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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41화 (141/271)

141화. 보물 상자에서 나온 것.

[뿌리가 주어집니다.]

“?”

멍하니 눈앞의 메시지를 바라봤다.

물론 뿌리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보물 상자를 쥐며 했던 내 망상 속에는 명백히 뿌리는 없었다.

5000레벨, 5만개의 스탯포인트, 수백 개의 스킬포인트, 수천 개의 신화 등급의 아이템이 나오는 랜덤 상자 거기에 부러움을 자아냈던 여러 특성들은 확실히 뿌리 이상의 능력을 가졌으니까.

그런데 그런 와중에 나온 뿌리.

물론 뿌리 말고 내 망상 속에 존재했던 것들이 나올 거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허탈감마저 느꼈던 뿌리가 다시 나온 마당에 망상 속에 존재하는 것들도 나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털썩.

순간 나도 모르게 그대로 주저앉았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지금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리 이 모든 보상이 뿌리의 희생으로 얻은 보상이라고 하더라도.

물론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이기적인 생각이라 할지라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그 뒤에 울린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한층 더 튼튼한 뿌리.

-극한의 고통과 스트레스는 종종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 뿌리가 한층 더 튼튼한 뿌리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잠시 뒤.

“멍청했어. 정말로 멍청했어. 지니에게 3개의 소원을 더 달라고 그랬듯 보물 상자를 우선 100개만 더 달라고 하면 될 것을!”

만약 그렇게 했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을 것이다.

이런 찝찝함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나저나 뿌리? 뿌리야?”

[.......]

우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뿌리를 불러봤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후...”

절로 나오는 한숨.

하지만 그 한숨 뒤로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분명 뿌리를 잃었을 때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와 달리 무언가 허탈감은 없었으니까.

마치 탈락되어 사라졌던 것이 다시 되돌아온 것 마냥.

저벅저벅.

우선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중앙 광장으로 움직였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엄청난 보물을 얻을 기회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보장도 없는 마당에 아쉬워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으니까.

그래서 이미 보물 상자를 개봉했고 그걸로 끝이 났기에 훌훌 털어버렸다.

더욱이 보물 상자에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한 것을 아쉬워만하기에는 그전에 얻은 것이 무척이나 많았다.

여하튼 곧 도착한 코툼성의 중앙 광장.

[현재 습득 가능한 스킬이 존재합니다.]

[현재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스 계열 스킬이 존재합니다.]

이미 2개의 스킬포인트를 얻은 순간 어디에 쓸지 결정을 내렸다.

그렇기에 곧장 업그레이드를 선택했다.

“아이스 필드, 아이스 스톰 선택.”

[5레벨 아이스 필드를 7레벨 아이스 필드로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2레벨, 5레벨, 7레벨 존재.

-7레벨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595만 골덴링, 스킬포인트 1개를 필요로 합니다.]

[4레벨 아이스 스톰을 7레벨 아이스 스톰으로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4레벨, 7레벨, 8레벨 존재.

-7레벨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1095만 골덴링, 스킬포인트 1개를 필요로 합니다.]

위 2개의 스킬은 진즉에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3개의 스킬포인트를 필요로 하는 블리자드는 꼭 배워야했고 그렇다고 다른 스킬을 삭제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대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이번 퀘스트로 2개의 스킬포인트를 얻음으로써 이렇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했고.

그리고 더 기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오이형제.

오이형제 중 동생의 능력이 스킬 마스터였고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레벨업을 통한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급하지 않은 스킬포인트의 존재.

그래서 나 혼자 3차 클로즈 베타 당시 만렙 달성과 0번 구역에서의 활약으로 총 5개의 스킬포인트를 얻지 못했다면 아마 일본 미쓰야 길드와의 전투에서 나는 패배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오이형제가 두려워 항상 피해 다녔을 것이고.

그런데 그 5개의 스킬포인트만으로도 오이형제를 이기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총 7개로 증가했다.

즉, 또다시 마주한다면 사용 가능한 스킬이 더 증가한다는 것이고 당연히 전보다 더 손쉽게 요리가 가능할 것이다.

‘흐흐흐.’

그렇기에 입가에 미소를 띠며 업그레이드를 시켰다.

스킬포인트를 제외하고 골덴링은 전혀 나에게 고려의 대상이 아니니까.

여하튼 그렇게 나름대로 이번 마지막 한정 퀘스트로 얻은 것들의 정리를 끝내고 발걸음을 텔레포트 존으로 옮겼다.

물론 그전에 전설 등급의 아이템이 나오는 랜덤 상자도 개봉했다.

질질 끌 필요도 없고 신화 등급의 아이템이 나오는 랜덤 상자가 아닌 이상에야 이제는 전설 등급에 큰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

뭐가 나와도 좋은 상황.

그리고 실제로 흔한 전설 등급의 방어구 아이템이 나왔다.

“쩝.”

물론 부담감이 없었을 뿐이지 조금 기대는 했다.

가령 스킬 기능성 악세사리 같은 것으로.

‘뭐. 그래도...’

하지만 마음을 쓸 정도로 큰 아쉬움은 없었다.

그래서 쿨하게 넘겼다.

그 후 도착한 텔레포트 존.

“이동. 교활한 뱀파이어 주둔지.”

곧장 목적지로 이동을 했다.

[교활한 뱀파이어 주둔지로 이동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시란테님.”

“반갑습니다. 아시란테님.”

교활한 뱀파이어 주둔지에는 여전히 명진 소속의 가드들이 지키고 있었고 모습을 드러낸 나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나도 나중에 정체를 밝힐 때를 생각해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인사를 받아줬고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뱀파이어 주둔지 안으로 들어갔다.

슝. 슝.

곧 나를 무척이나 반기들이 순간 이동을 사용하며 달려드는 뱀파이어들.

“그래. 나도 너희들이 무척이나 그리웠어.”

녀석들만큼이나 나도 무척이나 그리웠다.

그래서 두 팔 벌려 녀석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나의 넓은 품에 고작 몇 마리로는 성에 차지 않기에 곧장 블링크를 이용해 뱀파이어 무리 안으로 파고들었다.

“블러드 스톰.”

“피의 폭발.”

“피의 저주!”

“흡혈.”

며칠 전에도 나에게 별 피해를 주지 못했던 공격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전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내가 강해졌다.

지력도 지력이지만 체력도 한번에 2700 넘게 증가함으로써.

정신력은 그 반으로.

물론 그렇다고 그게 녀석들의 공격을 하염없이 맞아줄 이유는 되지 않기에 우선 이번에 업그레이드를 한 스킬부터 사용했다.

“아이스 필드.”

파사사삭.

2, 5, 7레벨이 존재하며 드디어 마지막 레벨에 도달한 아이스 필드.

그래서인지 살얼음을 사용치 않았음에도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위력을 드러냈다.

뱀파이어들이 다른 공격 스킬보다 흡혈을 비약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나쁘지 않네.”

우선 나름대로 합격.

그 다음에는 역시나 7레벨로 업그레이드를 한 스킬을 사용했다.

“아이스 스톰!”

퍽. 퍽. 퍼버버벅. 퍽.

블리자드를 배우기 전에는 이것이 내 주 스킬이었다.

스킬 기능성 반지도 아이스 스톰으로 지정을 했었고.

그렇기에 7레벨 아이스 스톰은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흠. 좋긴 좋아. 하지만...”

아이스 스톰은 그렇지만 아이스 필드를 먼저 사용한 이유는 오직 업그레이드 때문만은 아니었다.

말인즉슨 인벤토리에는 현재 보관 중인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바로 개척자들의 도시에서 처음 아시란테라는 이름으로 퀘스트를 클리어 하며 받은 스킬 최대 레벨 업그레이드 주문서.

이 주문서를 최대 레벨에 도달한 스킬에 사용시 추가적으로 다음 레벨이 하나 더 오픈이 된다.

즉, 현재 7레벨로 최대 레벨에 도달한 아이스 필드에 사용시 다음 레벨이 오픈이 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애초에 아이스 필드에 사용할 마음은 채 10% 아니, 1%도 안됐다.

내심 블리자드에 사용할 생각이 있으니까.

그럼 스킬 기능성 반지와의 조합을 생각하면 10레벨의 블리자드 사용이 가능해지고.

“그래. 아이스 필드에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지.”

거의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와 동급의 주문서.

그래서 아이스 필드에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떤 스킬이 등장할지 모르고.

결국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블링크로 뱀파이어 무리로 파고들었다.

이제 겨우 시작이니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엄마, 누나와 밥을 먹었다.

그리고 역시나 평소처럼 이라면 곧장 게임에 접속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오전에 이곳 명진 쉘터에 올 자들이 있었으니까.

나는 아빠를 대신하여 그들을 맞이해야 하고.

여하튼 그렇게 아침 9시가 살짝 넘은 시간.

멀리서부터 꽤나 다양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모습을 드러냈다.

군인들을 한가득 채운 군용 트럭 수십 대와 역시나 수십 대의 탱크들이.

그 모습에 어젯밤 아빠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어젯밤.

로돈 성에 위치한 명진의 비밀 안가.

밤늦게까지 교활한 뱀파이어 주둔지에서 사냥을 하는 와중에 아빠한테 안가에서 잠깐 보자는 내용의 귓속말이 왔고 그래서 비밀 안가에 왔다.

그리고 비밀 안가에는 이미 아빠, 형, 누나 거기에 석인수 실장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그 후 내가 도착하자 꺼낸 아빠의 말.

“내일 명진 쉘터로 군부대가 이동을 할 것이다.”

“군... 부대요?”

조금 놀랐다.

이미 명진 쉘터에는 그간 그룹차원에서 몇 년간 최선을 다해 교육시킨 그래서 나름대로 명진에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일종의 경비대가 존재했으니까.

그리고 그 경비대 속에는 군 경력자도 상당히 많이 포진되어 있었다.

특히나 가족이 없는 자들로.

왜냐하면 명진 쉘터는 한정된 곳이고 여전히 쉘터로 이동할 자들은 무척이나 많았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명진 쉘터로 함께 이주할 가족이 없는 자들 위주로 선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잔인한 수밖에 없는 현실.

그런데 그 와중에 새로운 군부대라는 말에 조금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인도 타지마할에서 벌어진 일이 처음이자 끝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어지간한 자들도 전부 알고 있다. 특히나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만에 이르는 몬스터 무리가 한 번에 모습을 드러낸 상황. 어쩌면 당장 내일이라도 대도시에 그런 몬스터 무리가 등장할 수 있다.”

물론 아빠의 말대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과연 내일 명진 쉘터로 오는 군부대를 믿을 수 있는가.

그것이 걱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아빠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간 이 정부와 적절한 우호 관계를 맺어왔다. 어쩌면 그가 마지막 대통령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니까. 물론 어느 정도 타협과 말이 통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 정부가 이제는 욕심을 내더구나.”

“.......”

아빠의 나지막한 말.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지금의 내가 멍청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것으로 아빠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정확히 내 눈을 똑바로 주시하며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 주영이 네가 당분간 쉘터의 총 책임자를 맡아줬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말.

그렇기에 단순히 현재 명진 쉘터의 대표로 있는 이길산 사장을 대신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솔직히 사람을 다루는 것이나 상대하는 것은 그간 명진의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치고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명진 쉘터를 맡을 만큼 믿을 수 있고 뛰어난 이길산 사장만큼의 능력은 나에게 없으니까.

즉, 현재 내가 이길산 사장보다 더 뛰어난 부분이 있기에 아빠가 나를 지목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힘 일 테고.

그만큼 현재 내가 달성한 현실 구현률이 28%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

처음에 나도 21%를 달성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한동안 거기에서 멈출 줄 알았다.

21%를 넘고서부터는 1%당 필요한 코인의 개수가 3000개인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더 오래.

하지만 내 생각보다 더 거물이 1200레벨을 달성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올라간 현신 구현률에 마냥 고개만 끄덕이며 넘기지 않았다.

명진 쉘터에는 이미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할 공간과 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간간히 그곳에서 내 능력을 점검했다.

평소 자신의 능력과 그 한계를 모르는 것만큼 멍청한 것도 없으니까.

그래서 탱크 정도?

내 아이스 볼 정도면 박살내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로 아이스 볼트로는 탱크 두께의 철판에 큼지막한 구멍을 내기도 했고.

더욱이 내 아이스 계열의 마법이면 그 탱크 안에 타고 있는 자가 아무리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군인이라도 일반인이라는 가정 하에 순식간에 얼어 죽을 것이라는 것도 확인을 끝냈다.

쇠는 열전도율이 굉장히 높은 매개체니까.

물론 단순히 내 공격력만 테스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아니, 현실에서는 확실히 공격력보다 방어력이 더 중요하니까.

왜냐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정보이긴 한데 현실 구현률을 올렸다고 게임 내에서처럼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즉, 아무리 현실 구현률을 올렸다 하더라도 게임은 게임이고 현실은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나도 이런저런 테스트를 했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인 고무총으로.

아주 미세한 위력부터 점차 위력을 늘려갔고 나중에는 개인화기에 해당하는 소총 이상으로 위력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괜찮은데요?”

그때 또다시 동반 성장으로 100% 함께 성장할 스탯을 체력으로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여차하면 내 능력을 발휘하라는 아빠의 말.

나에게 명진 쉘터의 총 책임자를 하라는 말은 바로 그 뜻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와중에 소란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소란을 최대한 적게 만드는 것도 내 몫이지만.

“알겠습니다.”

그런 아빠에게 무덤덤하게 말을 했다.

‘나에게 해준 것이 뭔데?’ 하며 반항할 나이는 아니니까.

더욱이 잘난 형과 누나의 모습에 자격지심으로 내가 걷어찼을 뿐 분명 재벌 3세로서 아빠를 포함한 가족과 명진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그리고 기회를 걷어차는 주제에 완벽하게 끈을 끊는 것은 두려워 그 끈을 꼭 움켜쥐고 있었고.

즉,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 능력이 나에게는 있으니까.

< 보물 상자에서 나온 것. > 끝

< 한집에 두 집 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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