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마스터-21화 (21/237)

# 21화.

?보상

부풀어 오르던 비특성자들의 머리가 일순간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었다.

펑!

퍼벙!

퍼버벙!

퍼벙!

펑!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잔인한 광경이었다. 그렇지만 그다지 신경은 쓰지 않았다. 결국 승리한 쪽은 특성자들의 진영이었다.

[특성 보유자: 7명]

비록 7명밖에 남질 않았지만 100명을 상대로 이 정도의 숫자가 남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어쨌거나 패배자들을 정리한 시스템이 살아남은 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었다.

[살아남으신 분들은 축하드립니다.]

[상처를 모두 회복시켜 드리겠습니다.]

그와 함께 청아한 바람이 살아남은 특성자들 모두를 휘감았다. 바람이 스치자 충렬은 상처를 입었던 곳과 지쳤던 상태가 말끔히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시스템의 음성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승리로 이끈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 지급됩니다.]

[1위는 아이템 3개.]

[2위는 아이템 2개.]

[3위부터는 아이템이 1개씩 지급됩니다.]

[그럼, 순위를 발표하겠습니다.]

그렇게 순위가 발표되었다.

[1위. 이충렬]

[2위. 카밀라]

[3위. 한스]

[4위. 헤르메]

[5위. …….]

무엇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해주는지는 몰랐다. 그렇지만 충렬은 당당히 1등을 차지했고, 곧 받아갈 보상을 알 수가 있었다. 비어 있던 손에 보상이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쥐어진 것이다.

[기여도 1위를 달성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네크로맨서 기본 무기 ‘본 완드’가 주어집니다.]

[‘<죽음>의 스킬북’이 주어집니다.]

[10~9,999카르마의 주머니가 주어집니다.]

충렬의 손에는 세 가지의 물건이 놓여졌다. 아이템들을 살피려고 했으나, 시스템은 그에게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도전자들을 여관으로 이동시키겠습니다.]

[12시간 동안 편안한 휴식을 취하십시오.]

***

여관으로 소환되자 보이는 것은 작은 방이었다. 1인 1실이었는지, 그 방 안에 있는 것은 충렬 한 명밖에 없었다. 주변을 간단하게 살핀 충렬은 자신이 받은 아이템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하나를 살폈다.

[본 완드: 스켈레톤들의 스킬 랭크를 소환 스킬의 랭크와 동일하게 맞춘다. 단, 특수한 스킬들은 제외한다.]

기본 무기로 받은 본 완드는 그리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은 또 아니었다. 실제로 스켈레톤들의 스킬 랭크는, 해골 소환 스킬의 랭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조금이라도 랭크를 올릴 수 있다면 좋은 성능을 가진 무기였다.

‘그래. 충분히 좋은 무기다. 랭크를 하나라도 올린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니까.’

어떻게 본다면 기본적인 무기임에도 불과하고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후반까지 괜찮을 것 같은 무기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무기의 성능을 알게 된 충렬은 다음 아이템을 살폈다.

[10~9,999카르마의 주머니: 10에서 9,999까지의 카르마를 무작위로 습득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카르마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주머니를 개봉하시겠습니까?]

카르마의 주머니는 완전 도박이었다. 하지만 충렬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지고 있어봐야 다른 용도는 없었기 때문이다.

“개봉한다.”

그러자 시스템이 알려왔다.

[???? 만큼의 카르마를 습득하였습니다.]

[카르마의 주머니가 사라집니다.]

물음표가 무려 4개였다. 그렇다면 4자리 숫자의 카르마를 얻었다는 것일 터.

‘최소 1천 이상은 얻어간 셈인가.’

나쁘지 않았다. 세 자릿수 이하가 아닌 것이 어디인가. 충렬은 곧바로 상태창을 살폈다.

[보유 카르마: 8,420]

‘생각보다 카르마가 많이 들어온 것 같은데.’

그러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라이프 드레인의 랭크를 올리는 것밖에 없었다. 레벨이나 해골 소환 스킬의 랭크를 올리기 위해서는 1만 카르마가 필요했으니 말이다.

‘일단은 스킬북부터 살펴봐야겠군.’

마지막 보상 아이템. <죽음>의 스킬북. 충렬은 스킬북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시스템이 알려온다.

[<죽음>의 스킬북에서 ‘시체 폭파’를 발견하였습니다.]

[‘시체 폭파’를 습득하시겠습니까?]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충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습득한다.”

동시에 충렬은 새로운 공격 스킬. 시체 폭파를 배우게 되었다.

[‘시체 폭파’를 배웠습니다.]

[시체 폭파 - F랭크: 주변에 위치한 시체를 폭파시킨다. 시체의 수가 많을수록 위력이 상승한다(E랭크까지 1,000카르마 필요).]

스킬을 살펴본 충렬은 약간 감탄했다.

‘나쁘지 않은데?’

라이프 드레인 외엔 딱히 공격 스킬이 없었다. 아무리 소환수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비장의 한 수를 가지고 있다면 나쁘지 않았다. 물론 그 위력은 알지 못하겠지만, 딱 봐도 시체가 많이 발생하는 전투에서 유용해 보였다.

“그럼 스킬 랭크나 올려볼까.”

현재 보유한 카르마는 대략 8천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일단은 시체 폭파와 라이프 드레인의 스킬을 고루 올려주기로 했다.

[1,000카르마를 소모하였습니다.]

[시체 폭파 스킬이 F랭크에서 E랭크로 상승됩니다.]

[위력이 약간 상승합니다.]

[2,000카르마를 소모하였습니다.]

[시체 폭파 스킬이 E랭크에서 D랭크로 상승됩니다.]

[폭파 범위가 약간 상승합니다.]

[시체 폭파 - D랭크: 주변에 위치한 시체를 폭파시킨다. 시체의 수가 많을수록 위력이 상승한다(C랭크까지 3,000카르마 필요).]

시체 폭파는 여기까지 올리고, 이제는 라이프 드레인을 올리기로 했다.

[2,000카르마를 소모하였습니다.]

[라이프 드레인 스킬이 E랭크에서 D랭크로 상승됩니다.]

[흡수 속도가 약간 상승됩니다.]

[3,000카르마를 소모하였습니다.]

[라이프 드레인 스킬이 D랭크에서 C랭크로 상승됩니다.]

[추가 기능이 개방됩니다.]

8천 가량의 카르마를 모조리 소비했다. 때문에 남은 카르마는 이제 별로 없었다.

[보유 카르마: 420]

그러나 쓸데없이 카르마를 낭비한 것은 아니었다. 라이프 드레인의 랭크가 C가 되면서 스킬의 내용이 변했기 때문이다.

[라이프 드레인 - C랭크: 대상자의 생명력을 갈취해 본인을 회복시킨다. 신체 접촉을 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가 있다. 단, 대상과의 거리가 5m를 초과하면 사용할 수 없다(B랭크까지 6,000카르마 필요).]

그랬다. 근접거리에서 사용해야 했던 라이프 드레인이, 이제는 완전한 근접이 아니게 된 것이다. 비록 5m라는 거리의 제한이 있었지만 한층 더 강력해진 것은 틀림이 없었다.

‘이제 라이프 드레인도 사용하기가 나쁘진 않겠는데?’

전투 중에 직접 적의 신체에 닿기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떨어진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효율을 보여줄 것이었다. 라이프 드레인의 최대 장점은 바로 후유증이 없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진작 올릴 것을 그랬군.’

어차피 카르마가 부족해서 올릴 겨를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대충 모든 상황을 정리한 충렬은 그대로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푹신한 침대가 충렬을 반겨왔다.

비특성자들과의 전투 때문에 캠프를 벗어난 직후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그 때문일까? 긴장이 풀린 충렬이 잠에 빠져드는 것은 금방이었다.

***

시스템이 회복시켜 주었기에 몸이 피곤한 것은 아니었다. 정신이 피곤했기에 잠을 청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피곤했던 것일까. 충렬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벌써 9시간가량이 지나 있었다. 대충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충렬은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살폈다.

[남은 휴식 시간: 2시 53분 31초.]

딱히 무얼 하라는 지시는 없었다. 하지만 충렬은 문을 열고 나가기로 했다. 배 속에서 허기가 요동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충렬이 문고리에 손을 올리는 순간, 시스템이 알려왔다.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설명을 들어야 나갈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별수 있나. 들으라고 한다면 들어야지.

“빨리 듣고 나가자. 배고프니까.”

그 말과 동시에 충렬의 의식이 어딘가로 이동되었다.

***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 그곳에 충렬이 떠 있었다. 주변에 자리를 잡은 것은 온통 어둠뿐. 그러한 상태로 있는 충렬의 앞으로 거대한 스크린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스크린에서는 하나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당신보다 앞선 자들의 여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장면은 하나가 아니었다. 여러 장면들이 모조리 짬뽕되어 있었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장면부터 시작해 사람을 죽이는 장면, 그리고 수수께끼를 풀고 망망대해를 넘어가는 장면까지. 그 어떤 상상을 하던 지금껏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스크린에서 재생되고 있었다.

뜬금없이 이러한 영상은 왜 보여주는 것일까?

[첫 번째 시련을 이겨낸 당신에게 신좌에 대한 정보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제 보니 영상은 그저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도입부에 불과했다.

‘새로운 내용인가?’

그 예상은 정확했다.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되었다.

[당신의 직업명 앞에 붙은 수식어는 ‘초보자’입니다.]

알고 있었다. 상태창을 살펴보면 나오는 내용이었으니까. 그런데 왜 굳이 말하는 것일까?

[시련을 진행하여 성장하십시오.]

[그리고 ‘마스터’가 되십시오.]

‘마스터가 되라고?’

처음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충렬은 풋내기 네크로맨서였다. 많은 전투를 거치면서 초보자 네크로맨서가 되기는 했지만 마스터가 되라니. 하지만 마스터가 되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때부터는 다른 마스터들과 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즉, 마스터가 되는 순간. 당신은 진정한 의미의 ‘도전자’가 된다는 소리입니다.]

해석하자면 현재 충렬의 상황은 신좌가 있는 장소까지 가는 여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스터가 되는 순간부터가 그 장소에 도착하여 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는 소리였고 말이다.

‘그러니 마스터가 될 때까지는 닥치고 성장하라는 소리인가.’

아마도 그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스터가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시련을 겪는다고 해도 언제 마스터가 될 지는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조건을 달성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마스터가 되는 순간, 당신은 시련의 굴레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신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투입됩니다.]

‘역시 마스터가 될 때까지 기약 없는 개고생을 해야 한다는 뜻이군.’

아마도 그럴 것이었다. 다행인 점이라면 마스터가 되는 순간부터는 이번과 같은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그때 가서는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암담한 소식이긴 했지만, 언제 마스터가 될 수 있을지를 조금은 알 수가 있게 되었다.

[당신은, 마스터가 되기까지 1%의 진행을 이루어내었습니다.]

[당신의 행동에 따라 진행도는 빨리 이루어질 수도, 혹은 느리게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일이 고작 1%밖에 되질 않는다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렇게 겪었던 일들을 무려 99번이나 더 겪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던가? 물론 자신이 하는 행동에 따라 진행도가 달라지겠지만 만만한 과정은 아닐 터였다.

‘마스터까지 되기까지 더럽게 오래 걸리겠네.’

충렬이 한숨을 쉬든지 말든지 시스템은 자신의 할 말을 끝마쳤다.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겠습니다.]

[편해지고 싶다면 언제든지 사망하십시오.]

[곧바로 어딘가의 주민으로 배속시켜 드리겠습니다.]

편해지고 싶다면 죽으라니. 뭐, 알고는 있었지만 웃긴 말이었다.

‘그나저나 당장의 목표는 마스터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겠어.’

신좌를 차지하기 위해서, 그 경쟁이라는 것을 언제 시작할지는 시기를 예상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보다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 처음엔 조금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기가 생겼다.

‘악착같이 성장해 나간다.’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충렬이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갈 때였다.

[여관에서의 휴식이 끝난 후, 당신은 다음 시련을 위한 장소로 이동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가게 될 장소는 각자의 수준에 따라 다릅니다.]

시스템의 말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와 함께 충렬의 의식이 ‘무’의 공간에서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왔다.

***

여관에 위치한 방은 2층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 계단을 내려가면, 1층에 식당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식당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직 한 사람의 모습만 보였다. 그 사람은 바로 카밀라였다. 그녀는 충렬이 내려오자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어? 충렬 씨. 이제 일어나셨어요?”

“예. 방금 일어났습니다.”

그녀도 금방 샤워를 하고 나온 것일까? 머리카락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엄청 피곤하셨나 봐요. 저도 조금 전에 일어났거든요. 배가 고파서 내려왔어요.”

“아, 네. 저도 배가 고파서요.”

마침 카밀라의 손에는 메뉴판이 들려 있었다. 아마 그녀는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던 중이었나 보다. 그런데 카밀라는 충렬에게 같은 테이블의 맞은편 의자를 권했다.

“같이 먹어요.”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충렬도 승낙했다.

“그러죠.”

***

카밀라와 여관 1층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이리저리 이야기를 하는 도중 나머지 사람들도 하나둘씩 내려와 합석했다. 덕분에 1층은 금방 왁자지껄해졌다. 그렇지만 더 이상 떠들 수는 없었다. 휴식 시간은 금방 지나갔기 때문이다. 어느덧 남은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5분 뒤에 여러분들은 헬리오스의 여러 장소들 중에서 한 곳으로 이동됩니다.]

[어떠한 장소로 이동될지는 모릅니다.]

[각자가 그 수준에 어울리는 장소로 이동이 되니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

시스템의 말에 사람들은 다음 지역으로 이동되기 전, 서로 작별 인사를 시작했다. 설마 했는데 함께 이동되는 것이 아니었던 탓이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한스였다. 초록색의 피부와 더불어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그는, 무섭게 생긴 외모와 달리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다들 흩어져서도 지금까지 함께한 일은 잊지 말자고.”

충렬이 처음 캠프에 올 때만 하더라도 씩씩한 모습을 보인 사내가, 그새 정이 들은 것인지 지금은 마치 순수한 아이같이 굴었다. 어쨌거나 그의 말에 충렬이 대답해 주었다.

“고생했습니다. 한스. 다음 지역에 가서도 일이 잘 풀리시길.”

카밀라도 함께 했던 일행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조심히들 가세요.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그리고 헤르메를 포함해 나머지 인원들까지. 모두가 캠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서로 작별을 고했다.

“다음에도 다함께 만날 수 있었으면….”

“크윽. 그간 고생들 많았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작별을 할 사이, 5분은 금방 지나갔다.

[휴식 시간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잠시 뒤, 이동을 시작합니다.]

시스템이 이제 이동해야 함을 알리자 사람들이 크게 소리쳤다.

“다들 잘 가라고!”

“다치지 마세요!”

“어딜 가더라도 몸조심해!”

하지만 사람들의 음성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시스템이 충렬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어디론가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이동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무운을 빕니다.]

그 말과 동시에 사람들의 주변으로 빛무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빛은 금방 생겨나더니 번쩍 하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 여관에서는 더 이상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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