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72화 (172/271)

172화. 생성 불가.

인도네시아 고론타로 지역.

시련의 동굴 앞.

“이제 던전 붕괴까지 몇 시간 남았지?”

“20시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허...”

노보 길드의 마울라마 길드장은 이제 채 하루도 남지 않았다는 수하의 말에 헛기침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아시란테가 들어간 지 벌써 4일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도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으니까.

그 말인즉슨 나머지 80명도 전부 죽은 목숨이라는 것이고.

‘젠장! 아시란테가 죽기라도 하면 명진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텐데...’

앞날이 창창하다 못해 눈이 부신 아시란테.

그런 인재를 잃은 명진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더군다나 아시란테는 일반 길드원도 아니고 홍상만 회장의 아들이었고.

하지만.

‘그래. 아시란테가 사라진 명진따위야... 더군다나 아시란테를 죽였다고 공표만 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은 물론이고 고생했다며 온갖 지원을 할 자들은 널렸고.’

마울라마 길드장이 봤을 때 이렇게 아시란테의 죽음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 강했으니까.

다만 문제는 그가 죽는 것보다 그간 고생고생하며 육성한 80명이 함께 죽는 다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자신은 이렇게 손해를 봐가며 의도치는 않았지만 어쨌든 아시란테를 죽였는데 남들은 손 안대고 코 풀었다고 쾌재를 부를 생각을 하니 배가 너무나 아팠고.

즉, 마울라마 길드장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아시란테가 80명을 이끌고 살아 돌아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려도 될 상황.

스윽.

마울라마 길드장은 한쪽에 대기하고 명진 길드 소속의 인물들을 쳐다봤다.

한눈에 봐도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방금 전에도 던전 내부로 진입을 해야 한다는 쪽과 홍주영을 믿고 조금 더 기다리자는 쪽으로 한창 시끄러웠다.

그 모습에 마울라마 길드장은 만약 이대로 던전이 파괴되고 아시란테라 죽기라도 한다면 그들이 곧장 공격을 퍼부어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슬쩍 준비를 시켰다.

아무리 죽일 의도가 없다지만 아시란테가 죽는 순간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 거라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했으니까.

그런데 그때.

슝. 슝. 슝. 슝.

시련의 던전 주변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무수히 많은 자들.

분명 일반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울라마 길드장은 자신의 외조카이자 2 공격대의 대장인 베르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거기에 몇몇 탐사대와 구조대까지.

“오! 신이여!”

마울라마 길드장은 그렇게 손을 하늘로 뻗으며 기쁨을 표출했다.

300억 골덴링은 물론이고 상당히 많은 것을 명진에 대가로 지불했지만 현실 구현률을 올린 80명의 생환은 그것을 메우고도 남았으니까.

그리고 곧장 아시란테 아니, 홍주영부터 찾기 시작했다.

시련의 동굴 내부.

수정탑을 파괴한 순간 연달아 울린 메시지 끝나자마자 무언가 강렬하게 내 몸을 잡아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후 보이는 모습은 더 이상 공동 내부가 아니었다.

그와 함께 엄청난 함성이 들렸다.

“우와!”

“나왔다!”

“드디어 탈출했어!”

“흑흑. 살았어. 이제 살았어!”

시련의 동굴 내부에는 총 80명의 현실구현률을 올린 자들 외에도 던전이 형성되면서 저절로 끌려왔다는 수많은 일반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반인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연달아 울리는 메시지로 거기까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시련의 던전을 돌파하라.’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클리어 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아래의 것들을 획득합니다.

: 10억 골덴링을 획득합니다.

: 코인 6만개를 획득합니다.

: 잔여 스탯포인트 800개를 획득합니다.

: 호칭 ‘시련을 이겨낸 자.’를 획득합니다.]

보상을 알리는 메시지.

그리고 당연히 더 있었다.

바로.

[호칭 ‘퀘스트 장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퀘스트 클리어시 그 퀘스트의 난이도에 따라 추가적으로 100~3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시련의 던전을 돌파하라.’ 퀘스트의 성공 난이도를 계산중입니다.

: 3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흐흐흐.’

솔직히 말해서 무척이나 쉬웠다.

모든 구역이 세이프티 존이었기에 나에게 해코지를 할 자도 몬스터도 없었고.

그래서 들인 노력에 비해 어마어마한 보상에 기쁨을 만끽할 찰나 동시에 나를 부르는 외침이 있었다.

“홍주영!”

“홍주영!”

물론 둘 다 상당히 격한 감정이 내포한 외침이었다.

다만 전자는 뭔가 기쁨을 내포했다면 후자는 불쾌함을 가득 내포했다는 정도?

그래서인지 뒤이어 들려오는 외침도 달랐다.

“홍주영! 왜 이렇게 늦은 거야! 가족들이 얼마나 걱정 한 줄 알아!”

“홍주영! 이 개자식! 어떻게... 어떻게 살아남은 거냐! 설마 이미 너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거냐? 그래놓고 감히 우리를 농락한 거고!”

전자는 누나.

후자는 베르디.

물론 모두 이해 할 수 있었다.

분명 누나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금방 온다고 했는데 늦어도 한참 늦었으니까.

그리고 베르디로서는 죽어야 할 내가 살아 있고 그로인해 받을 보상을 내가 전부 독차지한 것에 속았다는 생각을 할 테고.

더군다나 890억 골덴링까지 약속을 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하지만.

“베르디 닥쳐라!”

마울라마 길드장은 누나를 막지는 않았지만 베르디는 막아섰다.

그러나 다른 자들의 입까지는 막지 못했다.

“마울라마 길드장님! 저 새끼가 우리를 속였습니다.”

“맞습니다. 원래 저놈이 죽어야 하는데 멀쩡히 살아있습니다!”

“홍주영 이 사기꾼 같은 새끼! 내가 네 주둥아리는 물론이고 사지를 찢어주마!”

속았다고 느낀 자는 베르디뿐만이 아니기에 나머지 무리에서 나에 대한 욕설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

“.......”

“.......”

이곳에 위치한 자들은 명진뿐만 아니라 노보 길드의 인물들.

나에 대해서 알 수밖에 없었다.

분명 나의 첫 등장은 세계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큼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나를 향해 개새끼니, 사기꾼이니 하는 말은 기본이고 친히 나를 찢어 죽이겠다는 말에 분위기가 싸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울마라 길드장의 얼굴은 벌게지다 못해 창백할 정도로 변했고.

그러자 순간 뭐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챈 베르디를 포함한 80명.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어떠한 공격도 훈계도 하지 않았다.

모르니까.

물론 지금 세상에서는 모른다는 것도 명백히 죄가 되는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굳이 내가 벌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나중에 이번 일은 물론이고 나와 약속했던 890억 골덴링에 온갖 욕을 다 들을 불쌍한 자들이니까.

그래서 그들을 무시하고 누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집으로 가자. 너무 오래 있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네. 아무리 휴가라 생각하려 해도 나에게 휴가는 ‘Revival Legend’ 같더라고.”

그리고 주변의 명진 소속의 인물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명진 소속의 모두는 이동 준비를 하라. 곧 있을 노보 길드의 성대한 환영 파티에 불청객이 될 생각은 없다!”

“네!”

“알겠습니다!”

당연하지만 명진 내에서 내 위상은 어마어마하게 아니, 어마어마한 수준이 아니라 수직 상승했다.

이제는 석인수 실장을 비롯해 안동영 비서실장 거기에 이길산 사장 등 아빠의 최측근조차 사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공적인 자리에서도 나를 존중 그 이상으로 대할 정도로.

그렇기에 내 명령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고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동시에 빠르게 움직이며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우선 그 모습을 확인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마울라마 길드장에게 다가갔다.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지체됐습니다. 그래서 바삐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큰일을 해주셨는데...”

“아닙니다. 저보다 저쪽의 80명이 한뜻 한마음으로 움직였기에 이렇게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공은 저쪽에 있습니다.”

“.......”

나를 보자마자 삿대질은 물론이고 쌍욕을 내뱉던 자들.

즉, 마울라마 길드장은 내가 내뱉는 말이 겉치레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말문이 막힌 듯 별말을 내뱉지 못했고.

여하튼 이정도로 충분히 할 말은 다 했기에 그렇게 뒤돌아 움직였다.

그러다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고 몸말 돌려서 말을 내뱉었다.

“아, 베르디나 저쪽의 론치라는 자가 그렇게 내가 싫다는 데도 보상을 하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했습니다. 어찌나 예의 바른 자들인지... 계속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결국 수락을 했으니 그 점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어느새 이동 준비를 다 갖춘 명진 소속의 인물을 데리고 움직였다.

비행기 안.

“이거.”

“기억의 구슬?”

옆자리에 앉은 누나에게 기억의 구설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890억 짜리야. 물론 다 받아내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반절? 그 정도로 적당히 조율하면 노보 길드에서 어쩔 수 없이 내놓을 거야.”

사전에 대가로 받은 300억 골덴링과 수많은 물자들?

아빠는 물론이고 가족 모두와 석인수 실장 등이 그건 전적으로 내 몫이라며 한사코 나에게 건넴으로써 모두 내 수중에 들어왔다.

뭐 골덴링을 제외한 수많은 물자는 그냥 명진에 기부를 했지만.

그래서 이번에는 양보하기로 했다.

그것을 빼고도 6만개가 넘는 코인과 퀘스트 장인으로 얻은 300개의 스탯포인트를 감안하면 스탯포인트도 총 1100개를 획득했으니까.

호칭도.

물론 더 부를 수도 있었다.

개인당 100억, 1000억 골덴링도.

이미 그들은 내가 죽을 자고 결국 약속을 해도 지킬 의무가 사라진다고 생각했기에 거절하지 않을 테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노보 길드와 싸우자는 것밖에 안 됐다.

즉, 딱 그 정도가 마지노선 이었다.

여하튼 그렇게 비행기 시트에 몸을 맡겼다.

지금 당장 ‘Revival Legend’에 접속하고 싶었지만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Revival Legend’에 접속하는 것은 절대 금지였으니까.

이미 그런 사례도 꽤 많았고.

다음날.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크억!]

[컥!]

“크으. 이거지.”

4일간 접속하지 않은 것을 보상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사냥을 재개했다.

그리고 내 공격에 쓰러져가는 타이탄의 모습에 고작 4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손맛에 절로 흥이 새어나왔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거부하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말인즉슨 ‘Revival Legend’는 이제 인류와 떼려야 땔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돼버렸다.

이제는 모르는 자도 없고.

물론 그럼에도 모두가 ‘Revival Legend’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왜냐?

어느 코미디언의 유행어처럼 누군가 소는 키워야 했으니까.

돼지와 닭 그리고 농사도.

즉, 먹고 사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경찰을 대신할 경비 인력은 물론이고 명진 쉘터 내의 레스토랑이나 식료품점 하다못해 목욕탕을 지킬 자도 있어야 했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중요한 것은 ‘Revival Legend’.

그래서 계속 조금씩 ‘Revival Legend’ 내의 명진 소속의 유저를 늘려왔다.

한 번에 와창 집어넣어봤자 관리가 안 되고 오히려 효율성만 나빠지니까.

그런데 지금이 낫다면서 ‘Revival Legend’ 자체를 안 하겠다는 자들이 종종 있었다.

물론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늦었으니까.

죽었다 깨도 선두 그룹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게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여하튼 결국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기에 열심히 사냥을 했다.

퀘스트 장인으로 얻은 3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포함해 총 1100개에 이르는 스탯포인트도 그렇지만 호칭도 꽤나 큰 도움이 됐으니까.

[호칭 : 시련을 이겨낸 자.

-시련을 돌파하고 이겨낸 자만이 획득 가능한 호칭이다.

: 생명력 10만 증가.

: 마나 10만 증가.

: 모든 스탯포인트 300씩 증가.]

딱히 무언가 더 붙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특히나 모든 스탯포인트 300씩 증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제 몫은 해줬고.

우선 그렇게 열심히 사냥을 지속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로그아웃을 할 찰나 나에게만 울리는 메시지가 아닌 모두가 볼 수 있는 공지에 가까운 메시지가 울렸다.

[그간 ‘Revival Legend’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알려드릴 사항이 있어 이렇게 안내해 드립니다.

: 현 시간부터 ‘Revival Legend’에 새로운 계정 생성이 불가능으로 변경됩니다.

-감사합니다.]

“.......”

뜬금없어도 너무 뜬금없는 메시지.

더군다나 쉽사리 받아들일 내용도 절대 아니었다.

새로운 계정 생성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더 이상 신규 유저의 유입이 없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그런지 곧장 귓속말이 울렸다.

[초절정미녀 : 홍주영! 너도 메시지 확인 했지?]

[lumen : 어.]

[초절정미녀 : 빨리 로그아웃 하고 서재실로 와. 긴급회의를 할 거야.]

[lumen : 알았어.]

확실히 새로운 계정 생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신규 유입이 없다는 뜻은 가장 확실한 신분 상승의 기회도 막혔고 같이 등을 맞대 몬스터를 상대할 동료도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계정을 보유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지니게 됐고.

우선 그렇게 생각을 대충 정리하고 빠르게 로그아웃을 하고 3번 서재실로 이동했다.

‘Revival Legend’ 내의 모두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울린 메시지.

그 메시지가 몰고 온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순식간에 진행이 됨으로써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기에 혼란은 더욱더 커져만 갔고.

물론 모두 다 멍하니 있지는 않았다.

눈치가 있는 자들은 이번 메시지로 결국 ‘Revival Legend’ 유저와 ‘Revival Legend’ 유저가 아닌 자로 나뉘었고 최대한 빠르게 ‘Revival Legend’ 유저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은 직감적으로 파악이 가능했으니까.

< 생성 불가. > 끝

< 1200레벨 정기 퀘스트.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