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본격적인 발걸음 (3).
중국 상하이.
그리고 중국 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양화그룹의 본사 117층 건물 내의 소회의실.
그곳에서 회장 장치앙린을 필두로 그룹 수뇌부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쾅!
“제기랄! 뒷방 노인네 마냥 가만히 쳐 있으라고 그 돈을 먹인 것이 아니라고!”
양화그룹을 이끄는 장치앙린은 그룹 내 전략실의 보고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로 주먹을 강하게 내리 쳤다.
왜냐하면 그만큼 양화그룹 안팎으로 문제가 계속 터져 나왔기에.
물론 가장 큰 것은 주석이자 태자당의 실세인 시웨이핑의 탄압.
양화 그룹을 이끄는 장치앙린 입장에서 반부패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가진 시웨이핑 주석의 공격은 죽을 맛이었다.
그리고 그런 장치앙린을 향해 전략실의 실장 궈칭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게 워낙 시 주석이 상하이방 전체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씨팔! 그래서 그냥 죽자고? 돈을 쳐 먹었으면 모가지를 걸고 움직이게끔 압박을 해! 아니면 목구멍이 막힐 정도로 돈을 더 집어넣던가!”
중국 공산당을 구성하는 3개의 세력인 태자당, 공청당, 상하이방.
그 중 상하이방 소속의 장치앙린은 그간 상하이방이라는 거대 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빠르게 그룹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중국 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그룹으로.
하지만 봄날은 길지 않았다.
뒷배경이 되어 주던 상하이방이 태자당 그것도 절대 권력을 구축한 시 주석에게 제대로 찍힘으로써.
더욱이 상하이방의 우두머리인 장쩌민이 시 주석에게 핵심지위마저 빼앗긴 상황이기에 양화그룹을 보호해줄 마지막 방패막까지 사라져 장치앙린은 요 근래 잠도 이루지 못할 만큼 항상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정말 한순간에 훅하고 사라질 수 있으니까.
자신이 이룩한 모든 것이.
그리고 그때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여자이자 양화 그룹 내 대외 총담당을 맡고 있는 슈 란이 입을 열었다.
“시 주석이 원하는 것은 그것 아니겠습니까?”
“.......”
“.......”
슈 란의 말에 회의실에 침묵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깨는 분노에 찬 음성이 장치앙린 입에서 터져 나왔다.
“시웨이핑! 이 욕심 많은 돼지 같은 새끼! 멍청하게 안방에서 미국 개새끼들한테 인재를 뺏긴 것을 왜 우리한테 화풀이를 하고 수급을 하는 거냐고! 공천당하고 다른 재벌들을 내버려두고 왜 나한테!”
미국 정부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수상한 움직임.
거기에 타국인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거대 기업들의 스카우트들의 수상한 동향.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들의 움직임은 군사 기밀 혹은 국가와 기업에서 특별 관리하는 뛰어난 과학자나 기술자를 향하지 않았기에.
그렇기에 뒤늦게 알아챘다.
‘Revival Legend’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중국 내에서는 가장 많은 인재를 확보해서 그렇지 않겠습니까? 시 주석에게 비밀로 하고요.”
“씨팔! 그럼 그 생고생을 하면서 알아낸 정보를 그대로 그놈에게 갖다 바치는 게 정답이었다고?”
슈 란의 말에 장치앙린이 두 눈을 부릅뜨며 되물었다.
그리고 슈 란은 장치앙린의 분노에 찬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항상 그렇듯 사근사근하게.
“아뇨. 갖다 바치지 않은 것이 잘못이 아니라 들켰다는 것이 잘못이죠. 자신이 진짜 중국의 황제인줄 알고 있는 시 주석에게요.”
“.......”
순간 불같이 화를 내던 장치앙린이 슈 란의 직설적인 답변에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그러다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씨팔. 엿 같네.”
그리고 그렇게 회의실에는 침묵이 자리했다.
10분 뒤.
“그간 우리가 확보한 특성을 받은 최대 레벨 달성 유저는 몇 명이지?”
양화 그룹의 장치앙린 회장을 필두로 수뇌부는 결정을 내렸다.
애초에 지는 싸움이니까.
“1차 클로즈 베타 만렙 달성 인원은 855명, 2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달성 인원은 46명입니다. 3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달성자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고요.”
“씨팔. 미국 개잡놈의 새끼들! 제 놈 땅에서나 설칠 것이지!”
수하의 보고에 장치앙린은 미국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왜냐하면 중국 내에서 가장 먼저 정보를 파악했기에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자국의 인재 확보에 들어갔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이미 상당수의 1차, 2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달성자가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것을.
미국의 회유로.
그렇기에 불같이 화내며 욕설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50%. 50%를 시 주석에게 보내라. 그 이상은 절대 불가하다.”
“네. 알겠습니다.”
이미 시 주석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넘어선 공격에 지칠 대로 지친 수뇌부는 장치앙린 회장의 말에 아무도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들이 봤을 때도 그 정도 인원을 내놔야 이 고난을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잘 들어라!”
침울함이 감돌 수밖에 없는 분위기.
그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인지 장치앙린 회장이 그전과 같이 분노에 찬 음성이 아닌 잔뜩 위엄이 서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비록 그간 모았던 전력의 반절을 내놓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1차 2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달성으로 얻은 특성이 만능은 아니다. 단지 남보다 몇 발자국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뿐! 질이 안 되면 양으로 승부하면 된다! 현재 몇 명이나 관리하고 있지?”
장치앙린 회장의 눈빛을 받은 슈 란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약 40만 명이 조금 안됩니다.”
“40만 명이라... 올해 말까지 50만 명으로 늘린다. 그리고 내년에는 60만 명으로! 재화가 얼마큼 들어도 상관없다. 특성이 없더라도 약간의 재능이 있다면 지원을 해서라도 키워라!”
지금은 태자당 그것도 태자당의 실세인 시 주석에게 밀릴 대로 밀린 상황이지만 한때 상하이방은 태자당과 공청당을 누르고 중국 공산당을 쥐락펴락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때 모은 어마어마한 재화도 있고.
더욱이 상하이방의 실세중의 실세인 장치앙린은 그것을 손 댈 권한이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하들의 즉각적인 보고.
그런데 그때 슈 란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렸다.
“말을 하도록.”
슈 란의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됐기에 장치앙린은 곧바로 슈 란을 가리키며 말했다.
“미국이 한 행동을 우리가 하지 말란 법이 있을까요?”
슈 란의 말.
그 말에 장치앙린 회장을 필두로 다수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 표정을 확인한 슈 란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도 인재를 확보할 좋은 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바로 옆에요.”
슈 란이 말하는 좋은 터.
그것도 지근거리에 있는.
그것을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는 자들은 이 자리에 없었다.
“좋아. 곧바로 시행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장치앙린의 말이 떨어지자 수하 모두가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관리하는 작업장과 우리가 확보한 보스 몬스터에 대한 독점을 강화해라.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 아무리 시 주석 그놈이라고!”
“네!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그렇게 장치앙린 회장을 필두로 양화 그룹을 이끄는 수뇌부의 회의가 종료됐다.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
퍽! 퍽!
내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에 무릎이 박살나고 또 무릎이 꿰뚫린 2마리의 스톤 골렘들.
쿵! 쿵!
당연히 몸을 지탱하는 한쪽 무릎이 박살이 났기에 스톤 골렘들은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물론 죽지는 않은 상태.
즉, 끝장을 내기 위한 또 다른 공격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용했다.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
다만, 쓰러진 녀석들이 아닌 다른 녀석을 향해.
퍽! 퍽!
그리고 스킬이 다른 스톤 골렘들에게 박혀드는 사이 내 몸은 앞을 향해 움직였다.
바로 가장 먼저 쓰러진 2마리의 스톤 골렘을 향해.
그리고 점프를 했다.
스톤 골렘을 사냥하는 도중에 얻은 장검에 아이스 웨폰을 사용하고서.
쑤우욱.
곧 스톤 골렘의 등을 그대로 파고드는 장검.
하지만 끝까지 그 장면을 쳐다보지 않았다.
이미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의 쿨타임이 돌아왔기에.
그래서 곧바로 다른 녀석을 향해 사용했다.
그리고 사용 하자마자 아이스 웨폰이 붙은 장검을 뽑아서 다시 스톤 골렘을 내리 찍었고.
푹! 푹!
마치 돌이 아닌 진흙을 파고드는 소리.
처음에 아이스 웨폰을 사용치 않은 상태에서의 장검은 스톤 골렘의 몸을 살짝 파고들기는 해도 이렇게 관통까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스 웨폰의 능력은 내 생각보다 뛰어났다.
스톤 골렘의 몸을 파고드는 것은 물론 아예 관통을 함으로써.
당연히 ‘아이스 맨’이라는 특성의 효과.
“크크크.”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몸을 움직이는 방식의 사냥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해본 적도 없고.
하지만 테스트 겸 스톤 골렘의 공격을 몇 번 허용하고 알 수 있었다.
이놈들에게 몇 대 아니, 수십 대는 맞아도 끄떡없다는 것을.
그래서 사냥 방식을 살짝 바꾸었다.
쿨타임이 돌아오는 즉시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를 사용하면서 스톤 골렘이 죽으며 드랍한 장검에 아이스 웨폰을 사용해서 근접 방식까지 포함한 공격으로.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 당시는 엄두도 내지 못한 사냥 방식.
아니, 꼭 ‘Forgotten Legend’의 3차례의 클로즈 베타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게임에서 마법사 클래스를 선택하고는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었다.
물론 이럴 바에 차라리 동반 성장의 설정을 지력, 힘, 민첩으로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방식으로 싸움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맞아도, 공격을 수차례 허용해도 괜찮다는 자신감.
그 자신감의 발로로 이런 방식의 공격을 하기에 여전히 동반 성장으로 설정한 것이 후회되지는 않았다.
“아이스 볼! 아이스 볼트!”
퍽! 퍽!
여전히 내 주력은 마법이기도 했고.
그리고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사냥에 열중했다.
< 본격적인 발걸음 (3).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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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 몬스터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