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네크로맨서-207화 (207/244)

# 207

69) 세계수 진영의 진격 - 1

침공이 시작된 직후 ‘투쟁 랭킹’이 공개되었으며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중이었다.

“자, 저희가 현 시간 기준으로 투쟁 랭킹을 가져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안 기자는 일부 플레이어의 눈에만 보이는 ‘투쟁 랭킹’을 도표로 만들어서 스크린에 띄웠다.

“크······ 역시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놀라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1페이지에 전체가 한국 서버의 플레이어로 채워졌습니다!”

[투쟁 랭킹]

1) kor-157 : 14,880점

2) 한강석 : 13,560점

3) kor-339 : 10,900점

4) 영등포검사 : 8,500점

5) 최강돚거 : 7,440점

“5명 전원이 한국 서버 출신입니다! 한국 서버 랭킹으로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겠어요.”

“또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건 세계수 진영 소속이 무려 4명이나 랭크되어 있다는 것 아닐까요?”

조수의 말에 안 기자는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거의 모든 서버가 절대 종족의 침공에 고전하며 간신히 점수를 획득해나가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점수를 채우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중요했다.

반면 한국 서버는 아시아 전체를 들쑤시고 다니며 절대 종족을 사냥, 아니 학살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전부 익숙한 닉네임입니다. 영웅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활약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가장 많은 적을 쓰러뜨린 건 ’버그 헌터’같은 마법 공학 무기였다.

다만, 그렇게 적진을 한바탕 들쑤셔놓으면 영웅들이 맹활약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기에, 상당한 점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점수를 긁어모으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외에도 다음 페이지의 상위권, 그리고 하위권 할 것 없이 전부 세계수 진영의 이름으로 가득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랭킹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다수가 한글 닉네임, 즉 세계수 진영의 플레이어로 채워진 상태였다.

“안 기자님, 이렇게 되면 끝났을때, 세계수 진영이 또 한 번 몇 배나 성장하게 되겠습니다?”

“맞습니다. 어쩌면 통제 기구를 넘어서 월드를 아우르는 제국이 탄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와, 제국이라니······.”

제국, 함부로 꺼낼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단어였다.

그때, 스크린이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더니 다시금 전장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아, 벌써 방콕 전장은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로써 11개 전장을 격파하고······ 이제 12번째 전장인 미얀마 네피도 전장으로 향할 것 같습니다.”

세계수 진영은 전장 격파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병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장을 격파할 때마다 해당 서버의 플레이어를 구출하여 합류시키니 화력이 상승할 수밖에요! 엄청납니다!”

각기 다른 서버의 각양각색의 플레이어 부대, 그들 모두가 네크로맨서를 따르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전장에 있는 천사나 악마의 숫자보다 플레이어가 더 많아 보일 지경이었다.

“세계수 진영의 진격은 결코 멈춰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대로 월드 전체를 구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조수가 한 마디 덧붙였다.

“마치······ 불도저 같습니다.”

안 기자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도저라, 확실히 불도저처럼 죄다 밀어버리면서 나아가네요.”

한국산 불도저가 가속도를 높였다.

* * *

인도 2서 버 의 전장은 뭄바이였다.

“하늘의 문이 열렸다!”

인도 최대 규모의 도시였으며 발리우드의 도시였던 뭄바이, 그곳은 게임이 시작된 이후 급격한 지형 변화가 있었다.

“전원, 하늘을 향해 경배하라!”

도시 한쪽을 차지하던 빈민촌을 깡그리 밀어버리고 그 광활한 땅을 죄다 대리석으로 포장하여 거대한 ‘제단’을 설치한 것이었다.

그 위에 수만 명의 플레이어가 운집해 있었는데, 죄다 바닥에 엎드린 채 중심에 솟아오른 제단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중이었다.

“신의 사자들께서 우리를 위해 강림하신다! 그들을 맞이하라!”

그런 고함과 함께, 어디선가 나팔 소리를 필두로 각종 악기가 연주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황금색 갑옷을 입은 남자가 일어섰다. 그리고 제단 중심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아, 신들의 사자시여······ 오랜 종들이 기다리고 있었나이다!”

그들이 환영하고 있는 건 천사 종족이었다.

「기특한 족속들이로구나.」

그런데 다른 곳과 달리, 이곳에 등장한 천사들은 공격적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고 아주 천천히, 고고하게 내려오는 중이었다.

고오오-

정말로 천사에서 신적인 존재가 강림하는 것 같았다만, 그 생김새는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이 땅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앙을 평정하고 신들의 구원을 받기 위하여 그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나이다!”

이런 장면으로 알 수 있듯, 이곳 뭄바이는 전원이 ‘복종’을 선택한 곳이었다

게임 시작되기 전, 뭄바이는 세계 최대의 인구 밀도를 자랑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그건 최악의 재앙이었는데, 무법천지 속, 몬스터의 공격보다 플레이어 간의 갈등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지옥 속에서 이 황금 갑옷을 입은 기사 일명 ‘수니 카’라는 플레이어가 ‘천사 진영’의 힘을 빌려 뭄바이를 통일했다.

「그래, 그 공을 높이 사, 너희를 우리의 칼과 방패로 여기겠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이 있기에 이들은 세계수 진영의 약진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천사 진영을 고수했던 이들 중 하나였다.

심지어 대다수가 천사 종족이 진짜로 신의 사자라고 여기는 중이기도 했다.

“그 어떤 칼보다 날카로운 칼이 되고, 그 어떤 방패보다 단단한 방패가 되겠나이다! 어지러운 세계를 정화할 힘을 내려주소서!”

이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제단의 가장 높은 곳, 수니 카의 앞에 내려앉았다.

쿵—

그건 일반적인 천사보다 거대한 몸을 가진 존재 ’천사 군단장’으로, ’보스 몬스터’급의 천사였다.

수니 카는 그 모습을 힐끔 올려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기괴하기 짝이 없는 건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인도 신화 속 신들의 모습 역시 영험하면서도 기괴하게 표현되기에 어느 정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제 너희는 우리를 따라서 다른 서버를 공격할 것이다. 믿지 않는 자들, 다른 불경한 것을 믿는 자들을 모두 처리할 것이다.」

“그렇게 하겠나이다!”

그때였다. 누군가 감히 제단 위로 급하기 달려와, 수니 카의 등 뒤에 엎드렸다. 그리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장군 긴히 드릴 말씀이······.”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수니 카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조용히 대답했다.

“무슨일이냐? 이따 보고해라.”

“장군, 아주 심각한 일입니다.”

수니 카는 결국 고개를 슬쩍 돌렸다. 그의 눈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는데, 별일 아니면 목을 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부하는 굴하지 않고 보고를 이어 나갔다.

“곧 불도저가 들이닥칠 겁니다.”

“뭐? 불도저?”

수니 카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그러자 부하는 정정하듯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계수 진영입니다. 정확히는 세계수 진영과 그에 합세한 수십 개 서버의 플레이어들입니다. 월드 전체가 지금, 그들의 움직임을 ‘불도저’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니 카는 그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우리의 종복이여, 문제가 있나?」

천사 군단장이 그렇게 물으며 한 걸음 다가왔고 수니 카는 고개를 푹 숙이며 벌벌 떨었다.

“별다른 일이 아닙니다! 불신자들이 기행을 벌이며 소란을 일으키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한편으로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분들은 세계수 진영이 다른 서버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건가?’

부하가 전해 온 소식이 사실이라면, 천사 종족 역시 어떤 대비를 하려고 해야 정상이었다.

설마 어떤 연락 체계가 없는 걸까? 그럴 리가 없었다. 이들은 초월적인 존재이지 않던가?

“저, 신의 사자이시여······.”

「말해라.」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허튼 망상에 사로잡힌 불신자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을 벌하실 예정입니까?”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나아가서 모든 세계를 발아래 두고 다스릴 것이다.」

수니 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맥락이 이상했다. 정확한 대답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오류가 난 것처럼······.

“예? 그,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린 이유는······.”

수니 카는 그렇게 재차 물으면서도 혹시 다시 묻는 걸 천사 군단장이 언짢아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사는 눈이 없지만, 본능처럼 그의 눈치를 보기 위해 고개를 슬며시 드는 순간······.

구우우우—

어디선가 검은 연기가 날아와 천사 군단장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천사 군단장의 거대한 몸은 그 검은 회오리에 휘말려 제단 위에 내리꽂혔다.

쿠— 웅—

“뭐, 뭐야!”

수니 카는 당황하여 뒷걸음질 쳤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신의 사자라?”

연기가 사라지자, 암녹색 로브를 입은 사내가 천사 군단장의 머리를 밟고 서 있었으며, 바닥에서 수많은 손이 올라와 천사 군단장을 옭아맸다.

「큭, 네놈은 누구냐?」

천사 군단장은 팔에 구속된 채 물었다. 그러나 대답보다 먼저, 흑색 낫이 휘둘러졌다.

퍼一석一

군단장의 머리가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쩌저저저一

머리를 치는 동시에 제단의 바닥을 긁고 지나간 듯했는데, 그 충격에 제단이 반으로 갈라지며 바닥이 기울어졌다. 엄청난 힘이었다.

「감히, 이 성스러운 몸을······.」

그런데 천사 군단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리고 네크로맨서 역시 그걸 알고 있었다. 어디선가 반투명한 귀신들이 날아들었다.

푹! 푹! 푹! 푹! 푹!

그것들은 득달같이 하강하며 천사 군단장의 온몸에 칼과 창을 내리꽂았다.

「끄어어어······.」

역시 보스 몬스터인 만큼 쉽게 죽지 않았지만, 이 정도로 치명적인 공격을 사정없이 퍼부어댔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

“너는······ 네, 네크로맨서!”

수니 카는 알아봤다.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수 진영의 우두머리인 네크로맨서가 분명했다.

하지만 성우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저 천사 군단장의 머리를 밟고 선 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히이이이!

어느새 어디선가 쇄도해온 ‘특별공격대’가 하늘에 떠 있는 천사 무리를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대리석 조각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역시나······.”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등장과 동시에 보스를 잡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천사들이 어딘가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는데, 이처럼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 보스가 머리나 다름없군.’

천사 종족은 분명 지성이 있게 설정 되었지만, 겉보기와 다르게 다수의 개체를 지배하는 하나의 정신 즉 ‘하이브 마인드(Hive Mind)’ 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듯했다.

여전히 하늘의 구멍에서 천사들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살충제를 뒤집어 쓴 벌레 떼처럼 어딘가 맛이 간 것처럼 보였다.

‘보스부터 처리하길 잘 했군.’

물론 전면전을 펼쳤어도 승리했겠지만, 시간 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성우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 엎드려 있는 황금 기사, 수니 카를 바라보았다.

“기도는 다 끝났나?”

“······.”

“아니라면, 이제 그만해도 돼. 기도를 들어줄 놈은······.”

그는 밟고 있던 천사 군단장의 머리를 수니 카를 향해 굴렸다.

수니 카는 제 발 근처까지 굴러온 그 끔찍한 것들 내려다보았다.

“······내가 이렇게 만들었거든.”

우우우우—

엔진 소리와 함께 거대한 그림자가 몰려왔다. 천사들이 떨어져 텅 빈 하늘을 거대한 비행선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콰—앙! 콰—앙! 콰—앙!

비행선들은 파란색 포탈을 향해 포격을 퍼부으며 나아갔는데, 평소와 다르게 아주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내 거의 포탈 안으로 비집고 들어 갈 정도로 가까워졌다. 다소 위험한 기동처럼 보였지만, 그것도 작전의 일환이었다.

“지금부터 가두리 양식 작전을 시작한다!”

메신저호, 인호의 명령에, 히포그리프들이 움직였다. 녀석들은 비행선 사이를 오고 가며, 비행선을 긴 밧줄로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물?”

그런 밧줄이 수백 개가 연결되자 촘촘하게 짜인 거대한 그물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세계수의 넝쿨 총 155개, 연결 완료 됐습니다!”

그 밧줄의 소재는 ‘세계수의 넝쿨’이었다.

“좋아, 폐쇄!”

비행선들이 그대로 수직으로 상승하자, 세계수의 넝쿨로 만들어진 그물이 파란색 포탈 표면을 그대로 덮어, 막아 버렸다.

“성공입니다! 놈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사들이 포탈 밖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질기디질긴 세계수의 넝쿨을 쉽게 끊을수는 없었다.

“당장 폭탄 투입해!”

빠져나오지 못하게 구멍을 막아 버린 뒤, 그 안에 폭탄을 집어넣는 식이었다.

이처럼, 절대 종족과의 전투를 거듭 할수록 공략 방법 역시 진화하는 중이었다.

역시나 압도적인 전투였다.

“······저것들이 신의 사자라고?”

성우가 피식 웃었다.

“우리가 오는 것도 모르고 있던 놈들이? 역시, 게임 시나리오상 필요한 일개 몬스터에 불과해.”

네크로맨서는 그렇게 말하며 수니 카에게 다가와, 그의 앞까지 굴러 왔던 천사 군단장의 머리를 발로 밟아 으스러뜨렸다.

이 모든 장면을 바라보며, 수니 카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모, 몬스터라니?”

천사 종족의 힘을 빌려서 살아남고 성장해온 그였기에 그들의 힘을 맹신해 온 게 사실이었다.

“이, 이들은 분명······ 이 시련을 끝낼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신들의 권속이 아닌가? 너, 너희가 크게 실수하고······.“

하지만 수니 카는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네크로맨서가 경멸 가득한, 더불어 살기가 담긴 눈빛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같이 멍청한 것들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악화시키는 법이야.”

성우는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그런 멍청한 머리가 사라져야지 몸뚱이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아. 이 벌레 같은 천사들처럼······.“

촤—악

성우는 두 번째 머리를 베었다. 천사들을 지휘하는 머리와 플레이어들을 세뇌하는 머리, 두 개의 곯은 부위를 전부 제거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포탈 쪽의 천사 정리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 축하합니다! 인도 2서버 ’뭄바이 전장(도시)’을 방어 성공했습니다.

*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투쟁’ 선택자에게 100포인트가 주어집니다.

벌써 20번째 보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뒤이어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 총 20개의 서버를 수호하여 ‘히든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히든 이벤트?”

성우는 메시지를 본 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후우우우—

하늘에 뚫려 있던 파란색 포탈이 어딘가 이상했다. 거칠게 소용돌이치며 바람을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뭔가 벌어진다.’

이내 그 포탈을 중심으로, 그 점을 중심으로, 하늘이 반으로 갈라졌다.

“젠장, 저게 뭐야!”

누군가 고함을 토했다.

그만큼 끔찍한 일이 분명했다. 마치 머리 위에서 바다가 갈라지는 것만 같았다.

- 히든 스테이지 ‘천사의 전당’에 입장할수 있습니다.

‘천사들이 사는 차원인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전용 퀘스트]

- 이름 : 수호자의 반격-1

- 유형 : 목표 파괴

- 목표 : ‘천사의 전당’ 파괴

- 보상 : 신격(神格) 상승, 특별 각성(차원 포식자) 퀘스트 부여

당신은 한 세계의 ‘수호자’로서, 마침내 침략자들의 세계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했다.

그곳으로 진입하여 세계의 중심축인 ‘월드 시드’를 제거한다면 침략자들의 세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어떤 ‘특별한 권한’을 얻을지도 모른다.

* 천사의 전당 파괴 시, 월드에 열려 있는 ‘천사 종족’의 포탈이 전부 폐쇄됩니다.

‘수호자’란 이 세계를 지키는 자였다.

그리고 이 세계를 지키는 최후의 방법은······ 결국 위협이 되는 원인, 공격을 해오는 자들의 세계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특별 각성, 차원 포식자?”

그 단어, 들은 적 있었다. 월드 이터를 마주했을 때,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호칭이었다.

“그럼, 월드 이터가 될 수 있다고?”

월드 이터, 세계를 먹는 자······ 하지만 그를 직접 찾아가 본 것은 무자비한 침략자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그들 역시 한 세계의 플레이어였으며, 자신의 세계를 살리기 위해 다른 세계를 잡아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기구한 운명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성우는 본 드래곤에 올라탔다.

“······그 힘은 필요해.”

본 드래곤이 갈라진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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