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보스 몬스터 등장.
“접속 시간 확인.”
-현재 게임에 접속한지 7시간 47분이 지났습니다.
“어쩐지...”
거의 8시간에 가까운 접속 시간.
그래서인지 살짝이나마 요의가 느껴졌다.
배도 고팠고.
물론 가상현실 접속기 자체에 요의나 배변 혹은 소화 같은 신체 활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지만 만능은 아니다.
그래서 로그아웃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골렘 서식지의 시작 지점인 세이프티 구역으로.
물론 도중에 만나는 스톤 골렘들에게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를 먹여주며.
그렇게 얼마 뒤 세이프티 구역 안에 들어서자 외진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상태창 확인.”
로그아웃을 하기 전에 우선 상태창이 무척이나 궁금했기에.
[이름 : lumen
레벨 : 50
죽인 횟수 : 0, 죽은 횟수 : 0
칭호 : 나 혼자 만렙 클베 유저, 허수아비 파괴자.
생명력 : 605000/605000 마나 : 540000/540000
힘 : 715 민첩 : 711 체력 2010
정신력 : 1360 지력 : 2020
잔여 스탯포인트 : 400
잔여 스킬포인트 : 1
특성 : 아이스 맨, 동반 성장, 강화의 신.]
이곳에 정확히 10레벨에 왔다.
그리고 8시간이 안돼서 50레벨이 됐다.
무려 40레벨의 증가.
물론 가면 갈수록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
레벨업도 느려질 것이고.
그럴만한 것이 처음 스톤 골렘 5마리 무리를 잡고 무려 7레벨이나 올랐다.
마리당 1레벨 이상씩.
하지만 그게 20레벨, 30레벨이 넘어서자 눈에 띄게 느려졌다.
물론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현재 속도도 단언컨대 그 누구보다 빠른 속도라고 자부할 수 있고 조만간에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길 생각이니까.
“그럼 이것들을 전부 찍어볼까나.”
잔여 스탯포인트 400개를 일말의 망설임 없이 전부 지력에 투자했다.
그러자 2420의 수치를 보이는 지력.
당연히 지력만 2420이 되지는 않았다.
체력도 2410으로 증가했다.
물론 10의 차이는 현재 착용한 아이템의 차이.
아이템으로 인한 증가는 동반 성장에 적용이 되지 않았다.
여하튼 체력에 이어 정신력까지 200이 증가해 1560로 변한 것을 확인하고 로그아웃을 했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화장실도 가고 늦은 점심은 본가에서 주마다 챙겨주는 여러 반찬들로 대충 해결했다.
곧장 게임에 접속할 생각에.
5일 뒤.
정확히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리고 씻고 시리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곧바로 게임에 접속했다.
그 후에 오후 1시까지 게임을 하고 로그아웃 한 뒤에 점심을 해결하고 30분~1시간 정도 휴식 겸 낮잠을 잤다.
그리고 이어진 오후의 게임.
이것도 정확히 저녁 6시까지 하고서 로그아웃을 했다.
그 후에 1시간의 운동 아니면 조깅을 한 뒤에 저녁을 먹고 ‘Revival Legend’의 홈페이지를 한번 기웃거리고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
그리고 새벽 1시까지 내리 게임을 했고.
그 다음에는 로그아웃 하고 바로 취침.
물론 더 이상 내 인생에 게임의 ‘ㄱ’자도 떠오르지 않을 만큼 정말 제대로 된 게임 폐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첫째 날과 둘째 날 그리고 셋째 날까지 그냥 무턱대고 새벽 5시 혹은 6시까지 게임을 했다.
그리고 해가 뜨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잠에 들었다.
그게 게임 폐인으로써 게임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3일 만에 깨달았다.
어째서 일을 진행함에 있어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계획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를.
왜냐하면 무척이나 좋아하는 게임.
하고 또 하고 더 하고 싶었다.
이미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기계가 아닌 나.
먹어야 하고 싸야하고 잠도 자야했다.
거기에 최소한으로 잠자는 시간을 줄이다보니 피곤은 계속 누적이 됐고.
그래서 3일 째에 알 수 있었다.
첫째 날은 거의 20시간 넘게 게임을 했고 둘째 날은 거의 19시간 그리고 셋째 날은 피곤이 누적돼서 그런지 잠에 푹 빠져 채 10시간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잠으로 허비한 아까운 시간.
그래서 게임 폐인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아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더 오래하기 위한 플랜.
그게 필요했다.
현명한 그리고 효율적인 게임 폐인이 되기 위해서.
즉, 필요한 것은 계획표.
그래서 만들었다.
해병대에 있을 때보다 더 규칙적인 일과표를.
그리고 만족했다.
이것이야 말로 하루 대부분을 온전히 게임에 쏟는 게임 폐인의 본보기이기에.
그래서 차후에 나 스스로 게임 폐인으로서 할 도리는 다 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여하튼 저녁 식사 후 게임에 접속하기 전 ‘Revival Legend’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주로 ‘Forgotten Legend’에 대해서.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자유게시판에 ‘Forgotten Legend’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채 하루가 가지 않아서 그 글이 사라진다는 것을.
아니, 어쩔 때는 채 1시간도 안돼서.
“흠. 운영자가 지우는 건가?”
당연히 첫 번째로 홈페이지는 관리하는 운영자가 떠올랐다.
하지만 금세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미 방치, 방관으로 유명한 것이 이 게임이기에.
그리고 저렇게 재빠르게 글을 삭제할 필요성이 있다면 아예 ‘Forgotten Legend’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글은 등록이 안 되게 만들면 되니까.
“운영자가 아니면 글 작성자가 지운다는 건데. 왜 시간을 들여 글을 써넣고 곧바로 지우는 거지?”
물론 많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그간 ‘Forgotten Legend’에 대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 딱 3개 밖에 안됐을 정도니까.
더욱이 어마어마한 내용이 적힌 글도 아니었고.
그냥 이 ‘Revival Legend’의 클로즈 베타 버전인 ‘Forgotten Legend’를 해봤다는 자랑글이 전부였다.
혹은 경험담이나.
그래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있었다.
바로 경험치.
내가 최대로 달성했던 레벨은 300레벨이다.
그것도 3차 클로즈 베타 당시 딱 2주 만에.
그래서 원래 계획은 1주 안으로 300레벨 달성을 목표로 잡았었다.
그것도 설렁설렁.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너무나 다르니까.
그래서 충분히 설렁설렁해도 1주일 안으로 300레벨은 손쉽게 도달할 줄 알았다.
실제로 ‘Revival Legend’의 첫날에만 총 56레벨을 달성하기도 했고.
하지만 51레벨부터 필요 경험치가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
의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그 상황에 ‘Forgotten Legend’에 대한 글을 작성한 사람의 글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약 10배.
작성자가 테스트 한 바로는 약 10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 같다는 글이 있었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갔다.
‘Forgotten Legend’는 테스트 형식의 시간 제한이 있는 클로즈 베타였고 ‘Revival Legend’는 정식 오픈한 게임이니까.
더욱이 클로즈 베타 당시의 경험치로 따지면 정말 몇 개월 안에 1000레벨 아니, 그 이상도 가능할 테고.
물론 경험치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단언컨대 지금 속도는 그 누구보다 빠른 속도라고 자부할 수 있으니까.
3년 이상의 격차가 오히려 추월의 맛을 느끼게 해줄 정도로.
여하튼 깨끗이 비운 커피잔을 옆으로 치우고 이곳저곳 훑어보던 ‘Revival Legend’ 홈페이지도 닫았다.
이제 다시 시작할 타이밍이니까.
그리고 100레벨 달성도.
“실행.”
침대에 편안히 누워 가상현실 접속기를 실행했다.
현명한 게임 폐인이 되기 위한 새벽 1시 알람을 맞추고.
“상태창 확인.”
[이름 : lumen
레벨 : 98
죽인 횟수 : 0, 죽은 횟수 : 0
:]
“오늘 로그아웃하기 전까지 100레벨 달성은 하겠네.”
새벽 1시까지 5시간 이상의 여유가 있기에 100레벨 달성은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물론 지금 당장 이 골렘 서식지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주는 사냥터에서의 사냥도 가능했다.
아이스 맨과 동반 성장의 콜라보는 내 능력을 어마어마하게 급상승 시켜줬기에.
하지만 그래봤자 오십보백보.
최소 하루 이틀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모를까 고작 몇 시간 아니, 채 1~2시간 차이도 나지 않기에 이곳에 그냥 자리를 잡았다.
어차피 이곳 골렘 서식지에서 목표로 했던 것도 100레벨이고.
‘그럼 가볼까나.’
그렇게 위풍당당하게 고렘 서식지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만나는 스톤 골렘들마다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를 먹여줬다.
당연히 오른손에 들린 장검에는 아이스 웨폰을 사용해 스톤 골렘의 몸통 이곳저곳을 찔러주며.
조금이나마 더 빠른 사냥을 위해.
그리고 99레벨을 달성하고 얼마나 더 사냥에 열중했을까.
[쿠오오오!]
상당히 우렁찬 목소리가 멀지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바로 이곳 골렘 서식지의 보스 몬스터가 등장했다는 것을.
물론 상대한 적은 없다.
아니, 3차 클로즈 베타 당시에는 이곳 골렘 서식지의 보스 몬스터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보스 몬스터까지 전부 상대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300레벨을 찍기도 벅찼을뿐더러 1차, 2차와 달리 3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저수가 극감했기에.
결국 마지막에는 나 혼자만 남았고.
즉, 1, 2차와 달리 3차는 보스 몬스터 레이드라는 콘텐츠를 즐긴 여유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흐흐흐.”
곧장 그 소리가 들린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 보스 몬스터 등장.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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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미 임자가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