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83화 (183/271)

183화.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석상 (2).

늦은 밤 명진 쉘터.

내일 함께 뉴욕으로 이동하기로 약속을 하고서 그들을 게스트 룸으로 안내한 뒤에도 응접실 내에서는 한동안 쭉 회의가 이어졌다.

그만큼 그들이 가져온 NPC에 대한 정보는 나름대로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에 NPC라 불리는 존재까지... 이 끝에는 뭐가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네요.”

“.......”

“.......”

“.......”

내 말에 아빠는 물론이고 석인수 실장 등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좀 안다 싶었는데 다시 모르게 됐으니까.

그래서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끝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최소한 남에게 휘둘리지 않을 정도의 힘만 갖추고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죽더라도 남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죽음이 아닌 내 선택에 의해 죽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힘요.”

초창기에는 미래 길드에 밀렸고 그 다음에는 대성&구산 연합에 밀렸다.

그리고 서로 필요에 의해 미래 길드와 연합을 했고 이름도 분명 명진을 앞에 둔 명진&미래 연합으로 했음에도 미래를 더 크게 보는 경향이 있었고.

하지만 현재는 대한민국 내에서 원탑은 명진으로 바뀌었고 대성&구산 연합보다 명진이라는 단 하나의 이름이 앞선 지도 꽤 됐다.

더욱이 잘되는 집은 뭘 해도 잘된다는 말이 있듯이 나로 인해 명진의 평가가 올라갔고 그러자 명진에 속한 이들도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면서 더 악착같이 움직이게 됐다.

즉,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상황.

그래서인지 아빠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주영이 말이 맞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그럼 이 끝에서 최소한 남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닌 내 의사에 따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 한다.”

아빠의 말에 그렇게 회의는 종료됐다.

물론 전략부는 한동안 머리를 싸매긴 할 것이다.

아무리 답이 안보여도 어떻게든 실마리를 찾아 내야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니까.

우선 그 뒤로 나는 ‘Revival Legend’에 접속했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해서.

다음날 오전.

홀드렛지가 띄운 전용기를 이용해 빠르게 미국 뉴욕으로 향했다.

당장 지금이라도 석상에서 죽음의 기운이 흘러나올 수도 있고 만약 그렇게 되면 메시지에서는 더 이상 석상의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했으니까.

그래서인지 뉴욕에 발을 내딛자 상당히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을 수 있었다.

“환영합니다. 홍주영님.”

“이곳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홀드렛지의 최고 간부 5명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지간해서는 그들이 몸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솔직히 그들보다 석상이 더 궁금하기도 했고.

여하튼 그렇게 잘 닦인 도로를 따라 홀드렛지의 총본부로 이동했다.

그 후 곧장 총본부 옆의 거대한 건물로 움직였다.

넘실넘실.

거대한 건물의 정중앙에는 어제 사진으로 봤던 그 석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점은 있었다.

바로 뿜어져 나오는 붉은 아지랑이가 더 크고 진해졌다는 것.

분명 사진으로 확인했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 말인즉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런데 그때.

“이렇게 홀드렛지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꽤나 고령으로 보이는 노인.

한눈에 그가 홀드렛지의 최고 간부 5명중에 한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그가 내민 손을 붙잡으며 나도 인사를 건넸다.

“아닙니다. 저도 이렇게 초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응접실에 진행된 회의에서 굳이 석상이 아니더라도 당장은 홀드렛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나름대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진행했다.

잠시 후.

붉은색 아지랑이를 뿜어내는 석상 앞.

“후우.”

우선 당연히 자신은 있었다.

그러니까 당장 오케이를 하고 이곳으로 날아온 것이고.

하지만 여기는 ‘Revival Legend’가 아닌 현실이기에 특출나게라는 한정 스킬을 비롯해 아이스 토네이도나 징벌 아이스 같은 8레벨 스킬을 사용치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65%라는 제약에 묶여 있다 보니 살짝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보상도 보상이지만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 울타리 안에 있는 자들을 위해서는 저 석상을 무조건 박살 내야 했고.

그래서 숨을 길게 들이마시고 그 석상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홀드렛지 총본부 최상위층.

최고 간부 5명을 비롯해 일단의 무리가 뭉쳐서 하나의 영상을 지켜봤다.

그러다 최고 간부 중의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혹시나 아시란테가 석상을 파괴하지 못하는 그런 일은 없겠지?”

“모르지. 만약 그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당장 2번 플랜을 시행해야 하지만... 가급적 1번 플랜으로 끝이 났으면 좋겠군.”

당연하지만 이들은 아시란테만 전적으로 믿지 않았다.

그래서 이미 미국과 먼 곳에 새로운 거점을 준비해 놓기는 했다.

붉은색 아지랑이를 뿜어내는 석상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때.

“우선 당장은 믿어 볼만 하겠어.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했거든.”

직접 석상이 있는 곳까지 이동해 아시란테와 악수를 한 자가 말을 내뱉었다.

그 와 함께 그가 손짓을 하자 나머지 최고 간부 4명 앞에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벨 : ···

죽인 횟수 : 11492, 죽은 횟수 : ···

칭호 : ···

생명력 : 5,517,000(now) / 5,517,000(max)

마나 : 3,848,000(now) / 3,848,000(max)

힘 : ···   민첩 : 9725    체력 41393

정신력 : 28334      지력 : ···

잔여 스탯포인트 : 0

잔여 스킬포인트 : 0

특성 :···]

“.......”

“.......”

“.......”

순간 발생한 침묵.

하지만 말을 내뱉던 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가 보유한 것은 한정 스킬이다 보니 특성은 애초부터 볼 수 없고 나머지도 100% 확인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하지 않나? 특히나 아시란테는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 즉, 지력이 가장 주력 스탯일 수밖에 없지. 그 말인즉슨 4만이 넘는 체력보다 지력이 더 높다는 뜻이고.”

그 말에 침묵에 잠겨 있던 자들도 한마디씩 말을 내뱉었다.

“그렇지... 이미 아시란테는 어마어마한 대미지로 그걸 증명해 냈으니까.”

“그런데 마법사 주제에 4만이 넘는 체력과 거의 3만에 달하는 정신력도 그렇지만 민첩이 1만에 달한다고? 마법사가?”

아무리 경험 많은 그들이라도 경악할 수밖에 없는 상태창.

물론 그 와중에 여전히 걱정을 하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저것은 분명 ‘Revival Legend’ 내의 상태창. 아시란테의 현실 구현률이 몇 %인지 모르는 상황에 안심을 하기에는 이르다.”

“그렇지.”

“확실히 그렇긴 하지.”

“우선 지켜보도록 하지. 그리고 아시란테에 대한 등급을 한 단계 위로 격상을 해야지 않겠나?”

“동의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 후로도 이런저런 대화를 진행하던 홀드렛지 최고 간부 5명은 아시란테가 붉은색 아지랑이를 뿜어내는 석상에 공격을 시도하자 이야기를 멈추고 화면에 집중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석상의 파괴였으니까.

홀드렛지 총본부 옆의 거대한 건물.

그리고 붉은색 아지랑이를 뿜어내는 석상 앞.

퍽. 퍽. 쾅. 쾅.

[.......]

우선 가장 강한 공격부터 시도하지는 않았다.

혹시나 가장 강한 공격을 시도했는데 그게 실패한다면 그것만큼 최악은 없으니까.

그래서 초반 여러 공격에 실금도 가지 않는 석상을 보고 그렇게까지 큰 심경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스 스피어!”

[.......]

“쏟아지는 우박!”

[.......]

징벌 아이스를 빼고 현재 단일 스킬로는 가장 강력한 위력을 아이스 스피어에 흠집조차 나지 않는 석상.

그리고 그 뒤로 나름대로 강력한 위력을 가진 쏟아지는 우박까지 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이제는 조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선 남은 것이 더 있기에 계속 공격을 시도했다.

잠시 후.

“.......”

만약에 여기가 ‘Revival Legend’ 속이었다면 남은 수는 꽤 많았을 것이다.

가령 65%의 현실 구현률로 사용치 못하는 특출나게를 사용 할 수 있고 또한 스킬 기능성 반지로 8레벨 징벌 아이스를 9레벨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실제로 그것으로 미래 길드는 흠집조차 내지 못했던 벽을 실금을 내는 수준이 아니라 완벽하게 박살을 냈고.

그러나 여기는 현실.

전부다 사용이 불가능했다.

물론 아직 하나가 남아있긴 했다.

바로 현재 사용 가능한 스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아이스 웨이브.

하지만 문제는 아이스 웨이브마저 먹히지 않으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왠지 지금까지 모든 공격에 실금하나 발생하지 않은 석상이기에 아이스 웨이브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그리고 그것은 나만 느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설마... 아시란테도 실패하는 건가?”

“아시란테가 실패하면 다음은 누구지?”

“젠장. 역시나 현실에서는 아시란테도 어쩔 수 없는 건가?”

웅성웅성.

와글와글.

“후우.”

그래도 우선 하나가 남았기에 심호흡을 하고서 왠지 방금 전보다 거 짙은 붉은 아지랑이를 뿜어내는 것 같은 석상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쾅!

[.......]

하지만 여전히 실금 하나 가지 않은 석상을 보고 딱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미국 놈들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고.

그만큼 홀드렛지는 이제는 몬스터도 잘 토해내지 않는 석상에 자그마한 실금이라도 만들기 위해 온갖 공격은 다 집어넣었을 것이다.

그러다 내성이 생겨 결국 이 지경까지 왔고.

물론 아직 남은 수는 있었다.

바로 그간 홀드렛지가 획득한 교환 가능한 코인을 물론이고 코인 1개당 무려 100만 골덴링을 필요로 하지만 그래도 수백억, 수천억 골덴링을 투입하여 코인을 모으는 것.

그런데 문제는.

[툭. 투둑. 툭.]

분명 사람 형태의 석상.

물론 석상 자체에 금이 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눈을 감고 있는 형태의 석상이 조금씩이지만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아지랑이 수준이 아닌 붉은 기운이 그대로 뿜어져 나왔고.

그와 함께 메시지가 울렸다.

[석상이 보유한 죽음의 기운 수용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석상이 죽음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 석상이 완벽하게 눈을 뜨면 석상의 파괴가 불가능해집니다.]

[죽음의 기운이 넘실대는 대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언데드 일족이 아닙니다.

-초당 생명력이 1씩 하락합니다.

-전투력이 10% 하락합니다.]

“.......”

메시지는 꽤나 암담했다.

특히나 죽음의 기운이 넘실대는 대지 위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투력 감소는 물론이고 초당 생명력이 1씩 하락한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게 아무리 적다해도 결국 전투는 물론이고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계속 생명력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더군다나 문제는 끊임없이 죽음의 기운을 뿜어낸다는 것.

그래서 메시지 대로라면 이곳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그리고 그 밑의 멕시코를 넘어 남미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 전부를 죽음의 땅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당연히 파괴는 불가능하고.

“그나저나 온 대륙이면...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다른 대륙에도 영양을 끼친다는 건데...”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컥!”

“크헉!”

털썩. 털썩.

당연하지만 여기는 현실.

그렇기에 일반인도 있었다.

그리고 그 일반인들은 붉은 기운에 노출되자마자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그대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괜찮은 자들도 있었다.

바로 나를 포함해 ‘Revival Legend’를 하는 사람.

즉, 생명력에 여유가 있는 자들.

“씨팔... 망했네.”

그때 한쪽 구석에서 들린 목소리.

나도 모르게 분명 방금 전보다 더 크게 눈을 뜬 석상을 바라보며 똑같은 생각을 했다.

<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석상 (2). > 끝

< 흰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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