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224화 (224/271)

224화. 새로운 사냥터.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크억!]

[컥!]

내 공격에 추풍낙엽으로 쓰러지는 타이탄들.

하지만 타이탄들이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물론.

“흐흐흐.”

연신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우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두 달만의 제대로 된 사냥이었다.

거기에 지금 하는 사냥은 단순히 경험치 획득뿐만 아니라 다른 어마어마한 보상도 같이 껴있었고.

그래서 사냥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멀찍이서 입을 벌린 채 많은 사람들이 구경중이라는 것도 모를 정도로.

***

직전의 2배 경험치 이벤트 덕분이기도 했고 시간도 꽤 흘러서 이제는 제법 많은 유저들이 유입된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물론 여전히 서로 널찍하게 간격을 유지하며 사냥을 할 정도로 타이탄의 대지가 넓긴 했다.

아무리 평균적으로 유저들의 수준이 꽤 올라갔다 하더라도 1500레벨 사냥터가 괜한 1500레벨 사냥터가 아니기도 했고.

그런데 그때 발생한 누군가의 몬스터를 향한 무차별적인 학살.

더욱이 몬스터 학살자는 내 영역 네 영역할 것 없이 사방으로 날뛰면서 사냥을 했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설정하며 사냥을 했던 무리들은 조금씩 조금씩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 학살자에게 여기는 우리 영역이니 이쪽으로 침범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간 큰 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말인즉슨 오랜만의 사냥으로 재미는 물론이고 몬스터 각인을 위해서 더 빨리 더 많은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는 열망에 휩싸인 홍주영은 몬스터가 리젠되는 속도보다 잡는 속도가 더 빠를 정도의 사냥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예전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사냥을 하게 됐고.

즉, 의도치 않았지만 홍주영은 다른 자들이 원활한 사냥을 위해 서로 임의로 정한 영역까지 침범하며 사냥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자들은 매너를 지키라는 말 대신 멍하니 입만 벌린 채 쳐다만 봤고.

그러다 그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두 달 가까이 ‘Revival Legend’ 못했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지. 설렁설렁한 것을 포함하면 두 달이 아니라 거의 세 달이라고 봐야지.”

“맞아. ‘최강 길드를 뽑아라.’ 이후 명진 쉘터에 그 일이 생기고 거의 접속을 못했다고 하더라고.”

“세 달이면 절대 짧은 기간은 아닌데...”

“뭘 새삼스럽게 그렇게 놀라. 원래도 강했잖아. 진즉부터 여기 1500레벨 사냥터에서 혼자 사냥을 했었고. 물론... 이상하게 지금은 더 강해보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타이탄이 왜 이렇게 불쌍해 보이지? 1500레벨 몬스터면 보스 몬스터를 빼고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몬스터인데...”

“.......”

“.......”

“.......”

한명이 내뱉은 말에 듣던 다른 자들은 대답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홍주영의 다른 공격도 그렇지만 하다못해 견제용을 쓰이는 아이스 볼이나 아이스 볼트마저 타이탄을 쓰러트리는 막타(상대방을 쓰러트리는 마지막 공격)급의 위력을 발휘했으니까.

분명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임에도 오른손에 들린 검을 활용한 공격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리고 그때.

“그나저나 저 밑에 깔린 골덴링과 코인은 안 주우려나? 안보일 때 몰래 가서...”

그 말에 모두들 홍주영 뒤쪽으로 지천으로 깔린 골덴링과 간간히 깔린 코인에 시선을 줬다.

절로 탐이 나는 상황.

하지만.

“미치지 않고서야 주울 수가 없지.”

“맞아.”

“만약 저걸 줍는 순간 길드장에게 욕이란 욕은 다쳐먹을걸.”

“그뿐이게? 맨몸으로 쫓겨나도 다행이지.”

“에이. 진짜 누가 줍는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도 조심해. 명진 쉘터가 알 수 없는 존재에게 그렇게 수모를 당했어도 여전히 가장 상위에 존재하는 것이 명진 길드고 홍주영님이야.”

“맞아. 베트남을 상대로 그렇게 후려치고 약탈했던 중국과 인도가 왜 조용한데. 다 홍주영님 때문이잖아. 그래서 이렇게 구역이 하나로 합쳐질 때까지 그 둘이 베트남만큼 약한 몽골에 손 하나 대지 않았고.”

“그건 그렇지.”

우선 그렇게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에서 사냥하는 모두는 최대한 홍주영의 사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몸을 사렸다.

그리고 그 속에는 처음에는 홍주영과 적대적인 사이였던 일본 미쓰야 길드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에서 사냥하길 3일째.

마지막 공격으로 쓰러진 녀석들 사이로 곧장 다시 사냥을 하기보다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몬스터 각인 확인.”

[몬스터 각인 현황.

-현재 축적 몬스터 : 타이탄.

-현재 축적 달성률 : 61.819%

: 축적률 100% 달성으로 타이탄을 각인시 아래의 성질을 획득합니다.

-힘 스탯포인트 3000 증가.

-체력 스탯포인트 3000 증가.

-단단함 획득. (받는 모든 피해량 10% 감소.)]

“음. 하루에 2만 마리 정도로 보면 되겠네.”

정확히 시간을 잰 것은 아니지만 대략 1분에 20마리 정도를 잡는 것이 가능했다.

그럼 10분에 200마리고 1시간이면 1200마리.

즉, 하루에 18시간 정도 ‘Revival Legend’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약 2만 마리 정도를 잡는 것이 현재의 사냥 속도였다.

물론 더 빨리 더 많이 잡는 방법은 있었다.

누군가 몬스터만 몰아온다면.

그만큼 아무리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가 있다하더라도 몬스터를 죽이는 것보다 몬스터를 찾는 것이 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냥 속도도 만족스러웠다.

분명 남들이 보면 기함을 토할 정도의 사냥 속도였으니까.

“좋아.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나!”

이제 약 2일 뒤면 축적률 100%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처음 아니, 정확히는 ‘Forgotten Legend’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던 클로즈베타 당시 하루에 채 2시간도 잠을 자지 않고 게임을 했던 것처럼 사냥을 이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에 갑자기 울리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Revival Legend’입니다.

-새롭게 진행될 사항이 있어 이렇게 안내해 드립니다.

: 더 높은 수준의 사냥터가 등장합니다.

-새롭게 등장할 사냥터는 1600, 1700, 1800, ????레벨 사냥터입니다.

단, 새롭게 등장하는 사냥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조건을 달성해야 합니다.

: 1600레벨 사냥터.

-1500레벨 사냥터에서 하루에 최소 10시간씩 10일 이상 접속 유지.

(연속으로 10일을 채우지 않고 띄엄띄엄 10일을 채워도 가능함.)

-1500레벨 사냥터에서 10,000마리 이상의 몬스터 처치.

(파티 사냥으로 처치시에도 파티원 전원 유효함.)

:

:

: 1800레벨 사냥터.

-1700레벨 사냥터에서 하루에 최소 10시간씩 10일 이상 접속 유지.

(연속으로 10일을 채우지 않고 띄엄띄엄 10일을 채워도 가능함.)

-1700레벨 사냥터에서 10,000마리 이상의 몬스터 처치.

(파티 사냥으로 처치시에도 파티원 전원 유효함.)]

“호오.”

우선 더 높은 레벨의 사냥터는 무조건 환영이었다.

다른 것을 다 떠나 경험치만큼은 더 높을 테니까.

물론 새롭게 등장한 사냥터의 난이도?

전혀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분명 이벤트이긴 했지만 나에게 적합한 사냥터라고 주어진 곳이 바로 2700레벨의 사냥터였으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난한 사냥이 가능했고.

즉, 새롭게 등장한 1600, 1700, 1800레벨 사냥터도 이곳 1500레벨 사냥터처럼 땅 짚고 헤엄치기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메시지가 더 울렸다.

[새로운 등장하는 사냥터를 기념하는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가장 빨리 1800레벨 사냥터에 도달하라.’

-혹여나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1800레벨 사냥터에 도달시 아래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 1500레벨 사냥터의 몬스터는 1점.

: 1600레벨 사냥터의 몬스터는 2점.

: 1700레벨 사냥터의 몬스터는 3점.

으로 계산되어 더 높은 점수를 달성한 1명이 우승을 하게 됩니다.

-파티를 맺고 사냥한 몬스터는 마지막 타격을 입힌 자만이 점수를 획득합니다.]

“흐흐흐.”

우선 1800레벨 사냥에 도달하라는 메시지만 봤을 때는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다.

다음 사냥터로 이동하기 위한 제한에는 10,000마리의 몬스터 처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말인즉슨 그 사냥터에서 하루에 최소 10시간씩 10일 이상의 접속 유지라는 또 다른 제한이 존재했다.

즉, 남들보다 빠르게 1만 마리의 몬스터를 잡아도 어쩔 수 없이 10일 이상을 그곳에 머물러야만 했다.

내 사냥속도에 비춰보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제한.

그런데 그 10일을 알차게 보내면 만에 하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와 1800레벨 사냥터에 동시에 도달해도 우승이 가능했다.

내 사냥 속도는 아무리 여러 명이 뭉쳐 파티 사냥을 진행해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니까.

더욱이 나름대로 소문난 강자들이 뭉쳐 파티 사냥을 진행해도 결국 마지막 타격을 집어넣은 자만 점수를 획득했고.

그래서 만족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우리는 메시지 있었다.

[‘가장 빨리 1800레벨 사냥터에 도달하라.’ 이벤트는 내일 00시에 시작하며 새로운 사냥터는 그로부터 10일 뒤에 ‘Revival Legend’ 곳곳에 무작위로 생성됩니다.]

마지막으로 울린 그 메시지를 뒤로하고 다시 사냥을 이어갔다.

어차피 새로운 사냥터는 10일 뒤에 등장하는 만큼 지금 당장 할 거라고는 타이탄을 각인시키는 거니까.

물론 시간은 충분했다.

이미 60% 이상을 달성한 상태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 조만간 정이 들었던 이곳을 떠나야 했다.

1800레벨 사냥터를 놔두고 굳이 1500레벨 사냥터인 이곳에 올 일은 앞으로 없을 테니까.

그래서 마지막을 추억하기 위해서 녀석들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퍽. 퍽. 쾅. 쾅.

[크억!]

[컥!]

털썩. 털썩.

비명을 토해내며 쓰러지는 녀석들을 가만히 주시했다.

이게 마지막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녀석들이 쓰러지자마자 메시지가 울렸다.

[몬스터 타이탄에 대한 축적률 100%를 달성하였습니다.

: 타이탄의 성질을 획득합니다.

-최대 3개까지의 성질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 각인이 가능합니다.

-여러 성질을 보유하고 있어도 하나의 성질만 각인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번 각인시킨 성질을 다른 성질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30일의 쿨타임이 존재합니다.]

“각인 : 타이탄.”

어차피 가진 성질이라고는 타이탄 하나밖에 없기에 곧장 각인을 진행했다.

그러자.

[타이탄의 성질을 체내에 각인시켰습니다.

-힘 스탯포인트 3000이 증가합니다.

-체력 스탯포인트 3000이 증가합니다.

-단단함을 획득합니다. (받는 모든 피해량 10% 감소)]

“응?”

우선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체력은 그렇다 쳐도 힘 3000은 명백하게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였고 모든 피해량 10% 감소도 탱커가 봤더라면 눈이 뒤집힐 정도로 매력적인 옵션이었으니까.

그런데 울려야할 메시지가 울리지 않았다.

바로 동반 성장으로 체력 스탯포인트 3000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메시지.

그만큼 멀리 찾을 것도 없이 최근의 그 누구보다 빠르게 현실 구현률 100%를 달성했다며 모든 스탯포인트 1000 증가를 보상으로 받았을 때도 체력과 정신력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울렸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울려야 했고.

하지만 울리지 않는 메시지.

그래서 우선 상태창부터 열었다.

[레벨 : 1391

죽인 횟수 : 11582, 죽은 횟수 : 0

칭호 : 나 혼자 만렙 클베 유저 외 12개.

생명력 : 8,473,000(now) / 8,473,000(max)

마나 : 5,121,000(now) / 5,121,000(max)

힘 : 13774(+3000)  민첩 : 16241  체력 62773(+3000)

정신력 : 44821      지력 : 83420

잔여 스탯포인트 : 0

잔여 스킬포인트 : 0

특성 : 아이스 맨, 동반 성장, 강화의 신, 올 버프 올 디버프.]

물론 그간 레벨도 오르긴 했다.

정말 악착같이 사냥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힘이 3000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체력까지 3000이 올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체력은 65773에 달했고.

“왜지?”

순간 절로 드는 의문.

하지만 의문은 길지 않았다.

만약 손해를 봤다면 그 의문을 깊이 파고들어야겠지만 이득을 봤으니까.

이득을 봤다면 이득을 본대로 조용히 넘어가주는 것이 관례이고.

우선 그렇게 확인을 끝내자 다음으로 시야에 들어온 것은 1391레벨이었다.

“흠. 1400레벨에는 스킬 습득이 가능했으면 좋겠는데...”

그 말과 함께 상태창을 닫고 다시 타이탄들에게 달려들었다.

몬스터 각인이 끝났지만 아직 1600레벨 사냥터가 등장을 하기까지는 8일이 남았으니까.

그 시간동안 놀 생각은 전혀 없었고.

< 새로운 사냥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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