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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나는 일에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선 끊임없이 소설 속 줄거리가 떠올라 나를 점점 피폐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아내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내가 퇴근하기 전에 아버지와 몰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다.
나는 그야말로 병적인 상태에 빠져든 것이다.
설마, 아내와 아버지가 소설 속의 내용처럼 성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읽은 소설의 스토리는 남편이 늙은 아버지의 성복(性福)을 위해 공들여 아내를 설득하고 마침내 설득당한 아내가 단계 별로 시아버지를 유혹하게 된다.
나는 아내를 설득하는 첫 번째 단계부터 불가능하다.
소설은 결국 소설일 뿐, 나는 아내를 설득할 수 없다.
내가 지금 샤오잉에게 아버지를 유혹하라고 말한다면, 가장 가벼운 결과가 아내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이다.
심할 경우, 나는 아내에 의해 정신병원에 보내질지도 모른다.
어느 날 밤, 집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아들 하오하오에게 밥을 먹여 주고 계셨고 아내는 잠옷 차림으로 집안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아버지와 함께 살기 때문인지 무더운 날씨임에도 비교적 맨 살이 드러나지 않는 보수적인 옷을 주로 입었다.
집안 청소를 하면서 가끔 소파 밑의 먼지와 TV 캐비닛을 닦기 위해 아내의 허리가 깊숙이 숙여지곤 했다.
아내의 잠옷은 매우 보수적인 편이었지만, 일반 옷보다는 목 라인이 넓어서 아내가 허리를 숙일 때면, 아내의 풍만하고 하얀 젖가슴과 깊은 가슴골이 살짝 드러났다.
나는 성인 소설 속 줄거리를 떠올리며, 아내가 무심코 노출한 하얀 살결을 아버지가 몰래 훔쳐 보시는 게 아닐까 생각되어 아버지를 곁눈질로 훔쳐봤다.
한참 동안 밥을 먹으면서 몰래 지켜봤지만, 아버지는 방금 전 아내가 우연히 노출한 하얀 가슴골을 보시고는, 바로 등을 돌리셨다.
아버지는 뒤 돌아선 후, 아이를 달래며 아내 쪽으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나는 아버지가 매우 순수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아버지의 지금 행동이 놀랍지는 않았다.
타고난 성격이 순수하고 보수적이며, 사상은 더욱 진부하고 전통적이다.
전통적 관점에서 며느리는 자신의 또 다른 딸인데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훔쳐보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훔쳐보는 것은 더욱 금기시된다.
방금 며느리가 무심코 노출한 하얀 가슴골을 보고 망설임 없이 고개를 돌려 피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시아버지의 반응이다.
만약 그가 정말 참지 못하고 훔쳐봤다면, 그의 마음속엔 용서받지 못할 괴로움과 죄책감만이 머물 터였다.
휴.......머리가 아파온다.
아내는 보수적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고, 아버지 역시 보수적이어서 받아들일 리 없다.
나는 오랫동안 관리직에 종사해 왔다.
자다가도 전화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깊이 잠들지 못했고, 작은 소음에도 쉽게 깨곤 했다.
그날 밤, 나는 침대의 가벼운 떨림에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났고 달빛을 빌려, 아내가 몰래 자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문 채,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하체를 애무하고 있었다.
아내는 눈을 감고 자신의 몸을 애무하는데 집중하였지만 쉽게 절정에 도달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잠시 후,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아내가 자위로는 절정에 도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실눈을 뜨고 아내가 나에게 고개를 돌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내는 내 얼굴을 애틋하게 쳐다보다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내와 나는 단 한 번도 크게 다툰 적이 없었다.
때때로 작은 다툼이 생기더라도 하루가 지나기 전에 서로 말끔히 잊었다.
남편과 아내가 증오심을 품고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나와 샤오잉의 관계는 항상 좋았고, 우리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
여전히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아름다운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나는 그녀가 지금 흥분하였고, 자위 행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만일 그녀가 나를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면 육체적 욕망이 그녀를 진작에 바람 피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깊은 사랑이 그녀가 바람 피우는 것을 막고 있다.
서른 살의 여자는 늑대와 같고, 마흔은 호랑이와 같으며, 쉰 살의 여자는 진흙 같다고 한다.
아내는 성욕이 싹트기 시작하는 서른살이 되었다.
나는 아내의 성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단지, 그녀의 성욕을 채워줄 수 없는 내 몸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아내는 천천히 잠이 들었고, 나는 살며시 눈을 떠 아내의 뺨에 부드럽게 키스하였다.
또 다른 주말이 왔다.
이번 주말은 모처럼 야근할 필요가 없어서 집에서 푹 쉴 수 있었다.
아버지는 소파에서 하오하오와 놀아주고 계셨고, 아내는 식재료를 씻으며 요리 준비로 한창이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온가족이 함께하는 날이어서 아내가 모처럼 솜씨를 발휘하여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아내를 도와 집안 청소를 거들었다.
바닥을 쓸고 닦으며 쓰레기통을 비웠다.
나는 거실 청소를 마친 후, 아버지의 침실을 청소하러 갔다.
아내와 나는 둘 다 직장인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보통 아버지의 침실과 거실은 아버지가 매일 치우셨고, 나와 아내의 침실은 우리 둘이서 치웠다.
아버지는 부부의 침실에 들어오는 것을 불편해하셔서 우리 침실은 좀처럼 치우지 않으셨다.
나는 아버지의 침실에서 바닥을 닦다가, 우연히 침대 옆 바닥에 생긴 작은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무 바닥에 액체가 한 방울 튀어서 생긴 작은 흔적이었고 달걀 흰자처럼 연한 흰색을 띠고 있었다.
갑자기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설마하며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을 때, 침대 밑에 있는 휴지통이 눈에 들어왔다.
휴지통 안에는 뭔가를 감춘 듯 뭉쳐진 휴지가 여러 장 들어 있었다.
나는 단단하게 뭉쳐진 휴지를 꺼내서 열어 보았다.
그 안에는 달걀 흰자처럼 끈적끈적한 액체가 바짝 말라 굳어 있었다.
코를 가까이 갔다 대자 낯익은 남성호르몬의 냄새가 맡아졌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그건 아버지의 정액이었다.
혹시, 아내와 아버지가 몰래 사랑을 나눈 흔적이 아닐까?
아니, 불가능...
집에서의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아내와 아버지는 늘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휴지의 정액이 마른 정도를 볼 때, 아버지가 어젯밤 바닥과 휴지에 정액을 뿌린 게 분명했다.
아내는 어젯밤 나와 같은 침대에서 계속 함께 있었고 한밤중에 갑자기 아내가 자리를 비웠다면 분명히 알아챘을 것이다.
유일한 설명은 아버지가 침대에 앉아서 자위를 했고 사정할 때 정액 몇 방울이 나무바닥에 떨어 진 것이다.
남은 정액은 휴지로 깨끗이 닦아서 휴지통에 버리셨을 것이고.......
만약 내가 나무 바닥에서 이 흔적을 발견하고 휴지통을 관찰하지 않았다면, 나는 어젯밤 아버지가 수음한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아버지는 5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성욕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4년이 지났으니 그 성욕은 수음(手音)으로만 해결되었을 터였다.
문득 아버지가 매우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갖은 고생을 하며 나를 키워 주셨고, 이제는 장성한 자식의 효를 받으실 때인데, 아내가 없어 노년의 성욕을 수음으로만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위해 음식과 옷, 쉼터, 편의 등을 제공할 수 있지만, 노년의 성욕은 해결해 줄 수 없다.
아내는 성욕이 해소되지 않아 매일 밤 자위를 하고, 아버지 역시 성욕을 해결하지 못해 자위를 하신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이야 말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완벽한 한 쌍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마치 내가 이 집에서 제3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 둘의 연결은 아내의 성욕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성욕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 모른다.
아름다운 샤오잉의 하얀 몸 위로 까무잡잡한 아버지의 몸이 겹쳐지는 순간을 상상하자 나는 비할 데 없이 큰 자극을 느끼며 흥분하였다.
하지만 아내와 아버지가 그런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내가 주도적으로 움직여야만 한다.
결국, 나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아내와 아버지가 성관계를 맺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인 나는 제3자가 되어 아내와 아버지를 엮어 주는 월하노인(月老)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