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화. 원 플러스 원 (3).
10번 로얄 구역.
“쏟아지는 우박!”
후두둑. 후두두둑.
종류에 상관없이 쿨타임이 돌아오는 족족 광역 스킬을 사용했다.
동시에.
슝.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를 사용했다.
당연히 위치는 에이션트 골렘의 뒤.
그리고는 오른손에 들린 8강화 얼음황제 수호검을 녀석에게 내지름과 동시에.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
단일 스킬을 사용했다.
캉. 캉.
퍽. 퍽. 퍼버벅. 퍽.
곧장 연속으로 녀석에게 박혀드는 공격들.
그 후.
슝.
굳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다시 뒤로 빠졌다.
그만큼 완벽한 치고 빠지기.
처음에는 녀석을 중심으로 사방 10미터가 꽤나 좁은 범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지름 20미터의 원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정도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전투를 하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그 와중에 신경을 쓰는 것이 있긴 있었다.
바로.
퍽. 퍽. 쾅. 쾅.
내 몸에 박혀드는 수많은 공격들.
그 중 다른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공격이 존재했다.
바로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의 공격.
그만큼 단순 비교해도 다른 공격 수십 번 아니, 수백 번보다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의 공격 한 번이 훨씬 위력적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유저들의 공격은 허용했다.
아무리 전보다 일취월장 했다지만 현재 내 컨트롤로는 에이션트 골렘을 상대하는 와중 나에게 쏟아지는 모든 공격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으니까.
즉, 그럴 바에 수많은 공격은 다 허용을 해도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의 공격 하나만 콕 집어서 피하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여하튼.
[크으윽! 쥐새끼 같은 놈!]
에이션트 골렘의 분노를 이끌어내며 전투를 계속 이어갔다.
분명 녀석의 반짝반짝 빛나던 돌덩이들이 처음에 비해 확연히 그 빛이 줄어들었으니까.
그 말은 이제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뜻이고.
***
약 30분 후.
퍽. 퍽. 쾅. 쾅.
내 몸에 그대로 박혀드는 분노한 에이션트 골렘의 공격.
하지만 무시했다.
수많은 자들이 자리한 이곳에서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 다음으로 강력한 위력을 뽐내는 공격들이었지만 그래도 분명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으니까.
대신.
힐끔. 힐끔.
에이션트 골렘에게 둬야할 시선을 다른 곳에 두며 그쪽에 더 신경을 썼다.
바로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
아니, 더 정확히는 그 거대한 활을 들고 있는 한 남자.
결국 도주는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가 하는 거니까.
그만큼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최적의 타이밍만 찾고 있을 뿐.
그리고 분명 멀찍이서 전과 다름없이 강력한 공격을 쏘아대는 거대한 활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설렁설렁 아니. 설렁설렁보다 뭔가 간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 착각일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분명 참을 만큼 많이 참았고 자신도 있었다.
일부러 나도 한번에 쏟아내기 위해 쿨타임이 긴 스킬들을 적절히 관리했고.
그래서 곧장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특출나게 사용.”
[현재 lumen, 아시란테님이 보유한 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 중에서 가장 특출난 스탯은 지력입니다.
-현재 보유한 지력 수치: 103,237
-30분간 지력 수치가 206,474으로 변경됩니다.
-특출나게의 유지 시간이 종료하면 10일의 쿨타임이 발생합니다.]
“.......”
무려 20만을 넘어선 지력.
하지만 감탄은 딱 0.1초로 끝냈다.
나머지 감탄은 10번 로얄 구역의 주인과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을 잡고 해도 충분하니까.
그래서 곧장 슬금슬금 간을 보면서 아껴왔던 스킬들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
“블리자드! 아이스 토네이도!”
퍽. 퍽. 퍼버버벅. 퍽.
휘이이잉.
우선 광역 스킬의 원투펀치를 날렸다.
그리고는.
“징벌 아이스! 아이스 브레스!”
쾅!
콰강강쾅!
마치 번개와도 같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얼음줄기가 에이션트 골렘의 가슴팍에 정확히 박혀들었다.
동시에 은하수를 연상케하는 거대한 아이스 브레스도.
물론 상대는 몸빵 하나만으로 로얄 구역의 지배자가 된 에이션트 골렘.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 연계기는 아무리 에이션트 골렘보다 방어력은 떨어지더라도 무려 7번 로얄 구역의 주인이었던 파샨트에게도 통했던 방식이니까.
더욱이 그때는 사용치 않던 한정 스킬 ‘특출나게’를 지금은 사용하여 지력이 20만까지 증가한 상황.
거기에 그때는 137%의 현실 구현률이지만 지금은 5%가 더 증가해 142%에 달했다.
당연히 나에게 5%면 하늘과 땅 차이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발 수천 미터의 차이 정도는 낼 수 있었고.
그래서 당당하게 기다렸다.
여전히 강력한 눈폭풍과 눈 회오리를 뿜어내는 광역 스킬이 아이스 브레스와 겹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광경이 가라앉을 때까지.
그러나 시야가 확보되기 전에 먼저 울리는 메시지가 있었다.
[에이션트 골렘과의 ‘접착’이 해제됩니다.]
물론 스스로 해제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나와 접착이 유지되는 상태에서는 나도 그에게서 떨어지지 못하지만 에이션트 골렘도 나에게서 떨어지지 못하니까.
하지만 곧이어 울리는 메시지로 자발적인 해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발대의 일원으로서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들의 안방에서 강력한 존재를 처리하였습니다.
-잔여 스탯포인트 2000개를 획득합니다.
-현재의 현실 구현률에 상관없이 즉시 3%의 현실 구현률이 증가합니다.]
우선 3000개가 아닌 2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와 역시나 5%가 아닌 3%의 현실 구현률이 눈에 거슬렸지만 일단은 무시했다.
상태창을 열어 2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투자하지도 않았고.
지금은 그것보다 한정 스킬 ‘특출나게’가 유지되는 동안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그래서.
“블링크.”
처음으로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거대한 활 앞에 도달했다.
그리고는.
“아이스 스톰! 아이스 스피어!”
곧장 녀석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물론 녀석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팍. 팍. 파바박. 팍.
녀석의 온갖 공격이 내 몸에 박혀들었다.
하지만 전처럼 피하지 않았다.
이제는 1 대 1이니까.
그것도 그냥 1 대 1이 아니라 특출나게가 유지 중이었고 3%의 현실 구현률마저 증가한 상태에서의 1 대 1.
그리고 그제야 10번 로얄 구역의 주인이었던 에이션트 골렘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적들의 허탈한 소리가 들려왔다.
“방어력만큼은 손에 꼽히시는 분인데...”
“거기에 혼자가 아니었잖아. 무려 두 분이나 계셨다고. 그런데... 그런데...”
“이건 아니야.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어.”
“도망쳐야해!”
“맞아. 두 분일 때도 잡지 못한 침략자라고!”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물론 내 주변에 있는 자들은 그런 절망스런 소리조차 내뱉지 못했다.
분명 7레벨 스킬인 아이스 스톰은 블리자드나 아이스 토네이도에 비해 손색이 있는 스킬이긴 하지만 현재 내 지력이 평소의 2배 즉, 20만에 달했으니까.
말인즉슨.
털썩.
털썩.
털썩.
정말 무수히 많은 자들이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인 거대한 활 지근거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쓰러져갔다.
하지만 무시했다.
어차피 지금 최우선 목표는 거대한 활이니까.
“아이스 레인! 아이스 웨이브!”
퍽. 퍽. 퍼버버벅. 퍽.
우선 그렇게 내 모든 공격들이 녀석에게 박혀 들어갔다.
물론 전처럼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를 활용하거나 8강화 얼음황제 수호검을 활용한 공격도 가능하긴 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지금은 ‘특출나게’가 유지 중이고 그로인해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마저 8강화 얼음황제 수호검을 활용한 공격보다 더 위력적일 테니까.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도 이동하는 그 찰나의 시간이 아까웠고.
여하튼.
퍽. 퍽. 쾅. 쾅.
거대한 활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지 나를 향해 연신 공격을 퍼부어왔고 그렇게 제자리에서 마치 누가 더 강한지 겨루는 무식한 전투가 이어졌다.
***
잠시 후.
거대한 활의 공격은 분명 화려하지는 않았다.
패턴도 단순했고.
하지만 그 단순무식한 공격 한방 한방의 위력은 7번 로얄 구역의 주인이었던 파샨트보다 더 강력했다.
분명 평타라 불릴 수 있는 일반적인 공격인데 민첩 하나만 수십만 아니, 거의 백만 가까이 올린 상태에서 날리는 공격이라는 느낌?
더욱이 몸빵도 썩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블링크.”
슝.
절대 밀릴 것 같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최대한 컨트롤을 하며 전투를 했기에 아직 생명력도 여유가 있었고.
다만 굳이 무식하게 싸울 필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10번 로얄 구역의 주인과 5번 로얄 구역의 주인이 1차적인 목표이긴 했지만 여전히 사방에는 수많은 적들이 존재했으니까.
즉, 이런 기회는 절대 흔치 않았다.
맛있는 메인 디쉬에 이어 완벽한 디저트까지 구비되어 있는 이런 전장은.
그래서 적절한 분배를 위해 다시 얄미운 방식으로 전투를 시작했다.
물론.
쉬이익. 쾅!
쉬이익. 쾅!
“미사일이냐?”
녀석의 화살이 유도 기술이 있는 미사일마냥 방향을 선회해 블링크로 위치를 바꾼 나에게 박혀 들어왔다.
하지만 늦었다.
쓰려면 진즉에 써야 했다.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제약이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무시하며 나도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징벌 아이스!”
쾅!
쿨타임 돌아오는 족족 강력한 공격을 아끼지 않고 팍팍 사용해 가며.
그리고 그렇게 전투를 이어가길 약 10분 정도?
메시지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선발대의 일원으로서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들의 안방에서 강력한 존재를 처리하였습니다.
-잔여 스탯포인트 1000개를 획득합니다.
-현재의 현실 구현률에 상관없이 즉시 1%의 현실 구현률이 증가합니다.]
[강력한 존재를 3명까지 쓰러트렸습니다.
-차후부터는 보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쩝.”
메시지에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백히 그것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튀어나온 보상.
즉, 덤이기에 그 아쉬움을 길게 가져가지는 않았다.
아쉬움을 길게 가져가기에는 결국 총 9%의 현실 구현률과 무려 6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했으니까.
쓰윽.
그 후 시선을 셀 수 없이 많이 남아 있는 메이저, 레귤러, 루키 구역 그리고 그 루키 구역에도 속하지 않는 자들에게 돌렸다.
마치 어서 자신을 잡아먹어달라는 듯이 한데 뭉쳐 있는 상황.
그래서 곧장 달려들었다.
지금의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침략자 아니, 포식자니까.
그것도 아무리 먹고 또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 그런 걸신들린 포식자.
***
다음날.
‘선발대’ 이벤트에 참여한 대다수는 여전히 7번 로얄 구역의 주인이자 정령왕의 화신이라 불렸던 파샨트의 지배 영역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았다.
홍주영이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적이 남아 있었고 그만큼 하루 할당량을 채우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할당량을 넘어 안전하게 가산점마저 챙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기에 모두들 만족해하며 과거 파산트의 영역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7번 로얄 구역 휘하에 속했던 107번 레귤러 구역 근처에는 호주의 카나본 길드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장님! 방금 엄청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뭔데?”
“홍주영님이 그러니까 5번과 10번 로얄 구역의 지배자들이 만든 함정에 빠졌는데...”
“뭐야? 설마 죽기라고 했다고? 안 돼! 홍주영이 없다면 결국 우리는 끝장이야!”
대장 테일러는 수하의 말에 절규하듯이 말을 내뱉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직도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보름 이상이 남아있고 이렇게 안전하게 있는 것은 전부 홍주영 덕분이라는 것을 테일러는 모르지 않았다.
더 나아가 약 열흘 이상을 이곳에 머묾으로써 결국 쿠하나와 지구가 전투로 한곳은 다른 한곳에 잡아먹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그 절규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닙니다! 함정에 빠졌는데 그 5번 로얄 구역과 10번 로얄 구역의 지배자들을 모두 죽였다고 합니다.”
“?”
순간 테일러는 벙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지금 이곳 쿠하나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자들과 2 대 1로 붙었는데 이겼다고?”
“네!”
“.......”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파악한 테일러는 잠시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나지막하게 말을 내뱉었다.
“지구로 복귀하면 홍주영 더 나아가 명진에 선물이라도 바쳐야 할 텐데...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있을지 모르겠군.”
테일러는 직접 이곳에 와서 적들을 상대해봤기에 이들이 얼마나 강한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평균으로 따져도 지구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
즉, 지구에서 진짜 강자라 불리는 자들 몇몇을 빼고는 약 3%가 레귤러에 속했고 한 20%가 루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전부 루키 구역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들의 수준밖에 되지 않다는 것을 타일러는 이곳에 와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찬양하는 열 명의 지배자는 말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었고.
그런데 홍주영이 1 대 1도 아닌 2대 1로 그들의 태양을 박살내자 테일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지구에 속한 자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심해도 너무 심했으니까.
물론 테일러는 같은 지구에 속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갖기는 했다.
여하튼 그렇게 홍주영에 대한 정보를 속속 전해들은 ‘선발대’ 이벤트 참여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홍주영 더 나아가 명진에 알랑방귀를 뀔까 하고.
더욱이 이곳에 온 몇몇은 명진과 살짝 안 좋은 관계를 가졌던 적이 있는 자들도 있어서 그들은 빌고 또 빌었다.
앞으로는 절대 명진과 척을 지지 않기를.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했으니까.
우선 그렇게 ‘선발대’에 참여한 자들도 계속 할당량을 채워가며 이벤트를 진행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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