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한 클로즈베타-10화 (10/271)

10화. 3가지 보상 그리고 (1).

“실행.”

-가상현실 접속기를 실행합니다.

곧 눈앞에 사방에 물로 단절된 작은 섬이 보였다.

“.......”

고등학교때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지만 ‘Forgotten Legend’의 1차 클로즈 베타를 시작하면서 변경했던 배경 화면.

오랜만에 접속해서인지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배경 변경.”

-배경을 변경합니다.

곧 2세대 보급형 가상현실 접속기에 내재된 10개의 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민 없이 그중에 하나를 선택했다.

넓은 초원으로.

그것도 끝없이 펼쳐진.

“흠. 취향이 바뀐 건가?”

분명 섬이 좋았었다.

뭔가 주변과 단절됐다는 것에서 안정감을 얻었기에.

하지만 이번에는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금방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중요한 것은 배경 따위가 아니기에.

“다운로드 내역 확인.”

-보유한 다운로드 내역입니다.

: Revival Legend. (실행 가능.)

“Revival Legend 실행.”

아침까지만 해도 긴장되지도 떨리지 않았지만 이제는 떨려왔다.

아무리 게임 이름이 바뀌었다지만 분명 ‘Revival Legend’는 내가 했던 ‘Forgotten Legend’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에.

-Revival Legend를 실행합니다.

곧 인트로 영상이 펼쳐졌다.

인간들끼리의 치열한 전쟁의 1차, 수많은 몬스터들의 침략인 2차 그리고 황폐화된 대륙을 복구하는 인간들의 3차 영상과 다른 영상이.

물론 그때는 전부 스킵(skip)을 해서 빠르게 건너뛰었다.

2주간의 기한 때문에 한가히 인트로 영상을 볼 시간이 없었기에.

하지만 이번에는 스킵을 하지 않았다.

정식 오픈을 했기에 클로즈 베타처럼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이 훌쩍 넘었기에 여기서 몇 분 허비한다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도 없기에.

“흠.”

이 인트로 영상이 과연 그때와 이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아니, 이어 졌을 것이다.

마치 재건을 완료한 것 마냥 인간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였기에.

문화적 부흥기.

하지만 영상속 그 문화적 부흥기는 길지 않았다.

특별한 능력을 각성한 자들의 등장으로.

힘이 있으면 드러내고 뽐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인트로 영상에서도 그랬다.

그 반발의 의미가 억압과 탄압에 대한 반항의 표출일지라도.

곧 벌어지는 전투.

그리고 그 전투는 점차 능력을 각성한 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날수록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그러다 불길에 휩싸이며 끝.

“괜찮네. 잘 만들었어.”

처음으로 끝까지 본 영상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 어떤 영상보다 화려했고 웅장했기에.

그리고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에서 항상 보던 밀밭이 펼쳐졌다.

“이건 안 바뀌네.”

-사용자 홍주영님의 신체 인식, 홍체 인식, 뇌파 인식을 완료하였습니다.

-캐릭터 설정이 가능합니다.

곧 눈앞에 홀로그램처럼 모습을 드러낸 내 모습.

“음...”

약간 고민이 됐다.

왜냐하면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에서는 내 모습 그대로 캐릭터를 생성했다.

어차피 2주 뒤면 초기화가 되기에 꾸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물론 약간 손을 대도 나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

하지만 왠지 바꾸고 싶지 않았다.

게임 폐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상 몰입하기에는 지금의 내 모습이 가장 적합하기에.

“좋아. 그냥 기본! 어차피 기본으로 해도 날 알아볼 자들은 없으니까.”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제외하고는 항상 나 혼자 게임을 했었고 착용하는 아이템에 따라 외형이 변하기에 거리낌 없이 지금의 모습을 선택했다.

-캐릭터 아이디를 설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lumen(루멘).”

캐릭터 아이디를 묻는 질문에는 한 치의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lumen(루멘)은 내 분신과도 같은 아이디니까.

여전히 빛나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그게 아무리 현실이 아닌 게임 속의 세상일지라도.

-캐릭터 아이디가 ‘lumen’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이대로 진행하시겠습니까?

“어.”

캐릭터 생성과 이름까지 끝.

그래서 곧 있을 이동을 준비하며 눈을 감을 때 메시지가 연달아 더 울렸다.

-클로즈 베타 사용자입니다.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 기간 동안 최대 레벨 달성 기록이 존재합니다.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이 보상은 최대 레벨 달성자에게만 주어집니다.)

“오!”

물론 가끔씩 있다.

일명 특전이라는 이름으로 클로즈 베타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정식 오픈이 되면 소소한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예전에 했던 타 게임에서 경험하기도 했고.

그래서 입 밖으로 살짝 환호성을 내뱉었다.

왜냐하면 설명대로라면 만렙 달성자에게만 보상이 주어지는데 나는 1차, 2차, 3차 전부 만렙을 달성했기에.

물론 그래봤자 무척 소소한 보상이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메시지를 기다렸다.

[1차 클로즈 베타 최대 레벨 달성 유저입니다.

최대 레벨 달성에 따른 보너스로 한 가지 특성이 기본적으로 주어집니다.

단, 그 특성은 아래의 여러 요소들에 의해 획득한 등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1차 클로즈 베타 기간 죽인 몬스터(보스 몬스터 포함) 수 : SSS등급.

-1차 클로즈 베타 기간 죽인 유저 수 : F등급.

-1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보유한 아이템 등급 : S등급.

-1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보유한 골덴링 등급 : S등급.

-1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획득한 스킬 등급 : A등급.]

-lumen님의 1차 클로즈 베타 최종 등급은 S등급입니다.

특성 ‘아이스 맨’을 획득합니다.

“...그냥 소소하게 스탯 몇 개 올려주는 호칭이나 초보용으로 쓸 만한 아이템을 주는 것 아니었어?”

형평성 혹은 벨런스.

내가 볼 때 모든 게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위의 2가지 요소였다.

그래서 소소한 보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일반적이고.

하지만 눈앞에 뜬 메시지는 뭔가 굉장히 체계적이었다.

특히나 특성 ‘아이스 맨’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고.

그래서 곧바로 외쳤다.

“특성 확인. 아이스 맨.”

[특성 : 아이스 맨.

: 육체에 얼음의 정수가 깃든다.

-추위를 타지 않는다.

-상태이상 ‘동상’에 완벽한 면역을 갖는다.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 위력이 30% 증가한다.

-아이스 계열의 공격으로 상대방에게 상태이상 ‘동상’을 입힐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

-상대방의 아이스 계열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30% 감소하여 받는다.]

“.......”

이 게임의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를 직접 했다.

그것도 전부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로.

그렇기에 안다.

한두 개가 아닌 아이스 계열의 모든 스킬의 위력이 30% 증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인지를.

말 그대로 수많은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 중에서 나 혼자만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특출난 마법사라는 뜻이기에.

특히나 마지막의 마지막에 다다라 거의 동레벨, 동장비, 엇비슷한 스킬을 갖는다고 가정했을 때 30%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간격을 발생시킬 것이다.

감히 쫓을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30%라는 수치는 절대 가볍지 않으니까.

왜냐하면 내가 100의 강함을 가졌다면 30%는 30의 강함이 추가되겠지만 1000, 10000, 100000 혹은 그 이상의 강함을 가졌다면 30%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더욱이 아이스 계열의 모든 피해를 30% 적게 받는다는 것은 나로 하여금 천적이자 포식자로 만들 것이다.

같은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고양이 앞의 쥐 신세로 만듦으로써.

“...내가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를 전부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해서 그런 건가?”

콕 집어 ‘아이스 맨’이라는 특성을 받은 것은 그것 때문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씨익.

그래서 웃음이 나왔다.

왜냐하면 ‘Revival Legend’로 이름을 바꾼 지금도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메시지가 울렸다.

바로 2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달성에 대한 보상을 알리는 메시지가.

[2차 클로즈 베타 최대 레벨 달성 유저입니다.

최대 레벨 달성에 따른 보너스로 한 가지 특성이 기본적으로 주어집니다.

단, 그 특성은 아래의 여러 요소들에 의해 획득한 등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2차 클로즈 베타 기간 죽인 몬스터(보스 몬스터 포함) 수 : SSS등급.

-2차 클로즈 베타 기간 죽인 유저 수 : F등급.

-2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보유한 아이템 등급 : S등급.

-2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보유한 골덴링 등급 : SS등급.

-2차 클로즈 베타 종료시 획득한 스킬 등급 : A등급.]

-lumen님의 2차 클로즈 베타 최종 등급은 S등급입니다.

특성 ‘동반 성장’을 획득합니다.

“특성 확인. 동반 성장.”

이미 한번 경험을 했기에 재빠르게 동반 성장의 특성 확인을 외쳤다.

[특성 : 동반 성장.

: 함께 성장한다.

-힘, 민첩, 체력, 지력, 정신력 중에서 모체가 될 하나의 스탯을 선택한다.

그 후 그 모체와 함께 동반 성장할 2개의 스탯을 정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동반 성장할 스탯은 모체와 100% 수치로 똑같이 성장한다.

두 번째로 동반 성장할 스탯은 모체의 50% 수치로 성장한다.

ex) 모체를 힘으로 선택하고 첫 번째 동반 성장 스탯을 체력, 두 번째 동반 성장 스탯을 민첩으로 설정시 힘에 100개의 스탯포인트를 투자하면 자동으로 첫 번째 동반 성장 스탯인 체력은 100개, 두 번째 동반 성장 스탯인 민첩은 50개의 스탯포인트가 증가한다.

단, 모체에 동반 성장으로 귀속된 2개의 스탯은 모체의 최대치를 넘지 못한다.

-모체에 동반 성장으로 귀속된 2개의 스탯은 스킬, 아이템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동반 성장의 모체가 될 스탯과 거기에 동반 성장할 2개의 스탯포인트를 정하지 않을시 경험치 획득이 되지 않습니다.

-최초로 한번 설정한 스탯은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

1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보상으로 ‘아이스 맨’이라는 특성을 받을 때도 굉장히 놀랐다.

아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클로즈 베타를 참여한 물론 그냥 참여만 한 것이 아니라 만렙을 달성해야만 주는 보상이라지만 과해도 너무 과했기에.

그런데 2차 클로즈 베타의 보상은 그런 과하다는 나의 생각을 저 멀리 날려버렸다.

더 과한 보상을 안겨줌으로써.

“그나저나 이래도 되나?”

찬찬히 다시 한 번 ‘동반 성장’이라는 특성을 살펴보면서 나지막하게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동반 성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특성인지는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알만큼 어마어마했기에.

왜냐하면 간단히 말해서 100개의 스탯포인트가 250개가 된다.

추가적으로 무려 150%를 더 얻는 상황.

그리고 당연히 100개가 아니라 1000개, 10000개의 스탯포인트라면 그 증가폭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테고.

하지만 곧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아직 더 남았으니까.

나도 종료되기 고작 1시간 전에 겨우 만렙을 달성할 정도로 어려웠던 3차 클로즈 베타의 만렙 보상이.

< 3가지 보상 그리고 (1).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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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가지 보상 그리고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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