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마스터-197화 (197/237)

# 197화.

***

거대한 석문의 앞으로 걸어간 충렬이 손을 펼쳤다. 그리고 손바닥을 문에다 가져다 대었다. 충렬의 손바닥이 석문과 접촉하자, 그곳에 새겨진 글들이 진동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동시에 시스템이 알려왔다.

[봉인을 위하여 석문에 주입된 힘이, 당신의 몸으로 들이치기 시작합니다.]

그 말이 끝남과 함께 시작되었다. 충렬의 몸으로 정체불명의 힘이 들이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한 느낌의 미지의 힘. 그것이 둑을 터뜨리려는 듯, 충렬의 육체로 물밀 듯 들이쳤다.

[힘을 함께 분산하여 받을 소환수들을 주변으로 부르십시오.]

[당신의 몸에 소환수들의 신체 중 하나를 접촉시켜야 합니다.]

[그들이 없다면, 당신의 몸은 부풀어서 터질 것입니다.]

시스템의 말을 듣자마자 충렬이 외쳤다. 이것은 도무지 혼자 받아낼 힘이 아니었던 것이다. 손을 떼고 싶어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강력한 자석이 금속과 붙은 느낌이었다.

“전부 제 근처로 모여주십시오!”

충렬의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근처를 경계하던 네임드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네임드들도 들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데프론, 마렉, 레일리, 샤오링, 제레미, 아르타디아, 악티니언, 케르베로스까지.

모두가 충렬의 곁으로 모였다. 그리고 그의 몸에 각자가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었다. 케르베로스는 덩치가 너무 컸기에 작은 불독의 모습으로 변해서 행동했다.

그러자 충렬에게 들어간 힘이 자연스럽게 나뉘며 소환수들에게 흩어졌다.

그런데 곧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소환수들과 함께 힘을 나누어 받기 시작하고 잠시 후, 시스템이 알려왔다.

[10,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당신의 레벨을 올리는 데 기여합니다.]

[10,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스킬의 랭크를 상승시키는 것에 적용됩니다.]

[10,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소환수 ‘아르타디아’의 숙련도를 위해 소모됩니다.]

[10,000카르마를 습득합니다.]

[‘레일리’의 숙련도가…….]

[10,000카르마를 습득…….]

…….

충렬의 귓가로 수많은 알림이 들려오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그랬다. 악몽이라는 것을 상대하기 위하여, 첫 번째 봉인인 결속의 문이 충렬에게 힘을 주는 것이었다.

다만 소지할 수 없는 카르마였고, 무작위로 어딘가에 투자되는 카르마였다.

더군다나 본래라면 소환수의 숙련도를 상승시키는 것에는 카르마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받은 종류의 것은 달랐다. 덕분에 소환수들의 숙련도 또한 쑥쑥 상승했다.

충렬과 소환수들은 봉인을 해제하며 얻은 힘을 통해, 대폭 성장해 나아갔다.

처음으로 변화가 나타난 것은 숙련 등급이 제일 낮았던 아르타디아였다.

[본 드래곤 아르타디아의 숙련도가 최대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녀의 숙련 등급이 D등급에서 C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동시에 그녀는 새로운 스킬을 얻었다.

[아르타디아가 ‘아이스 마스터리’를 배웁니다.]

[아이스 마스터리: 얼음과 관련된 스킬의 위력이 상승한다. 재사용 대기 시간이 필요한 커다란 마법 외에, 기초적인 얼음 마법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보유한 힘을 벗어나는 수준으로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다.]

이름은 매우 단순했다. 하지만 설명은 단순하지 않았다.

‘아이스 마스터리라…….’

지금껏 그녀는 큼지막한 스킬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기초적인 수준이라면,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다른 소환수들과 달리 무척이나 다양한 역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역시 드래곤인가.’

소환수들 중에서 등급이 제일 낮아도 이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에는 일렀다.

다른 소환수들의 숙련 등급 상승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녀는 또다시 숙련 등급이 상승했다.

[본 드래곤 아르타디아의 숙련도가 최대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녀의 숙련 등급이 C등급에서 B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동시에 그녀는 이전에 없었던 막대한 마나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아르타디아에게 ‘아이스 하트’가 생겨납니다.]

[아이스 하트: 드래곤 하트를 대체하기 위한 모조품에 불과하다. 드래곤 하트에 비한다면 효율은 좋지 못하다. 그렇지만 기존보다 막대한 마나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나 공급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진다. 이제부터는 하트에 저장된 마나를 이용해 스킬을 사용한다.]

마나의 보유만이 아니었다. 이제 그녀는 그녀에게 주어진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라는 제약조차 사라지게 되었다.

[‘아이스 샤워’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드래곤 피어’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아이스 스파이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심지어 그녀의 최강 스킬. 브레스마저 재사용 대기 시간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로 인한 효과는 놀라웠다.

[‘아이스 브레스’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이제 브레스를 사용하여도 그녀는 역소환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의하십시오.]

[아이스 브레스의 사용은 아이스 하트에 막대한 무리를 가합니다.]

주의하라고는 말하지만 역소환이 되지 않는다니.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브레스에 대한 설명은 정말로 그녀가 역소환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아이스 브레스: 아르타디아가 살아생전 사용했던 브레스에 비한다면 그 효과가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본 드래곤이 되면서 죽음의 한기까지 더해졌기에, 상대에게 적중하는 순간 영혼까지 얼려버릴 정도의 피해를 입힌다. 브레스를 사용해도 역소환되지 않는다. 대신 아이스 하트에 막대한 부담이 가해진다.]

이제 브레스를 걱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막대한 힘을 소모하면 곧바로 전투에 참여하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르타디아가 역소환이 된 것하고 아닌 것하고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그녀가 옆에 있기만 하여도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대박이잖아.’

고작 봉인하기 위해 저장되어있던 힘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라니.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아르타디아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타자가 이어졌다.

[레일리의 숙련도가 최대치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녀의 숙련 등급이 B등급에서 A등급이 됩니다.]

숙련 등급이 A등급으로 상승한 레일리. 그녀에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기존에 보유한 뱀파이어의 힘과, 리치의 힘이 조화를 이루며 융합됩니다.]

[그녀가 새로운 존재, ‘블러드 리치’로 완전히 탈바꿈됩니다.]

[지금부터 레일리는 뱀파이어의 피의 기술과 리치의 마법이 섞인 강력한 스킬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기존의 리치보다, 그리고 기존의 뱀파이어보다 더욱 강력한 존재로 변모했다. 그녀에게 새로 생긴 스킬은 엄청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었다.

[레일리가 ‘블러드 마스터리’를 배웁니다.]

[블러드 마스터리: 기존의 스킬들을 피와 관련하여 더욱 강화시킨다. 스킬의 쿨타임이 사라지는 대신 보유한 혈액을 소모한다. 성장할수록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며 스킬의 위력이 상승한다. 리치가 소유한 마법적 능력이 이 스킬을 탄생시키게 하였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가 보유한 스킬들이 변화를 맞이했다.

[‘블링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블링크’가 ‘블러드 블링크’로 변경됩니다.]

[블러드 블링크: 일정 거리를 순간 이동한다. 소모한 혈액의 양에 따라 이동 가능한 거리가 달라진다. 혼자 이동할 수가 있으며, 그녀가 소환한 소환수들도 함께 이동할 수가 있다. 물론 함께 이동한다면 소모되는 혈액의 양은 증가한다.]

블링크의 변화 다음에는 흡혈 스킬이었다.

[‘흡혈’ 스킬이 ‘피의 헌납’으로 강화됩니다.]

[피의 헌납: 대상을 현혹시켜 스스로의 피를 바치게 한다. 대상의 수준이 낮을수록 당할 확률이 높다. 현혹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 일정량의 혈액이 소모된다.]

흡혈 스킬 다음에는 그녀의 기초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스킬의 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트리플 파이어 볼트’가 ‘블러드 스피어’로 강화됩니다.]

[블러드 스피어: 자신의 혈액을 응축시켜 창으로 만든 뒤 쏘아낸다. 본래 귀족급 이상의 뱀파이어가 아니면 마법적인 능력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리치의 마법적인 힘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한 번에 쏘아낼 수 있는 스피어의 숫자는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사용한 만큼의 혈액이 필요할 뿐이다.]

[‘스피어스 오브 헬’이 ‘블러드 스트림’으로 강화됩니다.]

[블러드 스트림: 레일리의 몸으로부터 발생된 혈액이 거센 물줄기로 터져 나온다. 터져 나온 그녀의 혈액은 폭풍을 형성하며, 주변을 휘몰아쳐 모든 적들을 휩쓸어 버린다. 사용 가능한 혈액 전부를 소모한다.]

블러드 스트림. 마치 궁극기와 같은 필살 스킬이었다. 그렇지만 아직 스킬의 변화는 끝이 아니었다. 그렇게 그 스킬 다음에는 마지막 스킬에 변화가 나타났다. 바로 소환 스킬이었다.

[‘해골 마법사 소환’ 스킬이 ‘피의 하수인 소환’으로 대폭 강화됩니다.]

[피의 하수인 소환: 마법 능력을 가진 뱀파이어를 소환한다. 소모한 혈액의 양에 따라 뱀파이어에게 주어지는 능력과 강함이 달라진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육탄전 또한 뛰어나다. 소환 가능한 숫자에는 제한이 없다. 단, 소환한 뱀파이어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혈액을 공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환 스킬의 설명을 읽은 충렬은 단 한 마디로 표현을 끝냈다.

‘미쳤군.’

물론 유지 비용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소환 가능한 숫자의 제한이 사라졌다.

‘만약 혈액만 충분히 공급된다면…….’

실질적으로 그녀 혼자서 군단마저 형성할 수 있으리라. 아직 당장에는 그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말이다.

‘하지만 엄청난 것은 사실이다.’

이제 조건만 더 잘 갖추어진다면, 그녀는 더 이상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가 될 것이었다. 물론 리치라고는 말하지만 뱀파이어의 스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리치의 마법적인 능력이 있기에 만들어진 스킬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명칭도 블러드 리치가 아니던가. 성장함에 있어서 강해지면 더 강해질 것이지, 결코 약해지지는 않으리라.

결국 아르타디아와 레일리. 그녀들은 모든 스킬에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는 스킬의 쿨타임에 대한 계산 같은 것을 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 자유로운 전투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봉인의 힘을 흡수했을 뿐인데 이 정도였다. 그것도 고작 2명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직 충렬의 소환수 여섯이 남아 있었다.

그들에게도 곧 변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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