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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67화 (167/271)

167화. 새로운 기능성 반지.

1500레벨 사냥터 타이탄의 대지 입구 근처.

여전히 이곳에는 대성&구산 연합이 치열하게 아니, 외줄 타기 하듯 아슬아슬하게 사냥을 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새롭게 등장한 1300레벨 사냥터부터는 경험치와 골덴링 그 외 다른 모든 것을 떠나 일반 몬스터들이 코인을 드랍했으니까.

그런데 1300레벨 사냥터는 일본 구역에 위치함으로써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게 됐고 몽골 구역에 생성된 1400레벨 사냥터는 이미 몽골을 대표하는 양대 길드를 포함해 명진&미래 연합과 일본 미쓰야 길드가 서로 양분을 하기로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즉, 대성&구산 연합에게 남은 곳은 이곳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1300레벨 사냥터를 장악한 일본 미쓰야 길드 단 한곳에도 딴죽을 걸지 못하는 마당에 일본 미쓰야 길드를 포함해 몽골의 2개 길드와 명진&미래 연합까지 포함된 1400레벨 사냥터에 대한 합의에 이의를 제기하기에는 대성&구산 연합이 가진 힘은 무척이나 약했고.

거기에 현재 이벤트도 진행중인 상황.

어째서 대성&구산 연합이 악착같이 이곳에서 위험한 사냥을 이어가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물론 이해만 했다.

이해 그 이상으로 대성&구산 연합에게 내가 해줄 것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블링크. 블링크.”

슝. 슝. 슝.

갑자기 등장한 나에게 집중된 시선을 무시하고 곧장 블링크를 사용했다.

전에는 감춰야 했기에 그들의 시야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뒤에야 사용을 했지만 이제는 공개가 됨으로써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됐으니까.

그 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이동하고서야 사냥을 시작했다.

아이스 계열의 스킬로?

아니, 우선 간절하게 입을 열었다.

“뿌리야. 좀 나와 보지 않을래?”

[.......]

간절한 내 외침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뿌리야. 그때는 잘도 나왔잖아. 곧장 사라지지도 않았고. 설마 부끄러워서 그래? 에이. 지금과 달리 그때는 지켜보는 자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

정말로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에 뜬금없이 등장했던 뿌리.

그런데 그때뿐이었다.

또다시 뿌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없어도 상관이 없었다.

여기는 현실이 아닌 ‘Revival Legend’ 내의 세상이고 그 말인즉슨 33%의 현실 구현률에 발목을 잡힐 일은 없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엄청 넓은 범위에 역시나 엄청 많은 숫자를 자랑했던 뿌리.

그렇기에 사냥에 활용할 수만 있다면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

묵묵부답.

“에휴. 그래. 네가 나오고 싶을 때 나와라.”

뿌리에게 더 아쉬운 소리를 하기에는 그간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파블로에 의해 이동 됐던 0번 구역에서도 또 900레벨 한정 퀘스트에서도 그리고 이번에도.

물론 이번에는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로 없어도 됐지만 그래도 뿌리가 있음으로 인해 확실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세상 모두에게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도 가능했고.

그래서 묵묵부답인 뿌리에게 더 이상 독촉하는 것을 멈추고 내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아이스 계열의 스킬들로 사냥을 시작했다.

[1500레벨 몬스터를 처치하였습니다.

-3포인트를 획득합니다.]

[1500레벨 몬스터를 처치하였습니다.

-3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메시지를 응원삼아.

홍주영이 열심히 사냥을 하는 사이.

홍주영은 자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발걸음을 내딛고 떼면서 그때 맞닿은 지면마다 작은 갈색 무언가가 부끄럽다는 듯이 살짝 모습만 드러냈다 사라진다는 것을.

그 시각 명진 쉘터.

홍상만 회장은 자신의 첫째아들 홍기영과 마주앉아 대화를 진행했다.

“그래. 마음을 정했다고?”

“네. 상황이 상황인지라 계속 미뤘지만 이제는 더 미룰 필요는 없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네 엄마도 많이 좋아할 거다.”

홍상만 회장은 애들 엄마를 들먹이며 대답했지만 스스로도 꽤나 흡족한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럽다지만 부모로서 나이가 꽉 찬 자식이 장가를 가지 않고 있는 모습은 썩 애가 탈 수밖에 없으니까.

홍상만 회장 자신도 손자를 볼 나이가 됐고.

그리고 그 후로도 한참을 홍상만 회장과 홍기영의 대화가 더 진행이 됐다.

이번에는 안동영 비서실장을 비롯해 몇몇 인물이 더 껴서.

왜냐하면 요즘 같은 시대에 성대한 결혼식 같은 것은 전혀 어울리는 말이 아니지만 홍상만 회장은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명진을 위해서 그리고 명진 쉘터에 거주하는 모두를 위해서.

다음날.

타이탄의 대지.

“블리자드!”

퍽. 퍽. 퍼버버벅. 퍽.

어제도 이어 오늘도 연신 빠른 사냥을 이어갔다.

분명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도 그리고 뿌리도 상황을 반전시킬 엄청난 무기지만 그런 무기에 기대는 것보다 기본적인 내 역량이라 할 수 있는 아이스 계열의 능력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했으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최소 1200레벨 달성은 필수였고.

거기에 또 있었다.

바로 이벤트나 퀘스트 등에서 항상 그렇듯이 무조건 순위권 아니, 1등을 하는 것.

왜냐하면 그로인해 존재하는 것이 지금의 나였다.

그래서.

“블링크. 블링크.”

슝. 슝. 슝.

블리자드가 펼쳐지는 범위 안에서 몇 마리 남은 타이탄들은 무시하고 다시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롤 이용하여 몬스터를 모았다.

녀석들이 전부 죽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분명 무척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어차피 마무리를 짓지 않아도 1500레벨의 몬스터라고 인식 범위가 넓어 나를 계속 쫓아 왔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새로 타이탄들을 모아 사냥에 열중하는 사이.

귓속말이 울렸다.

[홍기영 : 주영아 지금 귓속말 가능해?]

내가 알기에 이 ‘Revival Legend’가 형에게 첫 게임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디를 자신의 이름으로 했고.

우선 그런 형에게 곧장 대답을 했다.

빈번하게 대화를 나누는 누나와 달리 과묵한 형은 중요한 일이 아니면 귓속말을 하지 않는 편이었으니까.

그 말인즉슨 중요한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이고.

[lumen : 응. 가능해.]

[홍기영 : 그럼. 오늘 저녁에 형이랑 같이 밥이나 먹을까?]

[lumen : 따로?]

어지간한 식사는 항상 가족들과 함께 했다.

그렇기에 형의 저 말은 나와 단둘이 먹자는 뜻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내 예상이 맞았던지 형의 귓속말이 울렸다.

물론 뒷말까지는 예상치 못했지만.

[홍기영 : 응.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서.]

[lumen : 알았어.]

궁금하긴 했지만 어쨌든 저녁에 보면 될 일이기에 그렇게 귓속말을 종료하고 사냥을 이어갔다.

그날 저녁.

당연하지만 명진 쉘터는 자체적으로 어지간한 도시의 기능 전부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애초에 그렇게 설계가 되기도 했고.

그래서 명진 쉘터 내에 형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여러 존재했고 약속된 시간에 맞춰 그 중 하나의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무척이나 나를 조심스러워하는 지배인의 안내로 별실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이미 자리에 앉아있는 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형의 옆에 처음 보는 여자까지.

“주영아. 어서 와라.”

“응.”

우선 그렇게 테이블로 가 앉았다.

그러자 형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정은지라고해요.”

“아, 네. 안녕하세요. 홍주영입니다.”

그래도 재벌가라는 이유로 많은 여자를 봤다.

단, 보기만.

뭘 어떻게 할 깜냥은 나에게 없었으니까.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자신을 정은지라고 소개한 여자는 엄청난 미인은 아니었다.

한껏 치장한 모습도 아니었고.

물론 그렇다고 못난 모습도 전혀 아니었지만.

그리고 그때 형이 입을 열었다.

“주영이 네 형수 될 사람이다.”

“형...수?”

살짝 짐작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다.

그래서 형에게 곧장 입을 열었다.

“그럴 거면 아빠나 엄마, 누나가 있을 때...”

“다 알아. 주영이 너만 몰라. 네가 워낙 바빴어야지. 그 뒤의 상황도 꽤 그랬고.”

“.......”

나만 모른다는 말.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형이 내가 바빴다는 말로 좋게 포장을 했지만 결국 대학교 1학기를 채 마치지 않고서 곧장 군대를 갔고 그 뒤로는 아예 집을 나온 것이 나였으니까.

그다음부터는 만찬이라던가 가족 모임 같은 것에 거의 참석을 하지 않았고.

아니, 거의 연락을 끊다시피 했었다.

결국 가족 중에 나만 모르는 것은 당연했고 내가 자초한 일.

그렇기에 그 부분에 서운함을 느낀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금 의외라면 일반인 이라는 것?

왜냐하면 내가 알기로 형에게 들어온 혼담은 꽤 많았다.

더군다나 원래부터 1등 신랑감이었는데 세상이 변하면서 명진이라는 이름값으로 더더욱 형의 가치는 급등했고.

그리고 그때 그런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형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서로 알고 지낸지는 꽤 됐어.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잠시 멀어졌고. 워낙 바빴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미루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을 내렸고.”

“왜?”

그런 내 질문에 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어제 하루에만 혼담이 몇 개 들어온 줄 알아? 30개야. 30개. 뛰어난 동생을 둔 덕분이지.”

“.......”

“놀리려고 하는 것 아니니까 긴장 풀어. 오히려 나는 고마워. 이렇게 주변 상황을 고려치 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주영이 너니까.”

형이 하는 말을 이해 못할 정도로 멍청이는 아니었다.

바로 정략결혼.

형의 위치상 그런 결혼을 확 확률이 꽤 높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실제로 대성과 구산이 정략결혼을 통해 연맹을 맺기도 했고.

여하튼 형에 이어 형수마저도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고 그 뒤로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를 이어갔다.

나도 정략결혼이 아닌 형이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환영할 일이니까.

5일 뒤.

형과 형수가 될 사람과의 만남 이후로 이번에는 누나까지 껴서 한차례 더 만남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5일간 별다른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누나와 형수가 될 사람과는 꽤나 친분이 있었던지 둘이서 꽤나 합이 잘 맞았다.

특히나 나를 놀리는 누나와 그것을 형수가 신기하게 쳐다봄으로써.

물론 그 와중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사냥에 할애했다.

분명 중요한 것은 이거였으니까.

그리고 곧 종료를 앞둔 시간.

마지막 1분 1초까지 사냥을 했고 곧 메시지가 울렸다.

[새로운 사냥터의 등장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lumen, 아시란테님이 획득한 포인트가 변환 점수로 계산중입니다.]

“후우.”

분명 중요한 이벤트.

하지만 나도 명진 내부적으로도 직전에 꽤나 크나큰 일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머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기에 자신은 있었고.

우선 그렇게 메시지를 지켜봤다.

그러다 곧 다른 메시지가 울렸다.

[축하합니다.

-lumen, 아시란테님이 이번 이벤트에서 달성하신 총 점수는 322,580,511점입니다.

-1등을 달성하였습니다.]

1등이라는 메시지.

솔직히 예상을 했었다.

아무리 3일 정도를 까먹었다지만 나머지 시간은 정말 최선을 다해 사냥을 했고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씨익.

물론 아무리 예상을 했더라도 1등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기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고 그런 나를 축하한다는 듯이 메시지가 연달아 울렸다.

[1등 보상으로 아래의 것들이 주어집니다.

-20억 골덴링을 획득합니다.

-15,000개의 코인을 획득합니다.

-잔여 스탯포인트 500개가 주어집니다.

-전설에서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가 나오는 랜덤 상자 1개가 주어집니다.]

우선 1만 5천개의 코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번 스미스 일행과 전투를 벌이면서 일반과 희귀 등급의 아이템이긴 했지만 그래도 현실로 구현한다고 코인을 꽤 썼으니까.

더군다나 무려 200%에 달하는 현실 구현률도 눈으로 직접 봤고.

“그나저나 전설에서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라...”

현재 인벤토리에는 직전의 보스 몬스터 레이드로 획득한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 1장이 존재했다.

물론 곧장 사용치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반지, 팔찌, 귀걸이, 목걸이 중에서 무턱대고 하나를 확장했다가 무척이나 좋은 악세사리를 하나 획득했는데 그게 확장한 부위와 다른 부위의 악세사리라면 꽤나 억울할 테니까.

특히나 꽤 쏠쏠한 효과를 주는 반지, 귀걸이, 목걸이로 구성된 신성한 만년설의 기운이 깃든 악세사리의 셋트 효과는 절대 깨고 싶지 않았고.

“그래. 신화 등급이 나올 때도 됐지. 더군다나 이번에는 행운의 동반자라는 호칭도 있고.”

묵혀둔다고 더 좋은 아이템이 나오지는 않기에 그렇게 따끈따끈한 전설에서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가 나오는 랜덤 상자를 곧장 열어젖혔다.

그러자 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로 또 반지를 확장하면 될 일이기에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전설 등급이라는 것.

그런데.

씨익.

입가에 미소를 띨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전설 등급인데 취급은 신화 등급 취급을 받는 아이템이 거기에 있었으니까.

바로 기능성 반지가.

단, 스킬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분명 ‘스킬 기능성 반지’에 비하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스탯 기능성 반지’였지만 그래도 충분히 제 몫을 하는 아이템으로 평가는 받는 아이템이었으니까.

우선 그렇게 스탯 기능성 반지를 품에 집어넣고 하나의 주문서를 꺼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사용.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를 사용하였습니다.

-확장할 부위를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반지.

: 귀걸이.

: 목걸이.

: 팔찌.]

두 번 볼 것도 없이 곧장 반지를 선택했다.

[반지를 선택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반지를 착용할 수 있는 부위가 영구적으로 생성되었습니다.]

그 메시지에 곧장 품에 넣어 두었던 스탯 기능성 반지를 꺼내들었다.

< 새로운 기능성 반지. > 끝

< 형의 결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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