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버지와 아내의 월하노인이 되었다-20화 (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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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잉은 두 번째 술병의 뚜껑을 열었다.

두 사람 모두 조금 취했지만 정신은 멀쩡한 편이었다.

"아버님, 우리 계속 마셔요."

샤오잉의 오늘 주량은 보통이 아니었다.

내가 없어 기분이 약간 우울한 탓인지 샤오잉은 술병을 집어 들어 자신의 잔을 채웠다.

"샤오잉, 충분히 마셨으니 더 이상 마시지 말자구나.

진청도 집에 없는데 우리 모두 취하면 하오하오는 누가 돌보겠니?”

아버지는 샤오잉이 술잔을 채우는 것을 보시고는 서둘러 그녀를 제지했다.

아버지의 말에 아들을 떠올린 샤오잉은 술잔을 도로 내려놓았다.

두 사람은 즐겁게 술을 마시며 서로의 속마음을 나눌 수 있었고 더욱 친밀해진 것 같았다.

샤오잉이 몸을 일으켜 식탁을 정리하려 하자 그녀의 취한 모습을 본 아버지가 자신이 정리하겠다며 샤오잉을 만류했다.

대신 샤오잉은 하오하오에게 갔고, 아버지는 식탁을 치우며 설거지를 하셨다.

나와 샤오잉은 직장을 다니기에 하오하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매우 적은 편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어릴 적부터 보살펴 주셨기 때문인지 부모인 우리들 보다는 아버지를 더욱 잘 따랐다.

그래서 하오하오는 아버지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으려 했다.

이래서는 부모로써 실격이다.

샤오잉이 한참 동안 아들을 달랬지만 녀석은 쉬지 않고 울며 보챘다.

아버지는 설거지를 마친 후, 하오하오의 울음소리에 급히 손을 씻고 거실로 나오셨다.

샤오잉은 얇은 잠옷을 입은 채, 하오하오를 안고 있었다.

하오하오는 엄마 품에 안겨 울고 보채던 중, 작은 손으로 샤오잉의 얇은 잠옷의 목선을 움켜쥐더니 갑자기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샤오잉의 깊은 가슴골과 하얀 가슴살이 부지불식간 드러났다.

다행히 샤오잉은 브래지어를 입고 있어서 유두와 유륜의 노출은 피할 수 있었다.

샤오잉은 출산 후, 젖이 나오지 않아 하오하오에게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샤오잉은 한 번도 젖을 물린 적이 없으며, 나를 제외한 타인이 샤오잉의 가슴을 본 적 또한 없었다.

샤오잉의 옷깃이 당겨져 가슴을 드러낸 순간 아버지도 마침 주방에서 나오시고 계셨다.

단박에 아버지의 시선이 샤오잉의 하얀 살결에 고정되었다.

샤오잉이 재빨리 옷깃을 들어 올리긴 했지만 약 2초간의 노출은 피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샤오잉의 하얀 가슴과 깊이 갈라진 가슴골을 놓치지 않고 보셨다.

비록 유륜과 유두를 볼 순 없었지만, 아버지는 자리에 멈춘 채 눈을 크게 뜨곤 샤오잉의 젖가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샤오잉은 목선을 정리한 뒤 고개를 들었고, 자신을 보며 멍하니 서 있는 시아버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샤오잉은 얼굴을 붉히며 아이를 끌어안고는 서둘러 몸을 돌렸다.

아버지에게 등을 돌린 샤오잉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이 취기와 더불어 욕정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얼굴을 붉히며 돌아서는 샤오잉의 행동을 보고 나서야 아버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방금 전 자신의 추태를 생각하자 얼굴이 화끈거려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오하오는 할아버지가 부엌에서 나오는 것을 보더니 샤오잉의 품에 안겨서 더욱 열심히 울어재끼며 할아버지를 향해 작은 손을 내밀었다.

하오하오의 그런 모습을 본, 아버지의 눈에는 손자를 향한 짙은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이미 아들의 울음에 손쓸 방법이 없던 샤오잉은 자신을 도와주러 달려오시는 시아버지를 보곤, 재빨리 하오하오를 안던 손을 아버지를 향해 내밀었고, 아버지 역시 손을 벌려 하오하오를 안으려 했다.

그 순간, 샤오잉과 아버지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둘 다 술에 조금 취해 있어서, 내뻗는 손의 강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

이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아버지가 손으로 하오하오를 안는 사이 양손의 손끝이 샤오잉의 육감적이고 풍만한 젖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분명히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스치는 손길에 아버지와 샤오잉은 서로 몸을 떨었다.

아버지는 놀란 나머지 손에 안은 하오하오를 하마터면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며 하오하오를 품에 꼬옥 안으셨다.

샤오잉과 아버지는 매우 당황했다.

샤오잉은 처음으로 다른 남자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에 닿았고, 아버지도 샤오잉의 젖가슴을 처음 접했다.

아버지는 샤오잉이 술에 취해 쓰러졌던 밤에도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려 손을 내밀었지만 차마 잡지 못했었다.

뜻밖에도 두 사람의 첫 번째 가슴 접촉은 이렇듯 우연한 사고로 이루어졌다.

하오하오는 조금 전 바닥에 떨어질 뻔해서 겁에 질려 큰 소리로 울어 재꼈다.

하오하오의 큰 울음 소리에 두 사람은 어색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버지와 샤오잉은 급히 하오하오를 달래야만 했고 한참 후에야 하오하오도 울음을 그쳤다.

그제서야 아버지와 샤오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러다 두 사람은 조금 전에 있었던 스킨십이 다시 떠올랐는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상대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 둘은 금세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아버님, 전 이만 자러 갈게요. 일찍 주무세요."

샤오잉은 얼른 고개를 숙이고는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응, 하오하오가 잠들면 나도 바로 잘 거야. 어서 자거라."

아버지는 고개를 숙여 하오하오를 달래며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마도 조금 전에 있었던 스킨십 때문인지 얼굴을 마주볼 수 없는 듯했다.

샤오잉은 일어나 천천히 침실로 걸어갔다.

샤오잉이 일어나자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샤오잉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늑대가 자신의 사냥감을 노려보는 듯 했고, 눈동자 속에는 수컷의 욕망으로 가득했다.

샤오잉은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침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아버지는 여전히 거실에 남아 손자를 달래고 있었다.

나는 샤오잉이 방으로 들어 간 순간 뭔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나는 눈을 감고 위화감의 정체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한참 동안 생각해 보니, 나는 어떤 부분에서 위화감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다.

평소 내가 집에 없고, 샤오잉과 아버지가 함께 집에 있을 때면 샤오잉은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을 때, 습관적으로 침실 문을 안에서 잠그곤 한다.

그녀가 침실에서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는 것과는 상관없이 문을 잠그는 것은 그녀의 습관이었다.

그래서 내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샤오잉이 침실에서 잠들어 있으면 나는 방에 들어가기 위해 문을 두드려 샤오잉을 깨워야만 했다.

나는 이것에 대해 그녀를 탓했다.

'가족만 있을 뿐인데 방 문을 꼭 잠글 필요가 있을까? 그건 분명히 아버지를 경계하는 일이고, 아버지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 거야?’.

샤오잉은 아버지가 우리에 침실에 들어오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만약 옷을 갈아입을 때, 아버지가 실수로 문을 열고 들어올 수도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와 어색함을 피하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샤오잉의 말을 들으니 일리가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침실 문을 잠그는 샤오잉의 습관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샤오잉이 방금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은 후, 나는 침실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재빨리 영상 시간을 샤오잉이 침실로 들어가는 순간으로 재설정했다.

샤오잉이 침실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고....

그 뒤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집에 설치한 감시 장비들은, 영상뿐만 아니라 소리도 아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더군다나 방금 전 침실 문 닫는 소리는 선명하게 들렸다.

영상에서 문 닫는 소리는 비교적 뚜렷하게 들렸는데 잠그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샤오잉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그는 것을 잊은 걸까?

아니면.......

여기까지만 생각했는데도 내 심장이 무언가에 조여지는 듯했다.

아버지는 거실에서 하오하오를 달래며 이따금 샤오잉의 침실 문을 바라보았다.

아마 아버지도 샤오잉이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 같았다.

영상속에서 아버지의 미간이 약간 찌푸려졌다.

그도 이상함을 느낀 것이다.

잠시 후, 하오하오는 잠이 들었고, 아버지는 하오하오를 아기침대에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거실 조명을 끄기 위해 움직였다.

샤오잉의 침실을 지날 때, 아버지의 걸음이 갑자기 멈췄다.

샤오잉의 문을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는 강한 욕망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잠시 후, 아버지는 긴 한숨을 내쉬곤, 몹시 지친 걸음으로 자신의 침실로 돌아갔다.

아버지의 침실 문이 닫히자 온 집안은 어둠과 고요에 잠겼다.

모든 방의 조명은 꺼졌지만 바깥에서 비추는 환한 달빛이 방 전체에 은은하게 내려 앉아 방안의 모든 정경을 육안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영상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기까지 보고 나자 아버지가 실수로 샤오잉의 가슴을 만진 것 외에는 딱히 이렇다할 일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화 통화에서 느껴진 샤오잉의 감정 변화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샤오잉은 그리 속 좁은 여자가 아니다.

사고에 불과한 시아버지와의 접촉을 그녀가 이해 못 할리 없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조용히 영상을 지켜보았다.

1초… 1분… 시간이 흘렀다.

나는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모든 일 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다음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뚜렷한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고 무의미한 시간만이 조금씩 흘러갔다.

영상은 1시간이나 흘렀음에도 아무런 변화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담배 4개비를 연달아 피우자 졸음이 몰려왔다.

헤드셋을 벗고 동영상 프로그램을 끄려 할 때…

"찰칵"

내 헤드셋에서 금속음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둔기로 내 머리를 때리는 것 같았고, 나의 졸린 몸을 순식간에 활기차게 만들었다.

나는 얼른 닫히지 않은 컴퓨터 화면의 영상을 주시했다.

영상 속에는 침실 문이 열리며, 잠옷 차림으로 천천히 방을 나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걸음은 매우 느렸지만 내 심장은 그의 걸음이 진행될수록 빠르게 요동쳤다.

그건 아버지가 느릿하게 걸으며 향하는 곳이 샤오잉의 침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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