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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무한계약-136화 (136/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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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란도가 뭔가를 말하려 하기 전에 맥심은 덧붙였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아. 본국에 갔다가 신전에 가고, 그리고 나서 데리러 온다」 

「신전?」

 쿠란도의 물음에 아카리가 이어받는다.

「사실의 심판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 사람의 결백을 증명해 줍니다. 잠깐, 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 수상쩍다고 얼굴에 쓰고 있어요」

 쿠란도는 바로 수상쩍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치만, 말이지」

「확실히, 최근까지는 거짓말 탐지기 같은 마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용사』이라는 존재가 그것을 바꾸었습니다」

「……과연」

「네, 『정령의 선물(두프바다라)』또는『신의 가호(프로비던스)』로 불리는 용사의 힘입니다. 그녀의 힘은 『사실의 대낫(팩트 사이드)』라고 해서『그녀』의 물음에, 거짓말을 하면 최악 죽음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라면 상처 하나 없습니다」

「그건 또 귀찮은 일이 될 만한 힘이네」

 아카리는 쓴웃음을 짓는다.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힘의 행사에 대해서, 자신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는 국가 또는 조직에 속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하나, 사실의 심판으로, 자신이 요구하는 조건을 포함한 새로운 제도와 장소를 만든다)

(하나, 제도, 심판은 온갖 권위 권력으로부터의 간섭은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 이 재판을 받는 것은 본인의 청원뿐으로, 어떠한 타자로부터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하나, 질문 내용은 본인에게 제출되는 것으로 하지만, 그것은 엄밀한 것이어야 한다)

(하나, 이 의식은 본인이 신고한 사실만을 증명한다. 다른 증명은 되지 않는다)

(하나, 이 의식의 최상급 심판은 각국에 통보된다. 그것 이외는 당사국에만 그친다)

(하나, 일반 심판은 그 상처의 유무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최상급 심판은 그 목숨을 걸고 결백을 증명한다)

「헤에, 많이 생각했네」

「당시, 3학년이었는데, 늠름한 사람이에요. 경찰관이나 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뭐어, 잘만 되면, 이지만」

「……가끔 쓸데없는 말을 하죠」

「버릇 같은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신전인가 뭔가가 들어주었다고. 꽤 힘이 있는 곳 같네」

 사실을 담보하는 힘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는 해도, 꽤나 각박한 것이라고 쿠란도는 설산에 온 것도 버린 것이 아니라고 두번째 고깃덩어리를 덥석 무는 유키시로 등을 쓰다듬었다.

「……예. 엘립스의 주요 종교 중 하나, 산드라교가 그녀를 받아들이고, 총본산인 프로븐 서방 시국에 신전을 만들어, 사실의 심판을 시작했습니다.……아직도 그 제도가 이용된 적은 없지만요」

「그래서, 그 심판을 받기 위해서 신전에 다리를 놓는다고」

 아카리의 옆에서 맥심이 고개를 끄덕였다.

「맥심 씨한테는 폐를 끼치지만, 그것밖에 없습니다」

「뭐랄까, 귀찮은 일이 되고 있구나」

 그것을 드고 아카리는 성대하게 한숨을 내쉰다.

「맥심 씨에게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맥이 빠졌어요. 정말, 귀찮아요」

「아예 출가라도 해버리면 되잖아」

 쿠란도는 놀리듯이 말했다.

「그럴 수는 없어요, 신앙심 따위 없고」

「그렇겠지, 현대인이 허용할 수 있는 종교라니, 그런 형편이 좋은 건 없을 테고」

「그래서, 존에게는 그때까지 아카리를 맡아──」

「「──존?」」

 아카리는 물음표 마크를 띄우며, 가명이라고 눈치 챈 쿠란도는 쿡쿡 하고 웃기 시작했다.

 우뚝 맥심의 관자놀이에 핏대가 떠오른다.

「미안 미안, 잊고 있었어. 쿠란도다」

 맥심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도록 크게 숨을 토했다.

「쿠란도인가. 과연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다만」

「톱 시크릿입니다」

「……뭐 됐어. 그런 것이다. 상관 없나?」

 맥심과 아카리의 시선이 쿠란도에게 모였다.

 다음 날 아침.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 아침 햇살이 스며들어와, 산의 맑은 공기가 흘러들어 왔다.

「괜찮나요?」

 밖에 나가서 기지개를 켜고 있던 쿠란도와 유키시로의 배후에서 아카리가 말을 걸었다.

「맥심은?」

「아직 엄청나게 코 골면서 자고 있어요」

「저건 공해네」

「익숙해졌어요. 정말로 괜찮나요?」

「아카리를 생사 불명 취급인 채 숨기면 하잖아. 그 정도면 문제 없어」

「그래도 만일, 알려진다면」

「아카리 때처럼 될지도 모르잖아」

「……혹시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글쎄, 라고 말하고 쿠란도는 발길을 돌려, 동굴로 돌아갔다.

 그 엇갈릴 때의 옆모습이 아카리는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쿠란도, 너도 산을 내려와라」

 쿠란도는 뭐라는 거야 이 녀석이란 얼굴을 한다.

「이번에 아카리의 짐은 가져오지 않았어. 섣불리 움직이면 여러가지 의심 받고」

「그래서 뭐야」

「나나 너라면 입는 것만으로 상관 없겠지만, 아카리는 그렇지 않겠지」

「……아아, 과연」

 쿠란도는 몹시 싫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너를 헌터 협회에 추천한다」

 쿠란도는 더욱이 싫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싫은 듯한 얼굴 하지 마. 아카리의 일이 있으니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헌터증은 신분증도 된다. 너에게도 손해는 없어」

「그런 무리 하지 않아도」

 아카리는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하지만, 어린 여학생에게 두둔받아서는 쿠란도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

「알았다고」

 쿠란도는 한숨을 쉬면서 그것만 말했다.

 아카리의 배웅을 받으며, 쿠란도는 맥심과 함께 산을 내려왔다.

 유키시로는 도중에 대가시 아트라바시크를 유인해주고, 그대로 동굴의 아카리를 부탁했다. 역시 마을로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유키시로는 약간 못마땅해 했었지만.

「──일니크에게 길러지는 것만은 아니구나」

 산을 휙휙 내려가는 쿠란도를 보고 맥심은 감탄하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맥심처럼 전력으로 폭주하는 것이 아니라, 쿠란도는 살쾡이나 뭔가처럼 미끄러지듯 내려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유키시로의 훈도의 산물이다.

 날이 지기 전에, 두 사람은 마을의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는 말썽이 조금 있었지만, 맥심의 직함 하나로 억지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의외로 권력자였구나」

「흥, 이 정도, 권력도 아무 것도 아니야」

 석양에 물드는 마을을 두 사람은 걷는다.

 문에서 마을을 종단하는 외길에 밀집해 늘어선, 굴뚝이 달린 석조의 작은 집에서는 밥 짓는 연기가 오르고 있었다.

 길에 면한 상점 등은 음식점을 제외하고, 이미 닫혀 있는 듯했다.

 닫힌 상점의 문을 두드리며 뭔가 협상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 전혀 융통성이 없다는 것도 아닌 듯 했다. 작은 마을의, 상부상조라는 놈이다.

 두 사람이 외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서 소곤소곤 목소리와 시선이 쏠리고 있었다.

 문지기와의 말썽과 같은 원인이라고 쿠란도도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산에 버려진 아이가 어떻게든 생활하고 살아있었단 것으로 한다」

 맥심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쿠란도는 수긍했다.

 문으로 들어가, 외길을 곧장 간 곳에 있는 헌터 협회 사레하드 지부는, 그야말로 판타지에 나오는 술집 같은 건물이었다.

 낡은 목제의 스윙문을 밀고 들어가면, 오른쪽에는 머리가 벗겨진 바텐더가 있는 카운터가 있고, 왼쪽에는 위층에 가는 나무 계단이 있었다.

 카운터에서는 몇명의 남자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양아치 같은 사람이나 머리 위에 개 같은 귀를 기른 사람, 작은 드워프 같은 사람이나, 그야말로 헌터라는 몸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그들 중에는 맥심이 지부에 들어선 순간부터 은근히 살피고 있는 자도 있었다.

쿠란도는 어딘가 감동한 듯한 눈으로 두리번두리번 건물을 둘러보고 있었다.

 맥심은 말 없이 정면의 접수 카운터에 간다.

 쿠란도는 서두르지 않고, 흥미 깊은 듯 주위를 보면서 맥심의 뒤를 따랐다.

「오우, 헌터에 한 사람, 추천한다」

 카운터에 붙자마자 그렇게 말한 맥심을 기가 막히다는 눈으로 보는 카운터 직원. 맥심이 목에서 벗은 독 태그 같은 것을 받으면서,

「한마디도 없이 뛰쳐나가더니, 갑자기인가요?」

「오, 부탁한다」

「……그녀, 있었나요?」

 직원은 떠보듯이 맥심을 본다.

「있던 것으로 보이나?」

 맥심은 얼굴을 찡그리고 말했다.

「……. 그래서 추천이라는 것은 뒤의 청년인가요…… 본 적 없는 인종이네요」

「실력은 보장하는데, 가신청의 가장 말단부터라도 좋아」

「연합 왕국 전속 수렵대『백창』의 대장 추천이니까요. 신원의 확인이나 시험, 설명은 생략하지만요, 처음 또는 몇번은 지도원을 붙입니다만, 괜찮습니까」

 아카리에 대해서 의문은 있지만, 맥심이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권한의 행사를 막을 수도 없다.

 직원은 담담하게 진행한다.

「그래, 상관 없어」

「그렇습니까, 그럼 그쪽의 분, 이쪽으로」

 쿠란도는 카운터 앞으로 다가섰다.

「이쪽으로 이름과 출신지를」

「글을 쓸 수 없어」

 직원은 퉁명스럽게 말하는 쿠란도의 얼굴을 한번 보고, 내민 종이를 집어 넣는다.

「그러면 구두로」

「쿠란도. 출신은……아렐두리아 산맥」

 직원은 또, 쿠란도의 얼굴을 보고, 그리고 이번에는 맥심을 본다.

「아카리를 찾고 있을 때에 주웠어.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은 거 같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아」

「알겠습니다. 맥심 씨, 확인을 부탁합니다」

「그대로 해줘」

「알겠습니다. 협회 규칙은 맥심 씨가 제대로 가르쳐주세요. 그리고, 적성 판정은 하실 건가요?」

「그래, 해줘」

「그렇습니까, 여기에서 판정하는 것도 십년 만인가요」

「보통은 학교 등에서 끝내지만, 이 녀석은 산 속에 있었으니까」

 쿠란도의 승낙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일이 결정된다.

 뾰로통해진 쿠란도를 알아챈 맥심이 설명한다.

「각 정령과의 선천적 친화성을 측정한다, 였던가」

[출처] 관리인 씨는 용사가 아니기에 1장 설산에서, 은둔하다 [19 - 헌터 협회 ①]|작성자 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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