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
50) 5000일의 끝, 자격 증명 - 1
쩌一저一저一
대산맥의 왕, 그가 휘두른 도끼가 거대한 눈알에 적중했다. 정확히는 그 눈알이 두르고 있던 보호막에 박혔다. 회색의 보호막 위로 균열이 번져나갔다.
“남의 동네에 눈깔이나 막 집어넣고······ 이 관음증 환자 같으니라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도끼를 재차 휘둘렀다.
쩡一
마치 얇은 플라스틱이 구겨지듯, 보호막이 일그러졌다.
“썩 물러가라!”
쩡—
기어코 보호막이 깨졌다.
꾹! 꾹! 꾹!
월드 이터는 당황하며 장막 속으로 반쯤 몸을 숨겼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 박사를 구겨버렸던 힘을 발휘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때, 대산맥의 왕이 왼손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바닥에서 푸른 빛이 쏘아졌다.
우우우우!
그 빛은 월드 이터를 밀어내, 검은 장막 안으로 강제로 집어넣어 버렸다.
- ‘세계의 힘’이 ‘외부 차원의 존재’를 차원 밖으로 밀어냅니다.
웅—
그러자 장막을 구성하고 있던 검은 일렁임이 증발하듯 사라졌다. 정체불명의 힘으로 월드 이터를 추방해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카악! 카악! 카악!
월드 이터가 물러간 것과 별개로 여전히 십여 개의 ‘마굴의 문’은 가동 중이었다.
그리고 개미굴에서 병정개미가 쏟아져 나오듯, 엄청난 숫자의 마물이 꾸역 꾸역 기어 나오는 중이었다.
덜그럭! 덜그럭!
대산맥의 왕이 월드 이터와 맞서는 사이에 언데드 군단이 도착했다. 성우는 곧장, 전 병력을 마물들과 격돌시켰다. 정면 돌파였다.
- ‘외부 차원의 존재(하급 마물)’을 사냥하여 500,000골드를 얻었습니다.
- ‘외부 차원의 존재(하급 마물)’을 사냥하여 500,000골드를 얻었습니다.
‘더 많이 나오기 전에 입구 앞을 차지해야 한다. 혹여나 수문장 같은 게 떼거리로 등장하면 남은 시간 안에 사냥할 수 없다.’
마굴의 문은 ‘웨이브’가 존재했는데, 단계가 올라갈수록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했다. 특히나 마지막에 나오는 ‘마굴의 문 수문장’ 같은 경우는 정말 압도적인 존재였다.
물론, 성우는 대만 전투 때보다 훨씬 강해진 상태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끔찍한 놈이 십여 마리가 기어 나온다면 이길 가능성이 희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지원군이 도착했다.
“선배! 우리도 왔어요!”
성우가 고개를 돌리니 한 골목에서 한호와 지수 그리고 두 마리의 호걸이 달려 나왔다.
“······뭐야, 그 이상한 투구는?”
“이, 이상하다뇨! 패션을 영 모르시네!”
한호는 큼직한 철제 투구를 텅텅 두드리며 소리쳤다.
“투구는 전사의 상징 아닙니까?”
“네가 왜 전사야? 넌 도적이잖아?”
하지만 일행은 그 논란을 뒤로하고 전투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한호 씨,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고 뒤로 빠지는 걸 처리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한테는 투구가 있으니까요!”
“헛소리 마시고요! 정면은 제가 맡을게요!”
지수는 대만 전투 당시에도 마물을 사냥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맞섰다.
아니, 이제는 마물 한 마리쯤이야 너무나 쉽게 조각내어 버렸다. 심지어 두세 마리가 동시에 덤벼들더라도 문제없을 정도였다.
촤악!
지수가 휘두른 칼에 마물 두 마리의 머리가 동시에 떨어졌다.
의외는 한호였다.
“으아아아! 덤벼! 덤비라고!”
아무리 낙수 효과로 성장해왔다고 한들 마물을 상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푹! 푹! 푹! 푹! 푹! 푹!
엄청나게 두꺼운 보호막을 두르고는 막무가내로 들러붙어서 6개의 단검을 마구잡이로 쑤셔 넣어버리니, 제아무리 압도적인 완력과 속도를 가진 적일지라도 정상적인 승부가 성사되지 않았다.
컥! 컥! 컥!
마물의 복부가 벌집처럼 변해버렸다.
철퍽一
한호의 발 앞에 첫 번째 마물이 쓰러졌다.
“오, 오십만 골드? 대박!”
한호는 마물의 사체를 내 려다보며 영역 다툼에서 승리한 길고양이처럼 오만하게 포효했다.
“으하하! 어떠냐! 이제는 탱킹까지 가능한 성스러운 아수라 도적이시다! 전부 덤벼라!”
한편, 호걸들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대산맥의 왕이 끼고 다니는 심복인 만큼, 평범한 몬스터에 비견될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
쾅!
둘 다 거대한 망치를 다뤘는데,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목표물의 머리통이 수박처럼 으스러졌다.
심지어 그렇게 난투를 벌이면서도, 눈앞의 적이 아니라, 등에 짊어진 감자 소쿠리의 안전에 모든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감자 조심해! 형님 난리 나!”
“알아 인마! 나도 신경 쓰는 중이다!”
또한, 사방에서 돋아난 ‘뿌리 다발’들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마물들 위로 사정없이 낙하했다.
콰—앙!
그럴 때마다 마치 벌레 떼를 잡는 것처럼 십여 마리가 한 번에 짓이겨졌다.
“어서 길을 뚫어라!”
대산맥의 왕은 뿌리 다발을 휘둘러 마굴의 문 주변을 청소했다. 그렇게 길이 열리자, 마굴의 문을 향해 도약했다.
“버티기만 하면 승산이 없다! 문을 닫아야 해!”
그는 그렇게 외치더니, 포탈을 향해 무언가를 집어 던졌다.
쉭!
그건 얇은 나뭇가지였는데, 보라색 포탈의 정중앙에 명중했다. 그러자 포탈이 얇은 비닐처럼 구겨지며 형체를 잃기 시작했다.
- ‘세계의 힘’이 ‘마굴의 문’을 강제 폐쇄합니다.
그리고 이내 하나의 점으로 응축되어 사라져버렸다. 포탈을 붕괴시켜 버린 것이었다.
“자, 이거 받으시게!”
대산맥의 왕은 그 나뭇가지 몇 개를 성우에게 건넸다.
“산의 정기가 담긴 나뭇가지라네! ‘수호자’ 칭호를 가진 이가 이걸 사용하면 세계의 균열을 닫을 수 있지! 쉽게 말해, 이 세계의 진한 힘이 외부 세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걸세!”
“······당신 정체가 뭐야?”
성우는 의아할 따름이었다. 범상치 않은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월드 이터를 쫓아낸 것도 모자라 마굴의 문을 닫는 방법까지 알고 있다니?
이는 분명 다른 ‘왕’ 칭호를 받은 존재는 물론이 거 니와, ‘황제’라고 불렸던 샐러맨더와도 사뭇 달라 보였다.
“그건 일단 우리 동네 대문부터 단단히 걸어 잠근 뒤에 마주 앉아 논해도 늦지 않지 않겠나?”
그의 말이 맞았다. 성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굴의 문을 향해 돌아섰다.
“이따 얘기 좀 해.”
“얼마든지!”
* * *
마굴의 문을 모두 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마물의 공격을 뚫고 들어가, 마굴의 문 안으로 나뭇가지를 집어 던지면 그만이었으니 말이다.
평양 시내는 어느덧 고요를 찾았다.
“모두 수고하셨소. 아주 손발이 척척 맞는 게 대서사시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지 않았소?”
대산맥의 왕은 큼직한 콘크리트 잔해 위에 걸터앉아 삶은 감자의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음, 역시 아주 잘 익었군. 여기, 살짝 탄 부분이 특히나 별미요.”
그는 감자를 크게 한 입 베어 물고는 성우를 바라보았다.
“자, 이제 궁금한 점을 풀어드려야지?“
“상황이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나?”
그는 감자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음, 나는 얼마 전, 산의 주인, 대산맥의 왕의 칭호를 받은 직후에 ‘산의 정기’를 통하여 이 땅을 갉아 먹는 존재를 발견했다네.”
“······월드 이터.”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잡놈들의 목적은 이 땅의 생명체를 모조리 흡수하는 걸세. 요망한 걸신이지. 감자나 삶아 먹을 것이지 무슨 영혼을 빨아먹겠다고 말이야?”
“······.“
“아무튼, 나는 자네가 월드 이터에게 밉보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이번 메인스트림에 그놈이 머리를 디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걸세. 머리가 아니라 눈깔이라고 해야 하나?”
“놈의 정체가 뭐지?”
성우의 물음에 왕은 볼을 긁적이며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어, 음, 그냥 대충 얼버무리면······ 다른 세계의 신이라고 해야 할까?”
“신이라? 그럼 마굴의 신인가? 놈이 마굴의 문을 자유자재로 열던데?”
왕은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그놈의 출신 성분은 잘 모르겠지만, 마굴도 놈의 손아귀에 있는 동네라는 건 확실하네.”
이 게임의 배경은 지구뿐만이 아니었다. 월드 이터가 지배하는 ‘마굴’은 물론이거니와, 한강석이 관련 있어 보이는 ‘지옥’ 역시 그 배경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전부, 시종일관 지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다.
“······어쨌든, 쉽게 생각해서 한 세계가 다른 세계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걸세. 시스템이 맺어준 악연이랄까? 다만, 시스템도 어느 정도 상대가 되는 게임을 원하기에 놈에게 고삐가 될만한 규칙을 세운 거야.”
“고삐? 너도 그 방법으로 놈을 내쫓은 건가?”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감자를 다 먹고는 주머니에서 곰방대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뒤에 서 있던 호걸이 곰방대 안에 담뱃잎을 채워 넣었다. 이어서 왕이 손가락을 튕기자 파란 불꽃이 하나 떠올라, 담뱃잎 위에 안착했다. 불이 붙었다.
“후······ 우리의 세계에도 월드 이터, 그놈의 권능에 준하는 힘이 있네. 일명 ‘세계의 정기’ 그게 놈이 직접 개입하는 걸 막아주는 걸세.”
“그럼 놈들은 어떻게 해서든 세계의 정기, 그걸 없애려고 하는군요? 진화 학회처럼 이 세계의 존재를 부하로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낭자, 정답이오.”
지수의 말처럼 진화 학회의 수장, 유 박사는 월드 이터를 섬기고 있었다.
“직접 힘을 발휘할 수 없으니 최소한의 개입으로 누군가를 타락시켜 수족으로 부린다. 이게 바로 놈들의 계략인 듯한데, 그 꼭두각시가 여럿 있는 모양이오. 아마도 북한 서버의 멸망에도 얼마 정도 개입했을 테고······.“
왕의 시선이 다시 성우에게 향했다. 그러더니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내밀었다.
“뭐 하는 물건인지는 알겠지?”
그건 희미한 빛을 내는 검은색 돌이었는데 표면에 온갖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다.
“······예언석?”
“그래, 그중에서도 꽤 신분이 있는 놈인데 아주 정신이 번쩍 들만한 이야 기를 들려줄 걸세.”
성우는 예언석을 받아들었다. 지금까지 확인했던 예언석에 비하여 어딘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 예언석(월드 배드엔딩-2)에 접촉 하셨습니다.
역시나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 지구?’
처음으로 펼쳐진 장면은 지구 그 자체였다. 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멸망을 겪었음에도 우주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무색의 어둠 속에 잠긴 상태였다.
그리고 그 경계면에 무언가 떠올라 있었다.
’저게 뭐지? 얼굴?’
그건 얼굴이었다. 마치 가면처럼, 두개골 없이 안면 가죽만 존재하는 얼굴이 궤도에 떠올라 있었다. 나이나 성별을 추정할 수 없었다. 마네킹의 얼굴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 크기가 말도 안 되게 컸다. 너무 커서 비현실적이었다. 무려 북아메리카 대륙만 한 얼굴이 허공에 뜬 채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태평양이 그 얼굴의 그림자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어어어······
그 부릅뜬 눈에는 탐욕이 가득했다. 그것은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워낙 거대한 크기였기에 입이 벌어지는 게 마치 초대형 격납고가 열리는 것만 같았다.
- ‘월드’가 주도권을 상실합니다.
- ‘월드 이터’가 강림합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지구의 자전이 멈췄다. 그리고 거대한 얼굴의 뒤로, 중심을 잃은 달이 공전 궤도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게 보였다.
우우우우-
지구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지진이 일어나고 구름이 흩어지며 대륙이 갈라졌다. 곳곳에서 붉은 선들이 돋아났다. 용암이었다.
또한, 지상에서부터 아주 작은 점들이 날아올랐다. 처음에는 그저 먼지처럼 보였는데, 그것들이 한 대 모이며 거대한 입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내 화면 조정되며 그 먼지들이 확대되었다.
그건······ 사람이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거대한 얼굴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중이었다. 마치 고래가 크릴을 삼키는 것처럼······
저항할 방법 따위는 없었다.
그 상태로 지구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 그리고 곧 사분오열되며 최후를 맞았다.
그렇게 지구와, 지구와 관련된 모든 것은 우주의 먼지로 사라져버렸다.
영원한 끝이었다.
- 월드 곳곳에 존재하는 ‘세계의 정기’가 모두 파괴될 경우 일어날 미래입니다.
영상은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엔딩보다 끔찍한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성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대산맥의 왕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막지?”
대산맥의 왕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꾸로 생각해보자고 내가 놈이라면 어떻게 이 땅을 배 갈라서 먹을지······ 음, 이 땅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기, 그걸 파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왕은 들고 있던 곰방대로 성우를 가리켰다.
“바로 언데드, 죽음이라는 일종의 전염병을 퍼뜨리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자네가 죽음의 고삐를 손에 쥐면서 본의 아니게 막아낸 셈이 됐지. 잘 했어.”
그 부분에서 진화 학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기간 죽음을 연구하며 진화의 길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리고 하나의 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게 초월이라고 여기면서······.‘
그 모든 게 월드 이터에 의해 놀아난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 세계의 정기란 건 이 땅 곳곳에 숨겨져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 땅에 뿌리내리어 세계 자체에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존재는 뭘까?”
그 질문에 성우는 정훈이 보여주었던 예언석이 떠올랐다. 여의도에서 피어난 세계수가 한국 서버 전체의 영혼을 빨아먹는 결말이었다.
“세계수?”
“정답. 그런데 그마저도 자네가 무럭 무럭 키우고 있지 않은가? 그럼 이제 월드 이터가 자네를 잡아 죽이려는 이유가 뭔지 대강 알겠지?”
대산맥의 왕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곰방대의 담뱃재를 털어냈다.
“세계의 정기, 그게 한국 서버에는 총 3개가 있는데, 하나는 내가 지키고 있다네.”
“나머지는?”
“나도 몰라. 다만, 자네가 키우고 있는 세계수, 그 녀석도 언젠가 정기 구실을 하게 될 수도 있어.”
이걸 희소식이라고 봐야 할까? 품에 안고 끝까지 지킬 수 있는 건 좋은 점이었다만, 그 단내를 맡고 벌레 떼가 꼬일 거라는 소리 였다. 그것도 끝도 없이······.
“그러니까 잘 지켜야만 해. 잘 크면 세계의 버팀목이 되겠지만, 잘못 크면 세계의 심장에 말뚝을 박는 꼴이 될테니······.“
성우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세계수는 주인에 따라 성향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그 엄청난 존재를 악인이 품게 될 경우, 상상하는 것 이상의 재앙이 도래할 것이었다.
그때, 민석이 성우와 대산맥의 왕 사이를 가로막았다.
“말씀 중에 끼어들어 죄송합니다.”
그는 무슨 일인지, 자신이 사용하던 ‘주인 잃은 검’을 양손으로 받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만만치 않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서······.“
성우는 그걸 바라보다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민석을 쳐다보았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끝났습니다. 남은 숫자를 모두 채웠습니다.”
- ‘자격 증명’이 완료되었습니다.
마침내 때가 왔다.