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마스터-6화 (6/237)

# 6화.

성장

***

카타콤 지하 2층에 서식하는 고블린들이 처치되자 시스템이 알려왔다.

[레벨 기능이 개방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레벨 1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그와 함께 충렬의 내부로 무언가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충만하게 느껴지는 알 수 없는 힘. 시스템의 말대로 레벨이 생기자 신체적인 기능이 향상된 것 같았다.

얼마나 강해진 것일까. 충렬은 혹시나 싶어 근처에 보이는 돌을 집어 들었다.

“돌도 부술 수가 있으려나?”

온몸에 힘이 충만했기에 혹시나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돌을 집은 충렬이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꽈악.

그러나 웬걸. 돌은 부서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충렬이 악착같이 힘을 주자.

저저적.

약간의 균열이 생겨났다.

“와, 이거 장난이 아니잖아.”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부서질지 몰랐지만 충렬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응? 그러고 보니…….’

알 수 없는 힘만 생성된 것이 아니었다. 외형적인 자신의 모습도 바뀌었다. 특히나 가냘팠던 팔뚝이 두꺼워져 있었다. 혹시나 싶어 배를 만졌더니.

‘뱃살도 다 사라졌다고?’

웃통을 벗어 보니 배에는 더 이상 살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대신 운동한 사람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복근이 선명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것이 레벨의 기능인가.”

당장에 몸이 가벼워진 것만 같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리라. 많은 것들이 변했을 터였다.

‘혹시 레벨이 생겼으니 스킬 사용도 수월해졌을까?’

충렬은 곧바로 실험해 보았다.

“해골 병사 데프론을 소환한다.”

그러자 소환되는 데프론. 녀석이 튀어나오려는 땅바닥이 들썩거렸다.

들썩.

한층 여유롭게 기어 올라오는 데프론. 데프론이 올라옴과 동시에 머리를 꿰뚫는 고통에 충렬은 이를 꽉 깨물었다.

“윽…….”

부작용은 여전했다.

‘두통은 사라지지 않는군.’

하지만 신기하게도 처음보다 훨씬 나아져, 어느 정도 버틸 만했다.

‘레벨이 생기니 처음 사용할 때보다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것저것 실험을 행하기에는 시스템의 음성을 듣는 것이 먼저였다.

[카르마를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카르마를 통해 스킬 랭크를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상태창을 통해 살펴보십시오.]

일단은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상태창을 먼저 살피기로 했다.

“상태창.”

그러자 이전과는 다르게 향상된 상태창이 나타났다.

<상태창>

이름: 이충렬

레벨: 1 (다음 레벨까지 200카르마 필요.)

직업: 풋내기 네크로맨서

재능: <죽음><군단><불멸>

스킬 :

[라이프 드레인 - F랭크: 대상자의 생명력을 갈취해 본인을 회복시킨다(E랭크까지 1,000카르마 필요).]

[해골 병사 소환 - F랭크: 본 소드를 장착한 해골 병사를 소환한다. 최대 1개체까지 소환 가능(E랭크까지 300카르마 필요).]

보유 카르마: 530

상태창을 살피던 충렬이 감탄했다.

“와우.”

그렇게까지 추가로 많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빈약했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조금 봐줄만하게 변했기에 마음에 들었다.

“그나저나 카르마가 저런 용도로 쓰이는 것이었군.”

분명 화폐로도 이용된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제 보니 레벨을 올릴 때 필요했다. 더불어 스킬의 랭크를 올릴 때도 필요한 것이 카르마였다.

‘내가 보유한 카르마가 530이니까…….’

무엇을 올려야 할지 명백했다.

‘레벨이랑 해골 병사 소환에 카르마를 사용하면 딱인데.’

분명 나중에 다른 곳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카르마였다. 때문에 약간 고민을 하던 충렬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시스템의 음성을 듣고 마음을 정했다.

[1분 뒤, 지하 3층으로 자동 이동 됩니다.]

[그곳에는 아주 위험한 몬스터가 나타납니다.]

충렬의 마음이 결정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은 시스템의 음성만이 아니었다. 고블린들이 머물던 공동에도 묘비가 있었는데, 그것들 또한 충렬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나 묘비들에 적힌 글귀들은 지하 3층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여러분은 다음 층에서 레이드 성공하시길 빕니다.

-지하 3층이 진짜 헬. 동의?

-어 보감.

-동의보감을 알다니 반갑다 한국인.

-대한민국 만세.

-지하 3층은 팀플레이. 물론 우리 파티는 전멸.

-와 뒤통수치는 새끼들 그켬이다. 팀킬당했다.

-ㅇㅇ축하요. 님은 맛있는 카르마 냠냠.

-레벨 미리 올려놓을걸. 그냥 가면 패가망신.

묘비를 보니 지하 3층은 다른 도전자들과 함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뒤통수도 조심해야 했다. 같은 도전자를 죽이면 카르마를 습득하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스템의 음성과 묘비에 적힌 글귀를 읽던 충렬이 입을 열었다.

“레벨을 올린다.”

그러자 시스템이 물어온다.

[200카르마를 소모해 레벨을 올리겠습니까?]

“그래.”

동시에 충렬의 주변으로 환한 빛이 스며들었다.

[200카르마를 소모하였습니다.]

[레벨 2가 되었습니다.]

고작 레벨이 1이 올랐을 뿐이었다. 그런데 레벨 2가 되니 레벨 1일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레벨 1차이가 이렇게 크다고?’

충렬이 한층 더 강력해진 자신의 몸을 살필 무렵. 아까 1레벨 때는 부수지 못했던 돌멩이가 여전히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정도인지 볼까?”

그러고서는 곧장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처음에는 온갖 용을 써도 부서지지 않으려던 돌멩이가, 이번에는 너무나 쉽게 부서졌다.

빠각.

“와… 이거 장난이 아닌데?”

레벨 1과 레벨 2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 게임처럼 힘이나 체력 등 직접적인 능력치의 수치가 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보니 레벨의 차이는 무시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레벨2가 되었음에도 충렬은 고민했다.

‘해골 병사 소환보다 레벨을 먼저 올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는데.’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레벨이 오른 칸을 보았더니 3레벨까지 필요한 카르마가 너무 많았다.

‘레벨2에서 3이 되는데 1천 카르마나 필요하다니.’

당장에 레벨을 또다시 올리기에는 무리였다.

때문에 상태창을 본 충렬은 결국 결정을 내렸다.

“해골 병사 소환 스킬의 랭크를 올린다.”

***

레벨과 스킬의 랭크업에 카르마를 소모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레벨: 2 (다음 레벨까지 1,000카르마 필요)

[해골 병사 소환 - E랭크: 본 소드를 장착한 해골 병사를 소환한다. 최대 2개체까지 소환 가능(D랭크까지 700카르마 필요).]

결국 해골 병사는 최대 2개체까지 소환이 가능하게 되었다. 솔직히 데프론 하나만 있을 때도 그 비중은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해골 병사를 2기까지 부릴 수 있다면…….’

이전보다 더욱 많은 도움이 되리라.

그러나 앞날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 특히나 다음 단계로 가기까지는 엄청난 카르마가 필요했다.

‘이제부터 카르마가 생기면 진짜 아껴서 써야겠군.’

아마 이것 외에도 필요한 일이 많을 것이 분명했다. 흥청망청 써버리다간 결국 카르마가 부족해 허덕이게 되리라.

그렇게 충렬이 생각할 즈음. 이동이 시작되었다.

[카타콤의 지하 3층으로 이동합니다.]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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