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1차 클로즈 베타 (2).
툭. 툭.
발을 들어 땅을 강하게 내려찍고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했다.
“음. 2세대 보급형 접속기라 걱정했는데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
발로 땅을 내딛을 때마다 전해지는 감각과 손을 쥐락펴락할 때 느껴지는 감각이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물론 3세대 접속기 그것도 고급에 비하면 약간의 이질감은 있지만.
“좋아. 그럼 가볼까나!”
어제 다운로드를 하는 와중에 ‘Forgotten Legend’ 홈페이지에서 대충이나마 정보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1차 클로즈베타에서 할 직업 비슷한 것을 정했다.
아니, 딱히 ‘Forgotten Legend’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롤플레잉 게임에서 내가 선택하는 직업군은 하나다.
바로 원거리 전투가 가능한 직업 혹은 그런 스킬로 중무장한 캐릭터.
왜냐하면 나 스스로 최고의 공격은 선수필승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이 가급적 선빵으로 날릴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있는.
그렇기에 대체적으로 원소계열 마법사 위주로 플레이를 했다.
물론 그만큼 몸빵이 약한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상관없었다.
일부러 강력한 몬스터나 적을 상대로 스릴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상태창 확인.”
우선 상태창부터 열었다.
[이름 : lumen
레벨 : 0
칭호 : 없음.
생명력 : 100/100 마나 : 100/100
힘 : 10 민첩 : 10 체력 10
정신력 : 10 지력 : 10
잔여 스탯포인트 : 0
잔여 스킬포인트 : 0
특성 : 없음.]
“엇비슷하네.”
Forgotten Legend의 상태창은 내가 그동안 했었던 여타 다른 mmorpg 게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이 방식은 현실과 달리 명확하게 내 능력이 수치로 표현이 됐으니까.
힘이나 민첩, 체력 등이.
그리고 그 수치들이 증가하면 증가한 만큼 명확하게 나도 강해질 테고.
“인벤토리 오픈.”
얼추 상태창 확인을 끝냈기에 곧장 인벤토리부터 열었다.
[-초보자용 가벼운 몽둥이.
-푸석푸석한 빵 50개.
-음료수 50개.
-1,000골덴링.]
고작 4개만 들어있는 인벤토리.
더욱이 어느 정도 가치를 지녔는지 모를 1,000골덴링이라는 돈.
하지만 전부 무시하고 몽둥이라 칭하기에는 너무 얇은 그래서 오히려 막대기로 보이는 초보자용 몽둥이를 꺼내들었다.
“아이템 확인.”
[초보자용 가벼운 몽둥이 (일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벼운 몽둥이다.
-물리공격력 3 증가.
-내구력 : 50/50]
“이걸로 5렙은 올리라는 거지. 그 다음에 원하는 스킬을 배워서 성장을 하고.”
접속하기 전에 대충 Forgotten Legend 홈페이지에서 훑어본 내용이기에 곧바로 몽둥이를 한 손에 움켜들고 움직였다.
허수아비가 있는 수련장으로.
숭! 숭! 숭!
그리고 내가 움직일 찰나에 내 주변으로 나와 같은 클로즈 베타에 참가하는 유저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상관없이 마을 지도를 켜서 빠르게 움직였다.
캉. 캉. 캉.
허수아비를 향해 연신 초보자용 몽둥이를 휘둘렀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빨간점이 생기는 곳을 향해.
그리고 그 빨간점이 생기는 곳을 향해 공격이 성공할수록 더 빠르게 빨간점이 생겼다 사라졌다.
그러다 결국 빨간점을 놓치게 됐고.
[7연타 성공하였습니다.
-추가적인 경험치가 제공됩니다.]
현재 내 수준에 가능한 연타는 대략 7~8회.
그리고 그런 연타를 몇 번 성공하자 메시지가 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5레벨을 달성하였습니다.
-허수아비 공격으로 획득 가능한 경험치가 대폭 하락합니다.]
[5레벨 달성으로 인하여 스킬 습득이 가능합니다.
-최초 스킬포인트 3개가 제공됩니다.]
5레벨 달성 후에 울리는 메시지.
그 메시지에 허수아비를 향한 몽둥이 공격을 멈췄다.
원래 목표가 5레벨 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느새 나처럼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다른 유저들 사이를 빠져나와 스킬을 배우기 위해 움직였다.
‘그나저나 상태창에 직업칸이 없는 만큼 제한이 없다는 거지.’
대체적으로 여타 다른 mmorpg 게임에는 시작부터 직업이라는 것이 있다.
가령 전사, 암살자, 궁수, 마법사, 정령술사 등등이.
그래서 그 직업에 맞는 특성과 스킬 그리고 사용 가능한 아이템 등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하지만 ‘Forgotten Legend’는 그게 없었다.
스탯포인트를 어디에다 찍고 어떤 스킬을 습득하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정해졌다.
그래서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캐릭터의 육성이 가능하고 충분히 하이브리드형 캐릭터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었다.
물론 그 설명에 ‘잡종 캐릭터의 끝은 삭제다.’라는 압도적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 달렸지만.
그리고 나도 얼추 그 댓글에 동의를 한다.
그간 게임을 즐긴 짬밥이 하루 이틀은 아니기에.
특히나 시너지 효과라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한 분야에 특출난 인원이 모이는 것이 더 효과가 크고.
하지만 주구장창 솔로잉만 하는 나.
그래서 오히려 ‘Forgotten Legend’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부족한 것을 하나씩 습득할 생각에.
그러다 이도저도 아닌 잡종 캐릭터가 된다 해도.
물론 그럼에도 기본이 될 전투 스타일은 있다.
바로 강력한 한방이 있는 원소계열 마법사.
그래서 그 전에 다른 게임에서는 주로 파이어 혹은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사를 플레이했다.
그러다 접한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
마음에 쏙 들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추가 피해 동상 때문에.
물론 추가 피해 동상이 없는 게임도 있었지만 있는 게임들에는 대체적으로 동상에 이동속도 감소라는 디버프가 붙었다.
원거리에서 공격을 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효율을 자랑할 수밖에 없는 디버프.
그래서 이후부터는 쭉 아이스 계열의 마법사를 선택했다.
대미지는 확실히 파이어나 라이트닝 계열에 비해 부족하지만 그것을 상쇄할 정도의 능력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도 할 생각이다.
이미 적중한 상대방에게 확률적으로 이동 속도 감소 디버프를 주는 동상이라는 것을 확인했기에.
곧 허수아비 수련장을 빠져 나와 마을 중앙에 있는 거대한 탑에 다가섰다.
‘여기서 스킬 습득이 가능하다 이거지?’
그렇게 탑에 직접적으로 손을 대지 않았음에도 가까이 다가서자마자 메시지가 울렸다.
[잊힌 영웅들의 능력이 기록된 탑입니다.
-본인의 능력에 따른 습득 제한이 존재합니다.]
“아이스 계열 마법 검색.”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스킬들을 일일이 확인할 생각은 없기에 곧장 검색 기능을 사용했다.
그러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현재 습득 가능한 아이스 계열 마법이 존재합니다.]
-1레벨 아이스 볼.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100골덴링.)
: 10미터 내의 적에게 주먹만 한 얼음 덩어리를 날린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한다.
: 차후 2레벨, 3레벨 아이스 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1레벨 아이스 볼트.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100골덴링.)
: 10미터 내의 적에게 약간의 관통력이 있는 얼음 볼트를 날린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한다.
: 차후 2레벨, 3레벨 아이스 볼트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1레벨 아이스 쉴드.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100골덴링.)
: 사용자 정면에 얇은 얼음 방패를 세운다.
: 지력과 정신력의 수치에 따라 얼음 방패의 두께가 증가한다.
: 차후 3레벨, 5레벨, 7레벨 아이스 쉴드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1레벨 아이스 웨폰.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100골덴링.)
: 사용하는 무기에 차가운 얼음을 씌워 타격시 상대방에게 추가 피해를 입힌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씌워지는 얼음에 의한 추가 피해가 증가한다.
: 차후 2레벨, 3레벨 아이스 웨폰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미약한 동상 발생. (패시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500골덴링.)
: 모든 아이스 계열의 마법을 상대방에게 적중시키면 일정 확률로 미약한 동상을 발생시킨다.
: 레벨과 경험치가 쌓이면 쓸만한 동상 발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각 스킬의 상세 설명을 확인하려면 스킬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대충 간략하게 설명과 함께 나열된 5개의 스킬들.
물론 초라했다.
이미 다른 게임에서 아이스 스톰이나 블리자드 같은 것을 경험했기에 더욱더.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초보 중의 초보이고 고작 5레벨이니까.
“1레벨 아이스 볼, 1레벨 아이스 볼트, 1레벨 미약한 동상 피해 발생 습득.”
5레벨을 달성하고 받은 3개의 스킬포인트.
그래서 공격용인 1레벨 아이스 볼과 1레벨 아이스 볼트 그리고 그것들을 뒷받침할 미약한 동상 피해 발생을 선택했다.
원거리에서 공격만 할 생각이기에 아이스 쉴드나 아이스 웨폰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1레벨 아이스 볼, 1레벨 아이스 볼트, 미약한 동상 피해 발생을 선택하였습니다.
-총 3개의 스킬포인트와 700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3개의 스킬을 습득하시겠습니까?]
“습득한다.”
곧 1레벨 아이스 볼과 1레벨 아이스 볼트, 미약한 동상 추가 피해를 습득했다는 메시지가 울렸다.
그리고 그 메시지에 곧바로 탑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곧바로 시연을 해보기 위해서.
성문 밖.
“확실히 초보 지역이니까 이게 당연하지.”
성문 밖에는 저레벨 몬스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오크들과 고블린 등이 자리했다.
물론 몬스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파이어 볼.”
“파워 샷!”
“방패 밀치기.”
성문 밖에는 나보다 먼저 사냥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저마다 시연회를 하듯 스킬을 남발하며.
그 모습에 나도 곧장 지근거리의 오크들에게 달려들었다.
“아이스 볼.”
그리고 정확히 아이스 볼이 닿을 거리까지만 이동해 오크를 향해 얼을 덩어리를 날렸다.
쾅!
“꾸엑.”
갓 게임에 접한 초보를 위한 몬스터답게 멍하니 있다 머리통, 그것도 뒤통수에 그대로 얼음덩어리를 맞은 오크.
그리고 오크는 그 한방에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
물론 그냥 죽지는 않았다.
[경험치 450을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다는 메시지.
거기에 오크가 사라진 자리에는 금색의 골덴링이 떨어져있었다.
“흐흐.”
물론 단순한 사냥.
더욱이 아주 낮은 레벨의 몬스터.
하지만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강해지는 방법이 아주 명확했으니까.
아무리 공부를 한다 해도 공염불에 그치는 현실과 달리.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오크가 죽으며 드랍한 1골덴링을 집어 들고 다시 다른 오크와 고블린을 향해 아이스 볼과 아이스 볼트를 번갈아 사용하며 사냥에 몰두했다.
< 1차 클로즈 베타 (2). > 끝
ⓒ bass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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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클로즈 베타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