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나름 무대 체질. (1)
연신 사냥에만 몰두했다.
물론 사냥만큼 나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확실한 방법도 없거니와 그 자체로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 한몫했지만 사실 사냥밖에 할 것이 없었다.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는 대유 자력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고 그렇다고 현재 400레벨과 800레벨에 존재하는 정기 퀘스트는 얼마 전에 400레벨은 참여함으로써 벌써 끝이 났고 800레벨은 상당한 텀이 존재해 더 기다려야했다.
거기에 아직 400레벨도 달성하지 못한 마당에 100레벨과 300레벨에 이은 500레벨 한정 퀘스트를 벌써부터 바라보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그 외 일반적인 퀘스트는 워낙 귀하기에 하고 어디서 얻는다는 단서조차 없기에 하고 싶어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즉, 사냥 빼고는 딱히 할 것이 없는 상황이기에 중국 양화 길드를 벗겨 먹는다는 대유의 대본을 기다리며 열심히 사냥을 지속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아쉽거나 마뜩잖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았다.
그간 아무런 견제나 방해 없이 엉덩이를 붙이고 꾸준히 사냥 하는 것을 원했으니까.
다만 아쉬운 것은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7레벨의 아이스 스톰.
그것을 사용치 못한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스킬 기능성 반지를 뺌으로써.
스킬 기능성 반지를 뺀 이유?
간단했다.
바로 너무 강력하다는 것 딱 그것 하나였다.
그만큼 아이스 필드는 물론 쏟아지는 우박의 연계기 없이 단 한방으로 원샷원킬을 보여주는 아이스 스톰은 아마 바로 옆에서 내 사냥 모습을 지켜본 대유 길드에게 의아함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대유는 그 이유를 찾을 것이고 결국 몽트의 퀘스트 보상 중에 하나인 전설에서 신화 등급 사이의 악세사리가 나오는 랜덤 상자에서 뭔가 엄청난 것을 얻었다는 것을 금세 알아챌 것이다.
대유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딱히 배려까지는 아니지만 양화 그룹을 벗겨먹는 것이 성공할 때까지는 함께 할 대유에게 감추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렇게 꿀빠는 사냥을 위해서라도.
여하튼 그렇게 쭉 사냥을 했다.
주말까지.
청담동 본가.
“와. 무슨 이런 퀘스트가 다 있어? 도대체 확률이 어떻게 되는 거야?”
당연하지만 살리마루 도적단의 던전에 입장하고 처음 4개의 동굴을 마주할 때부터 기억의 구슬을 사용했다.
보상이 큰 만큼 난이도가 높은 건 당연했고 결국 그 모든 것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니까.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물론 지금 당장은 명진 내에서도 꽁꽁 봉인이 될 것이다.
저번의 300레벨 한정 결투장 퀘스트의 C타입에 80라운드까지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 지에 관한 영상과 함께.
아직 나는 명진 소속인 것이 밝혀지면 안 되니까.
어쨌든 영상속의 내가 4개, 8개, 16개 그리고 256개의 동굴이 나오는 부분에 이어 잉그리드라는 NPC와 자랑하는 모습까지 이어지자 누나가 한마디 했다.
“우리 동생아. 스스로 저런 말을 잘도 하는구나.”
“아니... 어쨌든 이겨야 할 것 아냐.”
순간 누나의 말에 쑥스러움을 느껴야했다.
결국 서로 누가 잘났냐 하는 유치한 싸움이었으니까.
더욱이 말로만 하는.
여하튼 지하 서재에 모여 영상을 보는 내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분명 극악의 난이도인 것은 확실한데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나오지 않았고 그 어떠한 함정도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 앞에서는 나에게 단 1의 위기감도 주지 못했으니까.
자랑하기마저도.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는 모두의 얼굴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빠와 형, 누나 그리고 석인수 실장 모두.
물론 왜 그런지는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저 중에... 하나?”
“응. 무척 아쉽지만.”
형의 말에 아쉬움을 듬뿍 담아 대답했다.
그만큼 이렇게 영상으로 다시 확인하니 그때의 아쉬운 감정이 되살아났다.
“어떤 것? 어떤 것 얻었는데?”
곧바로 누나의 채근에 가까운 질문이 던져졌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곧 나올 테니까.
그리고 곧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말과 함께 곧장 입을 열었다.
“반지.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로 새롭게 확장한 부위로는 반지를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저 퀘스트로 얻은 악세사리 랜덤 상자에서 나온 것이 반지였거든요. 바로 전설 등급의 스킬 기능성 반지요.”
“.......”
“.......”
“.......”
그때도 분명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가 좋다고 생각을 했음에도 눈에 밟히는 여러 보물들 때문에 아쉬움을 느꼈었다.
하지만 직접 반지, 귀걸이, 목걸이, 팔찌의 4개가 아닌 하나 더해서 총 5개의 악세사리를 착용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먼 나중까지 생각을 할 때 그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가 가장 좋은 아이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것을 바로 스킬 기능성 반지를 획득하고 확실히 느꼈다.
왜냐하면 만약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를 획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킬 기능성 반지를 획득했다면 엄청난 고민을 해야 했다.
현재 착용하는 +4 신성한 만년설의 기운이 깃든 반지의 옵션도 워낙 좋을 뿐만 아니라 귀걸이, 목걸이와 함께 셋트 옵션까지 갖고 있으니까.
물론 상황에 따라 번갈아 가며 착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손 안에 든 2개의 보물을 동시에 착용치 못한다는 사실에 썩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만큼 양쪽 모두 좋아도 너무 좋았으니까.
여하튼 악세사리를 하나 더 착용한다는 것이 단순히 착용하는 그 하나의 아이템만큼의 가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체감하고서 이제는 무척이나 만족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두도 파악을 끝낸 것 같았다.
“신화 등급의 악세사리 확장 주문서도 그렇지만 때마침 상황에 맞게 전설 등급 내에서도 수위를 달리는 그래서 가격도 가격이지만 몇 개 존재하지도 않는 기능성 반지라니. 그것도 스킬. 너도 써봤으면 알 것 아냐? 그 위력을.”
당연히 안다.
처음에는 나조차도 아이스 필드와 쏟아지는 우박 없이 500레벨 이상의 몬스터를 원샷원킬 내는 아이스 스톰에 입만 뻐끔뻐끔 거릴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그때 이어진 누나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전에도 한번 말을 했는데 주영이 네가 운이 좋은 거야? 아니면 출발선이 달라서 그런 거야?”
운.
그리고 나 혼자 만렙 클베 유저라는 호칭과 아이스 맨, 동반 성장, 강화의 신이라는 3가지의 특성을 갖고 선 출발선.
누나의 말에 두 가지 모두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살리마루 도적단의 퀘스트를 하기에 앞서 300레벨 한정 결투장 퀘스트에서 획득한 쿨타임 제로의 블링크는 분명 운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마지막 80라운드까지 가기 위한 실력은 출발선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주영군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 ‘Revival Legend’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죠?”
“그런 것 같네요.”
끄덕끄덕.
석인수 실장이 내뱉을 말에 누나와 형에 이어 아빠마저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하튼 그렇게 그간 대유 길드 내에 있었던 이야기와 함께 얼마 전 서대영 회장이 제안한 중국의 양화 길드를 벗겨먹자는 작전까지 이야기를 진행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서대영 회장은 아주 노련하고 영약하다. 그만큼 분명 이미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차후 양화 길드를 향한 수작질이 모두 들통이 난 상황을 대비해 대유도 아시란테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준비를.”
“맞습니다. 서 회장의 성격상 손해 보는 일을 절대로 웃으며 넘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빠의 말에 석인수 실장까지 곁들인 말에 나도 서대영 회장을 만날 때마다 기억의 구슬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기억의 구슬은 거의 껌값 수준으로 지불할 여력도 있고 애초에 서대영 회장을 믿지 않았으니까.
여하튼 아빠를 비롯해 형, 누나, 석인수 실장에게 여전히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을 마지막으로 지하 서재의 회의를 끝냈다.
망자의 무덤.
“아이스 필드. 그리고 중첩 살얼음.”
파사사삭!
계속 사냥을 했다.
하지만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서대영 회장이 중국의 양화 길드를 벗겨먹자고 제의를 한지 1주일이 훌쩍 넘었으니까.
‘얼마나 정성들여 대본을 쓰기에 이렇게 늦는 거지?’
물론 대본이 아니라 아예 계획을 취소했는지도 모른다.
양화 길드를 작업 한다는 것에 위험 부담을 느꼈거나 혹은 같이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나에 대한 믿음이나 효용가치가 사라졌을지도 모르기에.
단, 그러기에는 여전히 망자의 무덤에는 나를 위한 몬스터 몰이 팀이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긴 했다.
‘그래. 내 입장에서는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까.’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모두 나에게는 손해가 없기에 열심히 사냥에 몰두했다.
더욱이 400레벨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더.
그런데 그때 항상 내 옆에서 서포터를 해주던 이진영 실장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아시란테님 회장님께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오후 3시쯤에 뵙자고 하셨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항상 만났던 노쓰우드 성에서 보는 건가요?”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3시쯤에 이곳으로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항상 만났던 노쓰우드 성이 아닌 이곳 망자의 무덤 내에서 보자는 말에 살짝 의아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어디서 만나든 크게 상관은 없으니까.
오후 3시.
“늦어서 미안하네. 아시란테군.”
“아닙니다. 회장님.”
서대영 회장은 상당한 인원을 끌고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그 상당한 인원이 저번의 1만 명에 비하면 상당히 손색이 있는 50명이 살짝 넘는 수준이지만.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눈에 봐도 이들이 대유의 에이스 중의 에이스 같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눈에서는 자신감이 철철 흘러넘쳤다.
그리고 그때 서대영 회장이 두 명의 인물을 소개해줬다.
“이쪽은 대유의 1군 수장인 오필두라네. 그리고 이쪽은 전략부의 김충수 실장이고.”
“안녕하세요. 오필두입니다.”
“김충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아시란테입니다.”
곧이어 서대영 회장이 아닌 김충수 실장이라는 자의 주도하에 이야기가 진행했다.
10분 후.
“음. 그렇군요.”
대유의 대본이 오래 걸린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바로 보스 몬스터 레이드.
이곳 망자의 무덤도 보스 몬스터가 존재하는 사냥터였고 정확히 오후 3시 30분에 그 보스 몬스터가 출몰했다.
그래서 계획은 대유의 1번 보스 몬스터 레이드 팀과 함께 내가 맹활약 하는 영상을 하나 찍는 것이었다.
당연히 내 활약 위주로.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대영 회장과 함께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대본의 주된 내용이었다.
여하튼 대본을 충분히 숙지하고 기다렸다.
당연히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 데스나이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함께.
그만큼 양화 길드의 장치앙린 회장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내 주된 활약이 필수였고 그러기 위해선 어떤 스타일의 보스 몬스터인지 아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3시 30분이되기 3분전.
“모두 제 자리로 이동해라.”
“1번 레이드 팀은 아시란테님을 돋보이는 역할이다. 그 점을 잊지 말고 아시란테님을 서포터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솔직히 좀 부끄러웠다.
더욱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대본을 대유에 맡긴다는 언급을 내가 먼저 했거니와 멍석을 깔아주면 정작 더 못한다는 편견을 깨줄 생각에.
그리고 그 사이 정확히 3시 30분이 되었다.
[크아아아! 죽음 앞에 평등치 않을 자 그 누구냐!]
큰 외침과 함께 검은색 칼날의 거대한 검을 쥐고서 등장한 데스나이트.
“아이스 필드. 그리고 중첩 살얼음.”
곧장 나에게 유리한 전장부터 만들었다
물론 나에게만 유리한 전장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데스나이트가 펼친 죽음의 소용돌이 안에 위치합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5%씩 하락합니다.
-축복과 힐계열의 위력이 30% 하락합니다.]
물론 메시지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상당한 수준의 디버프 저항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5%씩 하락에서 5%씩 하락으로 변경됩니다.
-축복과 힐계열의 위력이 30% 하락에서 10% 하락합니다.]
353레벨때 살리마루 도적단의 퀘스트를 진행하기 전에도 거의 5000에 달하는 정신력 수치를 보유했었다.
더욱이 그 후 퀘스트 클리어로 7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와 현재 393레벨로 총 40레벨을 올렸고 그것을 전부 지력에 투자함으로써 동반 성장으로 정신력도 이제 5500에 달했다.
어지간한 자들은 힘이나 지력 같은 주력 스탯 이상을 보이는 정신력.
그래서 1/3 수준으로 하락한 죽음의 소용돌이는 나에게 전혀 큰 피해로 다가오지 않았다.
더욱이.
“이곳에 지상낙원이 펼쳐지리라!”
“두터운 대지.”
“날카로운 이빨!”
“분노 표출.”
“링크 :스킬 쿨타임.”
[젖과 꿀이 흐르는 지상낙원 안에 위치합니다.
-받는 대미지의 3%를 생명력으로 회복합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지상낙원 안에 위치한 언데드 유형의 몬스터에게는 지속적인 피해를 입힙니다.]
[두터운 대지의 효과를 받습니다.
-5분간 물리방어력이 5%, 마법방어력이 3% 증가합니다.]
[날카로운 이빨 효과를 받습니다.
-10분간 상대방에게 입힌 대미지에 추가적으로 5%의 대미지를 더 입힙니다.]
[분노 표출의 효과를 받습니다.
-30분간 물리방어력과 마법방어력이 10% 감소하는 대신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이 5% 증가합니다.]
[링크 :스킬 쿨타임의 효과를 받습니다.
-30분간 발생하는 아시란테님의 스킬 쿨타임 10%를 로아님이 대신 짊어집니다.
-10%의 스킬 쿨타임을 대신 짊어지는 로아님은 3배로 증가된 스킬 쿨타임의 적용을 받습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여러 서포터들 외에도 나만 전담하는 힐러들이 존재했다.
그래서 대본대로 아예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당연히 탱커들 보다 앞으로.
“아이스 스톰! 쏟아지는 우박!”
퍼버벅! 퍼버버벅!
후두둑! 후두두둑!
물론 아쉽지만 스킬 기능성 반지를 여전히 착용하지 않아서 4레벨 아이스 스톰이 펼쳐졌다.
하지만 현재 얼음의 대지라는 전장과 신성한 만년설의 기운이 깃든 악세사리의 보스 몬스터 관련 셋트 옵션 거기에 다양한 버프들로 강력한 위력을 드러냈다.
보스몬스터인 데스나이트가 뒤로 엉거주춤 물러서게 만들 정도로.
“얼음 감옥. 그리고 얼음 폭파!”
아이스 필드를 제물로 삼을 수 없다고 얼음 폭파를 단순히 관상용 스킬로 남겨둘 생각은 없기에 데스나이트에게 얼음 감옥을 사용하고 그대로 그 얼음 감옥을 폭파시켰다.
물론 확실히 살얼음이 중첩된 아이스 필드를 폭파시키는 것보다는 위력이 약했지만 그래도 데스나이트에게 피해를 입히는 데는 충분했다.
[크아아아! 죽어라! 죽음의 일격!]
“아이스 쉴드.”
아무래도 내가 거슬렸던 것 같았다.
데스나이트가 콕 집어 나를 향해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블링크로 충분히 피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피하지 않고 아이스 쉴드를 사용했다.
파캉!
3레벨의 아이스 쉴드지만 다름 아닌 내가 사용하는 아이스 쉴드이기에 3레벨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장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데스나이트의 죽음의 일격을 막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았다.
단 한방에 박살이 난 것도 모자라 나에게까지 그 죽음의 일격이 닿음으로써.
하지만.
“아이스 스피어.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
퍽! 퍼버버 퍽!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대미지?
분명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미지가 들어온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충분히 버텨 아니, 수용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존재했다.
더군다나.
“힐!”
“메가 힐!”
“아시란테님에게 계속 힐을 퍼부어라!”
분명 죽음의 소용돌이로 힐러들의 힐이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테지만 내 떨어진 생명력을 채우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솔직히 많은 생명력이 하락한 것도 아니고.
보스 몬스터 레이드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뒤쪽.
“과연 명불허전이군.”
“그 어떠한 탱커보다 더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더군다나 저런 무지막지한 대미지라면 탱커들의 그 어떠한 도발 스킬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테고요. 저 데스나이트의 시선이 오로지 아시란테에게 쏠려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 아니겠습니까?”
서대영 회장의 말에 김충수 실장이 감탄과 함께 말을 내뱉었다.
완벽한 탱커이자 완벽한 딜러의 모습에.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저것이 가능한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만큼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것?
김충수 실장은 애초에 그런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떡하니 존재하는 현실.
김충수 실장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 현장을 두 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 나름 무대 체질.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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