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탈출 후.
곧장 현실로 이동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나와 1만 명이 넘는 일반인 무리를 감싼 빛이 사라지고 나서 보이는 것은 사방이 온통 하얀색인 공간이었다.
그것도 나 혼자만 있는.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lumen, 아시란테님은 신대륙에서 748번째로 탈출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아래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 코인 252개를 획득합니다.
: 잔여 스탯포인트 1개를 획득합니다.]
꼴찌.
그래서 그런지 보상은 무척이나 짰다.
특히나 각 스테이지에서 보름간의 시간을 보냄으로써 총 두 달 반을 거기에서 보낸 것을 감안하면 명백하게 손해라고 볼 수 있는 보상.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메인 보상은 저게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기다리는 것을 알기라도 한 듯이 곧장 메인 보상에 관한 메시지가 울렸다.
[lumen, 아시란테님은 10,563명의 일반인과 함께 신대륙을 탈출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아래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 300만 골덴링을 10,563번 획득합니다.
: 소량의 경험치를 10,563번 획득합니다.
: 코인 5개를 10,563번 획득합니다.
: 잔여 스탯포인트 1개를 10,563번 획득합니다.]
마치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막힘없이 울리는 메시지.
하지만 절대 별것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한 번에 10,563개를 얻으면 그건 절대 사소한 것이 아니게 되니까.
하물며 골덴링은 그렇다 쳐도 경험치과 코인 거기에 잔여 스탯포인트는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니기도 했고.
더욱이 이것만으로도 두 달 반에 가까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지만 더 있었다.
[숨겨진 보상이 존재하는 퀘스트입니다.
-lumen, 아시란테님과 함께 이동한 일반인이 1,000명을 넘었습니다.
: 추가적으로 잔여 스탯포인트 2000개를 획득합니다.
-lumen, 아시란테님과 함께 이동한 일반인이 5,000명을 넘었습니다.
: 추가적으로 코인 2만개를 획득합니다.
-lumen, 아시란테님과 함께 이동한 일반인이 10,000명을 넘었습니다.
: 추가적으로 보물 상자를 획득합니다.]
[보상 지급이 완료되었습니다.
-10분 뒤에 원래의 위치로 이동됩니다.]
“.......”
솔직히 이쯤 되자 안드레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안드레이에 동조해 똑같이 일반인을 버리고 갔던 보르네슈 탐험대 모두에게도.
그들이 일반인 무리를 버리지 않고 챙겼다면 이런 보상을 내가 얻을 기회는 없었을 테니까.
그래서 만약이지만 안드레이가 일반인들을 챙기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쩌면 꽤나 큰 피바람이 불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번 보상은 분명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운 그런 보상들이었다.
실제로 안드레이와 보르네슈 탐험대도 나를 두려워하면서도 끝까지 눈치를 보며 쉽사리 포기를 하지 못했고.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라고 욕심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
특히나 안드레이와 보르네슈 탐험대는 내가 두려워 선뜻 행동을 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게 아닌 상황.
즉, 분명 뺏었을 것이다.
마치 강자가 약자의 것을 약탈하듯이.
그리고 그 와중에 당연히 죽는 자도 비일비재하게 생겨날 것이고.
“어쩌면... 안드레이와 보르네슈 탐험대가 일반인 무리를 버리고 간 것이 나나 그쪽이나 최고의 선택이었나?”
순간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과거고 가정일뿐이기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 생각을 털어냈다.
더욱이 그 생각을 이어가기에는 시선을 확 잡아끄는 메시지가 연달아서 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언제 들어도 기쁜 메시지.
그리고 그 레벨이 올랐다는 기쁜 메시지 사이로 다른 내용의 메시지도 존재했다.
[호칭 ‘퀘스트 장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퀘스트 클리어시 그 퀘스트의 난이도에 따라 추가적으로 100~3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보르네슈 탐험대의 신대륙 탈출’ 퀘스트의 성공 난이도를 계산중입니다.
: 1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아무리 남의 퀘스트고 내가 그 퀘스트에 숟가락을 얹은 거라지만 어쨌든 퀘스트인 것은 명백한 사실.
그렇기에 퀘스트 장인에 관한 메시지가 울린 것이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이미 울릴 거라고 예상을 했고.
다만 그간 전부 3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얻은 것에 비하면 100개는 무척이나 적은 양.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인들을 챙기지 않고 현실 구현률을 올린 자들끼리만 이동하면 2차 관문이 어렵긴 해도 마지막 5차 관문까지 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르네슈 탐험대가 직접 증명을 해냈으니까.
더욱이 이미 무척이나 많은 것을 얻었기에 퀘스트 장인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여하튼 꽤 많이 울렸던 레벨이 올랐는데 메시지가 멈추자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상태창 확인.”
[레벨 : 1384
죽인 횟수 : 11582, 죽은 횟수 : 0
칭호 : 나 혼자 만렙 클베 유저 외 11개.
생명력 : 6,393,000(now) / 6,393,000(max)
마나 : 4,298,000(now) / 4,298,000(max)
힘 : 9874 민첩 : 12731 체력 47710
정신력 : 34789 지력 : 63987
잔여 스탯포인트 : 13063
잔여 스킬포인트 : 0
특성 : 아이스 맨, 동반 성장, 강화의 신, 올 버프 올 디버프.]
“.......”
1명당 1개로 10,563명으로 인해 획득한 10,563개의 잔여 스탯포인트.
거기에 추가적인 보상으로 2000개에 정확히 40레벨업으로 인한 400개까지 포함해 잔여 스탯포인트가 무려 12963개였다.
마지막으로 퀘스트 장인으로 획득한 100개로 최종적으로 13063개로 변했고.
약 13000개.
그리고 동반 성장을 감안하면 32500개로 뻥튀기 되는 상황.
그래서 단 하나의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바로.
“이게 이래도 되나?”
무려 32500개였다.
당연히 그 것은 평범한 자들이 1200레벨을 달성하고 그간 레벨업과 아이템 거기에 스킬 등을 포함해도 어지간해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그건 수치였고.
물론 32500개는 전적으로 동반 성장으로 인한 뻥튀기.
하지만 그것을 빼더라도 13000개에 달하는 잔여 스탯포인트는 어마어마한 양인 것은 분명했다.
단순히 레벨로 치환해도 1300레벨에 달하는 양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한참을 바라만 봤고.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1만 3천개에 달하는 잔여 스탯포인트 전부를 지력에 투자했다.
그러자.
“워...”
7만 7천이 넘는 지력.
그리고 6만이 넘는 체력과 4만이 넘는 정신력.
물론 변화는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체력 1과 정신력 1은 각각 생명력과 마나를 100씩 증가시켜주니까.
그 말인즉슨 한 번에 생명력은 130만이, 정신력은 65만이 증가를 했다는 뜻이고.
그래서 13000개가 넘는 잔여 스탯포인트 이후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어디론가 몸이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까지 계속.
당연히 끌려가는 어딘가는 처음 이동을 했던 명진 쉘터 내부일 것이고.
잠시 후.
“사돈총각!”
“아들!”
“주영아!”
“도련님!”
아빠와 엄마, 형, 누나 그리고 형수를 비롯해 그곳에서 두 달 반이나 함께 움직였던 형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격하게 나를 반겼다.
그것으로 보상을 받은 나와 달리 일반인 이었던 사돈어른들은 곧장 원래의 위치로 이동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후.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어.”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흑흑.”
“잘했다.”
하긴 10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그런데 반응으로 보아 이미 사돈어른들이 얼추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그렇기에 형수가 눈물을 흘리며 저렇게 말을 하는 거고.
하지만 그 인사를 다 받기에는 조금 창피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오로지 선한 의도로만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니까.
다만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다.
괜히 티를 내서 나 스스로 야박한 사람이 될 생각도 없고 분명 100% 선한 의도가 아닌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선한 의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여하튼 무려 두 달 반이 넘는 시간이었고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사돈어른들도 마찬가지기에 뜨거운 가족 상봉이 이어졌고 그것은 저녁 식사자리까지 이어졌다.
당연히 이야기의 주제는 나였고.
그래서인지.
“네? 1만개가 넘는 잔여 스탯포인트요?”
“아무리 소량의 경험치라지만 무려 1만 번이라면...”
“물론 두 달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정도 보상이라면... 완전 이득이지!”
사돈어른들은 내 활약상을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끊임없이 언급했다.
그렇기에 당연히 보상이 언급이 됐고 그 보상에 아빠나 형, 누나는 물론이고 석인수 실장이나 형수까지도 놀랄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확실히 한 번의 퀘스트로 얻기에는 어마어마한 양이었으니까.
물론 감탄 뒤에는 나를 향한 진심어린 축하의 말이 이어졌고 즐거운 저녁 만찬도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다음날.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아무리 한 번에 40레벨업에 엄청난 양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얻었다지만 그렇다고 그게 쉴 이유는 되지 않기에 곧장 ‘Revival Legend’에 접속했다.
더욱이 두 달 반 동안 내가 직접적으로 상대한 몬스터는 다섯 마리.
나머지는 전부 뿌리가 처리했다.
물론 그 다섯 마리가 전부 보스급 몬스터라지만 어쨌든 무적이나 적은 숫자이기에 사냥이 고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퍽. 퍽. 쾅. 쾅.
“.......”
현존하는 가장 높은 레벨의 사냥터.
하지만 무척이나 쉬었다.
아니, 단순히 쉽다는 말보다 정말 눈감고도 사냥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런데 과장을 조금 보태면 지금은 사냥을 하다 스르륵 잠이 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될 정도였다.
물론 그래서 분명 기쁘고 뿌듯했다.
몬스터를 전보다 더 수월하게 잡는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강력해졌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니까.
그러나 더 높은 수준의 몬스터를 잡을 능력이 되는데 여전히 1500레벨의 몬스터만 잡아야 한다는 것은 뭔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크억!]
[컥!]
사냥을 멈추지는 않았다.
어쨌든 여기가 가장 높은 레벨의 사냥터였고 내 목표는 1384레벨이 아니니까.
***
홍주영이 열심히 사냥을 하는 사이.
일반인을 제외하고 보르네슈 탐험대에 속해 퀘스트를 진행한 자만 천명.
물론 그 천명이 전부 살아남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700명 이상은 살아남았기에 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뉴욕.
“그러니까 다른 것을 다 떠나 잔여 스탯포인트만 1만개짜리 퀘스트였다고?”
“네...”
“그런데 그걸 아시란테가 전부 독차지 했고? 1만개 전부를?”
“네... 현재 들어온 정보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홀드렛지 내에서 정보부를 맡고 있는 어스틴은 대답을 하면서도 죽을 맛이었다.
특히나 교환 가능한 코인을 드랍하던 석상을 홍주영의 도움을 받아 겨우 파괴가 가능했지만 그로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고.
하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감출 수 없기에 어스틴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분명 1만개에 비하면 적은 수지만 그렇다고 2000의 잔여 스탯포인트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으니까.
“정확히는 1만 2천개입니다. 홍주영이 모든 일반인을 독차지했고 그로인해 추가적인 보상까지 전부 독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
“.......”
어스틴의 말에 홀드렛지 회의실은 잠시 침묵이 자리했다.
굳이 증가한 20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제외해도 이번에 홍주영이 얻은 것은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리고 홀드렛지처럼 홍주영을 주시했던 거의 대부분의 길드도 홀드렛지와 마찬가지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르헨티나의 탈라가파 길드를 제외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탈라가파 길드는 조심스럽게 간부 회의를 진행했다.
물론 주된 내용은 홍주영에 관해서였다.
다만 이번에 홍주영이 얻은 보상이 아니라 홍주영 그 자체.
그럴만한 것이 탈라가파 길드는 우연찮게 획득을 했다.
일본 오사카에 모습을 드러낸 그들처럼 반대로 그들이 존재하는 곳으로 가는 열쇠를.
“이건 위험할지도 몰라. 그들이 정말로 NPC인지 모르지만 봤을 것 아냐? 그 강함을. 물론 ‘Revival Legend’ 내의 능력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이건 현실이라고. 현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잖아. 갔다가 오는 것만으로 개인당 스탯포인트가 3000개야. 3000개. 거기에 코인도 3만개고. 정말 포기할 수 있겠어?”
“물론...”
“더욱이 우리는 일본 오사카의 멍청한 그들처럼 분탕을 치지 않으면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고. 그럼 아무런 피해도 없이 저것을 전부 챙기는 거지.”
“.......”
“.......”
“.......”
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주어지는 보상이 어마어마한 상황.
그렇기에 무조건 가야 한다는 쪽과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에 가면 안 된다는 쪽으로 나눠 치열한 설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일본 오사카에서 난동을 부린 그들의 능력을 봤기에 더더욱.
그래서 회의는 끊임없이 계속 진행이 됐고 간간히 홍주영이 언급이 됐다.
일본 오사카의 그들을 벌레 잡듯 잡아낸 것이 바로 홍주영이었으니까.
그만큼 홍주영과 함께 간다면 안전이 몇 배 아니, 몇 십 배는 증가할 것이 눈에 훤히 보였고.
그리고 그때 상석에서 한동안 그 장면을 지켜보던 길드장 로드리고가 입을 열었다.
“홍주영. 홍주영에게 우선 접촉을 한다.”
< 탈출 후. > 끝
< 현실 구현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