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46화 (146/271)

146화. 별자리 사냥꾼 (3).

중국 화신 길드 진영.

“나쁘지 않군.”

화신 길드의 길드장 리슈앙의 나지한 말.

그 말을 리슈앙 뒤에 서 있던 전략부 실장 왕치이가 받아서 입을 열었다.

“인도야 숫자만 많을 뿐이지 쭉정이들 아니겠습니까?”

“훗. 시다트 길드에서 들으면 경기를 일으킬 말이군.”

“하지만 그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간의 결과가 그것을 뒷받침 해주고요.”

“어허. 그래도 전략부를 책임지는 사람이 그렇게 확정지으며 말을 하면 쓰겠나?”

“죄송합니다.”

리슈앙 회장의 질책성 말.

하지만 왕치이 전략부 실장은 말만 그럴 뿐인지 거기에 리슈앙 회장의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여하튼 그렇게 화신 길드의 수뇌부는 마음을 놓고 전장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항상 이겨왔고 오늘도 이길 거라는 사실에 한치의 의심도 갖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이상함을 느낀 것은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한창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

“3번과 7번, 11번 부대는 왜 이리 전방에 탱커들만 있는 거지?”

이상함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화신 길드의 2군 총대장 양신이었다.

그럴만한 것이 전투라는 것은 가까이서 볼 때 잘 보이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멀리서 볼 때 잘 보이는 경우도 있기에 화신 길드는 대단위 전투를 함에 있어 1군 총대장은 전방에서 지휘를 하고 2군 총대장은 후방에서 지휘를

하게끔 했다.

그래서 이상함을 2군 총대장 양신이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이상함을 발견했을 뿐이지 수십만이 싸우는 전장에서 유독 3번과 7번, 11번 부대의 전방에 왜 탱커들만 많이 배치된 건지에 대해서는 양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화신 길드가 배치하는 전투 대열은 탱커, 딜러, 힐러와 서포터들 순이고 다시 그 뒤에 탱커와 딜러, 힐러, 서포터 순으로 구성을 했으니까.

즉, 탱커와 딜러, 힐러, 서포터가 한 열이고 그런 열 5~6개가 중첩된 것인 화신 길드의 기본적인 전투 대열이었다.

그런데 2군 총대장 양신이 봤을 때 3번, 7번, 11번 부대는 탱커와 탱커 사이에 있어야할 딜러와 힐러, 서포터가 어디가고 탱커들만 뭉쳐있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딜러도 딜러지만 그런 탱커를 지원할 힐러와 서포터가 없기에 앞쪽의 탱커들이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렸고.

그 모습에 양신은 곧장 각 부대를 총괄해서 움직이는 부대장들에게 귓속말을 했다.

원인 파악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무너져 내리는 전선 복구가 우선이니까.

그렇게 양신의 조치에 따라 3번, 7번, 11번 부대는 뒤쪽의 딜러와 힐러, 서포터들이 앞쪽으로 움직였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

슝. 슝. 슝. 슝

시다트 길드 끄트머리에서 연신 화살을 날려댔다.

물론 라이트닝 애로우 하나만 사용치는 않았다.

분명 마법 화살에는 파이어, 아이스, 윈드, 어스가 더 존재했으니까.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적에게 약간이나마 혼란을 주기위한 목적도 있고.

그리고 공격 대상에서 탱커는 제외했다.

왜냐하면 탱커 뒤쪽에는 아주 맛나 보이는 딜러와 힐러, 서포터들이 우글우글 거렸고 그들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다트 길드가 나에게 원한 것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아직도 눈치를 못 챈 건가? 아무리 전장이 넓다지만 이 정도는 눈치를 챌만한데...”

물론 수십만의 인원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전장을 감안하면 내가 죽인 숫자는 미비한 수치이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무시할 숫자는 아니었다.

특히나 이리저리 움직이며 탱커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빈약한 딜러와 힐러, 서포터만 쏙쏙 골라 먹는 와중이고.

‘그래. 계속 모르면 나야 좋지.’

뉴스 등을 통해서 인도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사고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도를 썩 좋아하지는 않게 됐다.

물론 인도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데 인도만큼 아니, 인도 이상으로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물며 중국은 인도보다 훨씬 강력하고 1차로 각 국가를 가로막는 벽이 해제가 됐을 때 가까운 국가끼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다음으로 한국과 벽이 해제될 국가에 중국이 포함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에 지금 내 활약으로 조금이나마 중국의 세가 꺾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강해지는 여러 방법 중에 경쟁자를 약하게 만드는 방법도 분명 효과적이기도 했고.

여하튼.

슝. 슝. 슝. 슝. 슝.

조금씩 자리를 바꿔가며 탱커 뒤쪽의 아주 매력적인 사냥감인 딜러와 힐러, 서포터를 노리며 그렇게 연신 화살을 쏘아댔다.

잠시 후.

화신 길드 진영.

‘화살 인가?’

당연하지만 2군 총대장 양신은 지시만 내리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유를 찾기 위해 전장을 두루두루 살폈다.

그게 자신이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니까.

특히나 그 사건의 발생점인 3번, 7번, 11번 부대의 전방을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새로 딜러와 힐러, 서포터를 충원된 그곳도 다른 곳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전투가 이어졌다.

그러다.

털썩. 털썩. 털썩.

양신은 11번 부대 바로 옆의 12번 부대에서 9명 가까이 되는 딜러와 힐러, 서포터가 한순간에 쓰러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털썩. 털썩. 털썩.

이번에는 7명.

양신은 곧장 그 앞쪽의 시다트 길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분명 궁수의 화살 공격인 것은 확인했지만 대미지는 물론이고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공격 속도는 지금껏 본적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어디야?’

여전히 최소 5~10명 사이의 인원이 죽어나갔다.

물론 아직도 수많은 숫자가 남아 있긴 했지만 뼈아픈 공격이었다.

그래서 공격의 시발점을 찾기 위해서 시다트 길드 쪽으로 시선을 쭉 보냈지만 그런 공격을 하고 있는 궁수가 보이지 않았다.

양신은 순간 자신이 잘못 본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더 뒤쪽에는 원거리 공격의 대표 주자인 마법사는 물론이고 궁수들의 공격이 닿지 않는 거리니까.

그래서 다시 시선을 앞쪽으로 돌릴 찰나 양신은 시다트 길드의 맨 끝에서 거의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화살을 날리는 존재를 발견했다.

“.......”

양신은 그 모습에 처음에는 ‘뭐하지? 장난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서로 치열하게 부딪치는 중앙 전장과는 거의 1킬로미터 이상의 거리가 존재했고 공격 사거리가 아무리 긴 클래스인 궁수라 하더라도 저기에서 공격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

하지만.

털썩. 털썩. 털썩.

그 궁수가 활질을 할 때마다 직선거리의 먼 거리에 존재하는 아군의 딜러, 힐러, 서포터가 죽어나가는 모습에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되는 공격 사거리를 가진 궁수의 존재를.

더군다나 말도 안 되는 대미지는 덤이고.

물론 당황은 잠시.

양신은 곧장 한명의 궁수에 대한 보고를 함과 동시에 지휘를 내렸다.

그러면서 양신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저 거리에서 공격을 해대는 궁수를 무슨 수로 잡지?’

시다트 진영의 맨 끝.

슝. 슝. 슝. 슝.

여전히 맨 끝에서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며 화살을 날리는 와중에 전과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딜러들은 물론이고 힐러와 서포터들이 탱커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옷깃 하나 보이지 않기 위해서인지 바짝 붙어서.

그 모습에 내 정체가 들통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아쉽지는 않았다.

그간 잡아먹은 자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더군다나 그 잡아먹은 자들이 딜러와 힐러 그리고 서포터였고.

우선 슬쩍 시선을 뒤로 돌렸다.

더 이상 이와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아서?

아니다.

아무리 탱커라 해도 박살낼 자신이 있었다.

이미 어제 몬스터는 물론이고 시다트 길드를 상대로도 테스트를 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 전투는 명백히 인도 시다트 길드의 전투이고 나는 이 전투에 용병으로 참여를 했다.

그래서 사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안에서 가급적 시다트 길드의 지휘에 따르기로 말을 맞췄다.

여하튼 내 시선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라쉬마카 길드장.

그것을 확인하고 앞쪽의 시다트 길드원을 뚫고 움직였다.

일반 공격은 지금 사거리로도 충분했지만 제대로 된 광역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움직여야 하니까.

거기에 연속된 패배로 한없이 내려간 시다트 길드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모두의 시선을 압도할 수 있는 영웅의 존재가 필요했고.

저벅저벅.

우선 당연하지만 내 존재는 시다트 길드 내에서도 극비리였기에 자신들을 밀치고 앞으로 이동하는 나를 의아한 시선으로 보는 자들이 태반이었다.

물론 여전히 사용이 가능하기는 했다.

바로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를.

더군다나 사전에 시다트 길드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

별자리 사냥꾼의 스킬 중에 별자리 이동이라는 블링크류의 스킬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굳이 여기서 그것을 사용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

궁수와 아이스 계열 마법사는 완전 궤를 달리하는 클래스이긴 하지만 괜히 아시란테와 오버랩되는 모습을 보일 생각은 없으니까.

그리고 얼추 앞쪽까지 이동을 한 상태에서 사릉가의 화살줄을 잡아당기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거대한 넝쿨 화살.”

만약 별자리 사냥꾼의 스킬 중에 하나만 가져올 수만 있다면 꼭 가져오고 싶은 스킬이 이거였다.

그 후 내 손을 떠나간 화살.

곧 화신 길드원 한명에게 박혀들었고 그 순간 거기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넝쿨이 뿜어져 나왔다.

당연히 사방으로 그 넝쿨이 퍼져나갔고.

그리고 그 모습에 테스트 대상으로 삼았던 언데드 몬스터처럼 화신 길드원들은 넝쿨을 뜯어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화신 길드원의 놀라거나 당황한 모습?

우선은 보이지 않았다.

고통의 가시라던가 뿌리를 이용한 공격 방식이 존재하는 것처럼 넝쿨이라고 특별히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니까.

하지만.

“젠장!”

“이거 뭐야? 왜 안 뜯기는데?”

“씨팔. 뭘 이렇게 꽉 조이는 거야!”

물론 약간의 거리차가 존재했고 사방에서 온갖 고함과 함성 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처럼 잘리지도 뜯기지도 않는 넝쿨에 당황해하는 모습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선 그 모습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굳이 넝쿨에 감겨 몸부림치는 자들을 공격해야 할 만큼 적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

물 반 고기 반.

아니, 고기 100%.

“스톰 샷. 빅 스톰 샷!”

퍽. 퍽. 퍼버버벅. 퍽. 퍽.

“크억.”

“커억.”

물론 광역 스킬의 영역 안에 존재하는 자들을 다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스톰 샷과 빅 스톰 샷의 영역에 걸친 자들은 전부 죽이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제야 나를 향한 적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 대수롭게 넘길 공격은 아니니까.

“궁수! 저쪽 거대한 활을 든 궁수다!”

“저 궁수를 어떻게 좀 해!”

“탱커는 앞쪽을 막아!”

나를 정확히 지목하며 외치는 적들의 모습에 두렵지도 당황하지도 않았다.

일부러 나를 알아보라고 굳이 이렇게 앞까지 이동해서 공격을 한 거니까.

대신 그런 내 주변에 언제 왔는지 시다트 길드 내에서도 고르고 고른 탱커들이 순식간에 자리했다.

당연히 그 탱커를 보호할 힐러와 서포터도.

솔직히 필요 없었다.

체력만 아시란테 때보다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생명력이면 생명력 방어력이면 방어력 등이 지금이 훨씬 높으니까.

하지만 굳이 내가 방어력까지 뛰어나다는 것을 적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기에 시다트 길드에서 먼저 제안을 했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여하튼 사방에 든든한 방어벽을 세워놓고 쉬지 않고 연신 공격을 퍼부었다.

“폭발하는 화살! 쏟아지는 화살 비!”

펑. 펑. 펑.

후두둑. 후두두둑.

“씨팔! 무... 무슨 대미지가 이따위야!”

“아니, 이게 말이 돼?”

“컥!”

잠깐이지만 똑같이 보유한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와 한정 스킬을 제외하고 아시란테의 나와 별자리 사냥꾼인 지금의 내가 전투를 벌이면 누가 이길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결론은 항상 지금의 별자리 사냥꾼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몇몇 스탯을 제외하고는 지금이 전부 높았다.

거기에 아이템은 전부 신화 등급이었고.

그렇기에 거창한 스킬도 쓰지 않고 단순히 마법 화살 하나만 사용하고서 쏘는 공격에 허물어지는 자들도 많았다.

여하튼 모두의 시선을 압도하는 그런 위력을 선보였기에 주변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쏠렸다.

당연히 거기에는 시다트 길드원도 있었고.

“누구지?”

“몰라...”

“씨팔. 대미지 봤냐? 한방이야. 한방.”

“와... 미쳤다.”

이것을 의도하긴 했다.

그간 연전연패로 시다트 길드 내부에서도 중국과 계속 맞부딪쳐야 하냐는 의견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깨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고.

‘좋아. 어차피 중국하고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지는 않으니까 힘을 빼놓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빼 놔야지.’

원래는 눈치를 봐가며 적당히 할 생각이었지만 확실히 이 기회에 중국에 적게나마 제동을 거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힘주어 활시위를 당겼다.

< 별자리 사냥꾼 (3). > 끝

< 잘못된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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