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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87화 (187/271)

187화. 나를 위한 이벤트 (2).

사냥 그리고 결투 다시 사냥 그리고 결투.

며칠간 그것을 반복했다.

물론 결과는 항상 같았다.

바로 원샷원킬로 인한 나의 승리로.

그만큼 상대가 누구든 간에 내 징벌 아이스 한방을 버텨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나름대로 반가운 자를 만나기도 했다.

바로 일본 미쓰야 길드 소속의 오이형제 중의 한명을.

결투를 앞두고 존재하는 30초간의 대기 시간.

그 시간동안 중앙에는 상대방과 나를 가르는 벽이 존재했지만 그렇다고 벽 너머에 있는 자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가려주는 것이 아니기에 상대방이 누군지 파악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상대방의 얼굴은 나를 보자마자 굳어진 상태라 인사를 할 겨를이 없어 보였으니까.

“오이... 동생이지?”

물론 이름을 안다.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그들의 특성은 너무나 부러웠으니까.

특히나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로 스킬 위주의 공격을 하는 나이기에 형의 아이템 마스터보다 스킬 마스터라는 특성을 가진 동생 오이츠키를 더.

하지만 일부러 모른 척 했다.

그게 나에게 첫 곤경을 안긴 자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이었으니까.

그리고 첫 곤경을 안긴 자를 앞에 두고 이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는 이유는 이젠 스킬 마스터라는 특성의 유일한 약점을 알기 때문이었다.

바로 정해진 구간에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이벤트 혹은 퀘스트 등으로 특별하게 획득했던 스킬포인트.

말인즉슨 스킬 마스터라는 특성에 의해 모든 스킬 사용이 통제 당해도 그 특별한 스킬포인트 만큼의 스킬은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당시 5개의 스킬포인트로 오이형제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것이 가능했고.

그런데 지금은 900레벨 한정 퀘스트와 1200레벨 정기 퀘스트로 그때보다 특별하게 획득한 스킬포인트가 더 많았다.

특히나 1200레벨 정기 퀘스트때는 무려 3개의 스킬포인트를 획득했고.

즉, 그때보다 더 자신만만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적은 그때보다 한명 줄어든 상태고.

“젠장! 벌써부터 아시란테 너를 만나면...”

“너의 운이 여기까지라는 거지.”

인상을 찌푸리며 뒷말을 흐리는 오이츠키에게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줬다.

그와 함께 어깨를 쫙 펴고 어서 그 공격을 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래야 다시 사용할 스킬 설정을 할 테니까.

가령 징벌 아이스 같은 것으로.

하지만.

“나는 이 결투를 기권한다.”

[상대방이 결투를 포기했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아직 중앙의 차단막도 사라지지 않은 상황.

하지만 오이츠키는 결투 자체를 포기했다.

대신 기권과 함께 다른 말을 내뱉었다.

“젠장! 어째서 너와 같은 구역인지! 너만 아니라면 더 높은 순위에 올라 갈수 있는데!”

“아까 말했잖아. 그게 바로 네 운이라고.”

아마 내가 없었더라면 오이츠키뿐만 아니라 아이템 마스터라는 특성을 가진 형 오이즈키까지 높은 라운드 아니, 어쩌면 우승권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여전히 내가 스미스의 현실 구현률 200%와 함께 1순위로 탐을 내던 능력이 그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나와 같은 구역에 있는 이상 그것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고 그 말인즉슨 앞으로 평생 꿈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나와 같은 구역이 된 이상 앞으로 구역이 풀려도 계속 같은 구역 안에 있을 테니까.

나중에 모든 구역이 합쳐져 단 하나의 구역이 될 때까지.

여하튼 그 말을 끝으로 항상 그렇듯 결투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역시나 항상 그렇듯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냥을 이어갔다.

다음날.

결투 상대방 중에 오이 동생을 만난 것 외에도 몇몇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아니, 특이한 경우보다 사기꾼 같은 자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내가 양화 길드 소속인데 여기서 기권을 해주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 너도 양화 길드가 어떤 곳인지는 알겠지?”

물론 안다.

중국의 3대 길드 중에 하나이고 그곳의 회장인 장치앙린에게 대유의 서대영 회장과 손을 잡고 삥땅을 친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제는 솔직히 더 유명한 것이 나였다.

그런데 더 유명한 나를 모르는 저 자는 설사 진짜 양화 길드 소속일지라도 그렇게 높은 위치는 아닐 것이다. 물론 내가 1등은커녕 16강 안에 들 가능성 자체가 없다면 혹할지도 모르지만 1등은 너무나 손쉬워보였다.

마치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는 것처럼.

그래서.

“그래? 그런데 어쩌지? 요즘 내가 받는 대가가 기본 수백억 골덴링에 코인도 몇 만개 수준이라 그걸 맞춰줄려면 양화 길드 소속 정도가 아니라 장치앙린 회장쯤은 돼야 할 텐데... 아무리 봐도 너는 장치앙린 회장으로 보이지는 않군.”

그 말과 함께 벙찐 표정을 짓는 상대방에게 그대로 징벌 아이스를 날렸다.

그리고 호기롭던 모습과 달리 상대방은 전에 상대했던 수많은 자들처럼 그 한방에 끝이 났고.

여하튼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여러 상대방을 만났지만 한결 같은 결과로 토너먼트를 진행해나갔다.

며칠 뒤.

명진 쉘터 저녁 식사 시간.

“당연히 이겼겠지?”

끄덕끄덕.

누나의 말에 대답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내 반응에 이번에는 아빠가 입을 열었다.

“이제 남은 것이 128강이니... 얼마 남지 않았구나.”

“네.”

이제 정확히 128명이 남다보니 우승자 혹은 보상이 주어지는 16강까지 누가 남을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돌았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어차피 우승은 나니까.

물론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있었다.

바로 오이형제는 물론이고 기생충 같이 내가 미처 예상치 못한 특성이나 한정 스킬을 갖고 있는 자의 등장.

그러나 그럼에도 이길 자신은 있었다.

내가 가진 것도 분명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 것이 꽤 됐으니까.

그렇기에 지금까지 전부 승리를 했던 거고.

여하튼 어차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기에 거기서 생각을 정리하고 싱글벙글 밥을 먹고 있는 누군가로 시선을 돌렸다.

바로 누나.

“누나도 128강 축하해.”

“헤헤헤. 뭐 대진운이 좋았지.”

내가 알기로 256강까지 나름대로 명진 소속도 몇 명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256강의 문턱을 넘고 128강의 고지를 밟은 자는 누나 딱 한명 뿐이었다.

그렇기에 저렇게 싱글벙글 하는 거고.

그래서 누나의 싱글벙글 웃는 미소를 지우기 위해 농담조로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 라운드에 누나랑 나랑 만날 확률도 꽤 높겠네?”

“.......”

“.......”

“.......”

분명 농담조로 내뱉은 말.

하지만 누나의 입가에 감돈 미소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 자리에 차가운 한기가 감돌았다.

마치 아이스 필드를 깔아 놓은 것 마냥.

“하하. 농담이야. 설마 만나겠어? 누나와 나를 빼고 126명이나 있는데.”

하지만 그 다음날 앞으로 가급적 농담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음날 이벤트가 진행되는 결투장.

“.......”

“.......”

중앙의 투명한 벽이 존재하는 와중 건너편의 너무 낯익은 모습에 나도 상대방도 서로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그러다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홍주영! 이 개늠시키!”

“.......”

대뜸 터져 나온 욕설.

분명 이제는 어디 가서 저런 욕설을 먹지 않을 만큼 위명이 올라갔지만 차마 이번에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바로 누나였기에.

그 시각 중국 베이징.

“허억. 허억.”

양화 길드, 화신 길드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3대 세력 중의 하나인 중국 정부의 ‘Revival Legend’ 총본부에서 누군가 숨을 길게 헐떡였다.

그러다 상석에 앉은 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허억. 허억. 방금 조작에 성공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가서 쉬도록 해라.”

“네.”

상석에 앉은 시 주석의 말에 숨을 헐떡이던 자가 빠르게 밖으로 빠져 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에 시 주석 밑에 앉아 있던 자들이 입을 열었다.

“숫자가 줄어들다보니 아무래도 특성 조작을 사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맞습니다. 아시란테에게 혈육을 붙였으니 어쩌면... 더군다나 혈육이기에 아시란테가 양보를 할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상석에 앉은 시 주석을 바라보며 한마디 하던 자들.

하지만.

“쯧쯧쯧. 어차피 실제 목숨도 걸리지 않은 상황. 더군다나 명진을 이끄는 홍씨 일가가 뻔히 우승 가능한 전력인 아시란테를 고작 다른 혈육의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포기 시킨다고? 설마 홍씨 일가가 그렇게까지 멍청하다고 생각하나?”

“.......”

“.......”

“.......”

시 주석의 말에 한마디씩 자신의 의견을 내뱉던 자들이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시 주석이 혀를 차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차피 우승은 포기했다. 그래서 그 밑으로 최대한 많은 자를 우리 쪽 인사로 심는 것으로 정한 것이고. 현재 얼마나 남았지?”

“네. 그간 대진표 조작으로 현재 128명중에 우리 쪽 인사가 50명이 넘습니다. 또한 최대한 아시란테를 비롯해 우리 편이 아닌 강자들을 멀찍이 몰아넣었기에 최대 16강까지 못해도 10명 이상은 우리 쪽으로 인사로 채우는 것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좋아. 그런데 사릉가라는 궁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됐지?”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흠... 참여만 해도 순위권이 보장된 강자가 참여를 하지 않는다? 역시나 소문대로 아이템이나 한정 스킬 혹은 특성으로 인한 시간제한이 있는 변신인건가? 그렇기에 꽤 길게 진행되는 이 이벤트에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이고.”

“아직 그것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략부에서도 그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점쳐놓은 상황입니다.”

“흠... 어쨌든 잠시 동안은 아시란테 그 이상의 능력을 뽐내던 자. 다시 한 번 잘 살펴봐라. 어쩌면 크나큰 힘이 될지도 모르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내뱉고 시 주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작으로 변경된 대진표에 따라 같은 편의 기권으로 인한 기권승을 차지하기 위해서.

결투장 내부.

누나를 위한 여기서 포기?

당연히 그럴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것은 나도 누나도 그리고 명진에게도 단 1의 이득도 없는 짓이니까.

말인즉슨 누나가 만약 1등할 가능성이 반이라도 넘는다면 한 3초 정도는 고민을 할 것이다.

나는 반이 아니라 거의 99.9%로 우승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즉, 무조건 내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해야 했다.

그리고 나조차 아는 그것을 모를 누나가 아니기에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꽁승 챙겼네. 흐흐흐.”

그러자.

“알지? 내가 제대로 하면 홍주영 너를 어마어마하게 괴롭힐 수 있다는 것?”

“으. 알지.”

나이차가 많이 나는 형.

그리고 그것은 누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주로 누나와 놀았고 나는 항상 괴롭힘을 당하는 역할이었다.

지금 누나가 하는 말은 그것이고.

“만약 1등 못하면 어렸을 때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될 거야.”

누나의 그 말에는 나도 모르게 살짝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1등 외에는 생각지도 않았어.”

“어쭈. 내 동생 많이 컸네. 그럼 바쁘니까. 기권한다!”

누나의 기권한다는 외침.

그와 함께 메시지가 울렸다.

[상대방이 결투를 포기했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그리고 64강, 32강, 16강까지 이겨나갔다.

며칠 뒤.

이제 남은 인원은 정확히 16명이다보니 그 면면에 대해 말이 많아졌다.

특히나 16강부터는 보상이 주어지는 구간이었고.

그런데 그때.

“중국이... 의외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석인수 실장의 말.

그 말에 남은 인원에 시선을 돌렸고 확실히 16명중에 무려 9명이 중국이라는 사실에 나도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청나게 많은 인원수를 자랑하는 곳이 중국이긴 했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수준이 높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석인수 실장이 32강, 64강, 128강의 명단을 뒤적이더니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어쩌면 중국 더 정확히는 시 주석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진표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운영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운영자라며 드문드문 이런 실수를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 말에 나도 석인수 실장이 체크한 명단을 확인했다.

그 후.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석인수 실장 말대로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 말인즉슨 운영자라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결승전의 제 상대는 이자라는 뜻이군요.”

정확히 16강 명단에 있는 시 주석을 찍으며 말을 내뱉었고 그런 내 말에 석인수 실장은 물론이고 회의실 내부에 있는 모두도 따로 반박을 하지 않았다.

다음날.

16강.

“기권한다.”

[상대방이 결투를 포기했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8강.

“기권한다.”

[상대방이 결투를 포기했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4강.

“기권한다.”

[상대방이 결투를 포기했습니다.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연이은 기권.

물론 그다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16강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나름대로 거대 길드에 속한 아니, 단순히 속한 수준이 아니라 한자리를 차지하는 자라는 뜻이고 그만큼 뻔히 결과가 보였을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 결승전 상대는 예상대로 그자였다.

“허허허. 이렇게 위명이 자자한 아시란테님을 만나 봬서 반갑습니다. 아, 홍주영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편하실 대로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시 주석님.”

< 나를 위한 이벤트 (2). > 끝

< 또 다른 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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