계속 견제했겠지만.’
옥졸들은 그것이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기에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원하던 바였다.
종말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도 싸울 수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겐 불리하게, 내게는 유리한 싸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익혀 온 기술이다.
고작 주입된 명령만 수행하며, 정해진 자리를 지키는 망령들 따위에게 질 정도로 나는 약하지 않았다.
퍼석!
방패에 맞은 옥졸의 몸이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저항은 소용없었다. 나는 한 놈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다.
방패로 뭉개고 검으로 베어 내고 갑옷의 질량으로 찍어 눌렀다.
쓰러진 옥졸들은 이내 가루처럼 흩어지며 일부가 내 육신에 흡수됐다.
각인을 사용해 소모한 것 이상으로 포인트가 흘러 들어왔다.
‘어디 지아 씨는 지금 어떤지 볼까?’
옥졸들을 모조리 정리하고 난 뒤에 나는 권지아의 싸움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래도 회귀자니까 잘 싸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 예상을 깨부수고.
“어?”
권지아는 상당히 위태로워 보였다.
* * *
카앙!
거대한 충격을 채 흘리지 못한 권지아는 몸이 뒤로 밀려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계속 이어지는 격렬한 힘 싸움에서 밀린 것은 권지아였다.
그녀는 회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유현의 대처로 포인트를 빌려 다량의 이야기를 흡수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했다.
해골 장수의 거구에 맞서기에는 권지아는 아직 피어오르지 못한 꽃이었다. 당연히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권지아는 중간에 전략을 바꿨다. 힘으로 안 되니, 속도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움직이는 속도는 그녀가 해골 장수보다 훨씬 더 빨랐으니까.
하지만, 해골 장수는 오랫동안 살아온 무인답게 빈틈이 거의 없었다. 반응 속도도 빠르고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대응도 신속했다.
몇 번이고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던 공격들이 허무할 정도로 쉽게 막혔다.
‘강하다.’
해골 장수는 중견급 컬렉터라 하더라도 일대일로 쉽게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권지아가 가까스로 버티는 것도, 그녀가 오랫동안 싸워 온 경험 덕분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죽어서 다음 회차를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녀석은 지치질 않아.’
해골 장수의 무서운 점이 바로 저것이었다. 옥졸들도 그렇고, 이미 피륙이 없이 뼈와 갑옷으로만 이루어진 그들은 체력의 한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먹을 필요도 잠을 잘 필요도 없었고, 아무리 싸워도 지치지 않았다.
그것이 권지아를 더욱 궁지로 몰아세웠다.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거냐?]
쿵!
해골 장수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진각을 크게 밟았다. 거구에서 나오는 막대한 힘이 지면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순간이지만 건물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고, 당연히 권지아 또한 균형을 잡기 위해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해골 장수는 그 틈에 그녀를 향해 명도를 휘둘렀다.
권지아는 눈을 크게 뜨며 몸을 가까스로 숙여 검을 피했지만,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고 말았다.
퍼억!
해골 장수가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그녀에게 거칠게 휘둘렀다. 권지아는 급하게 검을 들어 올려 방어했지만, 몸이 뒤로 붕 떠서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등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눈살을 찌푸린 권지아의 시선에 어느덧 지척까지 접근한 해골 장수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황급히 검을 들어 올렸다.
카앙!
둘의 무기가 충돌하고, 권지아가 눈을 부릅떴다. 지나친 싸움으로 여기저기 금이 갔던 그녀의 무기가 중요한 순간에 뚝 하고 부러지고 말았다.
설마, 이런 중요한 순간에 검이 부러질 줄은 몰랐다. 오히려 저런 기초적인 무구로 여기까지 싸운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이제, 끝이다…….]
해골 장수는 상대가 무기를 잃었다 해도 봐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런 존재였다. 이곳을 지키라 명령을 받았고, 침입자가 나타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제한다.
눈앞의 적은 퍽이나 훌륭했으나, 기술에 비해 육신은 비루했고 무기는 나약했다.
그것이 그녀의 패인이었다.
권지아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자리에 주저앉았다.
[대왕님의 앞에 섰다면, 내가 너를 보냈다고 전하라.]
해골 장수는 그 말을 끝으로 검을 수직으로 휘둘렀다.
‘아.’
권지아는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결국 패배했음을 깨달았다.
‘끝인가?’
이번에는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스스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여기까지 왔다. 어쩌면 방심했던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일이 잘 풀렸으니, 분명히 이번에는 잘 될 거라고 멋대로 착각을 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다. 그녀는 더욱 열심히 준비를 갖춰야만 했다. 부러지지 않을 무기를 챙기고, 지치지 않을 체력을 키워야 했다.
결국 그러지 못한 것은 그녀였고, 그것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
‘나는 이제 또…….’
그녀는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이미 몇 백 번이고 겪어 온 것이었다. 이제 죽음은 오히려 그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녀에게 마지막까지 미련이 남게 했던 것은 자신과 계약을 맺은 텔러 강유현이었다.
자신의 이해자가 되어 줬을지도 모르는 남자였다.
그가 있다면 이번에는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지옥을…… 반복해야 하는가?’
이제는 지쳤다.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무한 회귀자라는 특성은 그녀에게 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녀를 이 지옥에 가둬 끝없는 삶을 반복하게 만들었다.
“나도, 너와 별 다를 바가 없군.”
그녀는 명도를 휘두르는 해골 장수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해골 장수는 죽음의 감옥에 갇혀 있었고.
그녀는 삶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 누구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죽어라……!]
해골 장수의 검이 권지아의 머리에 닿기 직전.
촤라락!
어디선가 날아온 채찍이 해골 장수의 팔뚝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비스듬하게 떨어진 참격은 권지아를 피해 애꿎은 지면을 내리쳤다.
여기까지 와서 방해를 받은 것에 분노한 해골 장수의 붉은 안광이 더욱 강하게 흘러나왔다.
[누구냐!]
살기를 담은 스산한 시선이 자연스럽게 방해꾼을 향했다.
권지아는 뒤늦게 자신이 살았음을 인지하고 입술을 떨었다. 그녀는 채찍을 쥐고서 해골 장수와 힘겨루기를 하는 유현을 보며 당혹감에 제대로 된 말을 내뱉지 못했다.
“너, 너……!”
“뭘 포기하려고 하고 있어! 정신 차려!”
유현은 얼마나 다급했는지, 평소에 하던 존댓말도 잊은 채 권지아를 강하게 노려봤다.
그 흔들림 없는 뜨거운 시선을 마주하자, 권지아는 뒤늦게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고작 이딴 곳에서 무너지려고, 그렇게 버텨 왔어?!”
“나, 나는…….”
“너도 원하는 바가 있으니까, 여기까지 계속 온 거 아니야!”
원하는 것.
그 일갈을 듣는 순간 권지아는 자신이 여태까지 잊고 있었던 것을 희미하게나마 떠올릴 수 있었다.
아주 먼 과거, 그것을 위해 달려왔지만 결국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삶과 죽음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샌가 그녀는 처음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잊고 말았다.
유현의 통렬한 외침이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목적을 조금이나마 상기시켰다.
‘맞아.’
나는 고작 여기서 멈추려고 버텨온 게 아니야.
‘내게는 목적이 있어.’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도 제대로 떠올릴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그런 것이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권지아는 공허했던 마음속 어딘가에 무언가가 가득 차오르는 걸 느꼈다.
[감히 날 방해하다니. 우선 네놈부터 끝내 주마!]
해골 장수는 곧바로 유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유현은 한 손에 든 방패로 명도를 막았지만, 곧바로 뒤로 주욱 밀려났다.
옥졸들은 상처조차 내지 못한 그의 방패의 귀퉁이가 박살이 나 있었다.
이를 악문 유현은 방패를 해제한 뒤, 백련을 창으로 바꾸고 해골 장수를 향해 휘둘렀다.
저쪽이 붙기 전에 어떻게든 이쪽에서 먼저 견제를 할 생각이었다.
[얕은수를……!]
해골 장수는 유현의 창을 막거나 피하며 거리를 좁혀 왔다.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 그 모습을 본 유현은 곧바로 창을 도끼로 바꿔 휘둘렀지만, 해골 장수는 노련하게 명도를 세워 공격을 막아 냈다.
카가강!
해골 장수는 갑자기 변하는 무기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다는 듯 굳건한 다리를 움직이며 유현을 천천히 몰아세웠다.
유현은 이를 악물고 해골 장수와 맞섰다.
‘강하다!’
대체, 왜 권지아가 끝장내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강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건 상상이상이 아닌가. 하지만 이쪽은 처음부터 시간을 벌 생각이었다고!
해골 장수와 힘겨루기를 하면서 유현이 외쳤다.
“일어서!”
그 말을 들은 권지아는 힘이 빠진 다리에 힘을 줘 몸을 일으켰다.
“무기를 들어!”
그녀는 홀린 듯 부러진 검을 손에 쥐었다.
“끝까지 싸워!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마지막까지 멈추지 마!”
최후의 외침이 권지아의 몸을 강하게 때렸다.
“그래.”
그녀는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해골 장수를 노려봤다.
“네 말이 맞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 그녀는 완전히 죽지 않았음에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 포기하려 했다.
사실, 그래서는 안 됐다.
그녀는 싸워야만 했다.
최후의 최후까지 멈추지 않아야 했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반드시 봐야만 하니까.”
권지아가 해골 장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음……?!]
해골 장수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어딜 보시나? 네 상대는 나잖아?”
텍스트로 이루어진 갑옷 여기저기가 부서진 유현이, 그를 붙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이놈이……!]
고요하기만 하던 해골 장수의 이성에 처음으로 금이 갔다. 그는 즉시 유현을 떨쳐 내려고 했지만, 권지아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빨랐다.
권지아는 뻔히 내다보이는 장수의 등 뒤로 올라타, 손에 쥔 부러진 검을 쥐고 전력을 다해 내리찍었다.
콰득!
[크어어어!!]
반쯤 부러진 검신이 갑옷을 뚫고, 그의 등뼈를 정확히 찔렀다. 해골 장수는 고통을 느끼지 못할 텐데도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에 괴성을 토하며 몸을 거칠게 흔들었다.
유현과 권지아의 몸이 주변으로 튕겨 나갔다.
해골 장수는 등 뒤에 꽂힌 검을 뽑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유현과 권지아를 노려봤다.
[네놈들이 감히……!]
그가 막 움직이려는 찰나,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왔다.
콰앙!
해골 장수의 몸이 화염에 휩싸였다. 유현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들어왔던 입구 쪽에서 컬렉터들이 몰려왔다.
그중 한 녀석이 불덩어리를 날렸는지, 자리에서 기쁜 듯 소리 질렀다.
“아싸! 봤냐! 덩치만 크지 별거 아니네!”
불꽃이 일으킨 검은 매연에 가려서 해골 장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파앗!
매연 속에서 붉은 안광이 폭발했다.
유현은 곧바로 컬렉터들을 향해 소리 질렀다.
“모두 피해!”
“뭐?”
“엇?”
컬렉터들도 뒤늦게 해골 장수가 죽지 않았음을 깨달았지만, 너무 늦었다.
촤아아악!
매연을 뚫고 튀어나온 해골 장수가 명도를 횡으로 휘둘렀다.
건물 안쪽이라는 장애물도 소용없었다. 명도는 기둥과 벽을 무슨 두부마냥 손쉽게 가르며 컬렉터들까지 베어 버렸다.
“허억!”
“이, 이런 미친!”
순식간에 30명이 넘는 컬렉터 중에서 6명이 죽었다. 그들도 마냥 약하지는 않았는데, 반항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뒤늦게 해골 장수를 향한 두려움과 함께, 동료를 죽인 환상체를 향한 복수심이 피어올랐다.
“이 개새끼가!”
“죽여! 조져 버려!”
거리를 벌린 컬렉터들이 악을 쓰며 해골 장수를 몰아붙였다. 거대한 힘이 연달아 폭발하며 해골 장수를 정면에서 몰아세웠다.
해골 장수도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 수십이 넘는 컬렉터들의 공세에 뒤로 서서히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유현은 그 모습을 보며 ‘혹시 쓰러뜨리나?’ 하는 생각을 품었다. 하지만 해골 장수는 끈질겨도 너무 끈질겼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 모두 명부의 잔해로 스러지게 만들어 주마!]
해골 장수는 뒤로 크게 물러나더니, 이내 명부의 말뚝을 향해 접근했다.
그것을 본 권지아가 사색이 되어 외쳤다.
“안 돼! 막아!”
[늦었다!]
해골 장수는 명도의 손잡이로 말뚝을 크게 내리찍었다.
콰직!
반만 박혀 있던 말뚝이 지면에 완전히 파묻혔다.
그리고.
쿠구구궁!
아귀도가 진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