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52화 (152/271)

152화. 운 그리고 운.

“안녕하세요. 투갈 길드의 길드장을 맡고 있는 타미르입니다.”

“반갑습니다. 명진 길드의 길드장을 맡고 있는 홍상만입니다.”

새로운 사냥터의 단서가 잠들어 있는 몽골의 ‘빛이 들지 않는 대지’로 이동하기 직전 투갈 길드와 마주했다.

그리고 그 만남은 생각보다 꽤 길어졌다.

새로운 사냥터에 대한 정보를 가져온 투갈 길드에서 앞으로 명진과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맺고 싶다고 요청을 함으로써.

내심 명진&미래 연합에 들어오고 싶다는 것을 피력하기도 했고.

우선 그 요청에 1200레벨 이상의 사냥터의 단서도 단서지만 명백히 투갈 길드는 직전 몽골을 양분하던 세력 중에 하나였기에 명진 내부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나 일본이 투갈 길드와 함께 몽골을 양분하던 알탄 길드와 손을 잡았기에 차후 몽골 내에 적합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몽골 내부 인사와 손을 잡을 필요도 있었고.

그래서 함께 하기에는 분명 손색이 있는 길드지만 그래도 손을 잡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고 투갈 길드의 타미르 길드장과 수뇌부들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맞이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도 소개를 했다.

아시란테로.

왜냐하면 일본과의 전투에서 내 활약상에 무척이나 감명을 받았다면서 투갈 길드의 타미르 길드장과 수뇌부들은 나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보였다.

함께하던 알탄 길드가 일본을 찾아가자 곧장 명진을 떠올렸던 데는 내가 현재 명진 소속이라는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말과 함께.

여하튼 그렇게 1시간 넘게 이어진 담소.

그 뒤로 곧장 몽골의 ‘빛이 들지 않는 대지’로 함께 이동했다.

물론 차후 합류한 미래 길드도 함께.

몽골 빛이 들지 않는 대지.

“.......”

“.......”

“.......”

가장 먼저 그곳에 발을 내딛자마자 발견한 것은 일본 미쓰야 길드였다.

물론 이미 일본 미쓰야 길드가 이곳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전에 알고 있었더라도 직전에 꽤나 치열한 전투를 벌인 사이기에 분위기가 냉랭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미쓰야 길드도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입구에 떡하니 류세치 회장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내가 움직이는 것?

당연히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초반부터 내가 나설 상황은 아니니까.

저벅저벅.

“반갑습니다. 류세치 회장님.”

명백히 명진, 미래, 투갈 길드가 뭉친 우리 쪽에서 현재 대표는 아빠였다.

투갈 길드도 미래 길드가 아닌 정확히 명진에 손길을 내밀었고.

그렇기에 아빠가 앞으로 나서며 말을 하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류세치 회장마저도.

“그런가? 나는 썩 반갑지 않군.”

아빠를 인정한다는 듯이 대답하는 류세치 회장이었기에 그렇게 중앙에서는 아빠와 류세치 회장 단 둘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우선 저희는 이곳에 싸우러 오지 않았습니다. 싸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되고요.”

“그런가?”

“네. 어차피 6개의 트랙. 서로 3개씩 나누면 되지 않겠습니까?”

“나누지 않는다면?”

“그야... 하나뿐이겠죠. 명진&미래 연합 아니, 거기에 투갈 길드까지 합친 이 3개의 연합이 6개의 자리를 전부 차지하는 것으로요.”

“.......”

거의 선전포고에 가까운 아빠의 말.

그럴만한 것이 직전의 전쟁에서 승자는 분명 우리였다.

아무리 그 전쟁에서 일본 미쓰야 길드가 모든 것을 쏟아 붓지 않았다하더라도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였고.

그렇기에 아빠는 사전에 계획한대로 강하게 나아갔다.

즉, 이제 공은 일본 쪽으로 넘어간 상황.

하지만 그 공을 건네받은 류세치 회장의 입은 도통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한참 후에 류세치 회장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크크크. 배짱 한번 좋군. 좋아. 총 6개. 3개를 주도록 하지. 과연 누가 먼저 클리어 하는지 보자고.”

“알겠습니다.”

당연하지만 일본이, 류세치 회장이 이런 선택을 할 거라는 것은 사전에 예측을 했었다.

분명 이쪽은 절대 만만치 않은 대상이니까.

자랑 같지만 나도 있고.

여하튼 입구를 가로막던 일본 미쓰야 길드가 류세치 회장의 명령에 길을 트자 당당하게 그들을 지나쳐 안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동굴 입구를 마주 할 수 있었다.

“용케도 이런 곳을 숨겼네요.”

“투갈 길드와 알탄 길드가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지키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을 감추기 위해 다른 곳의 정보를 일부러 퍼트려 시선을 돌리기도 했고요.”

석인수 실장의 답변.

그 답변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오기 직전 마주한 투갈 길드에서 얼마나 이곳을 애지중지 했는지 충분히 들었으니까.

우선 그렇게 투갈 길드의 안내를 받으며 그 동굴 안에서 들어갔다.

그러자 트랙이라 불리는 6개의 직사각형 틀 위에서 일본 미쓰야 길드원들이 열심히 몬스터들을 공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만이 많은지 여러 고성을 내지르며.

“젠장! 위협적인 화살에 업그레이드를 몰빵했는데 연속으로 힘이 오르면 어떡하냐고!”

“나도 또 망했어. 힘7, 민첩5, 지력 8이야! 도대체 어떤 것을 업그레이드 해야 할지 모르겠어.”

“밸런스! 밸런스를 맞춰야해. 너도나도 지력에 몰빵하면 어떡하냐고. 등장하는 몬스터 중에 마법 방어를 가진 녀석들이 있는데.”

“씨팔! 그럼 어떡해. 주구장창 지력만 나오는데!”

“밸런스를 위해서 최소 5명은 힘과 민첩에 그리고 강력한 칼날과 위협적인 화살을 업그레이드하라고.”

“아놔. 왜 이렇게 원하는 게 안 나오는 거야!”

밖에서 볼 때도 큼지막한 동굴 입구였기에 충분히 거대할거라고 예상했지만 동굴 안은 생각 보다 더 거대했다.

그만큼 내부에는 한눈에 봐도 수천 명은 넉넉히 수용할 공간이 존재했다.

그리고 중앙에는 일명 트랙이라 불리는 6개의 거대한 직사각형 틀이 존재했고 그 틀 위에는 이미 일본 미쓰야 길드가 열심히 몬스터를 잡고 있었고.

그런데 언제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3개의 트랙에서는 시작 지점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가 트랙을 한 바퀴 삥 돌아서 다시 시작 지점에 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트랙 위에 전광판처럼 달려있는 표지판에서는 숫자가 하나씩 차감되었고.

“젠장!”

“또 실패야.”

“여기서 이렇게 뚫려버리면 가망성이 없다고.”

표지판에는 총 200개의 생명력 중에서 아직도 100개가 넘는 생명력이 남은 상황.

하지만 3개의 트랙 위의 미쓰야 길드원들이 아예 몬스터를 향한 공격을 포기하고 주저앉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투갈 길드의 타미르 길드장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니까 아직 30라운드도 넘지 못한 것 같은데 벌써부터 저러면 무조건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수많은 경험을 했다보니 타미르 길드장은 저 모습이 꽤나 익숙했던 것 같았다.

여하튼 6개의 트랙 모두가 종료돼야 다시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기에 우선은 미쓰야 길드원의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20분 뒤.

결국 일본 미쓰야 길드도 47라운드에서 모든 팀이 탈락을 했다.

그러자.

[6개 팀이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뒤에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사전이 이미 언질을 받았던지 일본 미쓰야 길드에서 한껏 짜증을 내면서 3개의 트랙을 비웠다.

“어떻게 팀을 구성하겠습니까?”

총 20명의 참석이 가능한 3개의 트랙.

그래서 답은 금방 나올 수 있었다.

명진, 미래, 투갈 길드 이렇게 3개의 길드가 하나씩 차지하는 것으로.

물론 그 와중에 약간의 혼란은 있었다.

미래와 투갈 길드에서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어쩔 방도가 없었다.

나라고 내가 원하는 스탯포인트가 나오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여하튼 그렇게 결정이 나고 아시란테라는 이름으로 아빠, 형, 누나를 비롯해 명진에서 고르고 고른 인재 19명과 함께 1번 트랙에 몸을 올렸다.

그리고 메시지가 말한 10분이 지나자 새로운 메시지가 울렸다.

[‘새로운 사냥터’ 퀘스트를 시작합니다.

-최종 70라운드를 돌파해야 ‘새로운 사냥터’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70라운드를 클리어시 트랙 위에 존재하는 20명 모두에게는 아래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 20억 골덴링을 획득합니다.

: 잔여 스탯포인트 700개를 획득합니다.

: 코인 10000개를 획득합니다.

: 새로운 사냥터로 가는 열쇠를 획득합니다.

-그 외 20명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자에게는 추가적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아마 새로운 사냥터만 공개되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재빨리 움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20억 골덴링과 7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 거기에 현실 구현률을 위해서는 필수 아이템인 코인까지 주어졌기에 곧장 팀을 꾸려 이곳까지 이동했다.

여하튼 그 메시지가 사라지고 추가적인 메시지가 울렸다.

[1번 트랙 위에 위치함으로써 힘 1, 민첩 1, 지력 1을 보유한 상태창으로 변경됩니다.

-칼 공격, 활 공격, 마법 공격으로 공격 방식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곧 1단계를 시작하겠습니다.]

“상태창 확인.”

[힘 1, 민첩 1, 지력 1]

메시지대로 상태창에는 달랑 저 3개가 전부였다.

우월하다 못해 어마어마한 수치를 자랑하는 스탯포인트도 3개에 달하는 특성과 9개의 호칭도 전부 사라졌다.

하다못해 아이디까지도.

그리고 그때 아빠의 크나큰 외침이 들렸다.

“이번 시도로 성공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 각자 하고 싶은 대로 진행을 한다!”

그간 아무도 성공을 못한 것을 단번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기에 우선 테스트 형식으로 진행을 하기로 했다.

그와 함께 몬스터 등장을 알리는 메시지가 울렸다.

[1라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등장하는 몬스터는 슬라임입니다.]

우선 그 메시지에 곧장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마법 공격.”

[공격 방식이 마법 공격으로 변경됩니다.]

우선은 나에게 가장 익숙했던 마법 공격을 활성화 시켰다.

그리고 곧장 시작 지점에서 모습을 드러낸 슬라임 무리를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당연히 나뿐만 아니라 1번 트랙에 있는 20명 모두가.

퍽. 퍽. 쾅. 쾅.

아무래도 1단계.

그렇기에 시작 지점에서는 계속 슬라임 무리가 튀어나왔지만 얼마 움직이지 못하고 전부다 몸이 터져 죽어나갔다.

물론 그것은 내가 포함된 1번 트랙뿐만 아니라 모든 트랙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울렸다.

[1라운드를 막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지력 스탯이 1 증가합니다.

-1골덴링을 획득하였습니다.]

“오! 나 처음부터 칼 공격을 선택했는데 힘이 올랐어!”

“윽. 나는 민첩. 이거 활 공격으로 바꿔야겠지?”

“당연하지.”

우선 당연하지만 스탯이 전부 1인 상태에서 랜덤으로 1이 올라간 스탯에 맞춰 공격 방식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마법 공격을 선택한 나에게 지력이 올라간 것은 운이 따르는 상황.

하지만 우선 1골덴링은 아꼈다.

이미 투갈 길드가 수많은 실험을 통해 얻어난 정보에 따르면 5라운드까지는 충분히 업그레이드가 없이도 클리어 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그 말대로 2, 3, 4, 5라운드까지는 한 마리의 몬스터도 흘리지 않고 전부 막는데 성공했다.

“상태창 확인.”

[힘 1, 민첩 1, 지력 6]

“.......”

20명 중에서 나 혼자였다.

주구장창 하나의 스탯만 나온 것은.

그래서 나 스스로 혹시 뭔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선택을 내렸다.

“업그레이드 확인.”

[업그레이드 품목.

-현재 보유 골덴링 : 5골덴링.

: 강력한 칼질.

: 위협적인 화살.

: 치명적인 마나볼.

: 공격속도 증가.

-하나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는 1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치명적인 마나볼 선택.”

치명적인 마나볼에 5골덴링을 전부 투자했다.

그러자 치명적인 마나볼 옆에 5레벨이라는 표시가 등장했다.

그와 함께 곧 6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울렸다.

[6라운드를 시작합니다.

-등장하는 몬스터는 어둠의 정령입니다.

-어둠의 정령은 마법 공격력에 30% 저항력을 갖습니다.]

“이번에는 검사와 궁수가 힘을 내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6라운드는 마법 방어력을 갖춘 어둠의 정령이었지만 나중에는 강철 갑옷을 두른 오크라고 칼 공격의 30% 저항력을 갖춘 몬스터도 그리고 아예 활 공격 면역을 갖춘 몬스터도 등장을 했기에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운이 좋아서인지 오로지 지력 수치만 증가했고 거기에 모든 골덴링을 치명적인 마나볼에 쏟아 넣었기에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펑.

[크엑!]

퍽.

[켁!]

물론 꼭 내 공격에 죽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내 공격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확실했다.

마법 공격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나에게 쏟아지는 시선.

하지만 이건 정말 운이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었다.

혹여나 다음에도 또 다음에도 지력이 오르면 어쩌면 운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하튼 나름대로 수월하게 끝낸 6라운드.

곧 울릴 메시지에 온갖 시선을 집중했다.

만약 여기서 또 지력이 오른다면 어쩌면 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

[6라운드를 막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합니다.

-1골덴링을 획득하였습니다.]

“.......”

순간 몸에서 힘이 쫙 빠져나갔다.

결국 낮은 확률이었지만 그래도 운이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준은 아니기에 1골덴링은 또다시 치명적이 마나볼을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사용했다.

그리고.

[7라운드를 막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합니다.

-1골덴링을 획득하였습니다.]

[8라운드를 막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힘 스탯이 1 증가합니다.

-1골덴링을 획득하였습니다.]

“.......”

일명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는 말.

연이어 울리는 메시지에 그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연이어 치명적인 마나볼 하나에만 업그레이드를 함으로써 대미지는 전에 비해 계속 증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6에 멈춰선 지력에 의해 아쉬움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더 진행을 했고 정확히 41라운드에서 200의 생명력을 전부 잃었다.

“처음이지만 모두들 잘했다.”

확실히 잘하기는 했다.

똑같이 처음 하는 미래 길드는 33라운드에서 실패했고 수많은 경험이 있는 투갈 길드도 결국 43라운드에서 종료를 했으니까.

그 모습에 순간 그 모습에 한 가지 생각만이 떠올랐다.

‘허... 이거 생각보다 더 어렵잖아!’

< 운 그리고 운. > 끝

< 메시지.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