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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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걸어 나가는 데프론과 100마리의 보병들. 그들은 충렬의 무리가 있는 곳에서 대략 50미터쯤 거리를 벌렸다.
그러는 사이 암흑기사들이 엄청난 속도로 들이쳤다. 얼마 있지 않으면 녀석들과 보병들은 서로 충돌을 하게 될 것이리라. 이제 서로와의 거리는 제법 가까워졌다.
장비만 보아서는 군단 보병들의 무장도 나쁘지 않았다. 이전보다 더욱 촘촘히 몸을 감싼 검은 갑옷과, 서늘하도록 날카롭게 날이 서 있는 검이 상대에게 당장에라도 죽음을 내릴 것만 같았다.
1열 횡대로 서 있는 보병들이 검을 들었다. 그리고 랜스를 차징하여 돌진해 오는 암흑기사들에 대비했다.
서로와의 거리가 완전히 좁혀지기 전 먼저 움직인 것은 데프론이었다. 거대한 양손검을 왼쪽으로 들어 올린 데프론. 녀석이 대검을 오른쪽으로 휘두르며 스킬을 사용했다.
[마기공].
동시에 어둠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날카로운 오러가 날아갔다. 그의 검에서 발생한 마기공은 이전보다 더욱 거대했으며, 빠른 속도로 적들을 향해 짓쳐들었다.
쉬이이이이익!
엄청난 빠르기로 나아간 마기공은 돌진해 오는 암흑기사들을 학살했다. 단단한 갑주를 입고 있다고 한들, 마기공에 적중된 이상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마기공이 지나간 자리엔 반으로 절단된 암흑기사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데프론의 마기공이 돌진해 오는 암흑기사의 목을 갈랐습니다.]
[암흑기사가 사망합니다.]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마기공이 암흑기사의 상체와 하체를 분리시켰습니다.]
[육체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암흑기사가 처치됩니다.]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마기공에 의해 암흑기사 하나가…….]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
가까운 거리에서 사용했기 때문일까? 마기공의 효과는 무척이나 좋았다. 피할 수 없는 거리에서 사용하다 보니 적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결국 데프론의 공격 한 번으로 엄청난 양의 카르마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마기공으로 사망한 암흑기사가 많다고는 해도, 그 숫자는 고작 12마리에 불과했다. 전체적인 숫자로 본다면 그리 큰 타격을 입힌 것은 아니었다. 아직 88마리의 암흑기사들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그들은 곧 데프론과 보병들을 덮쳐왔다.
뾰족하게 솟아 있는 랜스의 끝이 데프론과 해골 보병들을 노렸다.
보병과 기사들의 거리는 겨우 15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두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두 무리는 충돌하게 될 것이리라.
***
보병들이 1열 횡대로 서 있는 것처럼, 암흑기사들도 마찬가지로 횡대로 덮쳐왔다. 놈들의 랜스의 끝이 너무나 쉽게 보병들을 박살 낼 것처럼 짓쳐들었다. 그러나 암흑기사들과의 충돌이 일어나기 직전, 보병들이 땅을 박찼다. 달리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도약하기 위해서였다.
[데프론이 군단 보병들을 지휘하기 시작합니다.]
[데프론이 보병들에게 도약을 명합니다.]
[보병들이 땅을 박차 도약합니다.]
기사들은 말을 타고 있었다. 그렇기에 놈들을 상대하려면 보병들은 높이 뛰어야 했다. 하지만 군단 보병들은 이미 평범한 보병들이 아니었다. 높게 점프를 하는 것은 보병들에게 너무나 손쉬운 일이었다. 덕분에 차징으로 고정시킨 암흑기사들의 랜스는 결국 목표물을 잃었다.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격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보병들이 단순히 피하기 위해 도약을 한 것은 아니었다. 랜스를 피하는 것은 덤에 불과했다.
[군단 보병들이 도약으로 암흑기사들을 덮칩니다.]
그랬다. 보병들은 도약함과 동시에 검을 내질렀다. 그들이 내지른 검의 끝은 암흑기사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그로 인하여 암흑기사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보병들이 간단하게 검을 내질렀을 뿐인데도 말이다. 엄청난 빠르기로 돌진해 오니 그만큼 깊숙이 찔릴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암흑기사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탑승한 말이 돌진하는 가속의 힘에 의하여 말이다.
푸욱.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그 잔인한 소음이 일시에 울려퍼졌다. 물론 모든 보병들이 공격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타이밍을 잘못 잡은 보병들은 오히려 자신이 당해야 했다. 암흑기사 또는 그들의 말과 충돌하였기 때문이다. 그들과 충돌하니 보병들의 몸은 자연히 박살 났다.
퍼억.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결국 장내에는 칼에 찔리는 소리가 아니면 둔탁하게 때리는 소리가 장식했다.
[군단 보병의 검이 암흑기사의 머리를 파고듭니다.]
[암흑기사가 처치되었습니다.]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암흑기사의 돌진에 군단 보병의 몸이 박살 납니다.]
[군단 보병 하나가 역소환됩니다.]
…….
결국 서로의 숫자는 실시간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암흑기사의 수: 80]
[군단 보병의 수: 79]
[암흑기사의 수: 78]
[군단 보병의 수: 74]
[암흑기사의 수: 70]
[군단 보병의 수: 59]
[암흑기사의 수: 63]
[군단 보병의 수: 47]
[암흑기사의 수: 58]
[군단 보병의 수: 40]
…….
그렇게 한차례의 충돌이 끝나자 남아 있는 인원은 다음과 같았다.
[암흑기사의 수: 49]
[군단 보병의 수: 22]
줄어든 숫자는 군단 보병들의 숫자가 더욱 많았다. 그렇지만 전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말을 돌진시켜 파괴력을 더하려면 제법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존재해야 했다. 그러나 한차례의 충돌이 끝나고, 암흑기사들은 더 이상 말을 달리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보병들과의 백병전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데프론의 스킬 하나가 암흑기사들의 발을 묶었다.
[군단보병 소환.]
그 말과 끝으로 말머리를 돌리려던 암흑기사들의 주변으로, 수많은 군단 보병들이 등장했다.
전투를 지켜보며 다크 오러를 아꼈던 데프론. 녀석이 가지고 있던 오러로 소환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막대한 오러의 손실을 보았지만, 결국 아군의 숫자는 다시 최대로 증가하게 되었다.
[암흑기사의 수: 49]
[군단보병의 수: 100]
만약 말을 돌진시킬 수 있게 된다면 암흑기사들이 또다시 활약을 할 수가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들은 이제 말에서 내려 보병들을 상대해야 했다. 포위하기 시작하는 보병들로 인하여 기사들이 도망갈 곳은 없었다.
***
암흑기사들을 돌진시킨 광군주 뮤레컨. 그는 광포하게 웃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정예 중의 정예인 암흑기사들을 막으려는 병력이 부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크크크큭. 말을 탄 기사들을 보병들로만 막으려 하다니. 무척이나 멍청한 작자로다!]
자세를 편하게 잡은 광군주는 곧 발생할 학살을 기대했다. 당장에 보이는 상대의 전력은 보병들이 전부였다. 그 외에 다양한 언데드들이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듀라한과 그의 보병들만이 주력으로 보였던 것이다.
[흐흐. 기사들이여. 어서 나에게 승리를 가져오라.]
그러나 오만방자했던 그의 자세는 약간 바뀌어야 했다. 듀라한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해서다. 보병들을 두고 듀라한이 앞으로 나서자 뮤레컨의 표정에 의문이 가득했다.
[음……? 왜 혼자 나서는 것이지?]
하지만 그의 의문은 금방 해결되었다. 듀라한으로부터 나온 오러가 기사들을 베어 넘겼으니 말이다.
듀라한이 검을 휘두르자 응축된 다크 오러가 쏟아져 나갔다. 그리고 그 오러에 총 12마리의 암흑기사들이 단숨에 처치되었다.
암흑기사들이 너무나 허망하게 사망하자 뮤레컨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평범한 듀라한은 아니었군.]
그렇지만 찌푸려진 표정은 잠시뿐. 아직 많은 수의 암흑기사들이 남아 있었다. 거기다가 이제는 듀라한이 다시 스킬을 사용할 틈도 없이, 암흑기사들이 거리를 좁혀내었다. 그 광경에 광군주는 다시금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크크큭. 얼른 저놈들을 처치하고 수하로 삼아야겠다. 본 드래곤이라니. 그것만 가질 수 …….]
그러나 그의 음성은 잠시 멈추어졌다. 곧 이어지는 보병들과 기사들의 대결은, 그가 상상하던 것과는 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보병들이 점프를 하여 암흑기사들에게 덤비는 순간, 뮤레컨의 표정에 당황이 가득했다.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보병들에게 무모한 명령을 내리는 상대의 행위가 말이다.
애초에 보병들을 제자리에 고정시켜 방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달려들게 하다니. 그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어… 어떻게 보병들로 저런 짓을 시키는 것이지! 병력의 손실이 아깝지 않은 것인가!]
하지만 데프론이 병력의 손실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있었다. 다시금 소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데프론이 새로운 보병들을 소환하는 순간, 광군주가 보였던 당황은 곧 경악으로 바뀌어야했다.
[뭐… 뭣이! 보병들을 또다시 소환을 한다고!]
그는 암흑기사들로 적들을 먼저 유린하고, 나머지 병력들로 밀어붙이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새롭게 소환된 보병들에 의해, 먼저 돌진시킨 암흑기사들의 숫자가 급속도록 줄어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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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된 암흑기사들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암흑기사 하나당 군단보병 둘이 붙어 상대했기 때문이다.
암흑기사들은 빠르게 말에서 내려야 했다. 말 위에 올라타 있다고 해도 좋은 것이 아니었다. 말이 이동하지 못했기에 제대로 회피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인 즉, 보병들의 공격에 너무나 쉽사리 노출되었다는 소리다.
물론 시기는 이미 늦었다. 말에서 내려온다고 한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암흑기사들이었다.
[남아 있는 암흑기사들의 수급을 베어라. 단 한 녀석도 살려두지 말아야 한다.]
만약 데프론의 보병들이 단순한 해골 보병이었다면, 결코 암흑기사들을 몰아부칠 수가 없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일반 보병에서 이미 몇 단계나 거쳐 강화된 보병이었다. 보병들의 전투력은 무척이나 뛰어날 수밖에 없었다.
공격은 날카로웠으며 협공에는 틈이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더하여 데프론까지 합세하니 암흑기사들이 무너지는 것은 금방이었다.
결국 늘어나는 것은 암흑기사들의 시체뿐이었다.
[군단 보병이 암흑기사의 등을 찌릅니다.]
[등이 찔린 암흑기사가 당황하여 고개를 돌리려 합니다.]
[앞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군단 보병이 암흑기사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데프론이 대검에 다크 오러를 잔뜩 일으킵니다.]
[오러를 덧씌운 데프론의 블랙 츠바이헨더가 상대의 어깨부터 골반까지 갈라 버립니다.]
[5,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
그렇게 마지막 남은 암흑기사의 목을 베었을 때. 시스템이 충렬에게 알려왔다.
[데프론이 그의 보병들과 함께 암흑기사들은 전멸시켰습니다.]
[총 100마리의 암흑기사가 처치되었습니다.]
[당신은 총 500,000카르마를 가져갔습니다.]
암흑기사 하나가 주는 카르마는 5천이었다. 그런데 100마리를 잡으니 그 합이 총 50만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통계로 보여준 수치일 뿐. 진정한 보상은 이제부터 주어졌다.
[데프론의 숙련 등급이 8등급으로 상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