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화. 준비 끝.
“상대방에게 깃들어라. 나약!”
“슬로우. 슬로우.”
“적의 눈에 어둠이 깃들리라. 실명!”
당연히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그리고 원래의 나였다면 신화 등급의 잊힌 영웅의 망토로 인해 기본 50%와 12개의 호칭으로 12%가 있기에 총 62%의 확률로 디버프에 걸리던지 걸리지 않던지 했을 것이다.
물론 걸렸다하더라도 무지막지한 정신력으로 인해 그 효과는 거의 없거나 미비했을 것이고.
그런데.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나락에 걸리지 않습니다.]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슬로우에 걸리지 않습니다.]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실명에 걸리지 않습니다.]
물론 걸리지 않는 것은 나에게 해로운 효과를 주는 디버프 뿐만은 아니었다.
말인즉슨.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링크 : 스킬 쿨타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힐을 포함한 버프마저 나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물론 진짜 중요한 것은 이런 일반적인 버프나 디버프가 아니라 나에게 곤란함을 안겼던 한정 스킬과 특성들.
하지만 ‘올 버프, 올 디버프’에 정확히 한정 스킬과 특성도 적혀 있었기에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메시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여하튼 그렇게 대충 테스트를 끝내고 다시 타이탄의 대지에서 사냥에 열중했다.
아무리 1300레벨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지만 이제 거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더욱이 지금은 100레벨이지만 접속 금지 레벨이 계속 증가할 것이 뻔했기에 하루빨리 더 높은 레벨을 달성하고 싶었다.
가급적 클로즈 베타 당시 나 혼자 만렙을 찍은 것처럼 만렙은 아니더라도 최소 ‘Revival Legend’의 1등이 될 때까지.
다음날.
평소와 달리 아침밥을 먹고 곧장 ‘Revival Legend’에 접속하지 않았다.
대신 소회의실로 이동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회의실로 2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바로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 온 자들.
그리고 그들 중 남자가 들어오자마자 아빠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홍상만 회장님. 저는 미쓰야 길드 내에서 정보부를 책임지고 있는 키모시타라고 합니다. 이쪽은 전략부의 부책임자인 츠바키이고요.”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홍상만 회장님. 츠바키라고 합니다.”
“그래. 반갑네. 우선 자리에 앉지.”
그들의 인사에 상석에 앉은 아빠는 느긋한 태도로 그들을 반겼고 곧 그들이 자리에 앉자 처음과 똑같이 느긋한 태도를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온 건가?”
물론 아빠는 물론이고 이 소회의실에 참석 중인 모두는 왜 이들이 왔는지 안다.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일은 단순히 확인만하고 넘길 일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체크했던 것이고.
아니, 단순히 상황을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서 만약에 일본 정부와 일본 미쓰야 길드가 그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면 강제로 난입을 하는 방향도 논의가 됐었다.
일본 정부나 미쓰야 길드가 원치 않더라도 최소한 발 한쪽은 담가놔야 그 발 한쪽만큼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힘에 부치는 상황.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들을 기다였다.
내 입으로 말하기에는 조금 쑥스럽지만 ‘Revival Legend’가 아닌 현실에서 가장 믿음직한 힘을 꼽으라면 바로 나였으니까.
그렇기에 인도네시아도 물론이고 미국 홀드렛지에서도 나를 찾아온 것이고.
물론 이들이 여기까지 찾아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다가가는 것?
인류애를 생각한다면 그게 정답이고 그래야했다.
오사카는 일본을 대표하는 대도시였고 그만큼 ‘Revival Legend’의 유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반인들도 머물고 있는 곳이었으니까.
더욱이 전투가 장기화되면서 NPC로 추축되는 자들보다 그들을 상대하면서 쏟아 부은 현대 무기로 인한 피해만 더 커져만 갔고.
하지만 상황만 살필 뿐 개입하지 않았다.
나는 아니, 우리는 영웅이 아닐뿐더러 결국 누가 먼저 아쉬운 소리를 하냐에 따라 차후 주도권의 향뱡이 결정이 될 테니까.
그렇다고 우리 쪽의 이익을 위해 강제로 숟가락을 올리는 것이 아닌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나서는 것은 오지랖으로 비춰질 요소도 분명 있었고.
더욱이 결정적으로.
‘일본도 이제야 도움을 요청한 거니까.’
상황을 스스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일본이었다.
여하튼 아빠의 느긋한 태도가 무엇을 뜻하는지 미쓰야 길드 정보부 수장이라는 키모시타도 전략부의 부책임자라는 츠바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살짝 얼굴이 어두워진 것이고.
우선 그렇게 한동안 이야기가 진행됐다.
30분 후.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으로 체크를 함과 동시에 미쓰야 길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도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했기에 대화는 막힘없이 진행이 됐다.
단, 우리 쪽만.
물론 그렇다고 미쓰야 길드의 대표로 온 키모시타가 대화를 질질 끌지는 않았다.
분명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일본이었으니까.
그래서 협상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냉랭한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지만 결국 30분 만에 합의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내가 오사카로 가기로.
그리고 그 와중에 미쓰야 길드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나를 보조할 명진의 인원들도 같은 오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했지만 굳이 명진의 피와 땀을 타지에서 흘릴 필요는 없기에 나만 간다고 못을 박았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물론 그에 대한 대가도 합의를 끝냈다.
바로.
[1. 미쓰야 길드는 명진에 선수금으로 10억 골덴링을 지급하고 적을 완벽하게 퇴치시 추가적으로 10억 골덴링을 더 지급한다.]
[2. 미쓰야 길드는 명진 소속의 인물들이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미쓰야 길드의 본거지를 방문해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코인으로 교체하는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한다.]
[3. 미쓰야 길드는 이번 사태에 관해 그간의 정보를 숨김없이 명진과 공유한다.]
[4. 일본 미쓰야 길드는 자신이 관리하는 1300레벨 사냥터를 일정부분 공개하고 그곳에서 명진 길드와 미래 길드 거기에 몽골의 투갈 길드의 인원이 사냥토록 한다.]
우선 토탈 20억 골덴링은 그간 내가 움직였던 몸값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아니,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 거저인 수준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내가 인도네시아 때도 그렇지만 최근 미국 홀드렛지한테 석상을 깨고 받은 것이 총 400억 골덴링에 교환 가능한 코인이 무려 6만개였다.
물론 살짝 협박 아닌 협박이 조금 있긴 했지만.
여하튼 헐값을 넘어 거저인 총 20억 골덴링에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은 미쓰야 길드의 대표로 온 키모시타와 츠바키였다.
왜냐하면 그 금액을 먼저 제시한 것이 우리였으니까.
대신 밑에 있는 것들을 요구했고 그 요구에 키모시타나 츠바키는 곧장 놀란 표정을 지우고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제안을 키모시타는 차라리 골덴링을 더 주겠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거절을 했지만 우리는 그런 거절을 거절했다.
분명 급한 것은 우리가 아니었으니까.
그 후 키모시타가 이 정도는 자신의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며 잠시 통화를 한다며 밖에 나갔다가 들어왔고 다시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모든 제안을 수용하겠습니다. 단, 일처리는 확실해야 합니다.”
키모시타의 그 말에 그간 잠자코 있던 내가 입을 열었다.
결국 그 일처리를 확실히 해야 할 자가 나였으니까.
“물론입니다.”
1시간 뒤.
‘Revival Legend’ 내의 명진 길드 본거지 앞.
정확히 37명이 자리했다.
그 37명 속에는 아빠는 물론이고 엄마, 형, 누나 거기에 석인수 실장을 비롯해 그간 명진을 위해 애써온 자들과 특별히 뽑은 에이스 자리했고.
왜냐하면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는 교환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것을 코인으로 교체하면 교환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교환이 가능하지만 무려 1개당 100만 골덴링이 필요한 상황.
그렇기에 미쓰야 길드의 본거지로 한명이 가서 그간 꽤 많이 모아놓은 광물 덩어리를 교체하고 분배하는 것은 극심한 손해일 수밖에 없었다.
그걸 모르지 않는 일본 미쓰야 길드도 꽤 많은 인원이 움직인다는 우리의 말에 인상만 살짝 찌푸릴 뿐 과한 반발을 하지 않았고.
여하튼 그 37명을 상대로 아빠는 그간 명진 내부적으로 모아놓은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분배했다.
그리고 나에게 분배된 양은 무려 10만개.
“너무... 많은데요?”
절로 그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많지 않으니 받아라. 결국 이곳 돌 다람쥐의 서식지를 명진 품으로 가져온 것은 주영이 너였으니까. 이번 일도 해결사로 나설 것도 주영이 너고.”
확실히 아빠의 말대로 분명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곳을 명진이 품게 된 것은 나 때문이기는 했다.
더욱이 아빠는 아직 할 말이 더 있었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건 네 아빠라서가 아니라 주영이 너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는 없다. 뻔히 그게 보이는데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고.”
“.......”
그렇게까지 말하는 아빠의 모습에 10만개의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품에 집어넣었다.
그 뒤로 한 달에 한 번씩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그렇다고 굳이 광물 덩어리를 남겨둘 필요가 없기에 탈탈 털어 분배를 끝내고 다 함께 몇 번의 텔레포트 존을 이용해 일본 미쓰야 길드의 본거지가 위치한 델핀 성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델핀 성.
미쓰야 길드 본거지.
이미 우리의 이동 소식을 들어서인지 꽤나 많은 자들이 위치해 있었다.
류세치 회장까지.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확인한 류세치 회장이 다가와 아빠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류세치 회장은 아빠를 향해 낮춤말을 사용했다.
80살이 훌쩍 넘은 고령이기도 했고 그에 비해 아빠는 굉장히 젊었으니까.
하지만 그랬던 류세치 회장이 이번에는 아빠를 향해 높임말을 사용했다.
그렇기에 내 뒤쪽에서 명진 소속의 모두가 으쓱대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쨌든 아빠는 명진의 대표였으니까.
그 후로 몇 마디 이야기를 더 진행했고 직접 류세치 회장의 안내로 미쓰야 길드 본거지 안으로 움직였다.
물론 과거 치열한 전투를 벌인 상대방에게 너무 무방비한 것?
분명 그렇게 비춰질 여지도 있긴 있었다.
특히나 여기 있는 자들은 명진을 움직이는 자들이었고.
하지만 여기는 ‘Revival Legend’ 안이었고 이제는 내가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니었다.
말인즉슨.
[‘올 버프, 올 디버프’를 보유중입니다.
-한정 스킬 보이지 않는 손길에 걸리지 않습니다.]
스윽.
‘올 버프, 올 디버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은 메시지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상대방까지 누군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메시지가 울리자마자 미쓰야 길드원들이 우글우글 거리는 속에서 정확히 한명을 콕 집어 시선을 주었다.
부들부들.
순간 나와 시선을 마주치자 몸을 떠는 한명.
씨익.
그래서 그자를 향해 한번 미소를 지어줬다.
물론 엉망인 손님 대접에 화풀이를 하는 것?
애초에 예상했던 범위의 일이었다.
그렇기에 미소로 끝냈고.
미쓰야 길드 내부.
분명 지금보다 더 화기애애한 대화는 오사카 시내에 몰아넣은 적을 정리한 다음에 할 일이었기에 곧장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코인으로 바꿔주는 NPC에게로 이동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코인을 시도했고 마지막으로 내가 움직였다.
[현재 보유한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가 103,967개입니다.
-총 103,967개의 코인으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아빠에게 받은 것이 정확히 10만개.
그 외 약 4천개는 한동안 그곳에서 사냥을 하면서 내가 직접 모았던 것이었다.
우선 그 메시지와 함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제작 개수에 전부를 선택했다.
그러자 곧 NPC가 광물 덩어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이펙트와 함께 메시지가 울렸다.
[103,967개의 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그간 다양한 이벤트와 퀘스트 등으로 코인을 획득했지만 한 번에 10만개 이상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표정 관리를 했다.
어쨌든 이곳은 미쓰야 길드의 본거지였으니까.
그리고 그때 류세치 회장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죄송했습니다. 수하가 아무래도 오버를 한 것 같습니다.”
물론 뜬금없는 말.
그렇기에 아빠는 물론이고 형과 누나, 석인수 실장까지 나서지는 못할 뿐 눈을 살짝 끔벅끔벅 거렸고.
그러나 나는 그 사과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입가에 살짝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뭘요. 저는 괜찮으니 수하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전부 충성심의 발로 아니겠습니까?”
톡톡히 창피를 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선 지금은 손을 잡았으니까.
“그럼 오사카로는 언제...”
“지금 당장 가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나도 질질 끌 생각은 없기에 류세치 회장의 그 질문에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 준비 끝. > 끝
< 규격 외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