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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213화 (213/271)

213화. 거절.

명진 쉘터 내 점심시간.

가족들과 한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가졌다.

그리고 그때.

힐끔힐끔.

힐끔힐끔.

가족들이 한 번씩 나를 바라봤다.

물론 왜 그런지는 안다.

내가 아침에 비해 무척이나 표정이 밝았으니까.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최초로 현실 구현률 100%를 달성했고 그로인해 얻은 것이 많았다.

호칭은 물론이고 체력과 정신력은 제외지만 힘, 민첩, 지력은 1000개의 스탯포인트까지.

하지만 가장 기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현실 구현률이 100%가 끝이 아니라는 것.

그로인해 더 발전할 여지가 아직도 많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분명 살짝 지루함을 느꼈던 타이탄의 대지에서의 사냥이 그 이후로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사냥을 강제로라도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고.

그리고 그때 누나가 젓가락을 식탁에 탁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뭐야? 뭔데 그렇게 싱글벙글하는 거야?”

“흐흐흐.”

하지만 대답대신 웃음을 날렸고 이어진 누나의 재촉에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닌데 100%를 달성했거든.”

“100%?”

“뭐가?”

어떤 것을 100% 달성했는지 언급을 하지 않았기에 형과 누나에게 질문이 터져 나왔지만 아빠는 뭔가를 짐작한 듯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직전에 아빠한테서 받은 것이 코인이었으니까.

그리고 코인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바로 현실 구현률이었고.

우선 그 모습에 숨길 생각은커녕 오히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래서 일부러 티를 냈기에 곧장 입을 열었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별일 아니라는 듯이.

“현실 구현률.”

“!!!”

“!!!”

“!!!”

그리고 예상대로 미리 짐작을 했던 아빠를 제외하고 가족들 모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손에 쥔 젓가락을 놓칠 정도로.

그만큼 현실 구현률을 100% 달성한다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니까.

당연히 필요한 코인 개수도 어마어마했고.

여하튼 그 뒤로도 놀람과 감탄 그리고 축하가 가득한 식사 자리를 계속 이어갔고 그런 가족들을 향해 현실 구현률 100%가 끝이 아니라는 것과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털어놨다.

분명 외부로 발설할 정보는 아니지만 여기에 있는 모두는 외부인이 아니니까.

물론 식사 후에는 따로 석인수 실장에게도 말을 했고.

그 후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크억!]

[컥!]

“흐흐흐.”

아이스 필드나 살얼음을 포함해 그 어떤 추가적인 공격 없이 블리자드 한 방으로 픽픽 쓰러져 가는 타이탄들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녀석들이 모두 쓰러지자 곧장 쿨타임 제로 블링크로 새롭게 타이탄들을 모아 이번에는 아이스 토네이도를 사용했다.

물론 아이스 토네이도는 스킬 기능성 반지 덕분에 9레벨로 업그레이드 된 블리자드에 비하면 한 단계 낮은 8레벨 스킬.

하지만 한방에 녀석들을 처리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그 후 또다시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를 사용했고 그렇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쉼 없이 사냥을 이어갔다.

누나에게 갑작스럽게 귓속말이 올 때까지.

[lumen : 누나 왜?]

[초절정미녀 : 잠깐 로그아웃하고 나올 수 있어?]

[lumen : 알았어. 금방 나갈게.]

이유는 따로 묻지 않았다.

어차피 로그아웃하면 알 테고 그걸 떠나 아무 이유 없이 나에게 로그아웃을 말할 누나도 아니니까.

잠시 후.

로그아웃을 하고 나오자마자 누나 손에 이끌려 응접실로 이동했다.

물론 이동하면서 누나는 왜 나에게 로그아웃을 하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탈라가파 길드라고 알아?”

“들어는 봤지.”

내가 알기로 탈라가파 길드는 아르헨티나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길드였다.

그래서 이름 정도는 들어봤던 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반응에 누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그 길드가 응접실에 와 있어.”

“왜?”

“우선 이유는 밝히지 않았는데 주영이 너를 꼭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너에게도 절대 손해가 아닐 거라면서.”

“흐음...”

누나의 말에 턱을 잠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그럼 뭐 그들 말대로 만나보면 알겠네.”

물론 나를 보자고 하는 이유는 대략적으로 하나일 것이다.

바로 도움 요청 혹은 과유불급의 상황.

왜냐하면 그게 아니라면 굳이 외부인인 나에게까지 찾아올 이유가 전혀 없었다.

더욱이 내 몸값은 절대 저렴하지 않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시련의 던전도 뉴욕 홀드렛지의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석상도 그리고 직전의 보르네슈 탐험대까지 전부 참여해서 얻은 이득이 어마어마했으니까.

잠시 후.

누나를 따라 들어간 응접실에는 아빠와 석인수 실장 등이 이미 자리해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생소한 자들 2명이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누나가 말한 아르헨티나의 탈라가파 길드에서 왔다는 자들.

우선 그들을 지나쳐 상석에 앉은 아빠 근처로 이동했고 곧 그 2명의 손님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탈라가파 길드 소속의 대외 총담당을 맡고 있는 카를로스라고합니다.”

“저는 멜리나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홍주영입니다.”

그들의 인사에 나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담소가 이어졌다.

하지만 굳이 어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채근하지는 않았다.

분명 살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서로 초면인 상황에서는 이게 분명 예의에 맞는 행동이었으니까.

그러다.

쓰윽.

카를로스라는 남자가 소파에서 등을 떼며 전과 달리 진중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은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일을 아실 겁니다. 특히나 홍주영님은 그자들을 직접 처리했으니 더더욱요.”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당연히 그 일일 수밖에 없다.

벌써 몇 개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빈번하게 언급이 되는 일이기도 했고.

그래서 더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또 등장을 했다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으니까.

그 말인즉슨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리고 그때 나와 아빠를 비롯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한차례 훑은 카를로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전히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우선 몬스터는 절대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희 탈라가파 길드가 그들이 지구에 온 것처럼 저희도 그쪽으로 가는 열쇠를 찾았습니다.”

“?”

우선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해를 못한 것이 아니라 당황했다가 더 맞을 것이다.

설마 그들이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것처럼 우리가 그들이 사는 곳에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까.

아무리 그들이 나를 향해 침략자라고 불렀더라도.

그 후 카를로스는 이미 내가 그런 표정을 지을 거라고 예상을 했다는 듯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계속 입을 열었다.

“더욱이 그곳으로 가서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공개. 심판의 열쇠.”

[심판의 열쇠 (신화)

-심판의 열쇠 사용시 적의 영역인 ㅇㅇㅇ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최대 30명까지 이동이 가능하며 ㅇㅇㅇ로 이동 후에는 다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30일간의 쿨타임이 필요합니다.

-30일의 쿨타임 종료 후 다시 지구로 복귀하면 심판의 열쇠는 소멸됩니다.

또한, ㅇㅇㅇ에서 이동했던 모두가 사망시 심판의 열쇠는 그 즉시 소멸됩니다.

-30일간을 ㅇㅇㅇ에서 보내고 지구로 복귀시 아래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 지구로 복귀한 개개인 모두는 30억 골덴링을 획득합니다.

: 지구로 복귀한 개개인 모두는 3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지구로 복귀한 개개인 모두는 3만개의 코인을 획득합니다.]

분명 보상은 꽤 컸다.

아니, 1등 한명이나 상위권 몇 명만 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저만큼을 준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 큰 수준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봐야했다.

그런데 보상이 여기에서 더 존재했다.

[추가적인 보상이 존재합니다.

-30일간 적의 영역인 ㅇㅇㅇ에서.

-약한 적을 처치시 1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대등한 적을 처치시 5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강한 적을 처치시 10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획득한 포인트에 따라 골덴링, 경험치, 잔여 스탯포인트, 잔여 스킬포인트, 코인 등으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우선 전체적으로 확인을 하자 하나의 이벤트가 떠올랐다.

바로 ‘Revival Legend’ 내에서 미래 길드와 함께 벽에 난 금을 깨고 일본 구역으로 넘어가 깽판을 친 것.

그리고 그 1주일간의 활약으로 상당히 많은 보상을 획득했었다.

1주일간 처리한 일본 유저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으니까.

그만큼 지금 이것이 딱 그것과 무척이나 유사했다.

그 후 나를 포함해서 아빠나 석인수 실장 등이 심판의 열쇠를 전부 확인을 하자 카를로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굳이 저희는 일본 오사카에서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끄럽게 분탕을 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30일만 거기에서 대략적인 정보만 수집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도 얻는 보상이 무척이나 많으니까요. 물론 홍주영님이 추가적인 보상을 원한다면 저희도 그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따를 의향도 있습니다.”

“.......”

카를로스 말대로 괜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숨어만 있다 와도 이득일 수밖에 없었다.

직전의 보르네슈 탐험대로 내가 얻은 것이 너무 커서 그렇지 골덴링은 그렇다 쳐도 3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와 3만개의 코인은 하나의 이벤트나 퀘스트로 얻기에는 엄청난 양이었으니까.

특히 3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가.

그래서 카를로스가 이 열쇠를 가지고 나를 찾아온 이유는 충분히 짐작이 갔다.

절대 포기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 만약에 있을지 모를 위험에 대비해 나라는 카드는 꼭 챙기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들을 떠나 나도 욕심이 났다.

기본 보상도 보상이지만 추가적인 활약에 따라 획득한 포인트로 코인은 물론이고 경험치와 스킬포인트를 구입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하지만.

“흠...”

우선 고민하는 척을 했다.

아니,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런 내 행동에.

“홍주영님만 함께 하신다면 명진 길드에 5명 아니, 7명까지 자리를 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최대 30명이 이동 가능한 상황에 7명이나 우리에게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통 큰 양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확답을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3번 서재실.

아빠, 형, 누나를 비롯해 석인수 실장과 임정대 경비 대장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 모두는 정확히 나를 바라봤다.

탈라가파 길드는 정확히 나를 원했고 결국 내가 포함되어야만 명진에 7자리를 내준다고 했으니까.

즉, 내 선택이 중요한 상황.

물론 나쁘지 않았다.

가고 싶었다.

특히나 더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이 다시 샘솟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으니까.

하지만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적’

그런데 그것이 정확히 심판의 열쇠에 적혀있었다.

물론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명백히 시스템이 처음에는 NPC라 착각한 그들과 우리가 적이라고 확정을 내렸다.

그래서 순간 일본 오사카에서 그들이 타협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 얼추 이해가 갔다.

바로 적이니까.

‘적... 그럼 굳이 지금 싸울 필요가 있나?’

어떻게든 맞부딪칠 수밖에 없는 적이라면 지금 싸우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그리고 그들의 대해 얼추 파악을 해서 내가 승리를 100% 장담할 수 있을 때 싸우고 싶었다.

미리 결판을 내서 빠른 결과를 아니, 정확히는 나쁠 수도 있는 결과를 도출할 필요는 분명 없으니까.

더욱이 그것 말고도 드는 의문이 있었다.

바로.

‘가서 30일 동안 숨어 지내는 것이 가능할까?’

일본 오사카에서 제대로 분탕을 쳤던 그들.

어쩌면 그들도 이번 탈라가파 길드와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유사한 방식으로 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만히 숨어만 지내도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었고.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이목을 잡아끌 정도로 오사카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물론 그 폐허로 만드는데 현대 무기가 50%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결국 내 손에 죽긴 했지만 어쩌면 그들에게 적대심 외에 난동을 부릴 수밖에 없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곳으로 넘어가면 그런 난동을 피우라는 임무를 받지 말라는 법도 없고.

더욱이 나를 제외한 명진의 6자리.

당연히 아빠, 엄마를 비롯해 가족들과 석인수 실장 등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코인과 달리 아무리 많은 골덴링이 있어도 결국 잔여 스탯포인트를 교환하는 방법 자체가 없었으니까.

“흠...”

이래저래 드는 고민.

하지만 곧이어 나를 주시하는 가족들과 석인수 실장 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겠습니다.”

물론 지금 행동을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특히나 탈라가파 길드가 그곳으로 갔다 30일 뒤에 무사히 지구에 복귀를 한다면 무조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절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들이 지구로 쳐들어온다면 모를까 굳이 시스템이 적이라고 확정지은 곳에 나 스스로 먼저 발을 내딛는 것은 꺼림칙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나의 선택에.

“잘 선택했다.”

“그래. 주영아. 확실히 위험해. 여타 다른 퀘스트나 이벤트와 달리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잖아. 탈라가파 길드 말대로 정말 30일간 숨어만 있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고.”

“맞습니다. 막내 도련님. 분명 보상은 달콤하지만 그만큼 숨어있는 가시가 클 것입니다. 이 ‘Revival Legend’는 별 볼일 없는 것에 많은 것을 주지 않으니까요.”

아빠는 물론이고 석인수 실장까지 내 선택에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을 건넸다.

하긴 그간 단 한 번도 이와 같은 경우에 거절을 한 적이 없긴 했다.

그로인해 가족들의 걱정을 사왔고.

여하튼 그렇게 결정을 내렸기에 다시 응접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아빠 대신에 마치 내가 100% 합류할 것이라 판단을 했는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요새 바쁜 일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하겠네요.”

< 거절. > 끝

< 서두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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