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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차, 아버지의 음경을 닦으려던 샤오잉의 몸이 아버지의 물음에 얼어붙듯 굳어졌다.
샤오잉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때, 아버지 또한 샤오잉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보며 절박한 심정으로 그녀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샤오잉의 얼굴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가닥 이해와 망연(茫然)한 감정이 동시에 떠올랐다.
이제서야, 샤오잉도 아버지가 실망한 원인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아버지의 물음에 대해 그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을지 모른다.
혹은, 이미 마음속으론 그 답을 가지고 있지만, 차마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아버지에게 솔직히 대답한다면….?
필경, 그 대답은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고, 샤오잉 또한 자신의 ‘자존심’을 가능한 한 보호하고 싶을 터였다.
만약, 아버지에게 거짓말로 대답한다면…?
그 또한 필경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그의 자존심을 다치게 만들 것이다.
내가 샤오잉의 입장이었다 하더라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일 게 분명했다.
지금 이 순간, 샤오잉이 어떤 선택을 할지 나 역시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제 대답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샤오잉은 잠시 고민한 뒤, 아버지에게 오히려 되물으며
자신의 대답을 피했다.
이 때, 아버지의 음경은 이미 깨끗이 닦여진 뒤였다.
샤오잉은 아버지의 속옷을 집어 들고 아버지에게 입히려 했다.
다만, 아버지는 그런 샤오잉의 행동을 손으로 지그시 막았다.
"내가 직접 입을 께…. 이런 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아버지는 샤오잉이 자신의 질문을 회피하자 약간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속옷과 잠옷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그는 샤오잉에게 되묻지 않았다.
아마도 마음속으로 샤오잉의 대답이 어떤 것인지 지레짐작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가 스스로 속옷과 잠옷을 입자 샤오잉은 침대 시트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샤오잉과 아버지가 사랑을 나눌 때마다 침대 시트는 매번 새것으로 교체되곤 한다.
누가 아버지를 이렇게 많이 사정하게 만들었는가?
다음에 그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눌 땐, 샤오잉의 엉덩이 밑에 뭔가라도 하나 깔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매번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모든 일이 끝나자 아버지는 침대에 천천히 드러누었다.
다만, 방금 전 문제 때문인지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아버지가 누운 뒤, 샤오잉은 남편을 섬기는 덕망 있는 아내처럼 아버지의 몸 위로 이불을 덮어준 다음, 베개의 위치를 조정해 주었다.
모든 것을 마친 뒤, 샤오잉이 팬티와 잠옷을 차례대로 입기 시작했다.
곧 관능의 절정을 뽐내던 나신이 얇은 옷가지들로 천천히 가려졌다.
샤오잉이 더러워진 침대 시트와 물티슈를 집어 들고 나가려 하자, 침대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눈을 뜨며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샤오잉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샤오잉을 향한 아버지의 감정 또한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았다.
샤오잉이 문 앞에 도착하여 문고리에 손을 얹었을 때, 그녀의 몸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녀는 문고리에 손을 얹고 아버지를 등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사실…약속 때문만은 아니에요.”
샤오잉은 마치 모든 용기를 쥐어짠 듯,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로 이 말 만을 남긴 채, ‘탈출(逃離)’하듯 아버지의 방을 빠져나왔다.
아마도, 아버지의 다음 말을 듣는 것이 그녀는 두려운 모양이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난, 샤오잉의 대답에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대답은 내가 바라면서도 듣기 싫었던….
그리고 내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답이었다.
이 답이 샤오잉의 진심이라는 걸 알지만, 나는 샤오잉이 이 말을 입 밖에 꺼내기 전까진 한 가닥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있었다.
사실 샤오잉의 이 대답은 내 계획에 있어선 더없이 좋은 답일지 모른다.
적어도 샤오잉이 나에게선 얻을 수 없었던 무언가를 아버지로부터 얻었다는 걸 고백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난 '아버지가 나를 대신해 샤오잉의 성욕을 충족시켜 줬을 뿐이야.' 라고 생각하며 자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이 말만을 남긴 뒤, ‘허둥지둥 도망치는(慌亂逃離)’ 샤오잉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이 기쁨으로 물들어 갔다.
그는 매우 감격했다.
한 남자가 ‘연애(戀愛)’ 중일 때, 사랑하는 사람의 행동 하나 하나가 그 남자의 희로애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곤 한다.
비록 샤오잉의 대답만으론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증거할 순 없겠지만, 그녀가 단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
어찌됐든 그녀의 몸이 자신을 원하고 있는 건
틀림없어 보였다.
‘적어도 그녀가 성(性) 때문이든 사랑(情) 때문이든 자신과 계속 함께 하길 원한다.’
이맘때, 나는 아버지가 이렇게 생각하고 계실 거라 믿었다.
눈을 감고 있는 아버지의 얼굴에 행복의 미소가 짙게 새겨졌다.
나는 아버지가 행복한 꿈에 빠지신 건지 아니면 방금 전의 꿈만 같았던 사랑을 되새김질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당황하여 도망치듯 아버지의 침실에서 빠져나온 샤오잉이 곧장 우리의 침실로 뛰어 들어왔다.
이 순간에도 샤오잉의 손에는 아버지의 침대 시트와 사용한 물티슈가 들려 있었다.
우리 침실에 들어오고 나서야, 샤오잉도 자신이 잘못 들어왔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샤오잉도 자신의 이런 모습에 어이가 없는지 머리를 가로 젖곤 다시 뒤돌아 나와,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욕실에 들어온 샤오잉은 침대 시트를 바로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그녀는 세탁기를 가동시키고 나서, 두 사람의 흔적으로 가득한 휴지와 물티슈를 쓰레기통 맨 아내로 감춘 후, 다른 쓰레기로 그 위를 덮었다.
모든 일을 마친 다음, 샤오잉은 거실 소파에 앉아 턱을 괸 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는 이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때론 미소를 짓다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잠시 수줍어 했고, 때론 번민과 죄책감에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때, 영상 속에선 덜컹거리며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탁기의 굉음 소리만이 시끄럽게 들려올 뿐이었다.
샤오잉은 세탁기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소파에 조용히 앉아 계속 상념에 잠겨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세탁기의 종료 알림음에 샤오잉이 상념에서 깨어났다.
샤오잉은 침대 시트를 건조대에 널은 후, 침실로 바로 돌아와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뉘였다.
다만, 그녀는 쉬이 잠이 오지 않는지, 한참 동안 몸을 뒤척 거렸다.
나는 지금 그녀가 ‘성’과 ‘사랑’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시 고요한 침묵과 어둠에 잠긴 집안의 정경을 보고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버지와 샤오잉의 '친밀한’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내 신경은 바짝 곤두서며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친다.
기분 또한 두 사람이 만들어낸 스토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오늘밤, 두 사람이 만들어낸 스토리가 끝나자 내 마음도 차츰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나는 차분히 오늘의 일들을 반추해 보았다.
이 과정은 나를 슬프면서도 흥분되게 만들었다.
문득, 내 안에 자리 잡은, 불륜 아내의 이상 심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좋은 현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됐다.
이런 생각 따윈 지워 버리자.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다.
내가 적응하는 방법 말곤 다른 방법은 남아 있지 않잖아.
이제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어.…..
오랜 시간이 흘렀고, 방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보아하니, 오늘 밤엔 무슨 일이 더 생길 것 같지는 않았다.
정말 피곤했지만, 영상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바로 깨어날 수 있도록 나는 헤드셋을 귀에 꽂은 채,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이때, 난 샤오잉과 아버지의 작은 부분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나는 아주 얕게 잠이 들었다.
이 날, 나는 컴퓨터 책상에 업드리거나 가끔은 의자에 기대어 밤새 선잠을 잤다.
허리에 통증을 느껴 눈을 뜨니 새벽 5시였다.
잠이 깼을 땐, 언제 귀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는지 알 수 없는 헤드셋만이 금세라도 미끌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목에 걸려 있었다.
내가 흐릿하게 눈을 떠 모니터를 바라보자, 샤오잉과 아버지는 여전히 각자의 방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
편안하게 잠든 두 사람과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비교하자 스스로가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
두 사람이 열정적인 섹스를 즐기고 편안히 잠든 동안, 정작 진짜 남편인 나는 허리가 쑤실 만큼 고생하며 잠을 설쳤다.
업무 시간에 계속 하품을 하니 동료들이 밤새 잠도 안자고 몰래 나쁜 '장난'을 친 게 아니냐며 나를 놀려 댔다.
사실, 나는 정말 나쁜 ‘장난’을 쳤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어떤 ‘장난’을 쳤는지는 꿈에도 모를 것이다…
나는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온 뒤, 열쇠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턱을 괸 채, 식탁에 앉아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샤오잉의 모습과 소파에 앉아 죽을 뜨고 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들어오는 모습을 본, 샤오잉의 얼굴에 진한 행복의 미소가 걸렸다.
그녀는 재빨리 일어나 슬리퍼를 내 발 앞에 내려놓고는 서류가방을 받아 들었다.
샤오잉은 이렇게 매일매일 나를 알뜰히 살피면서도 귀찮아하지 않는다.
"다녀왔습니다.”
내가 인사를 건내자 아버지는 나를 흘끗 바라보시곤 바로 눈을 피하셨지만, 이내 어색한 감정을 감추며 웃는 얼굴로 나를 맞아주셨다.
"아버지….몸은 좀 어떠세요?”
손을 씻으려 욕실로 향하던 중, 무심코 베란다로 시선이 향했다.
그 곳에는 어젯밤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며 잔뜩 더러워졌던 침대 시트가 아직 널려 있었다.
"어, 많이 좋아졌어. 나날이 좋아져서 얼마 후엔, 완전히 회복될 것 같아.”
아버지는 계속 죽만 뜨실 뿐, 나에겐 좀처럼 시선을 주지 않으셨다.
아마도, 나에 대한 죄책감이 내면에 여전히 존재하는 듯 아버지는 나와 눈을 맞추지 못하셨다.
"그래요…, 정말 다행이네요.”
욕실에서 손을 씻는 중, 변기 옆에 놓여 있는 휴지통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오늘 아침, 샤오잉이 휴지통을 비웠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가득 차지 않은 탓인지 아직 비우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굳게 닫힌 욕실 문을 힐끗 쳐다본 다음, 몸을 구부려 휴지통 안을 뒤적였다.
그리고, 몇 번 뒤적인 것만으로도 나는 어젯밤 두 사람이 사용한 휴지와 물티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정액과 애액이 말라붙으며 단단히 굳어 있었다.
침대 시트와 잔뜩 뭉쳐진 휴지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
‘모든 것이 사실이구나.’
나는 아버지와 샤오잉의 성관계를 영상으로만 봐왔을 뿐,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영상으로 보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때론 내게 너무나 비현실적인 감각만을 전달한다.
오직, 내 손에 들린 이 흔적들 만이 두 사람의 관계가 실제였음을 나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본래, 내 마음속에는 이 모든 것이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늘 존재했었다.
비록, 꿈일 가능성이 0.0001%에 불과할 지라도…
나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재빨리 휴지통을 원상복구 시킨 다음, 손을 씻고 화장실을 나왔다.
내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하자, 우리 세 식구는 평소와 달리 아무 말 없이, 식사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이때, 샤오잉은 죄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내 모습이 너무 초췌해서 가슴 아팠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 속엔 애틋함과 괴로움이 전보다 더 깊게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
이 또한 ‘전화위복(因禍得福)’이라 말할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치자 마자 아버지는 침실로 돌아가셨다.
그는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아서 일찍 쉬고 싶었거나, 혹은 나와 마주 앉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려 했을지 모른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일찍 침실로 돌아가셨고 샤오잉은 조용히 설거지를 시작했다.
나 또한 어젯밤,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관자놀이를 두 손으로 누르며 마사지했다.
지치고 복잡한 머리를 풀지 않고 서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불면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다.
설거지를 마친 샤오잉이 침실로 돌아왔다.
지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서 한 가닥 아픔이 스쳐지나 갔다.
그녀는 조용히 침대에 올라와 내 뒤에 무릎을 꿇고 어깨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진청, 많이 힘들었죠? "
샤오잉이 내 어깨를 마사지하면서 안타까운 듯 물어왔다.
"응.. 피곤해 죽겠어. 내가 끌고 가는 일들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
내 대답에 담긴 다른 뜻을 샤오잉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진청… 편안한 직업으로 바꾸는 건 어때요?
아버지의 몸도 이제 많이 좋아 져서 저도 내일부턴 회사에 출근할 생각이에요.
내 월급도 꽤 높은 편인데… 당신이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까지 일 할 필요는 없잖아.”
샤오잉은 내 어깨에 얼굴을 붙이곤 속삭이듯 말했다.
현재 아버지의 건강은 샤오잉이 굳이 집에서 돌볼 필요까지는 없는 상태였다.
"이직할 생각은 없어.
나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매우 만족해.
힘들이지 않고 돈 벌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거야.
괜찮아, 샤오잉, 나 할 수 있어."
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던 손을 거두어 내 어깨를 주무르던 샤오잉의 손에 포개며, 안심시키듯 말했다.
"여보, 그럼 가서 샤워하고 몸 좀 푸세요."
샤오잉은 목욕 가운을 꺼내주며 나에게 샤워를 권했다.
"응, 씻어야 겠어. 옷도 갈아 입지 않고 잠을 잤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네.”
나는 옷을 벗고 목욕 가운으로 갈아 입은 뒤, 몸을 돌려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진~~청~~"
다만, 침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샤오잉의 달콤한 부름에 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는 평소와는 다른 샤오잉의 목소리에 곧장 몸을 돌려 의아한 눈빛으로 샤오잉을 바라보았다.
샤오잉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이렇게 ‘사랑스러운(嫵媚)’ 목소리로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샤워할 때, 깨끗하게 씻어요. 한군데도 빼먹지 말고요..….."
자신의 교태로운 목소리가 좀 ‘과(過)’하다 느꼈는지 샤오잉의 눈에 한 줄기 부끄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곤 샤오잉은 수줍은 듯 이내 고개를 숙였다.
"뭐라고?”
나는 샤오잉의 말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땐, 정말 샤오잉의 말에 담긴 의미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군데도 빼먹지 말고 샤워를 하라고?
그녀의 말엔 내가 알지 못하는 ‘요염한(妖)’ 의미가 담긴 게 분명해 보였다.
"어머..... 그런 눈빛은 뭐에요? 그냥 아내가 깨끗이 씻으라고 하면 깨끗이 씻기나 해요.”
샤오잉은 이렇게 말하며 침실에서 나를 밀어냈다.
나는 욕실로 쫓겨난 뒤, 너무 피곤한 탓인지, 아니면 방금 전의 상황에 혼란스러웠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샤워기 호수에서 뿜어진 물이 얼굴을 때리자 그제서야 나는 조금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방금 전 샤오잉의 말에 담긴 뜻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오늘 밤, 샤오잉이 나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게 아닐까?
샤오잉….혹시 어젯밤 일로 나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은 거니?
나는 밤새도록 쌓인 욕망을 오늘 샤오잉에게 분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평소보다 깨끗이 몸을 씻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을 떠올리니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고, 마음속엔 흥분만이 남게 되었다.
다만, 어젯밤, 아버지와 샤오잉의 뜨거웠던 성관계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자, 조금은 두려운 마음도 생겼다.
내가 샤오잉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아니, 이런 비겁한 생각은 하지 말자.
오늘은 남자로써의 존엄성을 반드시 되찾아야 해.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이며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았다.
다 씻은 후, 나는 목욕 가운을 두른 채,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美景)'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집엔 아버지도 계신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문을 활짝 열어 놓곤, 몸이 굳어 버렸다.
지금, 내 눈 앞엔 섹시한 란제리를 입은 샤오잉이 요염한 자태로 나를 유혹하고 있다.
비록, 여행중에도 샤오잉이 섹시한 란제리를 입었던 적이 있긴 했지만......
그건 어젯밤 아버지를 위해 샤오잉이 입었던 잠옷보다 더 섹시하게 느껴지는 란제리였다.
얇은 망사로 만들어진 브래지어와 T팬티 너머엔 샤오잉의 분홍색 유두와, 검은 숲이 흐릿하게 보였고, 군살 하나 없는 아랫배와 허벅지 또한 아무런 방해물 없이 훤히 드러나 있다.
이 섹시한 속옷이 샤오잉의 아름다운 몸매와 어우러지자 유혹의 극치를 이루며 나를 정신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문 앞에 선 채, 미동조차 하지 않자 샤오잉은 수줍게 미소를 짓더니, 내 손을 붙잡아 침실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조용히 침실 문이 닫혔다.
샤오잉은 나를 가볍게 밀치며 침대로 이끌었다.
내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자, 샤오잉은 기다렸다는 듯, 무릎 위에 걸터앉으며 내 목을 두 손으로 부드럽게 휘어 감았다.
그녀의 입에서는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가 부드럽게 뿜어져 나왔고,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색기로 가득하다.
그런 샤오잉의 요염한 눈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마치 최면이 걸린 사람처럼 몸이 굳어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샤오잉은 마치 살아 있는 ‘여우요괴(狐妖)’ 였다.
난 샤오잉의 이런 눈빛과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남편……”
그 순간, 샤오잉의 달콤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