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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36화 (36/271)

36화.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2).

퍽! 퍽!

쾅! 쾅!

이 79번 방어대의 유일한 400레벨이자 암묵적인 대장으로 인정받은 1번이 말했던 빛 좋은 개살구.

확실히 그랬다.

특히나 그냥 스콜피온도 아닌 상처받은 스콜피온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녀석들은 단단해 보이는 외피가 무색하게 그대로 여러 공격들에 송송 구멍이 뚫렸다.

그렇다고 숫자가 많은 것도 아니었고.

물론 총 6라운드 중에 고작 1라운드.

하지만 무척 쉽다는 것은 확실했다.

“아시겠지만 각 라운드는 10분으로 6라운드까지 총 1시간 진행됩니다. 중간에 휴식 시간도 마나량 채울 시간도 없이요. 그러니까 적당히 잘 분배해서 공격해주세요.”

“네!”

근처에 오지도 못하고 나를 포함한 21명의 딜러들이 내뿜는 공격에 그대로 나자빠지는 상처 입은 스콜피온들.

그래서 분위기는 좋았다.

“아이스 애로우.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

그리고 나는 3가지의 스킬을 거의 쉴 새 없이 사용했다.

태생이 2레벨인 아이스 애로우외에 나머지 2개도 1레벨에서 2레벨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분명 적게나마 쿨타임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약 2500에 달하는 내 정신력이 그것을 전부 커버해줌으로써.

당연히 소비되는 마나량따위는 애초에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하지만 그게 남의 눈에는 하찮게 보였던 것 같았다.

오히려 빠른 공격 속도 때문에 더.

“아주 저레벨 마법이라 난사를 하네.”

“1레벨 마법들이니까 그렇지. 2레벨 하나에.”

“30번님 그렇게 스킬 남발하고 마나 다 써서 2, 3라운드는 뒤에서 가만히 계시려고요? 적당히 해요. 어차피 우리 공격으로 근처에 오지도 못하는데.”

“.......”

물론 저레벨 마법인 것은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빠른 사용 속도인 것은 확실했다.

특히나 나 스스로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를 할 당시에도 지금 사용하는 스킬들을 그대로 사용한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했기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즉, 둘 중에 하나였다.

그만큼 나를 깔보거나 혹은 저들의 경험이 없거나.

물론 고작 131레벨이라는 선입견이 크게 작용한 것 같기는 했지만.

그리고 그 와중에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모두가 사용하는 스킬들이 한꺼번에 들어간다는 것.

그래서 누구의 공격이 상처 받은 스콜피온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줬는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저 짐작만 할뿐.

그리고 그들의 짐작 속에 내 공격이 내포한 대미지는 미천한 수준.

하지만 침착하게 쉬지 않고 계속 공격을 내뿜었다.

결국 저들이 쉬는 시간에 말한 기여도라는 것으로 결과물이 나올 테니까.

그렇게 10분의 1라운드는 무척 손쉽게 지나갔다.

6명의 탱커가 적과 단 한 번의 맞부딪침도 없이.

“생각보다 딜러분들 화력이 좋습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을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너무 들뜨지 마시고 지금처럼만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 누구도 단 한 번의 공격도 받지 않았기에 퍼펙트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메시지가 울렸다.

2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2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저주받은 스콜피온들이 등장합니다.]

상처 입은 수식어가 빠진 자리에는 다른 수식어가 자리했다.

바로 저주받은.

즉, 여전히 원래의 정상적인 스콜피온이 아닌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스콜피온이 나온다는 뜻.

그리고 내 예측대로 인 것 같았다.

“아시다시피 1, 2 라운드는 거저먹는 라운드. 모두 힘내주세요.”

“네!”

1번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방에서 모래를 뚫고 스콜피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과 특별한 외형적 차이가 없지만 온 몸에 검은색 아지랑이를 뿜어내며.

그리고 2라운드도 1라운드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살짝 강해진 것 같기는 했다.

1라운드 동안 몸만 풀던 탱커들이 각자 몇 번씩은 저주받은 스콜피온들의 돌격을 저지함으로써.

그래봤자 피해를 입었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지만.

그렇게 2라운드까지는 아주 손쉽게 끝이 났다.

[3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스콜피온들이 등장합니다.]

드디어 ‘상처 입은’ 혹은 ‘저주받은’ 수식어가 사라진 진짜 정상적인 스콜피온들의 등장.

“자!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마법사분들은 미리미리 장판부터 확실히 깔아주시고요. 모두 파이팅 합니다!”

“파이팅!”

그동안 몇 차례 경험이 있는지 한껏 여유로움을 드러내던 자들도 몸을 바로 했다.

그리고 1번이 언급한 장판.

당연히 뭔지 안다.

클로즈 베타 당시에도 빈번하게 들은 적이 있기에.

바로 아이스 필드 같은 광역 스킬들.

이런 것을 장판이라 불렀다.

그리고 1번의 말대로 전방에 여러 장판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파이어 필드!”

“무지한 적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만끽하게 하리라. 데스 필드.”

“늪지대 생성!”

“아이스 필드!”

각 7명씩 나눠졌다지만 어쨌든 이곳에는 총 21명의 딜러들이 자리했다.

그래서인지 장판이라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이 생성됐다.

그리고 나도 사용했다.

아이스 필드를.

스콜피온들이 돌진해 오는 자리에 펼쳐진 다른 아이스 계열사의 마법사가 펼친 아이스 필드와 맞닿게.

쿵! 쿵! 쿵!

곧 여러 장판 스킬들 위로 이동하며 그 자체로 피해를 입는 스콜피온들.

그리고 그 스콜피온들에게 또다시 여러 스킬들이 쏟아졌다.

1, 2라운드와 달리 광역 스킬들이.

그리고 나도 곧장 사용했다.

“쏟아지는 우박!”

후두두둑.

어지간한 황소보다 살짝 큰 덩치를 가진 스콜피온들.

그렇기에 맞을 곳이 많았다.

머리부터 등, 꼬리까지 이곳저곳.

물론 또 있었다.

“쏟아지는 우박!”

내가 아닌 다른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쏟아지는 우박이.

하필이면 내가 사용한 구역에 겹쳐서 사용한 듯한 쏟아지는 우박.

그래서인지 누가 누구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나는 알 수 있었다.

명백히 내 쏟아지는 우박으로 생성된 우박이 조금 더 컸고 결정적으로 정상적인 스콜피온들의 단단해 보이는 외피를 찌그러트리는 것은 오로지 내 것이었기에.

그만큼 우박은 2종류였다.

적의 외피까지 박살낼 정도의 강력한 대미지를 동반한 우박과 그에 비하면 좀 아니, 꽤 쳐지는 우박으로.

거기에 쏟아지는 우박의 영역이 내 것이 분명 더 넓었고.

어쨌든 여러 장판과 그 장판 위로 쏟아지는 광역 스킬들.

하지만 기어코 그것을 뚫고 가장 앞에서 버티고 있는 탱커들에게 다가서는 스콜피온들도 있었다.

“나의 몸에 아로 새겨져라! 불굴의 의지!”

“철벽 방패!”

곧 탱커들도 각자 스킬들을 사용하며 스콜피온들을 막아섰다.

그리고 그 뒤로 검이나 대검 등의 무기를 사용하는 몇몇 근접 딜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푹! 푹!

쾅! 쾅!

탱커와 딜러 그리고 탱커들을 돕는 힐러 겸 서포터들.

아무래도 모두 400레벨에 근접한 자들이어서인지 나름대로 합이 딱딱 맞았다.

처음 맞춰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아무런 피해도 없이 맞이할 수 있었다.

3라운드 종료를.

“이야. 타이치님 아이스 계열 스킬들 위력 장난 아니시던데요?”

“네. 확실히 타이치님이 깐 장판이 대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위를 지나던 스콜피온들이 가장 빨리 죽었습니다. 더러는 그 장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즉사했고요.”

나와 같은 아이스 계열에 몰빵한 듯한 타이치라는 이름의 384레벨의 마법사.

그는 알 것이다.

무조건.

왜냐하면 지금껏 자신이 알고 있던 위력을 훨씬 상회하는 스킬들.

그렇기에 그걸 몰라볼 정도로 무지하다면 바보 천치일 수밖에 없다.

384레벨을 올리면서 한두 번 써본 것이 아닐 테니까.

그런데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사래를 칠뿐.

거기에 겸손한 말을 내뱉으며.

“하하. 아닙니다. 제가 뭘 했다고요. 다들 최선을 다해줬기에 빨리 잡은 거죠.”

순간 그의 말에 남몰래 웃음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명백한 거짓말인 것을 알기에.

그것도 당사자인 나를 앞에 두고.

하지만 그의 거짓말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384레벨과 131레벨이라는 무려 250레벨 이상의 격차는 진실마저 감출 어마어마한 간극을 자랑했기에.

그리고 그때 한 힐러가 외쳤다.

“와! 우리가 점수 3등이에요!”

곧 그 힐러의 외침에 모두가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그들을 따라 나도.

[현 방어 점수판.

-1등 : 24번 방어대 (455,781점)

-2등 : 116번 방어대 (452,911점)

-3등 : 79번 방어대 (449,699점)

:]

현재 내가 속한 방어대가 바로 79번 방어대.

1등과 그렇게 많은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와! 잘하면 보너스인 스콜피온 킹을 우리가 먹을 수도 있겠네요! 모두 잘해보죠!”

“네!”

절로 사기가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4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스콜피온들이 등장합니다.]

“4라운드는 3라운드보다 등장하는 몬스터가 더 많다는 점 빼고는 별 다를 것 없습니다. 모두 전처럼 해주시면 됩니다.”

“네!”

확실히 스콜피온 앞에 별다른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는 전보다 2배 이상 많아 보이는 스콜피온들이 모래를 뚫고 올라왔다.

그리고 뚫고 나오는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물론 멍하니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

각자 사용 가능한 장판 스킬들을 사방에 흩뿌리며 최대한 막아섰다.

그리고 나는?

곧장 사용했다.

내 눈치를 보고 있는 384레벨의 타이치라는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무시하고.

“아이스 필드!”

정확히 우리 3번 파티 앞쪽에 넓게 아이스 필드를 펼쳤다.

그리고 그때 다른 목소리가 뒤따랐다.

“아이스 필드!”

하필 또 겹치게.

아니, 하필이 아니라 명백하게 일부러.

슬쩍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도 나를 의식하고 있었는지 곧장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중복되면 느리게 하는 효과는 증가하지 않지만 아이스 필드 자체의 대미지는 증가할 테니까요.”

나름대로 일목요연한 말.

하지만 솔직히 같잖게 느껴졌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나 스스로 바보는 아니니까.

씨익.

하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그를 향해 슬쩍 웃어 보이며 다시 시선을 전방으로 돌렸다.

결국 나중에 점수로 나타날 테니까.

그리고 저자는 나중에야 스스로 자기 언 발에 오줌을 눔으로써 무덤을 파는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 테고.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

그 와중에 단일 스킬들도 끊임없이 사용했다.

물론 하나 더 있긴 했다.

얼음 폭파라는 광역 스킬이.

하지만 그것은 현재 유지되는 아이스 필드를 스스로 깨는 악수(惡手).

그래서 사용치 않았다.

다만 누구보다 더 빠르게 하나 더 사용했다.

“아이스 필드!”

내가 사용한 것 옆에 또 다른 아이스 필드를.

그간 아이스 필드를 한꺼번에 2개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에.

왜냐하면 아이스 필드와 쏟아지는 우박 혹은 아이스 필드와 얼음 폭파의 연계기면 충분했다.

그간 상대했던 몬스터들은 전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에 또 사용했다.

“응?”

“벌써?”

그리고 그런 내 모습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자들이 나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물론 왜 그런지 안다.

아무리 2레벨의 아이스 필드라지만 벌써 또 사용하기에는 쿨타임이라는 만만치 않은 제약이 존재했기에.

하지만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보란 듯이 또 사용했다.

내가 따로 펼친 아이스 필드 위에 나만의 쏟아지는 우박을.

후두두둑. 후두두둑.

빠각! 빠각!

잠시나마 내게 시선이 집중된 상황.

그래서인지 내가 사용한 쏟아지는 우박으로 스콜피온들의 갑옷 같은 두꺼운 외피가 조금씩 박살나는 듯한 소리가 넓게 펼쳐졌다.

그리고 그 소리는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당연히 그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스콜피온들도 꽤 됐고.

오로지 나 혼자의 힘으로.

물론 그 와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와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를 날리는 행동을.

그러다 슬쩍 시선을 좌우로 돌리며 한마디 했다.

멍하니 나를 쳐다보는 자들에게.

“공격 안 합니까?”

<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2).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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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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