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화. 드러난 사용처 그리고.
미국 홀드렛지 총본부.
“.......”
“.......”
“......”
대놓고 면전에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내 모습.
어쩌면 당돌하다 못해 무례하게 비춰질 수도 있었다.
특히나 나보다 최소 50살 이상은 많고 이전부터 정재계를 주름잡았던 이들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하하. 물론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래서 이렇게 준비를 해놨습니다.”
그 말과 함께 시선을 돌린 곳에는 정확히 원래보다 2배 많은 보상이 놓여 있었다.
물론 실제로 미리 그렇게 준비를 했는지 혹은 내 요구에 긴급하게 준비를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내가 원한대로 됐기에 입가에 미소를 띠며 그것들을 전부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 뒤로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다 얼마든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러도 괜찮다는 말을 뿌리치고 곧장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기는 내 영역이 아닐뿐더러 마음 놓고 쉴 공간도 절대 아니었으니까.
명진 쉘터 소회의실.
“.......”
“.......”
“.......”
아빠를 비롯해 형과 누나 거기에 석인수 실장 등이 내 입을 뚫어지게 주시했다.
물론 대충 상황을 알긴 알 것이다.
갈 때처럼 올 때도 홀드렛지에서 전용기를 내줬으니까.
그 말인즉슨 갔던 일이 잘 해결 했다는 뜻일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때 누나가 참기 힘들었는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땠어? 보니까 석상을 파괴하는데 성공은 한 것 같은데...”
우선 누나의 그 말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바로 200억 골덴링과 교환 가능한 3만개의 코인.
맨 처음 홀드렛지에서 석상을 파괴해주는 대가로 약속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품에서 더 꺼내 들었다.
처음 꺼내든 것과 똑같은 200억 골덴링과 교환 가능한 3만개의 코인.
즉, 테이블에는 총 400억 골덴링과 교환 가능한 6만개의 코인이 쌓였다.
그 모습에 아빠를 비롯해 모두가 의문 섞인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별거 아니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가서 해보니까 200억 골덴링과 3만개의 코인치고는 꽤나 일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받아 왔죠.”
그 말을 끝으로 정확히 반절인 200억 골덴링과 3만개의 코인을 테이블 중앙으로 밀쳤다.
나머지는 내가 다시 챙겼고.
물론 골덴링은 그렇다 쳐도 코인은 조금 욕심이 났다.
하지만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명진과 가족에게 주는 것이기에 욕심을 거둬들였다.
남은 3만개의 코인에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될 만큼 이번에 얻은 것이 엄청 많기도 했고.
그리고 그런 내 행동에 아빠가 입을 열었다.
“아니, 됐다. 결국 주영이 너 혼자서 한 일. 전부 챙겨라.”
“맞아. 주영이 네가 강해져야 우리도 강해지는 거니까. 네가 챙겨.”
아빠를 비롯해 누나가 한 마디 말을 했지만 그래도 테이블 중앙 위에 놓인 골덴링과 코인을 챙기지 않았다.
대신 그곳에 있는 동안 모든 것을 담은 기억의 구슬을 올려놓았다.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큰 화를 부를 수 있는지 가장 확실한 교훈을 주는 자료였으니까.
물론 만약에 그런 석상이 우리에게 나와도 곧장 부술 것 같지는 않지만.
여하튼 그 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회의를 종료했다.
그리고 회의를 종료하고서 오늘 하루 공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나는 곧장 ‘Revival Legend’에 접속했다.
다음날.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퍽. 퍽. 쾅. 쾅.
항상 그랬던 것처럼 사냥을 했다.
분명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왠지 뿌리가 나보다 더 빠르게 성장을 하는 것 같다는 경쟁의식이 생겨 전보다 더더욱 열심히.
그런데 그때 귓속말이 울렸다.
[석인수 : 도련님 귓속말 가능하신가요?]
[lumen : 네. 가능합니다.]
[석인수 : 우선 도련님이 모르셔도 되지만 그래도 언급은 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것의 최초 시발점이 도련님이기도 하고요.]
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는 서인수 실장의 말에 살짝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곧장 의문을 표했고 석인수 실장이 다시 귓속말을 보냈다.
[석인수 : 대한민국과 몽골 거기에 일본의 구역이 합쳐지자마자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 곧장 침략을 하신 일은 아실 겁니다.]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분명 사이가 나쁘지 않은 아니, 사이가 좋다 나쁘다 수준이 아니라 일본과는 그간 구역이 막혀있어 좋고 나쁠 일도 없었다.
그런데 대뜸 구역이 합쳐지자마자 쳐들어 온 것이 일본 미쓰야 길드였다.
더군다나 거기에서 아이템 마스터와 스킬 마스터라는 특성을 보유한 오이형제를 처음 마주했고.
물론 석인수 실장의 그 말만으로도 대층 짐작이 가는 것은 있었다.
일본 미쓰야 길드가 침략의 목표로 삼았던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까.
실제로 그것을 수집하던 자들도 있었고.
바로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
[lumen :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의 사용처를 알아낸 건가요?]
[석인수 : 네. 맞습니다. 지금 로돈성의 비밀 안가로 오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lumen : 바로 갈게요.]
당연하지만 궁금했다.
그렇게 패배를 당하고 물러난 뒤에도 간간히 스파이를 보내 그곳을 정탐하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그래서 곧장 로돈성 비밀 안가로 이동했다.
잠시 후.
로돈성 비밀안가.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빠를 비롯해 형과 누나 거기에 당연히 석인수 실장과 안동영 비서 실장을 비롯한 몇몇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도착하자 곧장 석인수 실장이 입을 열었다.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침략의 목적이 정확히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라는 것을 파악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쓰야 길드가 물러가자마자 곧장 다방면으로 조사를 펼쳤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매수를 진행했던 일본 미
쓰야 길드의 간부로부터 그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석인수 실장 말대로 일본 미쓰야 길드가 패배를 선언하고 후퇴를 하고부터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이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다만 별다른 수확을 거두지 못했을 뿐.
그런데 이번에는 확실히 단서를 획득한 것인지 석인수 실장이 자신만만하게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바로 기억의 구슬.
그리고 석인수 실장이 곧장 기억의 구슬을 실행하자 공중에 하나의 영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명의 NPC와 그 NPC 앞에 선 남자.
아무래도 그 남자가 석인수 실장이 매수한 일본 미쓰야 길드의 간부 같았다.
그 후 영상 속의 그 남자가 NPC에게 다가가자 NPC가 입을 열었다.
[재료를 가져오면 그 재료를 가공하여 아이템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로는 무엇을 만들 수 있지?”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가져오시면 코인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짧은 영상.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NPC가 위치한 곳이 어디죠?”
아무래도 이게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석인수 실장의 답변으로 어째서 그간 열심히 조사를 했음에도 단서하나 찾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일본 미쓰야 길드 본거지 내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
“.......”
만약 그간 모아온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코인으로 제작하기 위해서 일본 미쓰야 길드에 저 NPC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당연히 해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힘으로 빼앗는 것?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명진 길드 VS 미쓰야 길드의 싸움이 아니라 명진 길드 VS 일본 전체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일본 전체를 꽉 붙잡고 있는 것이 미쓰야 길드니까.
“돌 다람주의 서식지에서 한 달에 몇 개 정도의 광물 덩어리가 나오지?”
그때 아빠의 질문이 던져졌고 그 질문에 석인수 실장이 곧장 입을 열었다.
“한 달 평균 만개 정도의 광물 덩어리가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일본 미쓰야 길드 공격 이후 최고의 효율성을 찾으며 계산한 거라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한다고 더 많이 획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한 달에 만개라...”
명진 길드 전체로 따지고 보면 만개의 코인은 분명 많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고정적으로 달마다 계속 1만개의 코인을 수급할 수 있다는 것은 명진에 엄청난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 구역을 합치자마자 곧장 침략을 한 것이고.
“좋아. 우선 사용처를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우선은 지금처럼 계속 모아두도록 한다. 언젠가는 사용이 가능할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아빠의 그 말로 회의는 종료가 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돌 다람쥐의 소화되지 않은 광물 덩어리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그날은 알지 못했다.
일주일 후.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그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며 사냥을 이어갔고 순간 이곳도 너무 손쉬운 사냥터로 변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1500레벨 사냥터가 갓 모습을 드러낼 때도 지금처럼 손쉽긴 했었다.
그 당시에도 이미 내 수준은 1500레벨 사냥터 따위는 벽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높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높은 강화 수치를 자랑하는 얼음황제 수호검과 새롭게 착용한 스탯 기능성 반지 거기에 기생충을 잡아먹음으로써 획득한 수많은 것들로 인해 눈을 감아도 사냥이 가능할 정도가 돼버렸다.
그래서 내심 더 높은 레벨의 사냥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냥을 하는 와중 메시지가 울렸다.
나만 들을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아닌 모두가 들을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안녕하세요. ‘Revival Legend’입니다.
-현재 각 구역을 막고 있는 벽 일부가 추가적으로 더 해제가 됩니다.
: 해제될 구역 : 11번 구역, 14번 구역.
: 앞으로 11번 구역과 14번 구역은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게 변경됩니다.]
원래 몽골과 대한민국, 일본을 뜻했던 47번 구역, 52번 구역, 53번 구역이 통합되면서 11번 구역으로 변경이 됐었다.
14번 구역은 중국, 인도, 베트남이 통합되면 바뀐 곳이고.
즉, 저 메시지 대로라면 대한민국, 몽골, 일본 거기에 중국, 인도, 베트남이 하나의 구역이 됐다는 뜻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것 참 거의 헬게이트 수준인데...”
‘Revival Legend’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너 죽고 나 죽자며 핵까지 언급하는 등의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곳이 바로 중국과 인도였다.
물론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가 상대적 약자였던 베트남의 구역을 더 많이 차지하냐의 추악한 싸움이었지만.
그런데 그때 내가 그 둘의 싸움에 개입을 했었다.
바로 인도 편으로.
왜냐하면 아무리 그런 설전이 오갔어도 결국 실질적인 전력은 인도가 밀렸고 그 둘의 더 지속적인 싸움을 원했던 나는 인도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중국에 밀리고 있었기에 먼저 나를 찾아와 별자리 사냥꾼의 뱃지를 들먹이며 도움을 청한 것도 인도였고.
여하튼 여전히 사이가 안 좋은 중국과 인도였고 그 가운데에 베트남에 이어 대한민국과 일본, 몽골이 끼어들었으니 당분간은 꽤나 시끄러울 것이 자명했다.
하지만.
“베트남처럼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하겠지.”
오만과 자만이 아무리 중국이라도 함부로 명진을 아니, 나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일본을 장악한 미쓰야 길드도 함부로 막대하기에는 절대 약한 곳이 아니었고.
즉, 남은 것은 몽골.
하지만 이미 몽골은 원래 몽골을 양분하던 투갈 길드와 알탄 길드의 손을 잡고 명진&미래 연합과 미쓰야 길드가 들어간 상태였다.
“뭐... 기다리면 알겠지.”
우선 그 정도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몬스터 사냥에 집중했다.
결국 내가 강하면 내 것을 뺏길 일은 없으니까.
< 드러난 사용처 그리고. > 끝
< 나를 위한 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