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217화 (217/271)

217화.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 (1).

1200레벨도 900레벨도 하다못해 300레벨도 레벨에 상관없이 어쨌든 명진의 일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0개씩의 코인을 얻은 상황.

물론 그것이 골덴링으로도 절대 교환이 불가능한 것이라 해도 코인은 코인이었다.

그렇기에 ‘Revival Legend’ 내에서도 그리고 ‘Revival Legend’ 밖의 현실에서도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 난리는 당연히 축제로 이어졌고.

더욱이 왕중왕전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신규 가입을 받지 못한다는 제한은 왕중왕전에서도 우승을 하면 지금처럼 소속 길드원 전체에게 값진 보상을 준다는 확실한 신호일 수밖에 없기에 축제는 밤늦게까지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명진 쉘터 내에서 그런 축제 분위기에 휩쓸리지 못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명진 쉘터 소회의실.

“그러니까 아무도 복귀하지 못했다고?”

“네. 정확히 어제가 아르헨티나 탈라가파 길드가 그곳으로 넘어간 지 3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30명 중 그 누구도 복귀를 하지 않았고 그로인해 탈라가파 내부에서도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질문에 대답하는 석인수 실장.

그 대답에 아빠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혹여나 그곳에서 어마어마한 것을 획득중이라 귀환을 미루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가령 경험치나 코인 같은 것으로. 더욱이 30일 뒤에 귀환을 할 수 있는 쿨타임이 종료될 뿐이지 무조건 30일 뒤에 귀환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고.”

“물론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탈라가파 길드가 저렇게 대놓고 혼란스러워하는 않았을 거라는 것이 정보부의 판단입니다. 더욱이 탈라가파 길드의 신중하기로 소문난 로드리고 길드장의 성격이라면 아무리 그곳에 보물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하더라고 30명 중에 최소한 1명 정도는 귀

환을 시켜서 그곳의 상황을 전달할 인물이기도 하고요.”

“흠...”

석인수 실장의 대답에 상석에 앉은 아빠가 짧은 침음을 내뱉었다.

물론 아르헨티나의 탈라가파 길드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냐 싶겠지만 갑작스레 바삐 움직이는 현 ‘Revival Legend’의 행보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렇기에 탈라가파 길드의 귀환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들이 그곳에서 직접 두 눈으로 보며 얻었을 정보도.

하지만 깜깜무소식.

더욱이 귀환 쿨타임이 종료되는 30일 마저 넘어섰기에 그 깜깜무소식은 결국 한 가지 생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전멸.

그래서 그런지 소회의실 내부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때 상석에 앉은 아빠가 무거운 침묵을 깨고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선 당장 중요한 것은 3일 뒤로 예정된 왕중왕전이다. 그러니 탈라가파 길드에는 혹여나 귀환자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선에서 조사를 멈춘다.”

현 40개의 구역을 하나의 구역으로 합치기 직전 계획된 이벤트를 빨리빨리 진행한다고 밝힌 메시지.

그래서 그런지 ‘최강자를 뽑아라.’ 때는 왕중왕전까지 꽤 텀이 길었지만 이번에는 3일 뒤에 곧장 시작한다는 메시지가 울렸었다.

더욱이 그때는 분명 포기자도 꽤 됐었다.

바로 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40개의 팀 중 참가팀이 40개 전부.

물론 왜 그런지 이해는 갔다.

그들도 자신의 구역 내에서 1등을 함으로써 우리처럼 소속 길드원들 전부가 2000개씩의 코인을 받았을 테니까.

즉, 아무리 우승할 확률이 희박해도 순순히 포기한다는 것을 어려웠을 것이다.

여하튼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회의는 그렇게 종료가 됐다.

그리고 명진 쉘터에서 진행되는 파티에 잠깐 몸을 드러내 모두의 환호성을 받고 약 1시간가량 자리를 지키다가 곧장 침실로 이동에 잠에 들었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 할 일이 많으니까.

***

그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대한 고저택에서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었다.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상대는 지금껏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한 아시란테니까요.”

“그렇긴 하지. 하지만 어쩌겠나. 계획과 달리 주인공 자리를 아시란테에게 뺏기고 저렇게 부들부들하며 시키는데 해야지. 목줄에 묶인 개처럼.”

“.......”

마치 별거 아니라는 듯이 덤덤하게 말하는 평생을 주인으로 모신 마티아스의 모습에 딜런이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봤다.

그러다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못나 파블로 그 개자식을 막지 못해 주인님에게 루시아 길드라는 족쇄를 채우게 했습니다.”

“됐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현실 구현률을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0번 구역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파블로는 그 당시 절대 막을 수 없는 무적에 가까운 능력이었으니까. 그래서 나처럼 루시아 길드에 개처럼 목줄을 메고 있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고. 하지만...”

상석에 앉은 마티아스는 말꼬리를 흐리며 잠시 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시란테 그놈은 그것을 견뎌냈다는 거지. 그것도 1200레벨도 현실 구현률도 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말이야.”

“.......”

마티아스의 말마따나 딜런도 그 부분을 신기한 것을 넘어 강력한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간 아무도 해내지 못한 것을 아시란테는 해냈으니까.

그래서 스스로 족쇄를 차지 않았고.

그리고 그때 마티아스가 의자에 일어나 창문 쪽으로 이동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아시란테가 파블로 그놈의 ‘벽뚫기’를. 더더욱 0번 구역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파괴함으로써 쓸모없는 놈으로 만들어 준 것은 무척이나 고맙지. 결국 파블로를 내 손으로 직접 고통스럽게 쳐 죽일 수 있었으니까.”

결국 자신을 루시아 길드라는 곳에 얽매이게 만든 파블로를 죽였지만 여전히 그 얽매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씁씁함을 느낀 마티아스였고 그걸 모를 딜런이 아니기에 딜런은 크나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현재 아시란테도 명진 길드도 왕중왕전에 대비하느라 무척이나 바쁠 시기니 곧장 조사에 착수부터 하겠습니다.”

“됐다.”

“하지만 현재 아시란테 그놈에게는 온갖 디버프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혹여나...”

“그래도 상관없다.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는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곳으로 몬스터를 불러들이는 것이 전부니까. 물론 극히 낮은 확률이겠지만 아시란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그런 몬스터가 나왔으면 좋겠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글쎄. 확률이라는 것은 모르지. 하지만 나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 길드장도 그놈도 그것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시란테의 능력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테니까. 다만 혹여 아시란테 주변 인물들에게 피해를 입혀 아시란테의 성장세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까 하는 기대. 그걸

기대하는 모양새인데... 흠. 우선 지켜봐야지.”

창밖의 풍경을 보며 말하던 마티아스는 그 뒤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루시아 길드의 길드장의 명령대로 움직일 채비를 했다.

수하 딜런의 말대로 왕중왕전이 진행되는 지금이 명진 쉘터 전체를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위로 올려놓기에 가장 적격인 시기였으니까.

***

3일 뒤.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퍽. 퍽. 쾅. 쾅.

그날도 다른 날들처럼 사냥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울리는 메시지가 있었다.

물론 어떤 메시지인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을 했다.

지금 울릴 메시지는 딱 하나였으니까.

바로.

[최강 길드를 뽑는 왕중왕전의 매칭 상대가 결정됐습니다.

-30분 후에 결투장으로 이동됩니다.

-30분 후에 등록된 인원이 접속 상태가 아닐 경우 그 인원을 뺀 현재 접속 상태인 유저만 결투장으로 이동됩니다.

혹 참여 인원 3분의2 이상이 미접속 상태면 강제로 기권패하게 됩니다.]

그 메시지에 곧장 로돈성의 명진 길드 본거지로 움직였다.

참여자에게만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숫자가 얼마가 됐든 상관없이 그 길드원 전체에 어느 정도 보상이 주어짐으로써 이 이벤트는 꽤나 신경을 써야 하는 이벤트로 격상이 됐으니까.

더욱이.

“오! 오셨다!”

“막내 도련님이 오셨다!”

“와아아아!”

로돈성에 위치한 명진 길드 본거지에는 나를 제외한 명진 1번 팀의 29명은 물론이고 나를 격하게 반겨주는 인파도 함께 있었다.

당연히 그 인파는 명진 소속 길드원들이었고.

우선 그런 환영인사 나도 두 손을 올려 반응을 해줬다.

굳이 나를 반겨주는 자들에게 냉랭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으니까.

그 후 결투장으로 이동하기 직전까지 열띤 응원을 받았고 곧이어 직전에 수없이 이동했던 그 결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투 대기 시간이 3분 주어집니다.

-3분 뒤에 전투가 시작되며 그 전에 버프 및 아이템의 사용&교체가 가능합니다.

-전투에 승리한 길드는 자동으로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패배한 길드는 그 즉시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메시지와 함께 결투장 중앙의 투명한 차단막 너머로 상대방도 확인이 가능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미 몇 번 봐왔던 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미국 홀드렛지.

그리고 그 차단막 너머로 대화도 충분히 가능했기에 그쪽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젠장. 운이 이렇게 없나?”

물론 그 말 뒤에 다른 말도 존재했다.

“우승을 축하합니다. 홍주영님.”

“감사합니다.”

알아서 포기를 한다는데 굳이 다른 말은 필요 없기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을 했고 그런 나를 확인한 홀드렛지는 곧장 포기 선언을 했다.

[상대 팀이 결투를 포기하였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라운드로 진출합니다.]

무척이나 손쉬운 승리.

물론 홀드렛지 같이 포기를 하는 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령.

“아시란테는 포기 한다! 뒤에! 뒤를 노려라!”

“네!”

“알겠습니다. 모래 폭풍!”

“질척거리는 대지.”

:

:

“불의 정령의 분노.”

“내 육체는 굳건한 강철이 되리라!”

아예 나를 포기하고 내 뒤에 있는 가족들과 명진 소속 길드원을 향해 달려드는 적들.

물론 보상 때문에 쉽사리 포기할 수 없어 나오는 발악에 가까운 전술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나를 빼고 다 정리를 해고 결국 내가 남는다는 것을 적들도 모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우선 그 모양새을 가만히 지켜봤다.

분명 명진의 강함에 내 역할이 큰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명진이 절대로 약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특히나 일본 미쓰야 길드로부터 양보 받은 1300레벨 사냥터를 시작으로 몽골의 1400레벨, 대한민국의 1500레벨 사냥터까지 모든 사냥터를 전부 확보함으로써 명진은 명실상부한 강한 길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한 세계에서도 많지 않은 그런 길드였다.

더욱이 명진의 일개 길드원이 아니라 명진 길드의 직계로서 나와 척을 지고 싶어 하지 않은 수많은 자들로 그간 명진의 성장이 방해를 받지도 않았고.

즉, 내가 없더라도 지금의 명진은 충분히 강한 길드에 해당했다.

그래서.

“타올라라! 영혼까지 태우는 지옥불이여.”

“솟아라! 두터운 대지의 벽!”

“철벽!”

:

:

“불어라. 서릿발 추위!”

“생명의 축복.”

파이어 계열의 마법사인 누나를 시작으로 반격을 가했다.

그리고 그 반격은 생각보다 꽤나 거칠었는지 나를 건너뛰고 공격을 감행한 자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물론 그렇다고 완벽하게 적을 몰아세우는 것은 아니었고 비등한 정도?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상대방도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자신의 구역에서 1등을 했고 벌써 2번의 승리를 따내고 우리와 결투를 하는 팀이었으니까.

그 말인즉슨 절대로 약한 팀이 아니라는 뜻이고.

여하튼 계속 가만히 구경을 할 생각은 없기에 나를 피해 움직인 자들에게 달려들었고 차례차례 한명씩 정리를 해나갔다.

굳이 블리자드나 아이스 토네이도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많으니까.

그 후.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라운드로 진출합니다.]

그렇게 처음 40강을 시작으로 20강, 10강, 5강까지 진출을 했고 랜덤으로 정해진 부전승을 획득해 결승전까지 가는 것이 가능했다.

다음날.

“음...”

간간이 북한의 김율정 노릇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여전히 명진 쉘터의 경비 대장을 맡고 있는 임정대는 새벽 일찍 일어나자마자 하는 행동이 항상 있었다.

바로 명진 쉘터의 방어 상태와 간밤의 몬스터의 현황 파악.

그리고 임정대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엊그제와 어제 몬스터가 그것도 명진 쉘터 내부에 연달아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곧장 처리를 함으로써 별다른 피해도 입지 않았고.

그런데 간밤에 또 몬스터가 명진 쉘터 내부와 외부에 동시에 등장했고 이번에는 명진 쉘터 외부에 거주하는 자들 중에 사상자까지 발생하자 살짝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몬스터의 출연 빈도가 증가했으니까.

하지만 표본이 고작 3일.

3일치의 표본 가지고 갑자기 몬스터가 빈번하게 출몰한다는 확정을 내릴 수는 없기에 임정대 경비 대장은 선뜻 어떤 행동을 하지 못했다.

그저 경계를 섦에 있어 더욱더 신경을 쓰라는 말을 할뿐.

더욱이 이제 내일은 왕중왕전의 마지막 대결이 남은 상황.

그래서 임정대 대장은 몬스터 출몰 횟수과 시간대 그리고 현황 등만 따로 정리를 해놓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만약 오늘에 또 몬스터가 출몰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닐 테니까.

그와 함께 현재 가장 중요한 ‘최강 길드를 찾아라.’ 왕중왕전도 끝나는 날이고.

<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 (1). > 끝

< 몬스터를 부르는 대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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