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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203화 (203/271)

203화. 또 그 이름.

명진 쉘터 내 저녁 시간.

“됐어! 말하지 마. 내가 맞출 테니까.”

“.......”

분명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자를 꺼내 식탁 앞에 앉으려 하는 나를 향해 누나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말을 건넸다.

물론 누나가 무슨 말을 꺼내려 하는지 모르지는 않았다.

바로 디버프 제약.

“음... 분명 강할 거야. 2700레벨 사냥터에 등장하는 몬스터가 약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문제는 홍주영 너도 절대 약하지 않다는 거지. 그리고 그걸 감안하면 한 20%? 아니, 통 크게 써서 30%?”

우선 누나의 그 말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러자.

“뭐? 설마 더? 에이. 말도 안 돼. 이미 이벤트가 시작된 지 한나절이 훌쩍 지나서 대략적으로 레벨당 가장 효율적인 제약 수치가 나왔다고. 거기에 강할수록 10%당 줄어드는 전투력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기에 이번 이벤트는 약자들을 위한 이벤트라고 소문이 났고. 그런데 주영이 너니까 특별히 30%를 불

렀는데...”

하긴 30%의 전투력 하락은 어마어마한 수치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누나 말대로 강하면 강할수록 더.

그래서 만약 제약이라는 디버프가 남들과 똑같이 적용이 됐다면 누나 말대로 한 30% 정도를 했을 것이다.

분명 더 낮아도 사냥이 가능할 테지만 그만큼 늦어지는 사냥 속도로 오히려 코인을 모으는 데는 방해가 될 것이 분명하니까.

여하튼 그런 누나를 향해 내 앞에 놓인 반찬을 집으며 마치 별거 아니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90%.”

순간 내 말에 누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당황한 기색 보였다.

그리고 그 당황한 가족들 사이로 누나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주영이 네 말은 제약을 30%로 설정을 해서 코인 드랍률과 드랍양이 90%라는 거지?”

물론 그렇게 비춰질 여지가 있긴 있었다.

그래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똑 부러지게 입을 열었다.

“아니, 제약이 90%라고. 당연히 코인 드랍률과 드랍양은 270%고.”

“.......”

“.......”

“.......”

한 차례 침묵이 감도는 식탁.

그런데 그때 형이 뭔가를 눈치 챘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설마... 그 특성으로?”

당연히 가족들에게 ‘올 버프, 올 디버프’에 대해 말을 했다.

그와 함께 테스트도 했고.

하지만 설마 그게 이번 제약에 통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았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그래서 형의 그 말에.

끄덕끄덕.

그냥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와... 그게 또 그렇게 된다고? 그건 사기 아냐?”

확실히 누나 말대로 사기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고 단순히 어깨만 으쓱거렸다.

“쳇. 또 1등이라니.”

물론 그런 내 반응에 누나의 구시렁대는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그때.

찰싹.

엄마의 손이 그대로 누나의 등짝을 향해 내리 꽂혔다.

“아얏.”

“너는 동생이 잘되면 축하는 못해줄망정 뭘 그렇게 구시렁대고 있어!”

“아니, 그게 한두 번이어야지. 뭐만 했다하면 죄다 1등이니까...”

물론 누나의 저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벤트나 퀘스트 등에서 항상 1등을 한 나를 가장 반기는 사람이 누나였으니까.

그래서 나도 장난삼아 입을 열었다.

“아빠 혹여나 1200레벨 정기 퀘스트가 또 다시 진행이 되면 그때 누나는 빼죠? 누나 빼고 집어넣을 사람은 많잖아요.”

0레벨이 되어서 자신이 보유했던 아이템이든 스탯이든 특성이든 단 한 가지를 가지고 최후의 쉼터를 지키는 퀘스트였던 1200레벨 정기 퀘스트.

그리고 그때 모두 다 최선을 다해 1등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1등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내 ‘강화의 신’이라는 특성일 수밖에 없었다.

그로인해 참가자 10명이 얻은 보상도 엄청났고.

더군다나 400레벨, 800레벨 정기 퀘스트와 달리 1200레벨 정기 퀘스트는 분명 1200레벨 이상도 참여가 가능했기에 지금도 다시 열렸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는 퀘스트 중의 하나였다.

“헉!”

그리고 그런 내 말에 누나가 갑자기 기침을 토해내더니.

“주영아 난 널 믿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에도 주영이 네가 1등을 하기를 내가 얼마나 빌고 빈지 넌 모르지?”

“흐흐흐.”

누나의 그 말에 별다른 대답 대신 사악한 웃음을 토해냈다.

그 후 저녁식사가 끝날 때까지 누나를 놀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저녁식사를 끝내고는 다시 ‘Revival Legend’에 접속해 2700레벨 사냥터 신들의 정원으로 이동해 사냥을 지속했고.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

2700레벨 사냥터 신들의 정원.

퍽. 퍽. 쾅. 쾅.

[크억!]

[컥!]

뿔이 한 개가 있든, 두 개가 있든.

부활을 한 번을 하든, 두 번을 하든.

그래서 50%의 전투력이 상승하든, 100%의 전투력이 상승하든.

개의치 않고 연신 사냥을 지속했다.

혹여나 계속된 사냥으로 블리자드나 아이스 토네이도 같은 고레벨 스킬들의 쿨타임이 돌아오지 않으면.

“블링크.”

푹. 푹. 푹. 푹.

연신 블링크를 사용해 녀석들의 앞 뒤 옆으로 움직여 아이스 웨폰을 사용한 7강화 얼음황제 수호검을 그대로 내질렀다.

그리고 당연히 내 얼음황제 수호검이 박혀든 자리에는.

파사삭.

얼음의 꽃이 그대로 피어났다.

물론 그게 크나큰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그그극.

퍼석. 퍼석.

놈들이 움직일 때마다 얼음들이 그대로 부셔져나감으로써.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에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놈들의 몸뚱이에 검을 쑤셔 넣었다.

당연히 그 와중에 아이스 볼이나 아이스 볼트 같은 지력이 6만을 넘어섬으로써 스킬 쿨타임이 사라진 스킬들은 쉼 없이 사용을 했고.

그만큼 쉴 틈 없는 무척이나 빽빽한 사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표본과도 같은 사냥.

그러나 그 와중에 아쉬운 것이 딱 하나 있었다.

바로 이벤트 한정 사냥터라 그런지 경험치가 없다는 것.

더욱이 경험치만 없는 것은 아니었다.

코인을 제외하고는 잡템은 물론이고 단 하나의 아이템도 드랍을 하지 않았다.

물론 잡템이나 아이템은 그다지 미련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경험치.

특히나 2700레벨 사냥터임을 감안하면 분명 많은 경험치를 줄 것이 분명했기에 경험치는 꽤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뭐. 이벤트니까.”

우선 그 말로 아쉬움을 털어냈다.

더 아쉬움을 가져봤자 안 줬던 경험치를 이제와 줄 리가 없으니까.

여하튼 그렇게 쉼 없이 사냥을 이어갔다.

‘남들보다 더 많은 코인을 모아라.’ 이벤트가 시작된 지 5일째.

9번 구역 이벤트 한정 1300레벨 사냥터.

“확실하게 처리하라고! 지금 제약이 80%라 아차 하다간 그대로 끝이야!”

“그러니까 뒤로 좀 빠져 있어.”

두 명.

분명 개인당 자신에게 맞는 사냥터가 주어지는 상황에 한 사냥터에 두 명의 남자가 있는 것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두 명의 남자는 별로 놀랄 일이 아니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진행했다.

물론 자연스런 대화치고는 살짝 욕설이 들어가긴 했지만.

“이 멍청아! 그랬다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에게 죽을 뻔한 적이 바로 어제라고! 내가 죽으면 그대로 끝이야. 끝!”

“에잇. 그놈의 제약 좀 70%로 줄이면 안 돼? 80%는 너무 위험하잖아.”

“안 돼! 분명 우리의 ‘항상 같이’라는 특성 같이 별 해괴한 것을 보유한 자들이 있을 거야. 솔직히 지금 90%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하지만 결국 사냥을 하는 것은 나라고!”

“너는 지금 본연의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힘 좀 더 내!”

“젠장!”

물론 이와 같은 일은 9번 구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었다.

17번 구역은 물론이고 31번 구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분명 연결이나 소환 같은 특성을 가진 자들이 있었으니까.

다만 그렇다고 무수히 많은 자를 불러들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연결을 해놔도 기본적으로 사냥터의 주인은 1명이었고 그렇기에 정확히 1명만 불러들이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소환도.

여하튼 그렇게 모든 구역에서 내로라하는 자들 전부는 악착같이 1등을 향해 움직였다.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일로 지구에 등장하는 것이 몬스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고 결국 약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이 아니라 당장 내일 죽어도 모른다는 것을 느꼈으니까.

강해지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이벤트나 퀘스트 등에서 1등을 하는 것이고.

이벤트를 시작한지 6일째.

이제 남은 것은 오늘을 포함해 단 이틀뿐이기에 자는 시간도 조절해가며 2700레벨 사냥터에서 사냥을 했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메시지가 울렸다.

[안녕하세요. ‘Revival Legend’입니다.

-모든 사냥터에서 코인이 드랍을 기념하여 진행 중인 ‘남들보다 더 많은 코인을 모아라.’ 이벤트 종료가 이틀 남았습니다.

-남은 이틀간 좀 더 치열한 경쟁을 위해 모든 성이나 도시에 코인 획득 순위표가 공개됩니다.

-감사합니다.]

“호오...”

아무래도 이번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과연 1등은 몇 개의 코인을 모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2, 3등도.

그러나 스스로 밝히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기에 소문만 무성했다.

누구는 5천개고 누구는 6천개라는 식으로.

그리고 나도 솔직히 조금 궁금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로그아웃을 하고 밖으로 빠져나가 확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 봐도 비디오지.”

내가 가장 열심히 게임을 했던 시기를 꼽으라면 이 ‘Revival Legend’보다 직전 ‘Forgotten Legend’라는 클로즈 베타 시절이었다.

특히나 3차 클로즈 베타 시절 당시 만렙이었던 300레벨 달성을 위해 하루에 2시가 이상을 잔적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이 바로 그랬다.

거기에 무려 90%의 제약으로 270%의 코인 드랍률과 드랍양의 버프를 받고 있는 상황.

물론 내가 모르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어쩌면 나처럼 90%의 제약을 한 자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언컨대 내가 1등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몬스터들에게 달려들었다.

나 말고 대신 확인할 자들은 많았으니까.

9번 구역 로엘성 중앙광장.

‘항상 같이’라는 특성을 보유한 코니, 코타 쌍둥이 형제는 잔뜩 기대감을 안고 로엘성 중앙광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동하는 와중에 동생 코타가 형 코니에게 입을 열었다.

“우리가 1등이겠지? 무려 형이 80%의 제약을 가진 1300레벨 사냥터에서 하루 종일 사냥만 했잖아.”

“아직 몰라. 분명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특히 아시란테.”

“에이. 이번에는 아시란테도 어쩔 수 없을걸. 우리는 무려 80%의 제약을 가진 곳에서 사냥을 했잖아. 그러니까 코인도 5일 만에 8725개를 모았고.”

“나도 알아. 하지만 설레발은 치지 말자는 거지.”

형 코니의 말에 동생 코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쌍둥이 코니, 코타 형제는 로엘성 중앙광장에서 전에 없던 거대한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코인을 모아라.’ 획득 코인 현황판.

-실시간으로 획득 코인이 반영됩니다.

1등 : 11번 구역 아시란테.

-획득 코인 : 32,711개.

2등 : 31번 구역 멜로우.

-획득 코인 : 8,822개.

3등 : 9번 구역 코니.

-획득 코인 : 8,725개.

4등 : 17번 구역 클레타.

-획득 코인 : 8,581개.

:

:

10등 : 11번 구역 시안석.

-획득 코인 : 7,971개.]

“윽. 3등이잖아. 하지만 2등하고 100개 정도밖에 차이가 않나!”

동생 코타가 현황판을 보고 나름대로 들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다가 고래를 좌우로 흔들며 입을 열었다.

“뭐야? 왜 3천개인 아시란테가 1등인데? 아무리 1등에 이름이 자주 올라온 아시란테지만 미친 것 아냐?”

동생 코타는 8천개도 아닌 고작 3천개임에도 1등에 아시란테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 그렇게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때 형 코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잘 봐. 3천개가 아니라... 3만개잖아... 3만개.”

“응?”

그제야 동생 코타는 다시 한 번 아시란테 뒤에 적힌 코인 개수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이건 뭐 너무 격차가 심해 남은 이틀간 어떤 수를 써도 따라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나지막하게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젠장.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저런 수치가 가능한데. 우리도... 우리도 분명 최선을 다 했잖아. 그런데...”

그렇게 동생 코타는 끝내 말을 잇지를 못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은 코니, 코타 쌍둥이 형제뿐만이 아니었다.

순위권에 이름은 올린 자는 물론이고 이름을 올리지 못한 자들 전부도 코타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2등과 10등 사이의 격차보다 1등과 2등 사이의 격차가 몇 배나 더 컸으니까.

도저히 따라갈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 또 그 이름. > 끝

< 짐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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