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마스터-236화 (236/237)

# 236

악몽. 그것도 이름이 특별한 ‘바베르의 탑’. 그것이 소환되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모두에게 적용되었던 ‘심판의 날’이 해제됩니다.]

[아군들에게 적용되었던 페널티가 모조리 사라집니다.]

[천사들의 능력이 대폭 하락 합니다.]

[천사들에게 주어졌던 무구들이 사라집니다.]

아군에게 가해졌던 페널티가 사라졌고, 적에게 적용되었던 버프들이 사라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둠관련 속성 아군들에게 막대한 어둠의 기운이 주어집니다.]

[악녀 이리실라가 일시적으로 ‘암제 이리실라’로 강화됩니다.]

[데스 나이트들이 일시적으로 ‘데스 엠퍼러’로 강화됩니다.]

[하급 리퍼들이 일시적으로 ‘최상급 리퍼’로 강화됩니다.]

[듀라한들이 일시적으로 ‘데스 워리어’로 강화됩니다.]

[뱀파이어들이 일시적으로 ‘노블레스 뱀파이어’로…….]

…….

동시에 충렬 또한 충만하게 솟아오르는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순식간에 소모했던 암흑 투기가 복구되었다. 강화된 것은 다른 네임드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충렬은 저 앞에서 충격에 입을 벌리고 있는 천신에게 말했다.

“여기서 만족하면 섭섭하겠지?”

그리고 스킬을 사용했다. 이제 스킬에 제약 따위는 없었다.

“영역 선포. 죽음의 땅.”

충렬이 영역 선포를 사용하자, 악몽으로 발생된 힘에 녹아들어 가기 시작했다. 영역 선포에 소모한 암흑 투기는 무한대였다. 어차피 악몽이 충렬에게 막대한 암흑 투기를 복구해 주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제 아무리 천신이라도 충렬을 막기란 불가능했다. 상상 이상으로 악몽과 충렬의 조합은 엄청났다.

[엄청난 암흑 투기의 소모로 인해 ‘죽음의 땅’이 ‘완전한 죽은 자들의 공간’으로 강화되어 발현됩니다.]

[각종 버프가 아군언데드에게 부여됩니다.]

[각종 디버프가 살아 있는 적들에게 적용됩니다.]

[‘죽은 자의 결계’가 발동됩니다.]

[마스터 ‘이충렬’의 허락 없이 그 누구도 결계를 벗어나거나 진입할 수 없습니다.]

[최소 3명의 신이 모여야 죽은 자의 결계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적들 중 언데드가 아닌 존재들은 ‘악몽의 궁전’에서 점차 언데드가 되어갑니다.]

***

전세가 뒤바뀌자 천사들과 마족들은 속수무책으로 썰려 나가기 시작했다. 물량에서도 밀렸는데, 이제는 수준에서도 월등히 밀리게 된 탓이다. 심지어 천사들은 온갖 버프를 받은 좀비 하나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냥 잡으면 잡혀야 했고, 물어뜯으면 그대로 당해야 했다. 곧 장내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무, 무슨 좀비가 이렇게 강한 거야……!”

“크윽……! 이대로 당할 수는……!”

심지어 천사들은 하늘도 날지 못했다. 하늘을 나는 순간 사신의 낫에 목이 베어져야 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죽은 자들은 충렬의 충실한 수족이 되어 다시 일어섰다.

이제 신이 난 것은 유령의 모습인 마스터 도전자들이었다.

[크흐흐! 이거 완전 날을 잡았구만!]

[이렇게 시원한 복수를 하게 되다니!]

[것보다 이제 끝이야! 이봐, 네크로맨서! 어서 빨리 천신을 처치해!]

[그래! 천신만 처치한다면 네가 신이 될 수가 있다고!]

그들의 말 그대로였다. 이제는 천신을 처치할 때였다. 하지만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악몽을 소환하였음에도 천신은 쉽게 당하지 않았다. 과연 신이라는 것일까? 직접 악몽을 상대하는 천신은 간혹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들이!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홀리 토네이도!”

[천신이 자신의 생명력을 소비하여 스킬을 사용하였습니다.]

[3초 후, 강력한 신성의 폭풍이 ‘악몽의 궁전’에 휘몰아칠 것입니다.]

물론 천신의 공격은 실패였다. 충렬이 곧바로 심연의 목걸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심연의 홀 생성.”

동시에 천신의 스킬은 취소되었다.

[홀리 토네이도가 발현을 실패합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충렬의 목걸이도 부서졌다. 마침내 그 역할을 다한 것이다. 심연의 목걸이로 만든 이후 벌써 저장된 횟수를 모조리 사용해 버렸다.

[심연의 목걸이에 저장된 횟수가 모두 소모되었습니다.]

[심연의 목걸이가 사라집니다.]

더 이상 완전한 방어 스킬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지만, 충렬은 불안해하지 않았다. 아직 이쪽에서 보여줄 수는 많았다. 이번에는 샤오링의 차례였다. 기회를 보고 있던 샤오링을 향해 충렬이 외쳤다.

“샤오링! 받아!”

그 말을 끝으로 충렬이 그녀에게 암흑 투기를 전이했다.

[샤오링에게 암흑 투기를 전이합니다.]

[샤오링이 암흑 투기를 받아들입니다.]

[암흑 투기와 홍염의 기운이 융합하여 ‘흑화(黑火)’의 힘이 발생합니다.]

천신의 옆, 20미터 거리에서 흑화의 힘을 만들어낸 샤오링. 그녀가 충렬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그러고서 스킬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했던 스킬. 바로 강림 스킬이었다.

“검황의 강림!”

샤오링이 강림 스킬을 사용하자, 그녀의 머리 위에 포탈이 생기더니 심상치 않은 영혼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샤오링에게 스며들었다.

[샤오링이 검황(劍皇)의 강림(降臨)을 사용하였습니다.]

[샤오링의 육체에 전대 검황들 중 하나가 강림합니다.]

[검황의 칭호를 가진 17대 화산파의 맹주, ‘난란’이 샤오링의 육체에 빙의하였습니다.]

[기존에 보유한 모든 무공들이 일시적으로 극성의 수준에 도달합니다.]

[난란이 보유한 기존의 스킬 또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말과 함께 엄청난 알림이 귓가를 강타했다.

[매화검법(梅花劍法)을 극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천열화검법(斷天熱火劍法)을 극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화영롱검법(梅花玲瓏劍法)을 극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행매화보(五行梅花步)를 극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하신공(紫霞神功), 옥함신공(玉函神功)을 극성으로…….]

…….

그리고 그녀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샤오링의 육체 제어권이 ‘난란’에게 넘어갑니다.]

샤오링의 기억을 읽은 검황 ‘난란’은 충렬을 보더니 말했다.

“저 천신이라는 녀석을 맡으면 되는 것인가? 신선의 탈을 쓴 수괴를 말이지.”

그녀의 말에 충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샤오링의 몸에 빙의한 난란이 말했다.

“재밌겠군. 나를 이곳 세계에 소환하였으니 그 대가로 당분간 이 아이의 육체에 머물겠다. 물론 아이의 세월에 참견할 생각은 없다. 단지 구경만 할 뿐. 그것이 나의 요구 조건이다. 그나저나 정말 신기한 세상이로구나.”

동시에 시스템이 알려왔다.

[검황의 강림을 사용한 페널티가 발생합니다.]

[전대 검황 ‘난란’은 만족할 때까지 샤오링의 육체에 머물며 헬리오스의 세계를 구경할 것입니다.]

[대신 그녀는 천신과의 전투가 끝나면, 육체 제어권을 샤오링에게 다시 돌려줄 생각입니다.]

강림 스킬을 사용하면 어떠한 페널티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는 없었다. 다만 엄청난 페널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페널티가 아니다.’

제법 괜찮은 검황이 강림한 것 같았다. 어쨌거나 흑화의 힘에 검황까지 강림한 샤오링이, 천신을 베기 위해 허공을 날았다.

***

천신에게 직접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샤오링과 아누비스였다. 다른 네임드들이 천신의 시선을 끄는 사이, 아누비스가 천신에게 간간히 공격을 적중시켰다. 그렇지만 굳이 아누비스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

샤오링의 육체에 빙의한 ‘난란’. 진정한 사기는 그녀였다. 난란은 천신을 보더니 혀를 찼다.

“신선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이던가?”

오히려 그녀는 힘을 줄여서 천신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헬리오스에서 머무는 신의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녀의 흥미는 거기까지였다.

“무림에 있는 신선들과는 수준 차이가 너무 심하군.”

도대체 그녀가 있던 장소에는 얼마나 많은 괴물들이 있다는 소리일까. 천신보고 나약하다고 말을 하다니.

정작 천신은 죽을 맛이었다.

“네크로맨서… 네가 어찌 이런 존재를……!”

그러나 천신의 음성도 거기까지였다. 난란의 검이 천신의 가슴팍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그리고 아누비스의 지팡이가 천신의 뒤통수에 들이쳤다. 이제 이 한방이면 천신이 당할 차례였다.

하지만 천신은 끝내 마지막까지 엄청난 발악을 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비록 소멸되더라도 네 녀석만은 함께 데리고 가겠다!”

동시에 천신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절대 권능을 사용하였다.

“죽어라!”

[천신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마스터 도전자 ‘이충렬’이 제거하는 것에 걸었습니다.]

[‘천신의 각인’이 이충렬의 영혼에 새겨집니다.]

[마스터 도전자 ‘이충렬’은 이제 곧 천신의 소멸과 함께 영혼 자체가 소멸될 것입니다.]

[천신의 각인: 천신이 자신의 존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사용한 저주이다. 천신이 소멸되는 순간, 각인이 적용된 대상 또한 영혼이 소멸될 것이다. (각인 대상: 이충렬)]

시스템의 음성이 심상치 않았다.

‘영혼의 소멸이라고?’

충렬은 특성으로 인하여 죽으면 언데드로 다시 부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육체와 관련해서였다. 영혼 자체가 소멸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하필 궁극기 같은 천신의 스킬들을 막아내느라, 심연의 목걸이의 기능도 모조리 소모해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이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뿐이었다.

‘제기랄.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설마 마지막에 이러한 발악을 할 줄은,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덕분에 천신을 향해 공격해 가던 난란과 아누비스가 단번에 공격을 멈추었다. 그리고 거리를 벌렸다. 둘도 알고 있던 것이다. 이대로 천신을 제거해 버린다면 충렬 또한 위험한 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천신의 몸이 발아래에서부터 가루로 변하기 시작했다. 천신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충렬을 약 올렸다.

“흐흐흐. 설마 나의 궁전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지만, 네 녀석이 소멸될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구나.”

동시에 시스템이 알려왔다.

[천신이 소멸되기까지 7초 남았습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천신의 상태를 회복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제 7초 뒤라면, 충렬은 사망이었다. 저 멀리서 마신이 천신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멍청한 놈. 자폭을 하다니.”

물론 마신 또한 상황은 좋지 못했다. 라이트의 합류로 마신의 상태 또한 이미 최악에 치달았다.

[새벽의 여신의 승률: 90.8%]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충렬로 인하여 천신과 마신은 이곳에서 도망가지 못했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충렬과 함께 죽는 것이 나을 것이리라.

시스템은 계속해서 카운트다운을 해왔다.

[천신이 소멸되기까지 3초 남았습니다.]

3초 뒤. 충렬의 사망은 확정이었다. 어느새 장내의 전투는 정리된 상황이었다. 천사들과 마족들 중에서 이미 살아서 숨을 쉬는 존재는 없었다. 병력들의 싸움은 충렬의 세력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암울한 표정으로 충렬의 상태를 바라볼 뿐이었다.

[천신이 소멸되기까지 2초 남았습니다.]

무척이나 촉박한 시간 2초. 2초가 흐른 뒤라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며 모두가 안절부절못했다.

“어떻게 해야……!”

[제기랄! 부활 스킬도 소용이 없는 건가?]

“충렬이 죽는다면…….”

모두가 초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새벽의 여신이더라도 천신의 각인을 해제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천신의 각인을 막을 존재가 등장한 것이다.

충렬의 영지에 있던 메두사. 그녀가 등장했다.

[마스터 도전자 ‘이충렬’의 위험을 감지한 ‘메두사’가 연인의 언약을 사용하여 충렬에게로 이동합니다.]

그녀와 잠자리를 가졌을 뿐인데 얻게 된 스킬 ‘연인의 언약’. 그것은 연인으로 등록된 존재가 위험에 처한다면 인지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 위기의 순간은 지금이었고, 그것을 감지한 메두사가 즉시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메두사는 충렬을 보더니 애틋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 천신과 싸워주고 있었다니.”

메두사는 자신 때문에 충렬이 고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메두사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인간이여.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비록 하룻밤의 관계였지만 그녀는 충렬에게서 애틋한 감정을 느꼈고, 곧 그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한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충렬이 어떠한 상황에 처했는지 메두사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연인의 언약으로 인해 모든 상황을 단번에 인지했던 것이다.

메두사는 그 누구보다도 천신을 찢어 죽이고 싶어 했지만, 그런 것 따위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선택은 천신을 찢어 죽이는 것이 아니라, 충렬을 살리는 것이었다.

“석화.”

석화의 대상은 당연히 천신이었다.

[메두사가 ‘석화’의 능력을 사용합니다.]

[천신의 육체와 영혼을 포함한 그의 존재 자체가 굳어갑니다.]

천신이 석화되어 감으로 인하여 결국 충렬은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석화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천신의 소멸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습니다.]

[석화가 해제되거나, 석화된 천신을 공격한다면 천신은 소멸될 것입니다.]

물론 신에게 석화의 능력을 사용한 메두사는 안타까운 일을 겪어야 했다.

[메두사가 석화의 능력을 사용하여 신을 봉인하는 중입니다.]

[능력을 너무 무리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적용한 대상의 수준이 너무 높습니다.]

[석화가 완전히 적용되는 순간, 메두사는 사망할 것입니다.]

[부활 스킬로 되살릴 수 없습니다.]

그 말과 함께 돌처럼 굳어가는 천신.

쩌저저적.

그리고 충렬을 바라보며 아련한 표정을 짓는 메두사. 이제는 천신이 아닌, 그녀의 육체가 발끝부터 가루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육체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충렬을 향해 말했다.

“남아 있는 나가들을 부탁한다.”

그렇게 끝이었다. 그녀의 육체는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녀의 육체가 사라지는 순간, 천신의 봉인도 완료되었다.

[메두사가 사망하였습니다.]

[천신의 봉인이 완전히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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