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화.
대폭 성장
거대한 폭파. 그것은 지금껏 본 적이 없던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그 폭파로 인하여 악몽이 죽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장내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사망해야 했다.
영안실이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영안실 내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은 폭파에 휩쓸려 증발해 버렸다.
[시체 폭파로 ‘악몽’이 처치되었습니다.]
[도전자 라이트가 시체 폭파에 의하여 사망합니다.]
[도전자 이충렬이 시체 폭파에 의하여 사망합니다.]
[데프론이 역소환됩니다.]
[레일리가 역소환됩니다.]
[아르타디아가 역소환됩니다.]
[제레미가 역소환됩니다.]
[샤오링이 역소환…….]
…….
[더 이상 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역선포 - 죽음의 땅’이 종료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조용해진 장소. 그곳에서 두 사람의 시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것은 바로 라이트와 이충렬이었다. 충렬이 죽어도 다시 되살아나는 것처럼, 라이트 또한 다시 되살아나는 특성이 있었다.
[태양의 힘이 도전자 라이트의 육체를 다시 구성하는 중입니다.]
[죽음의 힘이 도전자 이충렬의 육체를 언데드로 구성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공간에 라이트와 이충렬이 다시금 일어섰다.
[라이트의 육체가 원래대로 복구되었습니다.]
[악몽에게 사용한 힘을 그가 모조리 회수하였습니다.]
다만 라이트와 다르게 언데드가 된 충렬은 더욱 강한 존재가 되었다.
[이충렬이 ‘아크 리치’가 되어 일어섭니다.]
[어둠의 마나를 더욱 잘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암흑 투기의 효율이 극도로 증가합니다.]
[아크 리치의 고유 스킬 ‘리바이브’를 지금부터 사용하게 됩니다.]
[죽은 시체들을 부활시켜 수하로 부릴 수가 있습니다.]
[각종 중급 이하의 마법을 난사할 수 있습니다.]
[마법의 목록은 시야 상단에 표시…….]
[하지만 주의하십시오.]
[아크 리치의 상태에서 죽게 된다면…….]
물론 충렬이 언데드로 활동할 기회는 없었다. 악몽이 처치되자 무지막지한 시스템의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
[악몽을 처치한 도전자 라이트, 그리고 이충렬 님.]
[당신들을 상태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라이트는 악몽에게서 회수한 힘에 더불어, 그 전에 사용한 힘까지 단번에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충렬은 언데드 상태에서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신의 상태가 ‘아크 리치’에서 ‘인간’으로 변경됩니다.]
아크 리치의 능력이 궁금하긴 했지만, 충렬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어차피 나중에 죽을 상황이 생긴다면 또 강한 존재로 태어나겠지.’
물론 일부러 죽을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라이트와 충렬의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준 시스템은 곧 보상을 내렸다. 그의 차례가 먼저였고, 그는 시스템에게 보상을 받기 전에 물어보았다.
“시스템, 일전에 내가 말한 약속은 들어주는 것이겠지?”
그의 말에 시스템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시스템의 답변에 라이트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 고맙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일까? 거기에 대해서는 곧 알 수가 있었다.
[당신의 도전자 자격을 회수해 드리겠습니다.]
그랬다. 라이트가 요구한 것은 도전자의 자격을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하기야, 그가 일전에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을.
악몽을 처치한다면 도전자의 삶을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나 보다.
그런데 그의 이어지는 말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럼 원래 내가 받아야 하는 보상은 저 친구에게 몰아줘.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도전자에게 모두 주기로 했으니까 말이지.”
[알겠습니다.]
[도전자 이충렬 님.]
[당신은 도전자였던 라이트가 받아야 할 보상까지 한꺼번에 가져가야 합니다.]
시스템의 말에 충렬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뭐? 라이트의 보상까지?’
충렬이 그런 반응을 보이거나 말거나 라이트는 충렬을 바라보더니 씨익 웃었다.
“잘해보라고. 난 여기까지로 만족하니까. 더 이상은 지쳐서 하지를 못하겠군.”
그리고 충렬이 보상을 받기 직전, 시스템은 라이트의 처우를 정해주었다. 그의 처우에 대해서는 충렬에게 물어보았다.
[라이트를 도전자 ‘이충렬’의 영지민으로 등록하려 합니다.]
[당신은 그를 영지민으로 받지 않는다면 그의 보상까지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스템의 조건을 들은 충렬은 1초도 아까웠다. 확실하게 이득을 볼 수 있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영지민이 된다면 영지의 전력이 상승할 것이고, 자신은 추가적인 보상까지 가져갈 수가 있었다. 혹시나 시스템이 다른 말을 할까 싶어 충렬이 빠르게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그를 영지민으로 받는다.”
충렬의 말에 라이트가 입을 열었다.
“고맙군.”
그러더니 그는 곧 충렬의 영지로 이동되었다. 그런데 다른 영지민들과 다르게, 그는 언데드가 되지 않았다.
[라이트가 당신의 영지민이 되었습니다.]
[그는 도전자의 자격을 잃었지만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모든 능력을 가지고 당신의 영지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대신 그는 더 이상 도전자로서의 도전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라이트를 영지로 보낸 시스템은, 드디어 충렬에게 보상을 내려주었다. 라이트의 것까지 합쳐서 말이다.
***
가장 처음으로 받은 보상은 소환수들과 관련된 것이었다.
[악몽의 처치에 참여한 데프론이 숙련도 99.99%의 벽을 돌파합니다.]
[데프론의 숙련 등급이 A등급에서 9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이제부터 숙련 등급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데프론에게 주어지는 변화는 단 하나였다.
[데프론이 보유한 ‘정예 해골 보병 소환’이 ‘군단보병 소환’으로 강화됩니다.]
[기존에 있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그렇게 강화된 소환 스킬은 다음과 같았다.
[군단보병 소환: 죽음의 보병들을 대규모로 소환할 수 있다. 아직은 수준이 미천하여 최대 100마리의 보병들만 부릴 수 있다. 다크 오러를 소모하며 보병들을 소환한다.]
강화된 소환 스킬은 매우 간결한 설명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 품은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최대 100마리라고?’
이전에만 해도 20마리를 소환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A랭크에서 9랭크로 한 단계만 상승했을 뿐인데 100마리나 소환할 수가 있게 되다니.
‘100마리로 시체 폭파를 사용한다면…….’
이제 충렬을 막을 자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시체 폭파를 사용할 것도 없이, 데프론 혼자서 다 해먹을 수가 있었다. 데프론 혼자만 해도 강한데 100마리의 보병들이 함께 돌진한다면 결코 막아내기가 쉽지는 않으리라.
어쨌거나 데프론 다음에는 샤오링의 차례였다.
[악몽의 처치에 참여한 샤오링이 숙련도 99.99%의 벽을 돌파합니다.]
[샤오링의 숙련 등급이 A등급에서 9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이제부터 숙련 등급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상승할 수 있습니다.]
샤오링의 성장은 데프론과 달랐다. 그녀 스스로가 강해지는 성장이었다.
[역천심법(逆天心法)이 5성에 도달합니다.]
[심법이 5성에 도달하며 모든 상태 이상에 대한 저항력이 상승합니다.]
[운기조식을 사용 시, 심신의 안정과 신체의 회복을 더욱 빠르게 이루어냅니다.]
[홍염보(紅焰步)가 3성에서 5성으로 급상승합니다.]
[홍염보를 사용하면 한 줄기의 불길이 되어 이동하게 됩니다.]
[그녀가 지나가는 장소는 이제 불바다가 되어 모든 것이 불타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것은 전혀 뜻밖의 소식이었다.
[샤오링의 역천심법이 5성에 도달하였기에 새로운 스킬이 생겨납니다.]
[샤오링이 새로운 스킬 ‘호신강기(護身剛氣)’를 습득합니다.]
[호신강기(護身剛氣): 응축된 내공으로 몸을 감싸 보호한다. 일정 이하의 모든 공격을 방어한다. 내공을 주입할수록 더 강하게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샤오링이 가진 내공의 특성상 사용 시 몸 주변에 불꽃이 발생한다.]
호신강기라니. 그녀가 공격당하지 않으려면 회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아니었다.
‘이제부터는 다르다.’
샤오링 또한 스스로를 보호할 수단이 생겨났다. 마치 충렬이 암흑 투기로 몸을 보호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음의 것이었다.
[샤오링이 지금부터 ‘검황(劍皇)의 강림(降臨)’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검황(劍皇)의 강림(降臨): 검황이라는 칭호를 가진 영혼들 중 하나를 샤오링의 몸에 강림시킨다. 사용하면 전대 검황들 중 하나가 샤오링의 몸을 통해 활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의하자. 사용한 후에 어떠한 페널티가 발생할지는 알 수가 없다.]
강림과 관련된 스킬은 그 어떤 소환수도 가지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스킬이었다.
‘놀라워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가 않는군.’
분명 강림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능력을 가진 이들이 등장하게 되리라. 정작 문제는 사용하고 난 후의 페널티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알려주지 못할 정도라면 그만큼 심각한 종류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강림 스킬은 최후의 최후에 써야 할 그런 스킬임에 분명했다.
그렇게 데프론과 샤오링의 성장이 끝나고 다른 네임드들에게도 변화가 나타났다. 아쉽게도 다른 네임드들은 이제야 99.99%의 벽에 도달했다.
[마렉의 숙련도가 99.99%가 됩니다.]
[레일리의 숙련도가 99.99%가 됩니다.]
[제레미의 숙련도가 99.99%가 됩니다.]
다만 숙련 등급이 B등급이었던 아르타디아는 A등급으로 상승했다.
[아르타디아의 숙련 등급이 A등급이 됩니다.]
[그녀가 ‘대규모 순간 이동’을 배웁니다.]
[대규모 순간 이동: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아군들과 함께 알고 있는 장소들 중 하나로 이동한다. 위치에 따라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다르다.]
아르타디아가 배운 것은 고작 대규모 순간 이동 하나였다. 하지만 충렬은 이것이 매우 핵심적인 스킬임을 파악했다.
‘단순히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암흑 투기의 공간 도약, 또는 레일리의 블링크처럼 자잘하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장소더라도 아르타디아가 알고 있는 장소라면 다 함께 이동할 수가 있었다.
‘마치 시스템이 어딘가로 이동시켜 줄 때처럼 말이지.’
그렇다면 이후의 행보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을 가지게 될 스킬이었다.
어쨌거나 아르타이아의 성장까지 확인한 충렬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확실히 어려운 임무를 끝낼수록 성장의 폭은 크다.’
헬리오스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벌써 소환수들이 이렇게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 보상은 끝나지 않았다.
소환수들에 대한 내용이 끝나자 충렬의 차례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