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화. 형의 결혼식.
만약 스탯 기능성 반지가 확률적으로 몇몇 스탯에만 영향을 끼치는 그런 아이템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체력과 정신력에 한해서는 아이템도 스킬도 전혀 영향을 받지 못하는 동반 성장이라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 수치가 얼마가 증가하든 체력과 정신력이 증가한다면 말짱 꽝일 수밖에 없고.
하지만 그런 걱정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스탯 기능성 반지.
그렇기에 여유만만하게 아이템 확인에 들어갔다.
[기능성 반지 : 스탯. (전설)
-스탯의 성능을 올려주는 기능성 반지이다.
: 착용 제한 없음.
: 강화가 불가능하다.
-효과.
: 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1000의 스탯포인트를 증가시킨다.]
물론 1000의 스탯포인트가 절대 적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고작 그것 가지고는 신화 등급과 동급 아니, 그 이상이라고 평가받는 기능성 반지라 보기는 어려웠다.
즉, 스탯 기능성 반지의 진짜 옵션은 따로 있었다.
[: 선택한 스탯의 현재 보유 양만큼 추가적으로 스탯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 최대 5000개를 넘지는 못한다.
가령 1만의 수치를 가진 힘을 선택시 기본적으로 1000의 증가 외에 확률적으로 최대 5000까지의 힘 스탯포인트를 더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만약 현재 힘의 보유량이 3000이라면 확률적으로 최대 획득 가능한 수치는 3000이다.
-한번 선택 후 다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300만 골덴링을 필요로 한다.
-물리방어력 : 500 마법방어력 : 500
-내구력 : 2550000/255000]
말인즉슨 어떤 스탯이든 5000이 넘는 양을 보유했다면 기본적으로 획득하는 1000개 외에도 최대 5000개의 스탯포인트를 더 획득하는 것이 가능했다.
즉, 아이템 하나로 최대 6000개의 스탯포인트를 올리는 것이 가능한 상황.
명백히 전설 등급에 0강화이면서 한 번에 이만큼의 스탯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어지간한 아니, 거의 모든 신화 등급의 아이템도 불가능했다.
실제로 6강화에 힘, 민첩, 지력이 붙어 있는 얼음황제 수호검도 불가능했고.
그리고 무조건 5000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템 설명에 쓰여 있는 대로 확률이 존재했다.
그래서 운이 나쁘며 10개, 100개가 증가할 수도 있었다.
물론 그런 경우를 위한 대비책도 있었다.
바로 교체를 하는데 필요한 금액이 스킬 기능성 반지에 비해 1/10의 가격인 300만 골덴링이라는 것으로.
우선 곧장 입을 열었다.
어차피 내가 선택할 스탯은 단 하나니까.
“선택. 지력.”
[스탯 기능성 반지에 적용될 스탯으로 지력을 선택하였습니다.
-스탯 기능성 반지에 지력이 각인되었습니다.
: 지력이 1000 증가합니다.
-현재 각인된 지력 스탯을 삭제하고 새로운 스탯으로 각인하기 위해서는 300만 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스탯 기능성 반지의 옵션이 발동합니다.
-현재 보유한 지력이 5000이 넘습니다.
: 최대 5000까지의 지력 증가가 가능합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스탯 기능성 반지가 밝게 빛이 났다.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울렸다.
[축하합니다.
-스탯 기능성 반지에 4375의 지력 증가가 생성되었습니다.]
“음.”
물론 낮은 수치는 아니었다.
우선 반타작인 2500을 넘어섰으니까.
하지만 최대 5000인 상황에 4375는 썩 성에 차지는 않았다.
더욱이 수중에 있는 골덴링만 수백억 골덴링.
300만 골덴링 정도는 몇 번을 써도 티도 안 났다.
“그래. 좀 아쉽지. 스탯 재설정.”
[스탯 기능성 반지에 각인된 ‘지력’ 스탯을 삭제하였습니다.]
깔끔하게 5000을 바라면서 다시 한 번 지력 스탯을 설정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스탯 기능성 반지에 120의 지력 증가가 생성되었습니다.]
“.......”
물론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다.
분명 나타날 수 있는 수치는 1~5000사이였으니까.
하지만 120이라는 수치는 나도 모르게 곧장 스탯 재설정이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낮아도 너무 낮았다.
그 후 그렇게 스탯 재설정에 들어갔다.
10분 후.
고작 10분.
그런데 그 고작 10분 동안 수억이 넘는 골덴링을 쓰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허... 4375가 최고라니.”
가장 먼저 나왔던 4375.
분명 절대로 낮지 않았다.
아니, 엄청 높았다.
그러나 욕심에 재도전을 결심했고 그 후로는 그 이상의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물론 중간에 4000이 넘는 수치가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미 4375를 목격했기에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최소한 4375를 넘기자는 생각에 연신 도전을 하고 또 도전을 했다.
그러다 결국 수억이 넘는 골덴링만 쓰게 됐고.
“아이템 확인.”
[기능성 반지 : 스탯. (전설)
-현재 적용된 스탯 : 지력.
: 지력 1000이 증가합니다.
: 지력 3999가 증가합니다.]
총합이 5000개에서 딱 1이 빠지는 상황.
아쉽긴 했지만 여기서 멈추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골덴링이 아까워서?
솔직히 없지는 않았다.
아무리 골덴링이 많아도 무의미하게 지출되는 골덴링이 안 아까울 수는 없으니까.
다만 그것보다 왠지 더 해도 이것보다는 높은 수치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조금 천천히 가자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의 나에게 단 하나의 아이템을 더 착용하는 것으로 약 5000의 지력 증가면 충분 아니, 철철 흘러넘칠 정도였으니까.
우선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다시 사냥을 시작했다.
여전히 이곳은 타이탄의 대지 안이고 아직 1200레벨을 달성하지 못했으니까.
그날 저녁 식사 시간.
“그렇게 일찍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고 곧장 다음 주에 형의 결혼식을 진행한다는 말에 아빠에게 반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아빠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네 형도 나이가 있고 이미 몇 년 전부터 둘이 봐왔던 사이니 미룰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쪽도 동의를 했고.”
우선 너무 빠른 진행에 조금 당황했지만 아빠 말대로 형과 형수가 될 여성은 서로 거의 10년 이상을 알아왔고 중간에는 꽤 깊은 사이기도 했기에 곧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서른 중반을 넘은 형의 나이를 생각하면 확실히 서두를만했고.
그리고 그 뒤로도 형의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가 더 진행됐다.
3번 서재실로 이동해서도.
3번 서재실.
“이번에 꽤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다. 초대하지 않은 자들도.”
아빠, 형, 누나를 비롯한 가족들과 석인수 실장과 안동영 비서실장 등이 자리한 곳에서 아빠가 정확히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물론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지는 않았다.
내가 관심을 두지 않을 뿐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지금도 꽤 많은 곳에서 연락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이 좋은 기회를 그냥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래서 아빠를 똑바로 보고 대답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형의 결혼식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생각이고요.”
10살이 넘는 나이차.
그렇기에 솔직히 형과의 추억은 거의 없었다.
내가 성장하면서 자격지심 등으로 오히려 더 피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게 형의 결혼식이 엉망진창이 되기를 바라는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축복받는 결혼식이 됐으면 했다.
“그래. 알았다.”
그리고 이어진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빠.
그 뒤로도 이야기는 계속 됐다.
아빠는 물론이고 안동영 비서실장과 이길산 사장 등이 형의 결혼식에 맞물려 명진 자체적으로 크나큰 잔치를 벌여 구성원 모두에게 이곳은 안전하다는 인식과 명진이라는 소속감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기에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다음날.
형의 결혼식에 나까지 나서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은 없기에 역시나 사냥에 열중했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나를 아는 모두는 나에게 사냥을 독려하기도 했고.
물론 그 와중에 누나에게 스탯 기능성 반지에 대해 자랑을 하기는 했다.
그전에 형과 형수와 만나는 자리에서 나를 골려먹은 대가로.
그러자.
[초절정미녀 : 또?]
[lumen : 응.]
[초절정미녀 : 하. 고작 아이템 하나에 스탯포인트가 5000개라니...]
누나 말대로 5000개는 어마어마한 양일 수밖에 없었다.
언감생심 어지간한 유저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그런데 그때 누나가 한마디 말을 더 내뱉었다.
[초절정미녀 : 그런데 왜 이리 낮아 보이지?]
이미 4만에 근접했던 지력.
그래서인지 확실히 누나의 말대로 어마어마해 보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내가 더 어마어마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효과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눈에 띄게 증가했다.
어쩌면 이 스탯 기능성 반지를 먼저 얻었더라면 스미스 일행을 상대로 아이스 계열의 공격으로만 상대가 가능했을 정도로.
여하튼 누나에게 자랑은 자랑이고 그 와중에도 계속 사냥을 진행했고 얼마 뒤 결국 1100레벨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미 한정 퀘스트는 전부 끝났고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구간도 아니기에 별다른 메시지가 울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는 있었다.
1100레벨을 찍었다는 것은 이제 1200레벨도 멀지 않다는 뜻이니까.
며칠 뒤 명진 쉘터.
“모두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철저한 경계를 취한다!”
“네!”
“알겠습니다.”
굳이 초대를 하지 않았지만 꽤 많은 곳에서 축하를 하러 오겠다고 했다.
명진 쉘터 내에 거주하는 자들에게도 명진이 이만큼 밖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빠도 거부하지 않았고.
그래서 임정대 대장을 비롯해 경비대가 아침부터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였다.
나도 그들을 따라 중요한 몇 군데를 살짝 둘러봤다.
오는 자들이 워낙 많기에 혹여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안 되니까.
그리고 정확히 예식 시간은 오후 2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10시부터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래 길드를 비롯해 가까운 대성이나 구산 길드는 물론이고 이번에 동맹을 맺은 몽골의 투갈 길드 거기에 중국의 길드들까지.
의외라면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도 류세치 길드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 후로도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와 남미의 몇 개 국가에서도 길드장은 아니지만 각 길드의 수뇌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어중이떠중이 다 받지는 않았다.
최소한 어느 정도 신분이 확실하고 주변에서 인정을 받는 자들만 받아들였다.
그 후 나부터 찾던 그들.
하지만 단 한명도 그들을 챙기지도 마주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형의 결혼식이고 형과 형수가 주인공이었으니까.
오후 2시.
“그럼 신랑 홍기영 군과 신부 정은지 양의 결혼식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외부에서 온 수많은 인사들도 명진 쉘터 내부에 거주중인 자들도 워낙 많았기에 메인기지 밖의 공터에서 결혼식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도 오늘의 주인공인 형의 혈육이기에 가장 가까운데서 결혼식을 지켜봤다.
그러다 누나에게 살짝 입을 열었다.
“누나는 안 가?”
“흥. 내가 왜 가.”
“그럼 평생 혼자 살게?”
“누가 혼자 산 데?”
“방금 안 간다면서.”
“내가 안가고 들일거야.”
“.......”
누나의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시선을 형에게 돌렸다.
솔직히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우선 내 시야 안에 있어야 보호를 하든 뭐든 할 테니까.
그런데 그때.
[치이익. 9번, 10번 외부 기지 근처에 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공중형 몬스터인 가고일로 확인되었습니다.]
[공중형 몬스터인 만큼 빠른 정리 혹은 대피가 시급합니다!]
나도 귀에 경비대와 연결된 작은 이어폰을 착용 중이었다.
혹시나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곧장 움직이기 위해서.
웅성웅성.
와글와글.
원래부터 꽤나 시끌벅적했던 결혼식.
하지만 꽤 거리차가 있더라도 결혼식이 진행되는 중앙 공터와 9번, 10번 외부기지까지 시야가 뻥 뚫려 있었기에 모두들 가고일의 등장을 확인 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순식간에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공중형 몬스터인 만큼 하늘에 떠있어서 더 쉽게 볼 수 있었고.
우선 이어폰에서 울린 말대로 상대적으로 더 신속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중형 몬스터이기에 빠른 정리를 위해 움직일 찰나 움직이지 않아도 되게 됐다.
푹. 푹. 푹. 푹.
땅에서 빠른 속도로 솟구쳐 오르는 뿌리.
그 뿌리들이 뾰족한 끝으로 공중에 떠 있는 수백 마리의 가고일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가고일들의 몸을 감쌌고.
[빼액!]
[깨액!]
자신들의 몸을 감싸는 뿌리에 괴성을 지르며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공격을 가하는 가고일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뿌리가 더 강력하게 가고일들의 몸을 쬐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뿌리들은 가고일들의 몸을 바짝 쪼이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자신들의 영역인 땅 밑으로.
그렇게 순식간에 수백 마리의 가고일들이 자취를 감춘 상황.
“.......”
“.......”
“.......”
언제 웅성웅성 거렸다는 듯이 조용해졌다.
차르륵. 차르르륵.
땅에서 저절로 골덴링과 코인이 내뱉어지는 소리가 울릴 때까지.
우선 그 모습에 진행자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별일 아닙니다. 명진 쉘터 내에 있는 만큼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그러니 오늘 결혼식을 진행하는 저의 형과 형수님에게 아낌없는 축복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마이크를 진행자에게 건네줬다.
그러자.
“와아아아!”
“명진! 명진!”
순간 몬스터의 등장이 어쩌면 가장 환영받은 하객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와중에.
“코인과 골덴링은 전부 수거하도록 하세요.”
골덴링도 골덴링이지만 이렇게 획득하는 코인은 더 중요했다.
이것은 교환이 가능했으니까.
여하튼 그렇게 다시 진행되는 형의 결혼식을 묵묵히 지켜봤다.
명진 쉘터에서 결혼식이 진행되는 사이.
일명 리우라 불리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그곳에서 한명의 사내가 3세대 가상현실 접속기를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흐흐흐.”
그리고 뭐가 기쁜지 웃음을 토해냈다.
그러다 곧장 한쪽 벽에 걸린 사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기다려라. 내 기생충의 성장이 거의 끝났으니까.”
바로 홍주영의 사진을 향해.
< 형의 결혼식. > 끝
< 던전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