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화.
***
역시나 가장 처음은 막대한 레벨의 상승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
…….
태양왕 라이트에 의하여 얼마 전에 대폭 성장했던 충렬이었다. 그렇지만 악몽 덕분에 또 비슷한 성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충렬의 레벨은 총 열 번 상승했다.
[총 10만큼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당신의 레벨이 50이 되었습니다.]
[현재 레벨: 50(다음 레벨까지 ???)]
[50레벨부터는 카르마만을 이용하여 레벨을 올리지 못합니다.]
50레벨부터는 단순히 카르마로 레벨을 상승시킬 수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50레벨이 되자 시스템은 충렬의 직업 수식어가 바뀌었음을 알려주었다.
[챔피언에 들어가는 조건들 중 하나를 만족하였습니다.]
[50레벨을 달성하였기에 당신은 이제부터 ‘챔피언 네크로맨서’가 됩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시스템은 또 다른 보상을 내려주었다. 스킬의 랭크업은 아니었다. 기존에 충렬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의 강화였다.
[챔피언이 되었기에 그에 걸맞은 직업 전용 아이템을 하나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소지하고 있는 ‘영혼 수확자의 반지’가 ‘네크로 군단의 반지’로 강화됩니다.]
강화는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스택이 더욱 높은 확률로 축적됩니다.]
[반지를 사용해도 자신의 생명력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강화되어 바뀐 앞의 두 가지 내용은 평범할 정도의 강화였다. 하지만 다음으로 알려주는 내용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당신의 소속인 언데드를 반지에 저장하여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것은 네크로 군단의 반지, 그리고 영역 선포(죽음의 땅)로 인하여 발생한 언데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본래 그들은 역할을 수행한 후에 사라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반지에 저장한다면 사라지지 않습니다.]
[추후에도 꺼내어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동시에 시스템은 뒤바뀐 내용을 나타내 주었다.
[네크로 군단의 반지: 상대를 처치할 때마다 높은 확률로 스택을 쌓는다. 반지를 사용하면 중첩된 숫자만큼의 언데드를 불러낸다. 언데드의 종류와 강함은 착용자의 레벨에 따라 다르다. 도전자 ‘이충렬’에 소속되어 있는 언데드를 저장할 수 있다. 네크로 군단의 반지, 또는 영역 선포로 소환한 언데드 등도 마찬가지로 저장할 수가 있다. (현재 중첩된 숫자: 346) (현재 저장된 언데드: 없음.)]
시스템의 보상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이제는 단순히 네임드와 그들의 졸개들만 소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솔직히 달인이라는 위치에 되었을 때만해도 엄청난 성장을 한 줄로 알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나 마찬가지였다. 챔피언이 되자마자 강함의 크기가 달라졌다. 이 정도면 달인 도전자들이 여럿 덤빈다 해도 충분히 상대할 정도였다. 단순히 챔피언이 되면서 얻은 아이템 하나로만 말이다.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말 그대로의 군단을 부릴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진정한 챔피언들의 수준인가.’
그렇다면 챔피언의 다음으로 알고 있는 마스터들은 어떨까. 도무지 그 강함이 상상이 가질 않았다.
어쨌거나 아이템 강화를 마지막으로, 충렬에게로의 보상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라이트가 포기한 보상을 받을 차례였다.
***
라이트가 포기하여 발생한 보상은 별다른 것이 아니었다.
[라이트가 원래 받아야 할 보상은 당신이 받기로 되어 있습니다.]
[당신에게 ‘마스터 승급 도전권’이 주어집니다.]
‘마스터 승급 도전권?’
아마 챔피언급의 그가 악몽을 처치하면 받아야 했던 아이템이 분명해 보였다.
잠시 후, 충렬의 손으로 조그만 종이가 등장했다.
[마스터 승급 도전권: 마스터로 향하는 승급 도전권이다. 24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이 아이템은 사라진다. 승급 도전권을 얻기란 쉽지 않다. 얼른 사용하자. (기간 만료까지 23시간59분 남음.)]
무려 제한 시간이 걸려 있는 아이템이었다.
‘챔피언이 이제 막 되었는데…….’
만약 사용한다면 엄청 어려운 일을 부여받을 것 같았다. 결코 쉬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생각해보면 정말로 승급 도전권을 얻기란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라이트가 이것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엄청난 시간 동안 악몽에 얽매이며 겨우 가져가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라이트는 특성 때문에 시간이라도 많았다.’
만약 다른 도전자들이라면 부활의 기회 없이 도전권도 얻지 못하고 사망했을 터였다.
‘역시 신좌로의 길을 험난하게 해놓았군.’
그러니 첫 번째로 끌려온 라이트조차 그런 상태였던 것이리라.
‘젠장, 일단 24시간 안에 최대한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겠어.’
어떤 시련이 등장할지 몰랐다. 그렇게 충렬이 승급 도전권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의 볼일이 없던 시스템이 충렬에게 통보했다.
[악몽을 상대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을 영지로 귀환시켜 드리겠습니다.]
***
충렬이 영지로 돌아가자 박해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충렬의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왔나.]
그러지 않아도 충렬은 영지로 되돌아오면 그를 만나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그가 먼저 찾아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얼른 영지 상태창을 봐. 주민들의 숫자가 제법 많이 늘어났으니까.]
진중한 그의 어조에 충렬은 다른 것을 살피지 않고 곧장 영지 상태창을 살폈다. 그러자 시스템이 바뀐 내용을 알려주었다.
[해골만세 혈맹원들이 대규모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승리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들의 주변에서 죽은 도전자들이 당신의 주민이 되어 태어납니다.]
다행히 혈맹원들의 사망은 없는 듯 했다. 그렇지만 이어서 합류하는 주민들의 숫자는 놀라웠다.
[50마리의 해골 경비병이 당신의 영지에 합류합니다.]
[30마리의 해골 궁수가 당신의 영지에 합류합니다.]
[죽음술사 김시민의 교육으로 해골일꾼 10마리가 흑마법사가 되어 합류합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8명의 도전자가 혼돈의 신전으로 인해 혼돈의 복사라는 주민으로 새로이 합류하였습니다.]
[어린 예비 신자 아이들이 깊은 신앙심으로 빠른 성장을 이룩해 내었습니다.]
[총 10명의 아이들이 혼돈의 사제가 됩니다.]
평범한 병력부터 고급 인력까지. 다양한 인원들이 충렬의 영지로 충당되었다.
‘이건 또 예상외의 소득이군.’
설마 혈맹 본부를 이곳에 둔 이들이 활동하면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 단순히 카르마만 징수할 수 있을 줄로 알았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지금은 그다지 많은 카르마를 징수할 수 없었다. 물론 카르마의 징수는 상관없었다. 이 정도의 주민들이 유입한다면 오히려 더 많은 값어치를 했다.
“혈맹원들은 어디 있습니까? 감사 인사라도 해야겠네요.”
[조금 전에 또 다른 임무를 하러 떠났다. 어쨌든 병력이 제법 많아지게 되었군. 일전에 해골왕에게 받은 병력까지 합치니 너무 많아졌어.]
그의 말 그대로였다. 새로이 합류한 병력들 외에, 이전에 마족들의 침공을 방어한 후 받은 50마리의 좀비와 300마리의 해골 병사들이 있었다. 그것도 고성능의 존재들이 말이다.
‘이들을 네크로 반지에 넣고 다니면 대박이겠지.’
그러나 충렬은 고개를 저었다. 이들은 영지를 방어하기 위해 놔두어야 했다.
‘어차피 영주의 반지가 있으니 따로 소환할 수는 있다. 굳이 군단의 반지에 저장할 필요는 없어.’
어쨌든 박해일이 충렬을 보자고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영지의 병력에 대한 것은 간단한 애피타이저에 불과한 소식이었다.
[혈맹원 중에서 하나가 저번 임무에서 구했다는 아이템이다. 아마도 네게 필요할 것이라더군.]
그 말을 끝으로 그가 건네는 것은 하나의 비석이었다.
‘아니, 도전자들의 묘비와 비슷하다.’
그 추측은 정확했다.
[어느 챔피언 도전자들의 묘비(소비형 아이템): 챔피언 도전자들이 죽으면서 남긴 묘비의 축소판이다. 사용하면 어떤 글을 남기고 죽었는지 볼 수 있다. 한 번 사용하면 묘비는 사라진다. 당신의 상황과 관련한 글들이 일정 숫자만큼만 등장한다.]
설마 이런 아이템이 존재하다니. 챔피언들이 남긴 글이기에 일부러 충렬에게 주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자신의 상황과 관련된 글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었다.
‘일단 사용해 봐야겠군.’
혹시나 몰랐다. 어떤 도움이 되는 글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마음을 굳힌 충렬이 즉각 입을 열었다.
“묘비를 사용한다.”
그러자 시스템이 묘비의 글을 시야에 나타내 주었다. 덕분에 충렬은 확인할 수가 있었다. 묘비에서 나타나는 글은 자신의 여정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글이라는 것을.
***
[당신의 상황과 관련된 챔피언 도전자들의 묘비글이 표시됩니다.]
그 말과 동시에 충렬의 눈앞으로 수많은 글들이 등장했다.
-마스터 승급 왜 이렇게 힘드냐.
-도전권으로 승급 도전할 때 임무 선택 잘해라.
-난 왕국 멸망시키는 임무 선택했는데.
-그거 개헬인데요 ㅋㅋㅋ
-ㅇㅇ 왕국이면 챔피언 수준의 인물들 수두룩함.
아마 도전권을 사용하면 임무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선택을 잘하라는 소리인가.’
그러나 전부다 자신의 임무가 어려웠을 터였다.
‘즉, 주관적이라는 소리지.’
충렬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글은 이어졌다.
-난민 대이동은 조금 쉬운 편.
-그거 난민들 조금이라도 죽으면 임무 실패 아님?
-맞아요. 저도 비슷한 거 함 ㅋ. 쉬운데 방심하는 순간 게임 끝.
-다 필요 없다. 존버하는 임무 선택해라.
그 외에도 글은 계속되었다.
‘일정 숫자만큼의 글만 보여준다더니…….’
시스템은 생각 외로 많이 보여주었다.
-하, 이번에 승급 성공하려고 발악했다가 뒤졌네.
-절대 2번 이상 도전하기는 싫음. ㅇㅈ?
-ㅇㅈ. 이거 레알이다. 도전권 하나 받을라고 너무 고생함;
-난 도전권 하나 구하는 데 11개월 걸림.
-11개월? 우와. 빨리 구하셨네요.
그들과 다르게 충렬은 엄청 운이 좋게 도전권을 곧바로 구해 버렸다.
‘이번 기회를 날리면 언제 도전권을 또 구할지 모른다.’
그렇게 충렬은 글들을 모두 살피고난 후, 상황을 종합했다.
‘결국 어떤 임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급의 결과가 다르다는 것인가.’
물론 임무에 실패해도 상관은 없었다. 다음 승급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은 모든 도전자들이 질색했다.
‘그만큼 도전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었다.
‘빠르게 다음 임무를 준비해야겠군.’
생각을 정리한 충렬은 즉각 자리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충렬은 어딘가로 이동하기 전, 박해일에게 말했다.
“방금 받은 아이템이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야 전달한 것 밖에 없는데 뭘.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군.]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 자리를 박찬 충렬이 어딘가로 향했다.
‘일단은 악몽을 상대하느라 역소환이 된 네임드들부터 빠르게 회복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