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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마스터-97화 (97/237)

# 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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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달려드는 아르타디아의 움직임을 막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도전자들. 그들은 갑작스럽게 짓쳐오는 드래곤 피어에 당해야만 했다.

그들은 몰랐다. 설마 그녀가 스킬을 사용할 줄을 말이다. 스킬명을 따로 외친 것도 아니었기에 몸으로만 달려드는 줄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알고 있다고 한들 딱히 막을 방법은 없었지만 말이다.

잠시 동맹을 맺은 도전자 셋. 그들은 결국 꼼짝도 하지 못했다. 온몸을 감싸오는 공포감에 몸을 덜덜 떨어갈 뿐이었다.

“제, 제기랄 이게 뭐야! 난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모… 몸이 움직여지지가……!”

“흐익! 사, 살려줘!”

그래도 이전에 비해 드래곤 피어가 많이 약해졌는지, 저들의 움직임을 잠시 묶는 것에 그칠 뿐이었다. 그 외의 심각한 상태 이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전투에서는 그 짧은 차이가 생사를 결정 지었으니까.

어느새 상대와의 거리를 좁힌 아르타디아. 거꾸로 쥔 그녀의 단검이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던 사내의 목을 찍어갔다. 그 동작에는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 무척이나 간결하게, 최적의 경로로 찍어갈 뿐이었다.

보유한 스킬을 얼핏 보면 마법사 계열인 그녀였다. 그렇지만 이런 일에도 제법 익숙한 듯했다.

‘마치 숙련된 암살자를 보는 것 같다.’

군더더기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의 단검이 사내의 목을 찍어버리자 이내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다. 상대의 단단하지 못한 목은 쉽게 꿰뚫렸던 것이다.

푸욱.

아르타디아는 사내의 목에 단검을 박아버리자마자 뽑아내었다. 그녀가 단검을 뽑아내자 사내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촤아아아아아악!

그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빨랐는지, 그녀가 잠시 걸음을 멈추었는데 사내의 목이 저절로 갈라지며 피를 내뿜는 것 같았다.

그렇게 도전자 하나가 치명적인 일격을 당하게 되었다.

동시에 시스템이 알려왔다.

[아르타디아가 도전자 ‘미구엘’을 처형하였습니다.]

[2,500 카르마를 습득하였습니다.]

물론 처형되는 도전자는 그가 끝이 아니었다. 나머지 둘도 처치해야 했다.

마계의 진입을 위해서 한 명만 처치해도 되었다. 하지만 충렬은 이미 적으로 돌변한 이들을 살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것은 아르타디아 또한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다.

아니, 애초에 마족들과 손을 잡으려 하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척살해야 할 이유로 충분했다.

재빠르게 단검을 회수한 아르타디아가 목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사내의 뒤로 이동했다. 그러자 그 뒤에는 두려운 눈으로 아르타디아의 눈을 응시하는 두 번째 도전자가 있었다.

그는 아르타디아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만 바지에 소변을 보고 말았다. 지려 버린 것이다. 그의 바지춤은 이내 축축한 소변으로 물들어갔다. 드래곤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래도 그는 조금은 제정신이었는지 벌벌 떠는 몸과는 달리 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스템에게 말을 한 것이다.

“자, 잠깐만. 난 더 이상 이번 임무를 수행하지 않겠……!”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당해야 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르타디아가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단검이 이곳에서 벗어나려는 사내의 눈을 찔러갔다. 당연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는 그대로 그녀의 단검을 허용해야 했다.

날카롭게 벼려진 드래곤 본 대거가 두부를 가르듯이 사내의 눈알을 파고들었다.

푸욱!

순식간에 한쪽 눈을 잃어버리게 된 사내. 날카로운 단검이 눈을 찔러오니 그는 곧 고통에 부르짖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단검이 눈알만 파고든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단검은 사내의 눈을 뚫고 들어가 안쪽에 있는 뇌까지 찔러 버렸다. 순식간에 의식이 꺼져 버리는데 비명을 지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르타디아는 사내를 확실히 처치하기 위해서 눈알에 박은 단검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러면서 그의 뇌를 온통 헤집었다.

그런데 운이 좋았을까? 하필 단검에 의해 뇌가 곤죽이 되었음에도 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운이 아니었다. 그가 가진 패시브 스킬 때문에 그는 아직 죽지 않을 수 있었던 것뿐이었다.

[도전자 ‘트리미어’가 치명적인 일격을 버텨냅니다!]

[그가 가진 패시브 스킬이 활성화됩니다.]

[그의 신체는 그 어떤 손상이 가도 앞으로 1분 동안은 재빨리 회복이 되어 버텨냅니…….]

하지만 시스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르타디아의 단검이 움직이는 것이 먼저였다. 그녀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반대쪽 단검으로 트리미어의 목을 그어버렸다.

단검으로 사람의 목을 베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기술이 얼마나 좋았는지, 트리미어의 목은 사과를 나이프로 쪼개는 것처럼 시원하게 갈라졌다.

서걱.

목에서 떨어져 나간 그의 머리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눈을 파고든 단검이 머리가 떨어지지 않게 지탱했기 때문이다. 추락하는 것은 그의 몸뚱이뿐이었다.

털썩.

그럼에도 그의 패시브 스킬이 얼마나 질겼는지, 트리미어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지만 머리 자체는 살아 있었다.

물론 그것도 잠시였지만 말이다.

목이 잘리자 거기서 끝이었다. 아무리 회복이 빠르다 한들 머리와 목이 떨어졌는데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아르타디아가 도전자 ‘트리미어’를 처형하였습니다.]

[2,500 카르마를 습득하였습니다.]

아르타디아는 단검에 꽂혀있는 트리미어의 머리를 뽑아내어 옆으로 던졌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진했다. 나머지 도전자도 거의 지척거리나 마찬가지의 거리였다. 조금만 더 가면 그를 처치할 수가 있으리라.

그런데 그때였다. 마지막 남은 그는 앞의 두 도전자와 달리 빠르게 드래곤 피어에 저항했다. 찰나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필사적으로 반응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신을 차린 그가 선택한 수는 반격이 아니었다.

바로 도망이었다.

하기야, 그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리라.

혹시라도 눈앞에서 다가오는 여자를 처치할 수 있다고 쳐도, 저 뒤에서 구경 중인 나머지를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살아남고 싶다면 여기서 벗어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 임무를 포기한다!”

최대한 짧게, 목적만을 말한 그가 전투를 회피하기 위해 발악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안타까운 소식은 그에게 있어서였다. 반대로 아르타디아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전투 중에는 탈주를 할 수 없습니다.]

[임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비전투 상황에서 말하십시오.]

만약 충렬이 저러한 상황이었다면 전투 상황이든지 아니든지 탈출할 수가 있었을 터였다. 충렬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든 영지로 돌아갈 수 있는 귀환석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상대는 아니었다.

결국 시스템의 답변을 들은 그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그는 이내 돌변했다.

“혼자 죽지는 않겠다!”

그 말을 끝으로 걸어오는 아르타디아를 보더니 스킬을 사용하려 한 것이다. 천천히 걸어가던 아르타디아는 빠르게 움직여야했다. 달리지 않으면 적의 스킬에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샤프 컷…….”

그러나 당하는 것은 도전자였다. 그는 스킬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아르타디아가 다가오기 전에 그는 충분히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녀도 근거리에서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랬다. 아르타디아는 도전자가 스킬을 사용하도록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다.

상대가 수상한 낌새를 보이는 순간, 그녀는 단검을 투척했다. 그녀의 손에서 떠나간 단검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

쉬이이익!

단검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하여 입을 연 도전자. 그의 입안으로 들어갔고.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뒷목의 위쪽을 뚫고 나왔다. 얼마나 강하게 던진 것일까? 단검은 사내의 뒷목을 완전히 뚫고 나왔음에도 저 뒤로 멀리까지 날아갔다.

단검이 그의 뒤쪽에 구멍을 만들어놓자 그는 더 이상 스킬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었다. 혀가 갈라지며 언어를 상실해 버렸고, 이미 목에 연결된 신경이 손상을 당했기에 몸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도 못하고 몸의 제어를 상실하게 된 도전자. 그가 자동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털썩.

걸어서 그의 앞에 도착한 아르타디아는 던지지 않은 단검을 거꾸로 쥐었다. 그러더니 상대의 두개골을 찍어갔다. 그녀의 힘이 얼마나 강했던 것인지 도전자의 두개골이 단번에 꿰뚫렸다.

콰직!

동시에 시스템이 알려왔다.

[아르타디아가 도전자 ‘푸샨’을 처형하였습니다.]

[2,500 카르마를 습득하였습니다.]

***

스킬이라고는 드래곤 피어 하나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도전자 셋을 순식간에 처치한 아르타디아. 그녀는 저 멀리 날아간 단검을 회수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녀가 이동한 사이 충렬에게 시스템이 물어왔다.

[도전자 ‘미구엘’, ‘트리미어’, ‘푸샨’을 처치하였습니다.]

[누구의 영혼을 제물로 바치겠습니까?]

시스템의 물음에 충렬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누구를 제물로 바치든지 상관은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나.”

그 때문일까? 시스템은 가장 먼저 처치되었던 이의 영혼을 제물로 바쳤다.

[도전자 ‘미구엘’의 영혼을 제물로 바칩니다.]

그러나 시스템의 음성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당신은 적대적인 도전자인 ‘트리미어’와 ‘푸샨’을 처치하였습니다.]

[그들은 기억과 능력이 초기화되고 당신의 영지에서 ‘해골 일꾼’으로 태어납니다.]

‘해골 일꾼이 된다고?’

어떤 원리인지는 몰랐다. 일전에 드래곤 사냥 때에도 도전자들이 죽어갔지만 그때는 네임드 주민이 되거나 고급 주민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일반 주민이 되다니. 그것도 해골 일꾼으로 말이다.

‘어쨌거나 영지에 주민이 늘어난다면 나쁘지는 않다.’

만약 저들이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태어났다면 조금 곤란했을 터였다. 그렇지만 시스템은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다. 기억과 능력을 함께 초기화시켜 주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스템의 음성이 끝나고 마계로 진입하는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충렬의 눈앞에 놓인 공간이 찢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쩌적. 쩌저적. 쩌저저적.

충렬은 그 동안 처치한 도전자들의 시체에서 아이템들을 수거하려 했다. 하지만 딱히 챙길만한 아이템은 없었다. 의외로 녀석들은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마침 단검을 회수하러 갔던 아르타디아도 곧 충렬에게 도착했다.

그렇게 잠시 뒤, 여럿이 들어갈 정도로 크게 벌려진 공간의 틈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시스템이 알려왔다.

[진입하십시오.]

[마계의 수많은 지역 중에서 당신의 수준을 고려한 지역으로 이동될 것입니다.]

[도전자 둘의 탈주로 인하여 누적된 6,000카르마는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시스템의 말을 들으며 충렬은 발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다행히 레벨을 고려해 주는 것인가 보군.’

이내 찢어진 공간의 틈으로 발을 내딛은 충렬. 그런 충렬의 뒤를 네임드 언데드들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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