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화.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 (3).
“최강 길드 타이틀 확인.”
직접적인 이벤트 참여자로 이미 더 좋은 보상을 받은 상황.
하지만 조금 아쉽기는 했다.
2000개의 코인과 2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가 분명 많은 양이 아닌 것은 확실했지만 그렇다고 적은 양도 절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미 끝난 마당에 계속 미련을 둘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기에 그 생각은 저 멀리 날려두고 최강 길드 타이틀부터 확인에 들어갔다.
[타이틀 : 최강 길드.
-자신이 속한 구역을 넘어 ‘Revival Legend’ 내에서 최강임을 증명한 길드만이 획득 가능한 타이틀이다.
: 명진 길드에 속한 모두는 몬스터 사냥시 10%의 추가 경험치를 획득한다.
: 명진 길드에 속한 모두는 몬스터 사냥시 10%의 추가 골덴링을 획득한다.
: 명진 길드에 속한 모두는 몬스터 사냥시 10%의 추가 코인을 획득한다.
: 명진 길드에 속한 모두는 모든 스탯포인트가 100씩 증가한다.]
“오.”
이건 무척이나 좋을 수밖에 없었다.
10%는 분명히 남과 뚜렷한 격차를 만들 수 있는 유의미한 수치였으니까.
당연히 명진 길드에 소속 되는 순간 누구나 아무런 제한 없이 적용됨으로써 명진 길드의 이름값이 한층 더 솟구칠게 뻔했고.
그리고 그때 다른 메시지가 울렸다.
[모든 보상 지급 완료로 10초 뒤에 원래의 위치로 이동합니다.]
우선 그 메시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벤트 시작 직전부터 아무리 1등을 할 자신이 있었다지만 그래도 실제로 1등을 한 것은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곧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곧 시야에 로돈성에 위치한 명진 길드 본거지가 보임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와아아아!”
“홍주영! 홍주영!”
“명진! 명진!”
물론 그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들도 명진 길드 소속이고 그렇기에 추가적인 보상을 전부다 받았을 테니까.
그 외 호칭으로 볼 수 있는 최강 길드라는 타이틀도.
우선 그렇게 열렬한 환영에 두 손을 들며 호응해줬다.
그리고 그 뜨거운 분위기는 곧장 축제로 이어졌다.
‘Revival Legend’ 내에서도 ‘Revival Legend’ 밖의 명진 쉘터에서도 밤늦게까지.
다음날.
명백하게 주인공은 나.
그래서 그 파티에 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다보니 조금 늦잠을 잤다.
중요한 일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에게 주는 포상이기도 했고.
그리고 늦은 아침식사 후에 ‘Revival Legend’에 접속할 찰나 나를 찾는 연락에 소회의실로 이동했고 이미 그 자리에 아빠, 형, 누나를 비롯해 꽤 많은 자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곧장 형의 옆인 내 자리에 가서 앉았고 그러자 임정대 경비 대장이 자리에 일어나 입을 열었다.
“우선 이렇게 급작스럽게 자리를 요청해서 죄송합니다.”
“아닐세. 이유가 있겠지.”
임정대 경비 대장의 말에 아빠가 한 마디 말을 건넸고 그 후 임정대 경비 대장이 리모콘으로 빔 프로젝트를 작동 시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말보다는 직접 보시면서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준비했습니다. 우선 4일 전입니다.”
임정대 경비 대장의 말에 소회의실 한쪽에 설치된 스크린에 익숙한 장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명진 쉘터.
그리고 몬스터도.
물론 그리 이상한 모습은 아니었다.
지금 현재도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테니까.
그 어딘가에 명진 쉘터가 포함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그런데.
“저건 3일 전이고 이건 2일 전입니다. 특히나 이때는 밤낮 할 것 없이 몬스터들이 3번 연속으로 모습을 드러냈고요.”
임정대 경비 대장의 말에 이번에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명진 쉘터의 영역은 넓었고 그만큼 몬스터가 등장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긴 했지만 그럼에도 저건 너무 빈번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건 어제입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이고요.”
“흠...”
“음.”
이건 명백하게 빈번해도 너무 빈번했다.
물론 명진 쉘터나 명진 쉘터 근처에 그간 몬스터가 아예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분명 모습을 드러내긴 했다.
하지만 그 횟수는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똑똑.
누군가 소회의실 문에 노크를 하고 들어오더니 아빠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임정대 경비 대장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그 후 곧장 임정대 경비 대장이 입이 열렸다.
“현재 명진 쉘터 내 8번 영역과 서쪽 출입구 쪽에 또다시 몬스터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임정대 경비 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크린에는 새로운 화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진 내 8번 영역과 서쪽 출입구로.
우선 서쪽 출입구 근처는 항상 상주하는 경비 인원과 현실 구현률을 올린 자들이 있기에 곧장 처리가 됐다.
그렇게 강한 몬스터가 아니기도 했고.
하지만 수십만 명이 거주하기에 꽤나 넓을 수밖에 없는 명진 쉘터였고 그렇기에 8번 영역에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제재 없이 주변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인근에 사람이 없다는 정도?
우선 그 화면을 주시했다.
그리고 순간.
푹. 푹. 푹.
그 몬스터들 밑으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고 꼬챙이마냥 그 몬스터들 몸통을 꿰뚫었다.
물론 그 모습에 당황하지도 궁금증을 가지지도 않았다.
바로 뿌리였으니까.
그리고 뿌리는 모든 몬스터가 정리되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그 후 그 모습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분명 내가 있는 이곳 명진 쉘터 메인 기지와 8번 영역까지는 꽤나 거리차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었다.
실제로 놀랄 일은 따로 있었으니까.
말인즉슨 그간 뿌리는 무조건 나와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만약 내가 두 발을 공중에 뛰어 놓으면?
뿌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니, 못했었다.
보물 상자를 통해 업그레이드가 되고도.
하지만 기생충을 잡아먹고 다른 뿌리에 비해 2배 가까이 통통하고 길쭉한 하얀색 뿌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나서부터는 그 녀석을 중심으로 나와 떨어져 있어도 뿌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보르네슈 탐험대’ 퀘스트 때 플라이를 이용해 공중에 떠 있어도 뿌리가 활동을 했었고.
여하튼.
“감사합니다. 막내 도련님.”
임정대 경비 대장이 나를 향해 고마움을 표했지만 명진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내 일이기도 하기에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더욱이 문제는 이런 사소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몬스터가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낸다는 거니까.
그래서 곧장 질문을 던졌다.
“지구 전체에 몬스터가 갑자기 빈번하게 등장을 하는 겁니까? 아니면... 우리만 그런 겁니까?”
이게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몬스터가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지구 전체적으로 그렇다면 분명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어쩌면 현재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Revival Legend’의 영향일수도 있고.
하지만 그때.
“명진... 더 정확히는 명진 쉘터 주변만 그렇습니다.”
“.......”
“.......”
“.......”
명진 쉘터만 그렇다는 임정대 경비 대장의 말.
그래서 소회의실 내에는 침묵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침묵 사이로 임정대 경비 대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지근거리에 있는 미래 길드로부터 받은 지난 열흘간의 몬스터 등장 현황입니다. 그 외 옆의 것들은 몽골의 투갈 길드와 대성, 구산 길드 거기에 연락이 되는 인도네시아와 미국, 중국의 몇 개 길드의 몬스터 등장 현황이고요.”
임정대 경비 대장이 보여준 외부의 몬스터 등장 현황판과 비교해보면 명진 영역에 등장한 몬스터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후로도 임정대 경비 대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하루에 한두 번. 하지만 요새는 하루에 서너 번까지 등장을 했고 그 흐름으로 봤을 때 앞으로 더 빈번하게 몬스터가 등장할 것 같습니다. 명진 쉘터만요.”
임정대 경비 대장이 덤덤하게 내뱉었지만 마지막에 내뱉은 ‘명진 쉘터만요.’라는 말은 유독 귀에 깊이 박혀들었다.
그건 절대 자연적인 흐름이 아니었고 그 말인즉슨 누군가 무슨 수작을 부렸다는 뜻일 확률이 99%였으니까.
다만 문제는 누가 어떻게 왜 그랬냐는 것보다 해결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고.
물론 전체적으로 허약한 몬스터.
그렇기에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허약한 몬스터만 등장하라는 법은 없고 왠지 모르게 갈수록 더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을 할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닌지 회의실에는 깊은 침묵이 자리했고.
우선 그 뒤로 1시간 가까이 더 회의가 진행됐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상황이 발생했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니까.
이유를 모르기에 해결 방법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석인수 실장이 명진 길드라는 이름과 정보부를 총 가동해 정보부터 수집하는 것으로 회의를 종료했다.
1주일 뒤.
한낮의 명진 쉘터.
푹. 푹. 푹. 푹.
플라이를 사용해 명진 쉘터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그래야 아무리 명진 쉘터가 넓다 해도 사방이 다 보였으니까.
물론 굳이 내 시야에 몬스터가 들어오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내가 명진 쉘터에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를 처리하고 싶다는 의지만 갖고 있으면 그전처럼 귀신같이 내 의중을 파악한 뿌리가 알아서 몬스터들을 처리해 줬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Revival Legend’.
내가 ‘Revival Legend’에 접속하고 있으면 뿌리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간 내가 잠을 자는 와중에 뿌리가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몬스터 처리에 대한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었고.
즉, 몬스터 처리에 대한 의지를 가진 지금은 밤이 오히려 더 안전했다.
나와 달리 뿌리는 잠을 자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뿌리가 약한 것도 아니고.
“흠. 분명히 누군가 무슨 수를 쓴 건데...”
우선 절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
누군가 명진 쉘터에 어떤 수를 쓴 것은 확실한데 석인수 실장이 백방으로 알아봐도 그 누구도 현재 명진 쉘터에 벌어지는 일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 명진 쉘터를 부르는 호칭이 바뀌었다.
바로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로.
그럴만한 것이 1주일 사이로 하루에 등장하는 몬스터 횟수가 열 번을 넘겼다.
그것도 전보다 많이는 아니지만 분명 조금씩 더 강한 몬스터로.
문제는 앞으로도 점차 계속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을 할 것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그런지 명진 쉘터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도 밑바닥에서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나에게는 없었다.
그게 명진 쉘터에 수작을 부린 놈들이 원하는 행동일 테니까.
“그나저나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은근슬쩍 정보를 풀기도 했다.
현 명진 쉘터 일어나는 일을 해결해주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들어준다고.
물론 진짜 소원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현재의 상황을 아는 자가 없었고 그 말인즉슨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가 문제를 만든 자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와중에 몬스터의 등장은 더 빈번해졌고.
그래서 한창 ‘Revival Legend’에 접속해있을 시간임에도 이렇게 현실에 나와 있었다.
내가 이렇게 2~3시간 나와 있는 것으로 그 시간만큼은 전에 비해 10배로 증가한 경비 인력과 현실 구현률을 올린 자들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까.
물론 내가 잠을 자는 밤은 말할 것도 없고.
여하튼 그렇게 고민을 하며 또다시 동쪽 지역에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를 뿌리를 이용해 처리했다.
***
그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허허허...”
루시아 길드의 길드장 명령에 직접 명진 쉘터를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로 만든 마티아스는 허탈한 웃음을 토해냈다.
자신이 들인 노력에 비해 전혀 피해를 주지 못했으니까.
“저게 보르네슈 탐험대 때 1만 명이 넘는 일반인을 안전하게 지켜준 뿌리인건가?”
“네.”
“허. 저게 말이 되나? 거대한 명진 쉘터 전체를 커버할 수 있고 아무리 허약한 몬스터라지만 죄다 한 방에 처리할 능력이라니. 더군다나 아시란테가 잠을 자는 밤과 새벽시간대에도 활동을 해서 오히려 그 시간대에 더 안전하고. 나 원 참.”
물론 마티아스는 그것으로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바로 아시란테가 ‘Revival Legend’에 접속하는 동안은 뿌리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 말인즉슨 낮에 뿌리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아시란테가 ‘Revival Legend’에 접속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런지 요즘 환하게 웃는 길드장의 얼굴에 마티아스는 속으로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길드장이 원하는 대로 아시란테가 ‘Revival Legend’를 하지 못하는 만큼 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이니까.
우선 그간 명진 쉘터의 일을 보고 받은 마티아스는 서류를 바닥에 내던지며 입을 열었다.
“좋아. 두고 보자고. 과연 저 뿌리가 얼마큼 할 수 있는지.”
그렇게 마티아스는 명진 쉘터에 신경을 거둬들였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도 절대 약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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