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1600, 1700 그리고 1800 (2).
1600레벨 사냥터 어둠에 물든 다크엘프의 숲.
퍽. 퍽. 쾅. 쾅.
정확히 1400레벨까지 딱 1레벨을 남겨둔 상황.
그래서 누군가 열심히 하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사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1400레벨은 기대가 되는 레벨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현재 습득 가능한 최대 스킬 레벨은 아이스 토네이도와 징벌 아이스 같은 8레벨이었고 그게 바로 1000레벨 때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1100, 1200, 1300레벨까지 그 이후의 스킬에 관한 메시지는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물론 다른 메시지는 있었다.
바로 1100레벨에는 코인을 골덴링으로 교환 가능한 특권을 그리고 1200레벨에서는 현실 구현률을 올릴 수 있는 특권으로.
그래서 내심 1300레벨에는 새로운 9레벨 스킬에 관한 메시지가 울리겠거니 했지만 울리지 않은 상황.
그렇기에 1400레벨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스킬 기능성 반지 덕분이지만 그래도 9레벨 블리자드를 사용할 수 있었고 그 9레벨 스킬의 위력을 체감중이기에 더더욱.
여하튼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악착같이 사냥을 하는 도중 메시지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레벨이 올랐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지.
그래서 당연히 기뻤다.
하지만 곧장 기쁨을 표출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간 새로운 스킬 습득이 가능한 레벨에 도달하면 스킬포인트와 함께 새로운 스킬 습득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울렸었으니까.
그래서 1400레벨에 새로운 스킬 습득이 가능하면 곧 메시지가 울릴 것이고.
그런데.
[.......]
잠잠했다.
“이러면 텀이 너무 긴데...”
8레벨 스킬이 1000레벨이었다.
그 말인즉슨 지금 1400레벨도 울리지 않는다면 최소 1500레벨이라는 뜻이고 그 텀은 너무 길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9레벨 스킬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절로 고개를 갸웃거릴 찰나 띵동 하고 울리는 메시지가 있었다.
[1400레벨 달성으로 스킬포인트 4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9단계 스킬까지 습득이 가능합니다.]
“흐흐흐.”
분명 조금 늦게 울린 메시지였지만 어쨌든 그 메시지에 절로 웃음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곧장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이동하고 싶었지만 그런 마음을 접고 다시 어둠에 동화된 다크엘프들에게 달려들었다.
아직 오늘 할당량 10시간을 채우지 못했으니까.
더욱이 잠시 미룬다고 내가 1400레벨을 달성한 일이나 그로인해 4개의 스킬포인트와 9레벨 스킬 습득 가능한 것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잠시 뒤.
“이동 코툼성.”
[코툼성으로 이동합니다.]
내가 갓 ‘Revival Legend’에 접속했을 때 이미 8레벨 스킬까지 정보들이 존재했었다.
그 당시 이미 1000레벨을 달성한 자들이 여러 있었으니까.
하지만 9레벨 스킬에 대한 정보는 여태 들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동하는 와중에도 고민이 됐다.
새로운 9레벨 스킬을 습득할지 아니면 현재 보유한 스킬들을 업그레이드 할지.
분명 업그레이드를 통해 9레벨로 거듭날 스킬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가서 보고 정하면 되지.”
아직 새로운 9레벨 스킬도 확인치 않고 미리 결정할 필요는 없기에 그렇게 또다시 코툼성에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휑한 코툼성 내부를 지나쳐 중앙 광장에 위치한 거대한 탑에 이르자 메시지가 울렸다.
[현재 습득 가능한 새로운 아이스 계열 스킬들이 존재합니다.]
[현재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스 계열 스킬들이 존재합니다.]
우선 처음 마음 먹은 대로 업그레이드보다 새로운 9레벨 스킬들을 살폈다.
더욱이 이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스킬들은 전부 추가적으로 스킬포인트를 필요로 하는 것들뿐이었고.
“흠.”
우선 9레벨 스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만큼 강력했고 탐이 났다.
전부다 배우고 싶을 만큼.
하지만 어째서 전처럼 3개의 스킬포인트가 아니라 4개의 스킬포인트를 줬는지 9레벨 스킬들을 보고 알 수 있었다.
하나같이 죄다 습득하는데 4개의 스킬포인트를 필요로 했으니까.
“그나저나 이게 좀 구미가 당기는데...”
[9레벨 아이스 브레스.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4개, 필요 골덴링 550,000,000골덴링)
: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에 얼음의 정수가 살짝 가미된 아이스 드래곤의 강력한 얼음 숨결을 내뿜는다.
: 아이스 브레스에 피격당한 대상은 100%로 치명적인 동상 피해를 입는다.
: 9레벨 아이스 브레스만 존재한다.]
상대적인 좁은 범위라는 뜻은 광역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단일 스킬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걸 감안해서인지 따로 광역 스킬은 물론이고 서릿발 혹한의 창이라는 9레벨 단일 스킬이 따로 존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8만을 훌쩍 넘는 내 지력과 아이스 계열에 한하지만 전체적으로 플러스 알파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성 ‘아이스 맨’.
거기에 조만간 15강화가 될 얼음황제 수호검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가 좁은 범위로 끝날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내 지력도 8만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얼음의 정수가 포함된 유일한 스킬이라는 거지.”
특성 ‘아이스 맨’의 옵션에도 적혀 있지만 그것을 처음 얻었을 때 울렸던 메시지가 있었다.
바로.
[육체에 얼음의 정수가 깃듭니다.]
그 뒤로 얼음의 정수에 관한 문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아이스 브레스를 제외한 여타 다른 9레벨 스킬에서도.
즉, 무조건 아이스 브레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습득. 아이스 브레스.”
[9레벨 스킬 아이스 브레스를 습득하였습니다.]
분명 무척 어렵게 얻은 4개의 스킬포인트를 굉장히 빠르게 사용을 했지만 아쉽지는 않았다.
물론 아이스 볼이나 아이스 볼트 등을 삭제하고 스킬 포인트를 회수할 수도 있었다.
그것 말고도 얼음 감옥을 비롯한 광역 스킬 1개 정도는 삭제를 해도 무방했고.
하지만 현재 습득한 스킬들 전부는 쿨타임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계산하에 습득을 한 것들이었다.
한번 써볼까? 하고 호기심에 고른 스킬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간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마저도 쏠쏠한 재미를 봤고 제 몫도 톡톡히 했다.
“그래. 굳이 현재의 밸런스를 깰 필요는 없으니까.”
광역 스킬은 넉넉했고 그에 비해 조금 빈약한게 단일 스킬이었지만 어쨌든 광역, 단일 양방향에 어마어마한 힘을 낼 아이스 브레스를 습득했기에 거기에서 만족하고 코툼성 밖의 텔레포트 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장 다시 1600레벨 사냥터 어둠에 동화된 다크엘프 숲으로 이동했다.
아직 로그아웃을 하기에는 일렀으니까.
***
그 시각 아프리카에 위치한 소말리아 모가디슈.
한 국가의 수도임에도 10층 이상의 건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곳에 2명의 남녀가 다 쓰러져 가는 건물 내부에 대충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굳이 여기일 필요는 없잖아. 안전한 곳이 얼마나 많은데.”
남자의 그 질문에 여자가 입가에 미소를 살짝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안전한 곳이라... 글쎄요. 제가 봤을 때 한곳을 제외하고는 전부 거기서 거기 같은데요.”
“흠. 그 한곳이 내 품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쉽네요.”
“쳇. 기대도 하지 않았어. 아시란테가 있는 한 가장 안전한 곳은 하나일 수밖에 없지. 그나저나 왜 부른 거지?”
“...꿈을 꾸었어요.”
“호오.”
여자의 그 말에 시종일간 껄렁껄렁한 태도를 취하던 남자가 자세를 바로 했다.
눈앞의 여자의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니까.
그 꿈으로 인해 지금껏 얻은 이득은 말할 것도 없고.
“좋아. 어떤 꿈이었지. 들어보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지.”
“통로... 서로 연결하는 통로가 생길 거예요. 그리고 그 통로로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낼 거고요.”
“괴물? 몬스터를 말하는 건가? 이미 몬스터는 많다.”
“몬스터와는 비교도 안 될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낼 거예요.”
“.......”
남자는 여자의 그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가 아니라는 뜻은 단 하나니까.
바로 일본 오사카에 모습을 드러낸 자들.
“얼마나 남았지?”
“그건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미 구멍은 발생했고 그 구멍은 겁잡을 수없이 커질 거예요.”
“그럼 그로 인해 발생할 미래는?”
“.......”
더 이상 입을 열지 않는 여자.
하지만 남자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둘이 있었던 공간이 일그러지며 전등이 꺼지듯 어둠만이 자리했다.
잠시 후.
벌떡.
방금 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 있었던 남자는 두 눈을 부릅뜨며 앉아 있던 고급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크나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가져와라!”
그리고 그 남자의 외침과 동시에 문이 열리며 일단의 무리들이 무언가 거대한 상자를 가져왔다.
그러자 그 남자는 상자를 열어 젖혔고 곧 상자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골덴링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억 아니, 천억에 가까울 정도로.
우선 그 남자는 그 골덴링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정확히 1골덴링을 꺼내들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그간 ‘Revival Legend’의 흐름으로 그들이 더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 물론 통로마저 생길지는 몰랐지만. 그래서 네 정보의 가치는 딱 1골덴링이야.”
그 말과 함께 남자는 1골덴링을 손가락으로 튕겨 공중으로 띄웠고 빙글빙글 돌며 허공에 솟구쳤던 1골덴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남자는 곧장 밖으로 움직였다.
***
1600레벨 사냥터에 처음 발을 내딛은지 10일째.
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사냥을 시작한지 정확히 9시간이 흐른 상황.
즉, 1시간만 더 버티면 곧바로 1700레벨 사냥터로 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사냥을 했다.
이제 이곳을 거쳐 1700레벨, 1800레벨 사냥터로 가면 어지간해서는 여기에 다시 올 일이 없을 테니까.
여하튼 남은 1시간도 열심히 사냥으로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700레벨 사냥터로 가기 위한 제한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 1600레벨 사냥터에서 하루에 10시간씩 최소 10일간 접속 유지 - 달성.
: 1600레벨 사냥터에서 10,000마리의 몬스터 처리 - 달성.]
그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곧장 몸을 뒤로 뺐다.
오늘부터 당장 1700레벨 사냥터에서 10시간을 접속해야 하루라도 더 빨리 1800레벨 사냥터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렇게 되면 20시간 넘게 ‘Revival Legend’에 접속하는 것이 되지만 상관없었다.
한때는 2시간만 빼고 22시간 넘게 접속한 적이 있기도 했고.
우선 그렇게 도착한 1700레벨 사냥터.
휘이잉.
한산했다.
물론 아예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처음 1600레벨 사냥터에 모습을 드러낸 자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적은 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우선 그들을 지나쳐 1700레벨 사냥터 앞에 자리했다.
그러자.
[1700레벨 사냥터가 오픈되기까지 3시간 59분 11초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정확히 하루의 10시간을 남겨두고 오픈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곧장 다른 쪽으로 움직여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로그아웃.”
미리 약 4시간의 휴식을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야 오늘 하루 남은 10시간 동안 열심히 사냥을 할 수 있으니까.
약 4시간 뒤.
1700레벨 사냥터 앞.
웅성웅성.
와글와글.
약 4시간 전보다 꽤 많은 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파티를 맺고 사냥시 파티원 그 누가 몬스터를 잡든 킬수는 똑같이 카운트가 됐으니까.
즉, 10일 만에 1700레벨 사냥터에 발을 내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절대 이벤트에서 1등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미 내가 1500, 1600레벨 사냥터에서 잡은 몬스터 숫자는 어마어마하니까.
파티를 맺고 몬스터를 잡아도 카운트는 동일하게 올라가도 점수는 몬스터를 죽인 단 한명만 획득하기도 했고.
우선 그렇게 살짝 대기를 하다가 1700레벨 사냥터에서 밝은 빛이 새어나오는 순간 나도 곧장 1700레벨 사냥터 앞에 발을 내딛었고 곧장 1700레벨 사냥터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때 울리는 메시지가 있었다.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땅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디버프.
하지만 나와 동시에 이곳에 진입한 남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언데드가 아니라고 디버프가 발생했어.”
“생명력과 마나 감소인데... 이것 누적 피해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생명력과 마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데?”
“젠장! 사냥터 전체에 이런 디버프가 깔려 있으면 어쩌라는 거야.”
물론 생명력과 마나 감소는 대단치 않다면 대단치 않은 디버프이긴 했다.
실질적인 전투력에는 영향을 끼치는 디버프가 아니기도 했고.
하지만 아무리 효과가 낮은 디버프라도 우선 디버프에 당한다는 것에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일정하게 깎이는 것이 아니라 누적돼서 시간이 갈수록 깎이는 양이 증가한다면 더더욱.
그러나 나와는 별개인 상황.
그래서 그들을 지나쳐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로 깊숙이 들어갔다.
< 1600, 1700 그리고 1800 (2). > 끝
< 1600, 1700 그리고 1800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