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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35화 (35/271)

35화.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1).

“?”

분명 내가 알던 것과 달리 무척이나 시끌벅적한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눈앞에 뜬 퀘스트가 더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그 당황스러움은 다행히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로 얼추 해소할 수 있는 있었다.

“저번 달에는 실패 했었지?”

“응. 그때는 300레벨은커녕 200레벨대의 초보들도 대거 참여해서 실패했었지.”

“그럼 이번에는 거의 400레벨에 근접한 자들로 왔겠네?”

“그렇겠지. 이미 한번 400레벨까지 참여 가능한 정기 퀘스트에 300레벨까지는 그렇다 쳐도 200레벨대의 유저들도 와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으니까.”

‘정기 퀘스트?’

내가 이곳 사막 스콜피온 숲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항상 그렇듯 ‘Revival Legend’ 홈페이지 내의 사냥터 정보 게시판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 사막 스콜피온 숲의 퀘스트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

그저 400레벨 대의 사냥터이고 몬스터가 꽤 많으며 인기가 없다는 등의 언급만 있을 뿐.

더군다나 퀘스트 앞에 ‘정기’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퀘스트라는 뜻.

‘젠장. 그럼 한 줄이라도 적어줄만 하잖아.’

물론 400레벨? 우습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이곳에 온 것이고.

131레벨 임에도.

하지만.

[79번 방어대.

-1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400레벨.

-멜론 : 387레벨.

-고독한무사 : 395레벨.

-4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377레벨.

-막타는내것 : 384레벨.

-30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131레벨.]

시야 한쪽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 30명으로 이루어진 79번 방어대가.

그리고 그 30명 안에는 짙은 빨간색으로 나를 뜻하는 번호가 있었다.

바로 131레벨의 30번 참여 유저로.

더욱이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로 알 수 있었다.

이 퀘스트는 400레벨이 멕시멈인 그래서 400레벨에 도달하기 직전의 유저를 위한 정기 퀘스트라는 것을.

그리고 저번 달에는 실패했고.

300레벨 대도 아닌 200레벨대의 유저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그런데 나는 200레벨에도 못 미치는 131레벨.

물론 나 스스로 자신은 있다.

1인분? 아니, 못해도 2인분 이상 할 자신이.

하지만 그것을 남들은 알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왜냐하면 강함을 나타내는 척도이자 바로미터가 레벨이기에.

레벨이 높아야 더 다양한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

그리고 레벨이 높아야 더 많은 스탯포인트를 보유했다는 뜻이고.

당연히 스킬도.

즉, 눈으로 봤을 때 레벨만큼 그자의 강함을 확실히 드러내주는 것은 없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나와 함께 파티가 된 79번 방어대의 29명이 나를 향해 욕설을 내뱉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고독한 무사 : 아놔. 131레벨? 진짜로?]

[27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미쳤네.]

[숨결 : 진짜 뭐야? 양심도 없나.]

[BIG : 민폐네. 민폐.]

나를 제외하고 29명중에 가장 낮은 레벨이 364레벨이었다.

물론 나도 하고 싶은 말은 있었다.

걱정마라고. 그리고 이게 어떤 퀘스트인지는 모르지만 400레벨? 그 레벨대보다 더 활약할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안다.

내가 그런 말을 내뱉어봤자 저들은 믿지 않을 거라고.

그런 호언장담을 하기에는 131레벨은 너무나 초라한 레벨이었기에.

그래서 그들에게 말했다.

[30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죄송합니다. 이곳 사막 스콜피온 숲에 잘못 왔네요. 곧장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굳이 아쉬운 소리를 들으며 퀘스트를 진행할 생각은 없다.

이런 퀘스트 하나에 목매달 정도로 내가 급한 상황도 아니고.

하지만.

[13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아이고. 이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왔나 보네.]

[LIGHT : 저기요. 30번 참여 유저님. 로그아웃 해보세요. 아마 안 될 거예요. 저번에도 왜 실패했는데요.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코 참여한 200레벨대의 유저들이 로그아웃이 안 되기에 어쩔 수 없이 참여했고 그래서 실패한 거예요.]

몰랐다.

전혀.

그리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한번 발을 디뎠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진행이 되는 퀘스트라면 미리 전체 공지나 혹은 300레벨 미만은 아예 이곳으로 텔레포트 존을 이용치 못하게 하는 것이 정상으로 생각됐다.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는 정기 퀘스트가 진행되는 동안만이라도.

하지만 레벨 제한 없이 아무나 왔다 갔다 해놓게 하고서는 정작 책임은 스스로 지라는 것이기에 억울함에 이어 약간의 짜증도 동반이 됐다.

‘로그아웃.’

물론 그 와중에 한번 시도는 해봤다.

하지만.

[현재 ‘스킬피온 킹을 저지하라.’ 퀘스트를 진행중입니다.

-퀘스트가 종료되면 로그아웃이 가능합니다.]

솔직히 얼토당토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왜냐하면 강제로 붙잡아 놓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리고 내가 알기로 이런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게임을 포함해 어떠한 가상현실을 동반한 것이든.

하지만 그러려니 넘어갔다.

이게 보통의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설사 누군가 문제 제기를 했더라도 공론화 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고.

[30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네. 알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우선 파티 대화창에 미안하다는 글은 올렸다.

정말 민폐가 될지 안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131레벨이라는 것만으로 저들에게는 민폐가 된 것은 확실하기에.

그 대신 보여줄 생각은 있었다.

131레벨이 과연 어떤 활약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퀘스트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의 시작 시간이 10분 남았습니다.]

그러자 파티 메시지 창도 활발해졌다.

[1번 참여 유저(아이디 비공개.) : 모두 슬슬 준비해 주세요.]

[LIGHT : 네.]

[도살자 : 전 진즉에 준비 끝요.]

79번 방어대의 유일한 400레벨 유저.

그래서인지 그의 말에 빠른 답변들이 달렸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물론 나도 준비를 했다.

3강화 사이딘의 로브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꽉 조임으로써.

그리고 잠깐 시간을 내어 준비한 마스크를 착용했다.

스탯포인트를 올려주거나 단 1의 방어력도 올려주지 않는 말 그대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마스크를.

만약 레벨 공개만 안됐다면 그냥 400레벨인척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의심이 아니라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을 것이다.

도대체 아이템을 얼마나 좋은 것을 착용했냐며.

물론 정체가 들켜도 상관없다.

나에게는 명진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감출 수 있을 때까지는 감출 생각이다.

그럼에도 들통이 난다면 어쩔 수 없고.

‘좋아. 어차피 누나도 아빠도 퀘스트를 받으면 무조건 클리어하고 없으면 찾아서라도 하라고 했으니까.’

그리고 때마침 메시지가 울렸다.

[정기 퀘스트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라 시작됩니다.

-각 방어대는 자신의 수비 위치로 이동되며 총 6라운드까지 최소 절반 이상이 스콜피온 킹의 부대를 저지하는데 성공하면 퀘스트에 참여한 모두가 승리하게 됩니다.]

[79번 방어대는 C구역 12번 방어선에 위치하게 됩니다.]

슝!

그 메시지와 함께 내 몸이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곧 마주쳤다.

나를 제외한 29명과.

“안녕하세요.”

“어, 저번에 만나신 그 분 맞죠?”

“네. 운 좋게 또 만났네요.”

나를 포함해 총 30명.

정기 퀘스트답게 몇 차례 경험을 가진 자들이 있는지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튼튼해 보이는 거대한 방패를 가진 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익명으로 참여한 1번 참여 유저입니다. 그냥 1번이라 불러주세요.”

이 79번 방어대의 유일한 400레벨의 유저.

“우선 빠르게 분리 해보죠. 탱커는 이쪽으로 딜러는 오른쪽 힐러겸 서포터는 왼쪽에 서주세요.”

“네. 저는 딜러라서 이쪽.”

“저는 힐러라 이쪽.”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1번이라는 자와 몇 차례 경험이 있는 자들의 신속한 움직임으로 빠르게 정리가 됐다.

그리고 나도 딜러가 모이는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흠. 탱커 6명에 딜러 21명. 힐러겸 서포터가 3명이라. 딜러가 좀 많네요.”

1번의 말대로 딜러가 많았다.

그것도 상당히.

“이러면 딜러 분들은 최대한 공격을 집어넣되 알아서 생존하셔야 합니다. 3명의 힐러 겸 서포터는 각자 2명씩의 탱커만 집중해야 하니까요.”

“물론입니다.”

“당연하죠.”

1번의 말에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화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내가 위치한 딜러 내에서 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알아서 생존해야 한다고 공격을 안 집어넣거나 혹은 자기만 살겠다고 슬쩍슬쩍 도망만 다니는 자가 있으면 어떡하죠?”

물론 누구를 딱 지칭해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알 것 같았다.

아니, 나를 포함해 모두 알았다.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었으니까.

순식간에 발생한 천덕꾸러기 신세.

하지만 크게 반박하지도 그렇다고 믿어 달라는 등의 빌빌 기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보여주면 되니까.

그래서 그냥 조용히 있었다.

더욱이 지금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내뱉어도 변명에 그칠 뿐이기도 했고.

“자. 자. 어쨌든 잘해봅시다. 최소 5라운드는 가야 코인이라도 얻을 테고 6라운드는 가야 보상다운 보상을 얻을 테니까요. 보너스에 가까운 보스 몬스터 스콜피온 킹은 우리가 얻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요.”

“네.”

“그러죠.”

우선은 그렇게 결정이 됐다.

탱커2, 힐러 겸 서포터1 그리고 딜러7명으로 구성된 3개의 파티가.

그리고 나는 3번째 파티에 포함됐다.

내가 어쩌고저쩌고 할 틈도 없이 정해진.

여하튼 그렇게 천덕꾸러기 상태로 있길 5분정도 흘렀을까.

메시지가 울렸다.

[1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상처 입은 스콜피온들이 등장합니다.]

“자 모두 맡은 자리에서 모두 힘내주시고! 아무리 탱커들이 앞을 막는다 해도 전부 막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딜러. 딜러분들은 딜러장님의 지시에 맞춰 빠르게 몬스터들을 처리해 줘야 합니다. 쌓이지 않게요.”

“네!”

“알겠습니다!”

내가 소속된 3번 파티.

그중에서 387로 레벨이 가장 높은 궁수가 딜러장을 맡았다.

그리고 그가 먼저 타겟으로 삼은 몬스터부터 빠르게 정리를 하기로 했다.

다만 나를 빼고서.

이미 나를 전력 외로 분류한 상황.

그리고 그 사이에 전방의 모래를 뚫고 어지간한 황소 크기의 스콜피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집게발과 하늘높이 치켜든 꼬리를 위협적으로 흔들며.

그리고 곧장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자! 모두 준비하세요! 고작 1라운드입니다. 외형만 저럴 뿐 상처를 입은 상태라 빛 좋은 개살구고요.”

“네!”

그 말에 나도 슬슬 준비를 했다.

나를 무시한 자들의 코를 납작 뭉개기 위해서?

아니다.

저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도 131레벨이 들어왔다면 저들과 별반 다른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내가 무슨 예지력을 갖춘 것이 아니니까.

즉, 나를 위해서다.

더 많은 활약, 더 많은 기여도를.

그리하여 가질 것이다.

남보다 많은 경험치와 보상을.

“가장 앞장서서 오는 놈부터 착실하게 정리할겁니다! 타깃 온 샷! 붉은점 찍어 드릴게요!”

“네! 소환 바람의 정령! 바람의 정령!”

“솟구쳐라. 대지의 기둥이여.”

“아이스 스피어!”

순식간에 여러 스킬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 나와 같은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도 있었다.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

우선은 나도 그들 옆에서 간단하게 몸풀기용 스킬을 사용했다.

미친놈처럼 날뛰기에는 아직 본 게임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1).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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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콜피온 킹을 저지하라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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