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화. 소화.
1800레벨 사냥터 고대 정령의 대지.
블링크. 푹.
블링크. 푹.
블링크. 푹.
현재 몬스터 각인을 위해 성질을 축적중인 대상은 파란색 고대의 정령.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녀석을 각인시 주어지는 옵션이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 대미지 5% 증가였다.
지력 4000과 정신력 2000 증가는 말할 것도 없었고.
그래서 붉은색, 갈색, 회색 고대의 정령을 피해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로 파란색 고대의 정령 한 놈만 주구장창 팼다.
물론 최대로 보유할 수 있는 성질은 3개로 타이탄과 어둠에 물든 다크엘프 거기에 1700레벨 사냥터에서 각인한 망자의 하수인까지 이미 3개가 꽉 찬 상황.
당연히 하나를 삭제해야만 했다.
그리고 삭제한 것도 이미 정해놨다.
바로 망자의 하수인.
왜냐하면 타이탄은 이번에 검은 액체 인간을 통해 힘 3000과 체력 3000의 증가는 물론이고 받는 모든 피해량 10% 감소가 얼마나 좋은 옵션인지 확실히 체감을 할 수 있었다.
민첩에 특화된 어둠에 물든 다크엘프도 우선은 보관할만했고.
하지만 체력 5000 증가가 전부인 망자의 하수인.
물론 동반 성장을 보유했음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력 5000이 절대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분명 다른 것보다 처지는 옵션인 것은 확실했다.
그렇다고 체력 5000 증가 외에 다른 옵션이 더 있는 것이 아니고.
즉, 망자의 하수인이 가장 먼저 삭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우선 그렇게 공간도 하나 비워놨기에 열심히 사냥을 이어갔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10일 뒤.
“후우.”
타이탄은 말할 것도 없고 어둠에 물든 다크엘프나 망자의 하수인은 몰이사냥이 가능했다.
어차피 그 사냥터에 녀석들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무려 4종류의 고대의 정령이 존재했고 그중 하나만 쏙쏙 골라 빼먹어야 하다 보니 시간이 거의 2배 가까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드디어 끝이 보였다.
말인즉슨 다시 파란색 고대의 정령을 향해 쿨타임 제로 블링크로 달려들어 8강화 얼음황제 수호검을 내질렀고 그 한 방에 녀석이 쓰러지는 순간 메시지가 울렸다.
[고대 정령에 대한 축적률 100%를 달성하였습니다.
-고대 정령의 성질을 획득합니다.
-최대 3개까지의 성질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한번 각인시킨 성질을 다른 성질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30일의 쿨타임이 필요합니다.
-현재 보유중인 성질 (3/3)
: 타이탄, 어둠에 물든 다크엘프, 고대의 정령.
-현재 활성화 중인 성질.
: 타이탄.]
“크으.”
물론 이 녀석의 성질을 100% 축적하기까지 그다지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무조건 한 방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래서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여기에는 파란색뿐만 아니라 붉은색, 갈색, 회색의 고대 정령이 존재했고 혹여나 실수로 다른 색깔의 녀석을 공격하면 결국 그 녀석도 한방에 즉사함으로써 지금껏 축적한 모든 것이 전부 제로가 되니까.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했고.
여하튼 확실히 나에게 도움이 되는 파란색 고대의 정령으로 각인을 교체할 찰나.
“흠...”
살짝 고민이 됐다.
물론 여러모로 고대의 정령 각인이 나에게는 훨씬 좋았다.
[파란색 고대의 정령.
: 지력 4000 증가.
: 정신력 2000 증가.
: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 대미지 5% 증가.]
나는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고 파란색 고대의 정령이 주는 옵션 전부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들이니까.
특히나 타이탄으로 인한 체력 증가가 그랬듯이 몬스터 각인을 통한 스탯포인트 증가는 동반 성장의 제한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더더욱.
하지만 검은 액체 인간 급의 강자와 싸울 때는 명백히 이것보다 타이탄이 훨씬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교체 쿨타임이 무려 30일이었다.
“흠. 교체 쿨타임만 없다면 정말 완벽한데...”
상황에 따라 효율이 좋은 것으로 바꿔서 사용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수는 없었다.
올려주는 스탯포인트도 절대 적지 않았고.
그래서 절로 고민을 하는 와중 메시지가 울렸다.
모두에게 울리는 공지에 가까운 메시지가 아니라 나에게만 울리는 그런 메시지가.
[뿌리가 근원의 조각Ⅲ 소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뿌리가 소폭 성장하며 성장 한계점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뿌리가 흡수한 근원의 조각 일부분이 뿌리의 소유자에게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칩니다.
: 모든 스탯포인트가 3000씩 증가합니다.]
[동반 성장을 보유중입니다.
-근원의 조각은 동반 성장의 제한 범위 밖에 존재합니다.
-동반 성장의 제한 없이 힘, 민첩, 지력에 이어 체력과 정신력도 3000씩의 스탯포인트가 증가합니다.]
[근원의 조각을 흡수한 뿌리가 ‘몬스터를 다루는 고대의 기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몬스터 동화 -미활성화 상태.
: 몬스터 각인 -활성화 상태.
: 몬스터 동류 인식 버프 -미활성화 상태.
: 몬스터 지휘 버프 -미활성화 상태.
-활성화 상태인 몬스터 각인의 효과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 최대로 보유 가능한 몬스터 성질이 3개에서 5개로 증가합니다.
: 활성화 중인 성질 교체에 필요한 30일의 쿨타임이 삭제됩니다. (즉시 원하는 성질로 제한 없이 교체 가능.)
: 활성화 시키는 성질의 옵션이 추가적으로 50% 증가합니다.]
“.......”
순식간에 몇 개의 메시지가 주르륵 울렸다.
물론 이해 못할 메시지는 없었다.
딱히 헷갈리거나 어려운 내용은 없었으니까.
다만 한참을 멍하니 그 메시지들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것과 주어진 보상들이 너무나 어마어마해서였다.
특히나 원래라면 동반 성장에 막혀야할 체력과 정신력마저 포함한 모든 스탯포인트 3000개의 증가.
말 그대로 1만 5천개였다.
거기에 3개에서 5개로 증가한 성질 보유량과 사라진 30일의 쿨타임.
당연히 이것만해도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 때나 즉각적으로 성질의 교체가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방금 전이었고.
그런데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활성화 시키는 성질의 옵션을 추가적으로 50%나 증가시켜주는 변화.
즉, 타이탄으로 따지면 힘과 체력이 3000씩 증가가 아니라 4500씩의 증가에 받는 모든 피해량도 10% 감소가 아니라 15% 감소로 변하게 된다.
“허...”
절로 나오는 감탄.
물론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근원의 조각Ⅲ.
뭔지 알 것 같았다.
바로 검은 액체 인간보다 더 검었던 마치 검은 액체의 엑기스라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았던 손톱만한 검은색 뭉치.
당연히 그것일 수밖에 없었다.
뿌리가 그것을 먹어치우는 것도 눈앞에서 직접 봤고.
“그나저나... 횡재한 건가?”
당연하지만 나는 그것을 먹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먹으라고 해도 절대 먹지 않을 것이다.
괜히 이상한 것을 먹었다가 어떤 탈이 날지 아무도 모르니까.
하지만 알아서 그걸 먹은 하얀색 뿌리.
그런데 뿌리가 먹고 나서 입을 딱 씻고 모른척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먹은 값을 냈다.
그것도 무척이나 비싸게.
“흐흐흐.”
절로 나오는 웃음.
어차피 주위에 아무도 없기에 한참을 그렇게 웃었다.
분명 똑같은 135%의 현실 구현률을 갖고 있더라도 그 퍼센트의 기준이 되는 ‘Revival Legend’ 내에서 내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낼 수 있는 힘이 다르니까.
특히나 더 이상 코인 교환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이번에 증가한 것들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주 정다운 목소리로 뿌리를 불렀다.
“뿌리야~ 뿌리야~”
하지만.
[.......]
역시나 하얀색 뿌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개의치 않았다.
원래부터 그랬고 어쨌든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단 한 번도 나를 외면치 않은 존재가 뿌리니까.
그리고 종종 내가 밟고 지나간 땅을 빼꼼 고래를 치켜들고 몰래 훔쳐보듯 쳐다보는 것을 모르지도 않고.
마치 스타를 바라보는 팬처럼.
여하튼 감탄은 충분히 했기에 곧장 입을 열었다.
“몬스터 각인 교체. 고대의 정령.
[현재 활성화된 타이탄에서 고대의 정령으로 몬스터 각인을 교체합니다.
-직전 타이탄을 활성화함으로써 발생한 옵션이 사라지며 고대의 정령의 옵션이 새롭게 적용됩니다.
-차후 제한 없이 다른 성질로 교체가 가능합니다.
-강화된 몬스터 각인을 보유중입니다.(추가적으로 50%의 증가율을 적용받습니다.)
: 지력 (4000)-> 6000 증가.
: 정신력 (2000)-> 3000 증가.
: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 대미지 (5%)-> 7.5% 증가.]
그 메시지를 확인하고 목을 풀 듯이 좌우로 움직였다.
분명 단일 스킬보다 광역 스킬을 많이 보유했고 그만큼 몰이사냥을 즐겨왔던 나로서는 강제로 그게 금지 당한 시간은 꽤 몸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곧장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로 녀석들을 모으고 입을 열었다.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털썩.
털썩.
채 비명도 내지 못하고 그래도 쓰러져 가는 녀석들.
특히나 직전에 비해 아이템도 레벨도 변화가 없었지만 분명 큼지막한 차이가 존재했다.
지력만 봤을 때 모든 스탯포인트 3000의 증가로 당연히 지력 3000에 50%의 증가율을 적용받는 파란색 고대 정령의 각인 활성화로 지력이 6000 거기에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 대미지가 무려 7.5%가 증가했으니까.
그래서 검은 액체 인간이 고마웠다.
결국 그는 그냥 죽은 것이 아니니까.
물론 그것을 먹어 치운 뿌리도.
우선 그렇게 그날은 그동안의 회포를 풀 듯 몰이사냥을 이어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라는 즐거운 메시지와 함께.
***
다음날.
“퀘스트를 진행한다.”
아르헨티나의 사옌스 길드로부터 감사의 말과 함께 받은 퀘스트.
진즉에 진행을 해도 됐지만 그 퀘스트를 진행하는 제한 시간이 없었고 당연히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여타 다른 몬스터를 잡게 되면 그간 축적했던 파란색 고대 정령의 성질이 초기화되기에 잠시 미뤘었다.
하지만 어제 몬스터 각인을 끝냈기에 이렇게 퀘스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미룰 필요도 없고.
[‘수정탑을 파괴하라.’ 퀘스트의 진행을 선택하였습니다.
-위대한 마법사이자 건축가였던 제로디의 수상한 던전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이동한다.”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몸이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곧 거대한 동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함께 메시지가 울렸다.
[위대한 마법사이자 건축가였던 제로디는 말년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하나의 미로 같은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건축물에 도전하는 자를 기다렸다.
-수정탑을 깨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
: 최대 5번까지 도전이 가능하다.
: 5번의 도전이 끝나면 가장 높은 기록을 달성한 자에게 보상이 주어진다.
: 퀘스트 진행중 사망시 사망 페널티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록 달성 현황판.
1. 폐예르아노 : 17단계.
2. 폐예르아노 : 15단계.
3. 폐예르아노 : 14단계.
4. 폐예르아노 : 9단계.
5. 기록 없음. 도전 가능.]
폐예르아노는 아르헨티나 사옌스 길드의 길드장의 이름.
그는 검은 액체 인간 아니, 검은 액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4번을 도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남은 것은 1번의 도전 기회.
그런데 그것을 나에게 양보했다.
17단계까지의 기록이 담긴 자료와 함께.
즉, 그는 이 퀘스트를 나에게 넘겨줌으로써 여기에 완전히 손을 뗐다.
“결국 수정탑을 깨라 이거지...”
이 퀘스트는 결국 간단했다.
바로 수정탑을 깨고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가는 것.
그래서 퀘스트 이름도 ‘수정탑을 파괴하라.’ 이고.
여하튼 이미 사옌스 길드의 길드장에게 받는 17단계까지의 정보도 확인을 했기에 곧장 동공의 한 가운에 멀뚱히 서 있는 문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자 메시지가 울렸다.
[1단계를 시작합니다.
-한번 시작을 하면 실패할 때까지 계속 다음 단계로 이동됩니다.]
그와 함께 널찍한 사각형 방이 모습을 드러냈고 중앙에 거대한 수정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정탑 위에는 [05 : 00]이라는 시간을 뜻하는 홀로그램 같은 것이 떠 있었고.
[1단계는 5분 안에 수정탑을 깨는 것입니다.]
“징벌 아이스.”
쾅.
파사삭.
이미 사전에 얼추 내용을 아는 상황.
그래서 그 메시지가 울림과 동시에 수정탑을 향해 징벌 아이스를 날렸고 거대한 수정탑은 그것을 버티지 못했고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자.
[1단계 클리어 타임은 04분 59초입니다.
-S등급입니다. 차후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1분 뒤에 2단계로 넘어갑니다.]
“역시 몬스터 각인을 하고 오길 잘했어.”
그 당시 축적률이 아깝긴 했지만 그래도 명백히 높지는 않았기에 퀘스트를 먼저 진행해도 상관없었다.
실제로 조금 고민도 했고.
하지만 그것을 먼저 했기에 훨씬 강해진 상태로 퀘스트 진행이 가능했다.
그 말인즉슨 더 높은 단계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고.
어쩌면 마지막까지.
우선 그렇게 입가에 만족의 미소를 띠며 얼른 1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 소화. > 끝
< 수정탑은 깨야 제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