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03화 (103/271)

103화. 30일 뒤.

서울 청담동 본가.

“...해서 지금 0번 구역이라는 곳에 있습니다.”

강철 송곳니 스밀로돈 서식지에서 파블로라는 자를 만났고 그의 길드 가입 제안을 거절한 후 현재 0번 구역이라는 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아빠, 형, 누나 그리고 석인수 실장이 있는 자리에서 털어놨다.

그리고 당연히 0번 구역은 대한민국을 뜻하는 53번 구역 같은 곳이 아니라 1200레벨 특권 즉, 현실 구현을 보유한 자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도 언급을 했다.

“그런데 구역을 넘나드는 것이...”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는 석인수 실장.

당연히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안다.

나도 그게 무척 신기했으니까.

“네. 파블로라는 자는 그게 가능한 것 같더라고요. 더군다나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다른 구역으로 보내는 것도요.”

“.......”

“.......”

“.......”

물론 나중에야 현재 각 국가를 분리하는 벽 혹은 채널이라는 것이 사라지면 말짱 꽝인 능력일 테지만 지금만큼은 어마어마한 능력일 수밖에 없다.

여하튼 0번 구역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했다.

각 스테이지를 포함해 할 이야기는 많으니까.

다만 뿌리.

뿌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나도 짐작만 하고 있을 뿐 아니, 짐작이 아니라 100% 뿌리가 맞지만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까.

“현재 7스테이지에 머물러 있고 어쩌면 8 혹은 9스테이지에서 멈출 가능성도 상당해요. 생각보다 무척이나 어렵더라고요.”

정말로 어려웠다.

그리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다른 것을 다 떠나 0번 구역 내에 있는 30일간 내가 강해질 가능성은 전무했으니까.

왜냐하면 우선 스테이지 클리어에 대한 보상으로 잔여 스탯포인트를 얻어도 혹은 레벨업을 해도 상태창이 열리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분명 잔여 스탯포인트가 있음에도 그것을 지력에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더욱이 7%까지 구현률을 올려놓고 종종 아니, 수시로 ‘코인 사용’을 외쳤다.

코인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혹여나 그 사이에 7% 이상 올린 자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0번 구역으로 이동 되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더 자주 외쳤다.

0번 구역 내에서는 단 1%라도 절실했으니까.

하지만.

[lumen, 아시란테님은 최초 7%의 구현률로 0번 구역에 발을 디뎠습니다.

-30일간의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구현률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차후 테스트 종료 후 7%의 구현률로 도달 가능한 수준 이상의 스테이지를 클리어시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만약 누군가 8% 혹은 9%까지 현실 구현률을 올렸다 하더라도 0번 구역 내에 있는 동안은 꼼짝없이 7%를 유지해야만 했다.

결국 스테이지를 깰수록 난이도는 증가할 테지만 전과 똑같은 수준을 강제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 지금의 내 신세였다.

물론 그 와중에 믿는 구석이 하나 있긴 했다.

바로 예고 없이 갑자기 등장했던 뿌리.

‘뿌리만 정확히 내 의도대로 움직여 주면...’

그럼 어쩌면 생각보다 더 높은 스테이지까지 가는 것이 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뿌리는 악동 페어리를 상대로 꽤나 좋은 위력을 보였으니까.

여하튼 ‘벽 뚫기’라는 특성을 가진 파블로든, 현재 내가 위치한 0번 구역이든 그리고 그가 들어오라고 제안했던 ‘루시아’라는 길드든 모든 것이 예삿일은 아니기에 늦은 밤까지 이야기는 계속 됐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누나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지나가는 투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상황이 무척이나 절묘해. 막내가 500레벨 한정 결투장 퀘스트로 1200레벨 특권: 현실 구현을 얻으니까 파블로라는 자가 튀어 나왔잖아? 만약 주영이 네가 거기서 현실 구현을 얻지 못했다면...”

“.......”

누나의 말에 딱히 다른 말을 추가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1200레벨 특권: 현실 구현을 획득해서 파블로가 등장했는지 아니면 파블로가 등장할 것을 예측하고 1200레벨 특권 현실 구현을 획득했는지 구분이 안 갔으니까.

물론 내가 운이 좋은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금세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만약 내가 운이 좋다면 코인을 전부 사용해 현실 구현률을 최대한 올린 다음에 0번 구역을 와야 했으니까.

그게 아무리 낮은 구현률로 도전시 가산점이 주어진다 해도.

여하튼 그날은 밤늦게까지 이야기가 진행이 됐기에 본가에서 잠을 잤다.

그것도 꽤나 깊이.

아무래도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것이 나름대로 많은 심력을 소비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럴만한 것이 아이스볼과 아이스 볼트 달랑 2개에 전체 능력에서 고작 7%만 발휘 한다는 것은 나로서도 꽤나 큰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숙면을 취해서인지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을 아침이라 칭할 수 있는지는 애매했지만.

여하튼 그렇게 간단하게 씻고 회사로 출근한 아빠와 형을 제외하고 점심은 누나와 엄마와 함께 했다.

그리고 다시 원룸으로 돌아왔다.

그 후?

당연히 ‘Revival Legend’에 접속을 했다.

[0번 구역 7번 스테이지로 로그인됩니다.]

전과 달리 0번 구역으로 강제로 이동하고서는 로그인할 때마다 위와 같은 메시지가 울렸다.

그리고 곧 7번 스테이지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휑했다.

물론 한쪽 구석에는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정리 가능한 10마리의 악동 페어리가 자리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털썩.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손으로 턱을 괴었다.

“흠. 분명 7%로 7스테이지까지 왔다는 것은 엄청나단 말이야.”

자랑이 아니라 정말 나니까 7%의 구현률로 7스테이지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다.

아니, 단순히 7스테이지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클리어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7%의 구현률을 가진 자가 도전을 하면?

물론 누구든 간에 1스테이지 정도는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긴 할 것이다.

7%의 현실 구현률을 올렸다는 것은 나와 같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쨌든 최소 1200레벨 달성자라는 뜻이니까.

더욱이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결국 상대는 오크였고.

하지만 2스테이지에서는 클리어를 하더라도 무조건 한두 번 아니, 몇 번 혹은 수십 번은 죽을 것이다.

2스테이지에 등장한 그레이 울프는 오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니까.

그리고 그것은 3스테이지도 마찬가지고.

더욱이 죽고 바로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1시간의 대기시간까지 생각하면 어쩌면 3스테이지 혹은 최대로 높이 쳐줘야 4스테이지가 끝일 것이다.

그것도 클리어가 아닌 4스테이지에 겨우 도달하는 수준.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안 죽은 것에서 가산점을 그리고 7%의 구현률로 7스테이지를 클리어 한다는 것에 또 가산점을 획득할 것이다.

그리고 이정도면.

“충분... 하려나?”

우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24일 13시간 32분 남음.]

이곳 0번 구역에 발을 디딘 후로 하늘에는 항상 저 남은 시간이 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10분 정도 남은 타이밍에 현재 한쪽 구석에 있는 10마리의 악동 페어리를 처리하는 것을.

그럼 7스테이지는 클리어 하는 것은 물론이고 8스테이지까지 도달한 것이 된다.

당연히 죽은 횟수는 쭉 0으로 유지가 될 것이고.

그리고 이 정도면 나름대로 괜찮은 보상을 받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젠장! 24일하고 13시간을 뭐하고 보내냐고!”

24일하고 13시간이라는 시간은 무척이나 길다.

그래서 그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체된 상태로 보낸다는 것은 너무나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아니, 손실을 떠나 억울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4주년 이벤트 우승으로 경험치 50% 추가 버프가 유지되는 기간이기에.

순간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상태.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결국 내가 선택할 길은 딱 하나니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기에는 손해가 너무 컸고.

벌떡.

그렇게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후 10마리의 악동 페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당연하지만 10마리의 악동 페어리도 나를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고작 10마리로 나를 막기에는 너무나 부족했고 결국 몇 분 걸리지 않아 10마리의 악동 페어리 전부가 날갯짓을 멈추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울렸다.

[축하합니다. 7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7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 대가로 35만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7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 대가로 10레벨이 증가합니다.

-7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동안 사망 횟수 0회로 추후 달성한 점수에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10분 뒤에 8번 스테이지가 열립니다.]

이번에는 10레벨의 증가.

괜찮았다.

아니, 솔직히 뭐가 나오든 좋았다.

잔여 스탯포인트든, 코인이든, 특성 조각이든 전부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니까.

“그나저나 원거리만 아니면 좋겠는데...”

8스테이지가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남은 10분간 등장하는 몬스터가 원거리만 아니기를 빌었다.

물론 다른 것도 빌었다.

바로 뿌리.

나올 거라면 애간장을 태우지 말고 초장부터 나와서 도움이 되기를 빌었다.

여하튼 10분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고 나도 곧장 공격을 할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곧 8스테이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

8스테이지로의 도전은 나름대로 큰 결단이었다.

어쩌면 그 결정으로 7스테이지에서 머문 것보다 못한 수준의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결단을 내리고 도전한 8스테이지에는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없었다.

마치 갓 0번 구역에 발을 내딛었던 시작의 지점과 같은 모습.

물론 다른 점은 있었다.

콰과과캉. 콰과과쾅.

종종 텔레비전에서 여름철 계곡으로 놀러 갔다 장마철 급격히 쏟아진 폭우로 급류에 휘말리는 사건사고를 본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급류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계곡으로 폄하하기에는 상당히 강 폭이 넓었다.

대략 20미터 정도.

“여길... 건너가라는 건가?”

뭘 어떻게 하라는 단서 같은 것이 전혀 없었지만 주어진 상황만으로 그 정도는 충분히 유추가 가능했다.

더욱이 그럴만한 것이 마치 징검다리처럼 강 건너편까지 약 1미터 간격으로 꽤 큼지막한 돌덩이가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돌덩이만 잘 밟으면 아주 손쉽게 강을 건너는 것이 가능해 보였다.

다만 문제라면 그런 징검다리가 한 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말인즉슨 대략 1미터 간격으로 20개의 평평하게 잘 다듬어진 돌덩이가 강 건너편까지 일자로 쭉 나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옆에 똑같이 생긴 징검다리가 또 있었다.

그것도 무려 20개가.

즉, 총 400개의 평평한 돌이 일정한 간격으로 마치 바둑판식으로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400개의 평평한 돌이 전부 징검다리로서의 제 몫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명백히 함정.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저 수많은 돌덩어리 중에서 상당부분이 함정일 것이라는 것은 손쉽게 알 수 있었다.

“아이스 볼.”

우선 가장 근처에 있는 돌덩이에 아이스 볼을 사용해봤다.

캉.

약간이지만 돌덩이가 파이며 분명 타격음이 들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지금의 돌덩이는 진짜일 확률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른 돌덩이도 똑같이 아이스 볼을 사용해봤다.

캉. 캉. 캉.

“.......”

20개가 전부 진짜일 확률?

물론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분명 더 높았다.

그래서 우선 내 사정거리에 닿는 모든 돌덩이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캉. 캉. 캉. 캉. 캉.

그리고 결과는?

전부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전부 진짜이거나 아니면 스킬로는 함정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

왠지 후자 같았다.

“젠장!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라는 건가?”

순간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가 그리워졌다.

아니, 굳이 쿨타임 제로가 아니더라도 블링크 자체가 그리워졌다.

블링크만 있다면 이 20미터의 폭을 가진 강을 건너는 것은 일도 아니니까.

하지만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머릿속에서 블링크를 지웠다.

그리고 30분가량 400개의 돌덩이만 바라봤다.

“그래! 한다! 해!”

우선 가장 왼쪽의 첫 번째 돌덩이로 다가섰다.

물론 30분간 멍하니 있지는 않았다.

혹여나 뿌리로는 확인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뿌리를 불러내기 위한 온갖 수고를 다 했지만 결국 뿌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하튼 30분간 충분히 망설일 대로 망설였기에 첫 번째 돌덩이에 그대로 몸을 내던졌다.

쿵!

발바닥으로 단단한 돌의 느낌이 그대로 전다되어 왔다.

“성공인가?”

물론 이제 겨우 첫발을 뗐지만 그래도 성공이라는 사실에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8스테이지는 강 건너기입니다.

-총 400개의 돌덩이 중에는 모양새만 돌덩이 형태를 취한 함정이 존재합니다.

그 함정에 발을 내딛을 경우 격류에 휩쓸려 강 건너기에 실패하게 됩니다.

-8스테이지에는 격류에 휩쓸려도 사망하지 않고 곧장 처음 강을 건너기 전의 위치로 이동됩니다.

실패 후 재도전시 400개의 돌덩이 중 진짜와 가짜는 임의로 변경이 됩니다.]

“.......”

우선 강에 빠져도 사망 카운트는 올라가지 않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무려 400개의 돌덩이가 문제였다.

더욱이 그 400개의 돌덩이 중에서 진짜 돌덩이만은 밟아서 강 건너편까지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예상 대로였다.

실패. 실패. 실패. 실패. 그리고 계속 실패를 함으로써.

다음날.

정확히 500번의 실패 후에는 더 이상 횟수를 세지 않았다.

물론 중간까지 간적도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도저히 무리였다.

“젠장! 이럴 거면 차라리 몬스터를 주라고!”

8스테이지보다 차라리 7스테이지의 원거리형 몬스터인 악동 페어리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죽더라도 언젠가는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는 그림이 그려지는 했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길이 보이지 않았다.

언제 성공할지 예측 자체가 안 됐다.

지금처럼.

[잘못된 돌을 밟으셨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풍덩.

그 메시지와 함께 내가 밟고 있던 돌덩이가 마치 연기처럼 흩어졌고 내 몸은 그대로 강 속으로 파고들었다.

물론 눈 깜짝할 사이에 멀쩡해진 모습으로 처음 강을 건너기 전의 위로 이동이 됐다.

“젠장!”

욕설과 함께 또다시 전처럼 막무가내로 돌덩이를 향해 달려들 찰나.

몸을 세웠다.

막무가내 식으로 하는 도전은 도통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하루를 훌쩍 넘기자 그 생각도 옅어졌다.

결국 남은 것은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바로 뿌리.

“뿌리는 될 것 같은데...”

스킬로는 그 돌덩이가 함정인지 아닌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뿌리로는 가능할 것 같았다.

뿌리는 스킬이 아니니까.

하지만 도통 뿌리는 모습을 드러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나?”

분명 7스테이지에서는 그랬다.

우선 계속 빠른 급류를 자랑하는 강가를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10분이 지나지 않아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 후 돌덩이가 있는 아니, 더 정확히는 강가에 다가섰다.

“좋아. 이게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이 방법이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도전을 해도 강을 건널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풍덩.

그대로 돌이 아닌 격류가 흐르는 강가에 몸을 내던졌다.

강력한 격류가 흐르는 강.

나름대로 수영을 배우긴 했지만 몸의 중심을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대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몇 미터? 몇 십 미터? 아니면 몇 백 미터? 얼마정도 떠내려갔는지 감이 잡히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때 무언가에 내 몸이 걸린 것 마냥 갑자기 더 이상 쓸려 내려가지 않는 것을 느꼈다.

더욱이 더 놀라운 것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가를 거슬로 올라가는 연어처럼 내 몸도 저절로 물살을 헤치고 위로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철퍼덕.

곧 하나의 돌덩이 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함정이 아닌 진짜 돌덩이.

그리고 그 돌덩이에는 7스테이지에서 봤었던 그 뿌리가 돌돌 감아져 있었다.

“흐흐흐.”

죽음을 각오하고서 일부러 급류에 몸을 맡긴 상황.

그런데 그 선택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하튼 방법을 찾았기에 이번에도 또다시 강가에 몸을 내던졌다.

그 후 몇 번의 반복을 통해 반대편 강가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루를 훌쩍 넘기고서야 겨우 성공.

더욱이 뿌리가 아니었다면 성공 자체도 불가능했었다.

여하튼 그렇게 8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곧 9스테이지에 돌입했다.

그리고 남은 23일 동안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고 여러 위험한 상황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15스테이지까지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축하합니다.

-lumen, 아시란테님은 30일간 15스테이지까지 이동하셨습니다.

-총 사망 횟수 : 0회로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7%의 구현률로 15스테이지까지 이동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로인한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 30일 뒤. > 끝

< 또 하고 싶기는 한데...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